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고의 MLB 영화

2007년 ALCS가 빨간 양말들(Boston Red Sox)의 승리로 끝났다.
개인적으로는 부족(Cleveland Indians)이 월드 시리즈에 오르길 응원했었는데 …

암튼 이 인디언들은 1948년 이후 월드 시리즈 우승과 지지리도 인연이 없다.
같은 종족인 용사들(Atlanta Braves)은 “90년대의 팀”으로 불리며 반지를 하나 꿰어차기라도 했는데 …

어쨌든 사정이 이러다보니 이런 인디언들이 리그에서라도 우승하길 바라는 심정에서 만들어진 영화가 있었으니 그 영화가 바로 1989년 개봉작 <Major League (메이저리그)>이다.

MLB 팬들 사이에선 <Bull Durham(19번째 남자)>과 함께 최고의 MLB 영화로 손꼽히는 이 영화를 ALCS에서 탈락한 Cleveland Indians의 팬 여러분을 위해 소개하고자 한다.

사실 이 기사는 2004년에 우리 <영진공>의 “과거사 진상규명위원회” 분과에서 이미 소개한 걸 다시 전재하는 것이니 독자 여러분의 많은 양해를 바라는 바이다.

편집자 이규훈

2004년 10월 26일
과거사 청산위원회

1. 취지: 과거는 그 미추(美醜)에 따라 과도하게 미화되거나 묵살되어서는 아니 되며 현재의 시점에서 객관화 가능한 잣대를 통해 엄격히 평가하여 잘한 것과 잘못된 것을 가리고 교훈을 남겨 이를 희망찬 미래를 건설하는 토대로 삼아야만 할 것이다. 이러한 “영화진흥공화국”의 과거사에 대한 기본정신에 입각하여 설립 된 본 “과거사 청산위원회”는 계속되는 활동을 통해 우리 공화국의 역사적 정통성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과거를 바라보는 자세에 대한 보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틀을 제시하고자 한다.

2. 조사기관: 제 1 조사분과(위원장: 이규훈)

3. 제 1 차 조사대상: 영화 『Major League』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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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조사배경
미국의 프로야구 리그(MLB)에는 New York Yankees라는 팀이 있다. 이 팀을 대하는 MLB 팬의 태도는 딱 두 가지다. 열광하거나, 증오하거나. 열광하는 입장에서는 New York Yankees가 승리를 위해서는 가능한 수단을 모두 동원하며 경기에 들어가서는 화려한 플레이를 통해 언제나 이기는 야구를 펼친다는 것을 그 이유로 들지만, 반면에 증오하는 입장에서는 그 구단이 승리를 위해서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또한 승리를 돈으로 사려고 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 구단은 실력 있는 선수를 일단 엄청난 액수의 돈으로 사들여서 당장의 승리를 위해 투입하고 대부분 원하는 바를 이루긴 하지만, 좋은 재능의 신인을 발굴하고 꾸준히 키워 미래를 기대하기 보다는 다른 구단에서 검증을 거쳐 전성기를 맞아 Free Agent의 자격으로 시장에 나오는 선수들을 커다란 액수의 돈과 우승 가능성으로 밀어 붙여 싹 쓸어 간다는 것이다.

이에 우리 “과거사 청산위원회”에서는 꾸준히 좋은 성적을 올리지만 그 운영방식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는 이 구단의 사례에 착안하여, 영화시장에도 이처럼 내용과 완성도 그리고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보다는 우선 잘 나가는 배우들을 동원하여 흥행성적을 높이고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데에 치중하는 영화들이 있는가 하면 반면에 가능성 있는 (그리고 값도 싼 …^^) 배우들을 기용하여 당해 영화도 살리고 배우의 재능도 길러 미래의 스타로 키워내는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해내는 기특한 영화도 있음을 상기시키고 그러한 사례를 전파하여 향후 영화생산 및 소비에 있어서 우수한 Case Model로 삼고자 하는 바이다.

