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dres의 선택”

당신이 코끼리팀을 이끄는 야구 감독이라고 해보자.

코끼리팀은 시즌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호랑이팀에 1승이 앞서 있다.

코끼리팀은 표범과, 호랑이팀은 사슴팀과 한경기가 남아 있다.
마지막 경기를 코끼리가 이긴다면 호랑이팀의 결과와 무관하게 우승을 차지한다.

하지만 코끼리가 지고 호랑이가 이기면 우승을 놓고 재경기를 해야 한다.

마침 당신에겐 무시무시한 에이스 투수가 있다.

그 투수를 마지막 경기에 등판시키면 무조건 우승이다.

그렇지만 그 경우, 이틀 후부터 시작되는 우승팀들간의 플레이오프 첫경기에

그 에이스를 등판시키지 못한다.

플레이오프같은 단기전에서 1차전을 이긴 팀이 우승할 확률은 70%를 넘는다.

자,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1) 일단 올라가는 게 중요하니까 에이스를 마지막 경기에 등판시킨다.

2) 플레이오프를 대비해 에이스를 쉬게 한다.

에이스가 안나온다 해도 표범한테 이길 수 있고, 사슴이 호랑이를 잡아줄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재경기를 한다고 해도 그때 에이스를 등판시키면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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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명에게 물어봤을 때 모두 1번을 택했다.

나 역시 1번인데, 올라가고 나서야 플레이오프가 있는 거지

올라가는 게 확실치도 않은데 플레이오프 생각을 하는 건 말이 안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전에서 코끼리에 해당하는 샌디에고 감독은 2번을 택했고

샌디에고의 패배와 콜로라도의 승리가 맞물려 두 팀은 단판승부를 해야 했다.

올시즌 19승을 올리며 사이영상을 이미 확보한 제이크 피비(샌디)는

심적 부담을 이기지 못한 채 난타당했다.

연장 13회말, 8-6으로 뒤진 콜로라도가 마무리의 전설 호프만을 상대로 3점을 내면서

샌디에고의 올시즌은 끝이 났다.

역사에는 가정이 없지만 이런 의문은 남는다.

감독이 1번을 택했다면 어떤 결과가 빚어졌을까?

영진공 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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