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공 65호]<해변의 여인> – 즐거운 지옥과 심심한 천국

상벌위원회
2006년 12월 19일

섹스없는 사랑은 지겹고 사랑없는 섹스는 역겹다고 합니다
사랑과 섹스가 일치되지 못하면 당신은 무엇을 선택하시겠습니까 ?

즐거운 지옥과 심심한 천국이라면
당신은 어느곳으로 가시겠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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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여인>은 두 가지로 주목 받은 영화이다. 고현정의 연기 생활 재개작이고 홍상수 감독 생활속의 지겨운 사랑이야기 연작편이란 점에서이다.

홍상수의 영화는 모두 사랑에 관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의 영화를 쭉 보면 볼수록 거의 모든 영화에 관통하는 점이 생활속의 사랑이라는 일관된 주제의 연작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돼지부터 시작하여 강원도의 힘 수정 극장전등 그의 영화에서 나오는 사랑의 이야기는 다른 사랑영화와는 달리 환상과 감동과 순수등의
사랑의 화려한 면 보다는 일상에서 부딧히는 사랑의 아픔,연민,때로는 비굴함과 주접과 민망등등 우리가 감추고 싶은 속살들을 너무나
현실적인 대사들로 버무려 온다. 그럼으로 그의 영화에서는 영원한 사랑, 아름다운 추억 등등 우리가 술좌석에서 이야기 하는 대부분
사기이기 마련인 눈물과 감동의 그런 사랑은 존재 하지 않는다. 그래서 불편하고 연인과 같이 보기는 별로인 그런 사랑영화가
되어버린다.

10대의 사랑은 일종의 흥분과 조급증이고, 20대의 사랑은 활짝 핀 꽃이거나 아드레날린이 충만한 화사한 봄날이라면 30대의
사랑은 시간에 대한 안타까움이거나 많은 이별끝의 무덤덤일지도 모른다. 꺼져가는 모닥불에서 불씨를 발견하고 이것을 살려야되나
말아야하나 하는 고민이기도 하고 대부분이 결혼 하였기에 불륜이 되기도 하고, 아님 때론 상처입은 돌총과 돌처의 굳건한 성벽을
부수어야 하지만 그런 기백과 기세를 가진 사랑을 피워 올리기엔 이미 너무 많은 실망을 하였거나 세파에 지쳐 열정과 정열의 불꽃이
더 이상 피어오르지 않기가 태반일지도 모른다. 그러다 보니 세상의 모든 것을 바치는 사랑이나 하늘의 별을 따다 줄 수도 있을 것
같은 사랑들에게는 추잡하거나 속보이는 섹스 게임으로 보이기도 한다. 홍상수의 사랑은 늘 이런 지겹고 피하고 싶은 우리의 가슴속
한 구석에 밀어 버리고 싶은 명제로 시작된다.

해변의 여인도 마찮가지이다. 30대의 남녀들이 해변에서 며칠간 벌어지는 그저 그런 섹스게임을 사랑으로 포장하고 그 포장을
잔인하게 벗겨버리면서 미련과 후회와 구차함을 만든다. 정말 불편하기도한 그런 장면들이다. 그런 모든 장면들은 극중 한마디의
대사로 축약되어지고 상징되어진다. 송선미의 술마시면서 하는 대사 전 “제가 편안한 만큼 솔직한 사람이예요”. 굳이 사랑뿐이
아닐지도 모른다 학창시절 및 20대 초반엔 별 부끄러움도 없고 부모들의 우산 속에서 생존의 걱정이 실제 상황으로 다가오지 않을
경우가 많기에 솔직함과 정직함이 강력한 자신감이 되기도 하지만 점점 나이가 들고 세파에 시달리면서 마음의 문은 조금씩 닫혀지고
우리는 그 뒤에서 적당히 편안한 만큼만 자신을 보여주며 배려하고 살아간다. 별로 재미없는 인생이 슬슬 시작되는 것이 30대의
고민이다.

개인적으로 홍상수 감독님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어느날 기회가 되어 소주잔을 기울일 날이 오면 물어보고 싶다. 형님 그럼 40대의
사랑은 어떤거지요라고. 아님 형님도 사랑이 작년에 몰매를 맞으셨던 어떤님처럼 헛되고 헛되다고 생각하시냐고.

사족: 고현정은 역시 돌처임에도 불구하고 화사하고 아름다웠다. 혹자는 몸매 이야기도 하지만 30대에 있어서 몸매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분위기 이니까.

시와 함께 느껴보는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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