5. 조사대상에 대한 약술(略述)

가.감독: “David S. Ward”

나.개봉연도: 1989년

다.Genre: 전형적인 Hollywood 스포츠 코미디 영화

라.Plot: 리그에서 꼴찌를 시켜 보다 더 큰 시장이 있는 곳으로 본거지를 옮기려는 구단주의 음모에 따라 지지리 실력도 없고 몸도 부실한 선수들로만 구성되는 프로야구팀 Cleveland Indians의 업치락 뒤치락 성공기

6. 조사대상의 교훈 및 성공 사례

가.교훈: 크게 히트 친 원작소설을 사들이거나 몸 값 비싼 배우들을 기용하지 않더라도, 이야기 소재에 대한 애정 어린 연출로 각 장면을 만들어내고 적재적소에 중견급 및 신인배우들을 기용, 적절히 배치한다면 얼마든지 영화로서의 성공과 상업적인 성공을 동시에 거둘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줌.

나. 성공 사례
1) 영화 팬 및 야구 팬들 사이에서 최고의 스포츠 영화 중 하나로 평가 받고 있으며, 각종 스포츠 및 영화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서 “Best Sports Movies” 순위 상위권에 항상 거론 됨 (예: 미국의 스포츠 전문 채널 ESPN, “The 25 Best Sports Movies”) http://sports.espn.go.com/espn/espn25/story?page=listranker/bestmoviesresult
2) 가능성 있는 신인급 연기자를 대거 기용하여, 추후 정상급 연기자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가) “Wesley Snipes”의 사례
아래 사진에서 뒷줄 맨 오른 쪽의 선수가 보이는가.
그의 이름은 Willie Mays Hayes. 실제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중견수 Willie Mays의 이름과 비슷하고 포지션도 같은 중견수 이지만 야구 실력에 있어서 닮은 거라곤 빠른 발뿐. 타격, 수비, 주루플레이 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하는 것 없는 이 친구. 그래서인지 속편인 『Major League 2』 (1994) 에서는 아예 기용되지 조차 않는다. (참고로 뒷줄 맨 왼쪽의 선수는 두 번째 사례로 소개할 지명타자 “Pedro Cerrano” 이다.)


그런데 이 친구는 사생활이 문란하여 이후 두 번에 걸쳐 공공연하게 불륜을 저지르는데 …
그 첫 번째는 『Jungle Fever』 (1991, 감독: “Spike Lee”)에서 자기의 비서(“Annabella Sciorra” 분)와 일을 저지르더니, 6년 후에는 『One Night Stand』 (1997, 감독: Mike Figgis)에서는 공연장에서 우연히 만난 웬 여자(“Nastassja Kinski” 분)와 하룻밤 불장난을 벌이고야 만다.


그러더니 급기야는 인간이 되기를 포기하고 흡혈귀로 변신하지만 그나마도 제대로 못해서 흡혈귀 세계에서 조차 왕따를 당하게 되자, 이에 앙심을 품은 이 친구는 『Blade』 (1998, 감독: “David S. Goyer”) 에서,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지가 먼저 인간 세계를 지켜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아예 흡혈귀 사냥꾼으로 직업을 바꿔 앙갚음을 시도하게 된다. 그리고 그 시도는 아직도 계속되어 현재 3편까지 제작 중에 있다.

그런데 실제로 그래 보였는지 어쨌는지 미국의 정보부서에서 이 친구를 자주 고용하곤 했는데, 『Murder at 1600』 (1997)에서는 경찰로, 『U.S. Marshals』 (1998)에는 특수부대원으로 쓰더니 『The Art of War』 (2000, 감독: “Christian Duguay”) 를 통해 마침내 UN 대표부에서 까지 이 친구를 정보원으로 활용하는 사태에 까지 이르게 되고야 마는 것이다.

나) “Dennis Haysbert”의 사례
아래의 사진을 보자.

불 같은 강속구의 Rick “Wild Thing” Vaughn (“Charlie Sheen” 분)과 한때 잘 나갔지만 퇴물이 되고야 만 포수 Jake Taylor (“Tom Berenger” 분) 사이에 있는 인물. 아니, “Rene Russo” 말고. 그래 조금 검게 나온 선수 말이다.

쿠바 출신의 부두교도인 Pedro Cerrano. 힘만 디립따 좋지 변화구에는 손도 못 대는 알 사람은 다 아는 공갈포의 대명사. 게다가 살아있는 닭을 Voodoo 신에게 바쳐야 타격이 잘 된다는 우직(?)하기 이를 데가 없는 지명타자이다. 하지만 이 친구 뜻하지 않은 상황에 터뜨리는 결정적 한 방이 있어서 그런지 『Major League 2』 (1994) 와 『Major League 3: Back to the Minors』 (1998) 에 연속적으로 기용이 된다.

