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갑자기 심은하가 보고싶다.”

거의 대부분의 삶을 불효자로 사는 나는 가끔씩 남들 앞에서 효자가 되는데

그게 바로 엄마랑 영화를 볼 때다.

‘행복’을 고른 이유는 멜러를 좋아하는 내 취향에도 맞고, 엄마도 좋아할 것 같아서였는데

결과는 비교적 만족스러웠다.

영화를 보면서 한 생각.

난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편이다.

여자를 사귀다 헤어진다 해도 연애기간 동안 좋았던 일들을 떠올리면서

“연애 안한 것보단 낫다”고 생각을 해버린다.

사실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해오던 둘이 만나서 영원히 함께 가는 게 가능이나 할까?

헤어지면 할 수 없지만 있는 기간 동안만이라도 잘 지내자, 이런 모토로 살면

그리 큰 상처를 받지 않는다, 고 그동안 생각해 왔다.

하지만 황정민이 떠난 뒤의 임수정을 상상해보면-영화에선 이게 전혀 묘사되어 있지 않다-

그간 생각해 온 것들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걸 깨닫게 된다.

나처럼 과정을 중시하는 사람도 있지만 결과를 중시하는 사람 또한 있기 마련이며

후자의 사람들에게 이별은 지대한 상처를 남길 뿐 아니라

삶을 원래 있던 지표보다 더 밑바닥으로 끌어내려 버린다.

그러니까 “있는 동안은 잘해주겠다”는 내 연애론은 지극히 이기적일 수도 있다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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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생각.

임수정은 참 예뻤다.

그리고 연기도 어쩜 그렇게 잘하는지 영화보는 내내 난 임수정이 되서 그녀에게 공감했다.

비슷한 이름을 가진 임은경이 광고 이후 찍은 영화가 다 망하고

지금은 아예 흔적도 찾아볼 수 없는 걸 보면

연기라는 게 후천적 노력만이 아닌, 타고난 뭔가가 있어야 하는 것 같다.

번번이 망하다 영화 쪽으로 발길을 끊은 김희선이나 전지현을 보시라.

그러니까 <마지막 승부>에서 심은하 대신 다른 신인 배우가 나왔다고 해서

죄다 심은하처럼 되는 건 아니라는 얘기.

갑자기 심은하가 보고 싶다.

동거 사실을 폭로한, 그래서 심은하를 우리 곁에서 멀어지게 만든 찌질한 남자놈은

그래서 지금 행복할까?

이런 의문을 던지면서 끝나는 이 감상문은 ‘감상문’ 축에는 들까?

영진공 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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