[영진공 61호]레이 챨스의 결별 통고

재외공관소식
2006년 10월 17일

요즘 동네 케이블방송국에서 디지털방송으로 전환하면 제공하는
2달 무료 캐치온 방송 보는 맛이 쏠쏠합니다.

요즘 할 일이 밀려서 더 땡기더군요… -_-

뭐 어쨌든, 최근에 영화 <레이>를 봤습니다.
레이 챨스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테일러 핵포드 감독.

저는 이 영화 보기 전에는 레이 챨스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몰랐습니다.
뭐 그냥 몸 마구 흔들며 신나게 피아노 치는 할아버지 정도로 알고 있었죠.

근데… 이 아저씨… 정말 엄청난 인물이더군요.
제가 아는 유명한 곡들 한 절반은 이 아저씨거 같데요.
(제가 워낙 이쪽 동네에 무식해서 죄송합니다.)
영화에서 묘사한 대로라면 이 아저씨는 그냥 말을 하듯 노래를 만드는데
그게 다 명곡이라는…-_-;;;

인상깊었던 몇 장면중 여기서 쓰려는 이야기는
그가 연주생활의 첫번째 파트너였던 매리 앤 피셔와 결별하는 장면입니다.

처음에는 노래에 그녀 이름도 크게 넣어주고 즐겁게 지냈지만
언젠가부터 점점 그녀가 부담스럽고 귀찮아 집니다.
그때쯤 새로 레일랫츠를 구성하고 삐진 매리 에게는
그녀가 그토록 원하던 솔로곡을 선물합니다.

근데 노래 제목이 “너 뭐하는 놈이야? ” (What kind of man are you?)
가사는 첨부터 끝까지 남자에게 배신당해 떠나는 여자의 푸념이고요…

처음에는 솔로라는 사실에 뿌듯해 하던 매리는
무대에서 이 노래를 반복해 부르면서
서서히 이 노래가 바로 자기 처지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레이는 차를 갈아탔고 자기는 버려졌다는 사실을…
떠나기 전에 레이의 새 차에다 돌맹이를 던져 분풀이를 하는 매리 앤 피셔.

아마 레이챨스의 자서전에 기반한 영화니까 정말 그런 식이었을 것도 같은데
그렇다면 레이는 무슨 생각으로 이 노래를 만들어 주었을까요?

일말의 사과와 단호한 결의가 뒤섞였겠죠.
“미안해… 나 나쁜 놈이야… 그래서 너를 위해 미리 나를 욕할 노래를 만들어뒀어.”
뭐 이런 식으로.

아니면 그저 “이 노래를 부르고 나면 너는 떠날 수 밖에 없을거야.”
라는 생각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어쨌거나 참,
레이 챨스 다운 결별 통고더군요.

무서운 인간…

재즈와 거리가 먼 국립과학연구소장
짱가(jjang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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