그런데 이 친구, 야구에 대한 흥미를 잃었는지 어쨌는지, 아니면 정보기관에서 활약하는 전 동료 Willie Mays Hayes를 보고 충격을 받았는지 야구는 뒷전인 채 『Absolute Power』 (1997), 『The Thirteenth Floor』 (1999), 『Random Hearts』 (1999) 등에서 연이어 정보요원 및 형사로서 자신의 소임을 다하고자 한다.

하지만 야구 이외의 직업에서도 그다지 재미를 느끼지 못한 이 친구, 잠시 농구계 쪽도 기웃거려 보지만 결국에는 낙향하여 고향의 전원 속에서 꽃과 나무를 가꾸며 살아가기로 결심을 한다. 그렇게 고향에 자리를 잡고 자상하고 인간미 넘치는 정원사 Raymond로 살아가지만, 그러한 생활도 잠시, 지가 무슨 변강쇠나 떡쇠도 아니고 그만 옆집 마님(?)과의 플라토니꾸한 러브가 동네 사람들에게 발각되어 고향을 등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의 이런 순애보는 『Far From Heaven』 (2002, 감독: “Raymond Deagan”)이라는 영화로 제작되었고, 이 영화는 인디 영화제에서 수상하는 영광도 가지게 된다.


이러한 사건을 겪으면서 이 친구는 순수한 사랑마저도 허락 하지 못하는 암담한 사회현실을 온 몸으로 직접 부딪혀 타파하고야 말겠다는 굳은 결심을 다졌는지 어땠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서도 … 어쨌든 얼마 후 이 친구는 그야말로 엄청난 변신과 출세를 이뤄내고야 마는데 …

현재도 진행 중인 TV 시리즈『24』에서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David Palmer로 거듭 났을 뿐만 아니라 전에 없이 위기에 처한 미국 사회를 구해내기 위해 오늘도 동분서주 하고 있는 중이다.


변변찮은 야구단에서 직구 전용 지명타자로 시작하여 이곳 저곳을 떠돌아 다녔고, 우연히 찾아 온 사랑마저 아픈 상처와 세상에 대한 한탄으로 얼룩지고야 말았던 이 친구. 하지만 굴하지 않고 꿋꿋이 다시 일어나 마침내는 대통령의 자리에 까지 오르게 된 이 친구. 그의 이름은 “Dennis Haysbert”.

다) “Rene Russo”의 사례
“Dennis Haysbert”를 소개하기 위해 제시한 사진 속에는 그녀의 모습도 눈에 띈다. 17 세 때부터 패션모델을 시작하여 그야말로 초슈퍼울트라급 모델로서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던 그녀는 나이가 30이 넘자 홀연히 모델계를 떠나더니만 어느 날 돌연 『Major League』에 합류를 결심하게 된다.


허나 첫 출발에서 그녀는 한때 날렸지만 무릎 부상으로 인해 멕시칸리그를 전전하는 퇴물포수 Jake Taylor와 사랑에 빠지고 말았고, 그 사내와 결코 순탄하지 않은 관계를 지속하게 된다.

이러한 첫 만남의 기억 때문인지 그녀는 이후로도 운동선수들과의 만남을 계속하게 되는데, 『Freejack』(1992, 감독: “Geoff Murphy”) 에서는 자동차 레이서와 사랑에 빠지고 『Tin Cup』 (1996, 감독: “Ron Shelton”)에서는 역시 물이 확 간 퇴물 골퍼를 만나 정분이 나고야 마는 기구한 인연을 이어가고야 만다.


이러한 운동선수들의 만남이 계속되는 것에 진저리가 났는지 그녀는 『Ransom』 (1996, 감독: Ron Howard)에서 전직 형사 출신일지도 모르는 백만장자 (“Mel Gibson” 분)와 결혼을 하지만 행복한 생활도 잠시, 부패한 경찰의 음모에 의해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이때의 경험이 너무나 충격이었는지, 그녀는 마침내 스스로 그러한 부조리를 개혁해 보겠다는 원대한 포부 하에 “경찰개혁”의 기치를 높이 내걸고 『Lethal Weapon 3』 (1992), 『Lethal Weapon 4』 (1998, 감독: “Richard Donner”)에서 직접 현장에 뛰어들어 종횡무진의 활약을 펼치고야 만다.


