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루셔니스트>, “우리나라에도 지존급의 마술사가 한분 계셨다.” <영진공 71호>

짱가의 ‘너 사이코지?’
2007년 4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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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루셔니스트

원래는 볼 생각이 없었는데, 최근 DC에서 아주 훌륭한 <프레스티지> 영화평을
읽고 흥미가 생겼다. 그 글을 쓴 이가 두 영화를 쌍둥이에 비유했거든….

본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무빅 기사 채울꺼리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일단 만족했고
영화의 이야기 자체도 특히 그 열린 결말도 만족스러웠다.

마술을 다루는 영화지만 정말로 둘은 동전의 양면과 같았다.

프레스티지가 Trick을 부각시키는 반면
일루셔니스트는 Story를 전면에 내세운다.

프레스티지를 보면서는 저 마술은 어떻게 한 것일까? 라는 의문이 계속 되지만
일루셔니스트는 그렇지 않다. 첨부터 아예 불가능한 마술만 잔뜩 나오니까.
영화는 대놓고 “이건 마술이 아니라 CG야.” 라고 말한다 .

문제의 팬던트 조차, 논리적으로는 불가능한 아이템이다.
그건 아예 CG를 쓰는게 아니라 두 장면을 이어붙였더군.
(그러고 보면 이 영화, 정말 돈 적게 들인 거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은 만든 이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이야기라는 점을 놓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 우리는 사실을 믿는 것이 아니라, 믿고 싶은 것을 믿는다.

영화의 주인공이 라이벌로 삼는 마술사는 동료마술사가 아니라 그 나라의 왕자다.
중간에 등장하는 엑스칼리버의 신화가 상징하듯, 왕권이라는 것도 결국 마술이라는 얘기다.
(전설에서도 그 엑스칼리버 신화에 마술사 멀린이 한 몫 하지 않았던가?)

결국 똑같은 인간인데 누구는 왕족이고
누구는 평민이어야 하는 이유를 대중에게 납득시키는 것

결국은 국민들의 노력과 기술로 이룩한 업적을
(기여라고는 그 일이 되는 과정을 덜 방해하거나 아주 멍청하지 않았다는 점 밖에 없는)
지도층에게로 귀인시키게 하고, 자신들의 성취가 아니라 지도층의 위업으로
떠받들게 만드는 것

이 얼마나 대단한 마술인가!!!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에도 지존급의 마술사가 한분 계셨다.

박정희 총통 각하…
(아, 북한에도 같은 급의 마술사가 대를 이어 통치하고 계시지.
김일성, 김정일 총통 각하)

저승 가신지 수십년인데 아직도 백성들은 그분을 신격화 하고 있으니
아이젠하임 따위는 그분 발끝에도 못미친다.

추가1: 저 포스터를 보면서 나는 자꾸 일루셔니스트illusionist를
일루미네이셔니스트illuminationist와 헷갈린다.
무관하진 않은 것 같더만…

추가2: 요즘 한반도 정세 돌아가는 것을 보면
김정일이야 말로 참 대단한 마술사라는 생각이..

사실 지난번 핵실험이 진짜인지는 불확실하다.
그냥 TNT 잔뜩 모아놓고 터트린 다음, 방사능 물질 좀 근처에 뿌려주고 말았어도 똑같았을테니.
하지만 그 ‘실험’으로 전쟁주의자 부시에게서 타협을 끌어낸 것 아닌가.
이제 와서 “실험 가짜였어” 해도 아무도 안믿을거고
마치 “제가 한 건 전부 눈속임이었어요.” 라고 말해도 안믿던 일루셔니스트 사람들처럼 말이지…
결국 안하고서도 한 것과 다름없는 결과를 가져왔으니 이게 마술이 아니고 뭔가.

국립과학연구소장
짱가(jjang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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