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나침반>에서 배워야 하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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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각계각층으로부터 워낙 다양한 악평이 쏟아져서 매우 기대를 접고 봐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제가 보기엔 이 영화 꽤 괜찮았습니다.

뭐 생경한 설정에 낯선 용어 튀어나오는 거야 <반지의 제왕> 시절부터 익숙한거고
속편을 예고하는 결말도 <반지의 제왕> 시리즈부터 그랬고
거의 예정된 수순으로 술술 흘러가는 시계태엽같은 이야기 진행도 역시 <반지의 제왕> 때부터 그렇지 않았던가요.

반면에 이 영화에는 나름의 미덕도 있습니다.
일단 데몬이라는 설정 덕분에 동물의 왕국 뺨치게 다양한 동물들이 득시글거려주시고
게다가 CG로 참 귀엽고 생생하게 그 동물들을 살려놓아 동물 구경하는 재미가 꽤 큽니다.
뭐 코카콜라 못 먹어서 흉폭해진 아머베어도 저와 함께 본 누구는 귀엽다는 평을 내려주시기도…

게다가 나머지 시각효과도 꽤나 훌륭해서
스팀펑크물을 보는 것 같은 고풍스러우면서도 SF틱한 분위기의 도시와 건축물들
뭔지 모를 빛나는 에너지원으로 움직이는 마차(?), 비행유람선 등등은 그림처럼 멋있고
니콜 여사도 여전히 비현실적인 외모를 전시해주십니다.

그 무엇보다, 이 영화에는 제가 아는한, 영화사상 전무후무한 주인공이 등장하시니
바야흐로 야바위에 능한 어린아이 캐릭터입니다.

얘는 어떻게 된게 아는 건 하나도 없으면서 입만 열면 거짓말…
뭐 가끔 진실도 있습니다만… 하도 거짓말이 많아서 나중엔 얘의 진심은 뭘까 의심이 되더군요.
더 놀라운 건 어른(동물이건 사람이건)들이 죄다 순진무구 머저리라서 얘 거짓말에 다 속아요.
뭐 어떤 어른의 데몬은 자그마치 ‘곤충’인걸 보면 애가 하는 거짓말에 속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습니다만…

게다가 이 꼬마가 풍기는 분위기는 애도 아니고 어른도 아닌 묘한 것이라
곰 소굴에서 펼치는 “폐하와 제가 하나가 된다” 어쩌고 하는 야바위(이건 정말 거짓말이 아니라 야바위)에는 어딘지 모르게 에로틱한 분위기까지…-_-;;;

여튼 나름 개성있는 판타지입니다.

뭐 제가 워낙 웨이츠 형제 영화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인 굿 컴퍼니도 그렇고, 어바웃 어 보이 도 그렇고…)
그걸 떠나서도 아주 나쁘지 않아요.
일단 그 평행우주 세계관이 상당히 정교합니다.

속편으로 가면 아마 현실 평행우주와도 충돌할 것 같던데
문제는 이 영화가 미국에서 죽을 쑤는 바람에 속편 제작이 불투명하다는 거죠.

우리나라 만큼만 흥행되어 주면 걱정 없겠더만요.
애들 데리고 온 부모들로 극장은 한가득이었습니다.
별로 교육적인 영화가 아닌데 말이죠.

뭐 거짓말을 잘해야 성공한다는 교훈이라면
요즘 우리나라에선 꼭 배워야 하는 것일지도…


영진공 짱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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