하지만 그러한 현장 생활 속에서 그녀는 자신의 인생을 바꿀지도 모르는 책과 조우하게 되는데, 그 책의 제목은 바로 “마스터 키튼”. 이 책을 통해 보험 수사관이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끼게 된 그녀. 마음을 먹으면 반드시 실행에 옮겨야 직성이 풀리고야 마는 그녀인지라 즉시 새로운 직업의 세계로 뛰어들고야 마는데 ……

그렇게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 그녀는 마침내 『The Thomas Crown Affair』 (1999, 감독: “John McTiernan”)를 통해 모네의 회화작품 도난사건이라는 중차대한 임무를 부여 받는 지위에 까지 올라서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여기에서도 또 사랑에 눈이 멀게 되고 기어이 그 도난범과 함께 사랑의 도피를 저지르고야 만다.

그리고 몇 년이 흘러 두 사람의 도피 행각이 세인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는 요즈음, 사회 일각에서는 그녀의 모습이 목격되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는데 ……

그 소문 속에서도 그녀는 첫 사랑의 기억을 아직도 떨쳐버리지 못했는지, 『Two for the Money』 (2005 예정, 감독: “D. J. Caruso”)에서 역시 전직 미식축구 선수와 인연을 만들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7. 결론
온 세상 사람들이 다 아는 비싸디 비싼 배우, 사람을 깜딱 놀라게 만드는 반전, 화려하다 못해 눈알이 다 아파지려고 하는 그래픽, 있는 것 없는 것 다 쏟아 부어서 만들어내는 스뻮따끄르한 장면들 만이 성공하는 영화의 요소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의 조사대상인 『Major League』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전술한 요소 중 어느 것 하나와도 어울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영화적 가치, 즉 재미와 감동을 관객에게 훌륭하게 전달할 뿐만 아니라 나름대로의 상업적 성공도 거두는 사례가 많이 있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에 있어 분명 영화는 Entertainment의 주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Entertainment를 구성하는 여타의 분야들과 마찬가지로 영화 역시 문화로서 기능하여야 한다. 영화가 문화일 때 그 안에는 문화 생산자가 지향하는 가치가 담겨야 하고 관객을 단순히 돈다발이 아닌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동일한 구성원으로 존중하는 태도가 스며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하나의 영화가 그러한 요소들을 획득하는데 있어서 반드시 내용과 형식이 예술의 경지에 다다를 필요는 없다.

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서 무엇을 이야기 할 것인지, 어떤 극적 장치를 통해 관객과 대화할 것인지, 어떤 등장인물이 그러한 이야기를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적절한 것인지를 먼저 고민하여 그 기준으로 풀어 나가면 되는 것이다. 코미디든, 엽기공포물이든, 슬랩스틱이든 간에 이러한 과정을 거친다면 훌륭히 문화영역에서 영화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고 상업적 보상도 있게 될 것이다. 눈을 즐겁게 해 주는 쭉쭉빵빵 남 녀 배우, 할리우드표와 구분이 안 가는 액션장면, 호기심을 한껏 자극하는 홍보전략 등은 영화를 상품으로 팔기 위한 요소들이 될 수 있을지언정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한 고려사항과 조건이 될 수는 없으며, 판매전략 이전에 우선 영화가 가지는 가치에 대한 고려와 관객을 대화대상으로 존중하는 자세를 먼저 갖추어야 한다는 것을 결론으로 제시하면서 제 1차 과거사 청산위원회 조사보고를 마친다. 끝.

과거사 청산위원회 위원장
이규훈

, 최고의 MLB 영화”의 6개의 생각

    1. 반갑습니다 … 야구 팬이라면 안 좋아할 수 없는 영화죠, 자주 들러주세요 ^.^

  1. 모두에 언급하신 <19번째 남자> 정말 재미있고 좋아요.
    케빈 코스트너 나온 < 꿈의 구장>도 참 좋아했던 영홥니다.

    1. 팀 로빈스, 수잔 서랜든, 케빈 코스트너 … 쟁쟁한 출연진에 정통 야구 환타지물인데 … 한국에서는 무슨 성인영화삘로 제목을 달아놔서리 … ^^

  2. 이 영화에서 찰리 신이 등판할 때 눈물이 나더군요…제가 좀 이상한 건가요?

    1. 찰리 신이 “Wild Thing”과 함께 등판하는 장면에서 흥분하지 않았다면 야구 팬이 아니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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