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단상

 

어버이날 지나고 내려가기엔 애매한 연휴라 지난 주에 미리 고향에 들렀다.

생활비만 드려왔지 변변한 선물 한 번 해드린 적이 – 물론 부모님 생일 때도 – 없어서 이번에는 맥북 판 돈도 좀 있겠다, 무언가 해드려야겠다 생각했다.

교외로 나가 봉성에 있는 숯불 돼지고기 식당에 들러 저녁을 먹었다. 1인분이 500g 인데다가 만원 밖에 안 한다. 더군다나 미리 구워서 나온다. 정말 싸고 맛 좋다.

다시 시내로 차를 몰고 나가면서 후배에게 전화를 했다.

“영주에 거 마사이 족 신발 파는 데 있냐?”
“오거리에서 가고파 극장 가다가 우측에 있어요.”

유명하긴 유명한가 보다. 중소도시에도 하나 있으니.

아버지는 모터싸이클만 내리 10년 넘게 타셨던 이후로 무릎에 바람이 들어서 사다리 – 아직도 사다리 오르내리는 간판장이시니 – 타면 아프시다 하시고,
어머니는 한번 다치신 이후로 걷기만 하셔도 무릎이 아프시다 하시니 늘상 마음에 걸리던 게 이거였다.

‘뭐 한 켤레 돈 십만원 하그찌’

가격은 묻지 마시고 마음에 드는 색깔이나 고르시라고 얘기했다.

이것 저것 신어보시고 걸어도 다녀 보시더니 끝내 주인장에게 가격을 물으신다.

“한 켤레에 이십구만칠천원입니다.”

내심 놀란 건 나다.

‘뭔 신발이 왤케 비싸?’

어머니나 아버지나 묵묵히 신발만 물끄러미 바라보신다.

“아 가격 신경쓰지 마시고 색깔이나 마음에 드는 거 고르시라니께네?”

아버지는 신발 안을 들여다 보면서 ‘Made in China’랑 ‘Made in Vietnam’만 용케 찾아내신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강권으로 핑크색을, 아버지는 그냥 무난한 회색을 고르시고, 결국 두 분 다 한 켤레씩 구입해서 매장을 나왔다.

두 분 평생 3천원 뺀 30만원짜리 신발은 처음 신어 보신 게다.

형 장가갈 때 형수네서 혼수로 해오는 물품도 서민답게 예의만 갖췄지 비싼 거 아니 원하셨던 분들이시다.

물론 나도 30만원짜리 신발은 커녕 신사화도 제일 좋은 게 군용 에스콰이어 보급 단화가 고작이었다.

그런 면에서 이건 일종의 사치였다. 일상에서 신을 신발도 아니고 – 사실 저 마사이 족 신발은 걷기 운동 외에는 좀 불편해 보인다 – 산책하시고 걷기 운동 하실 때 신으시라고 사드린 ‘레저용 신발’이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사거리 신호등에 걸려 멈췄을 때 어머니가 얘기를 꺼내셨다.

“엄마가 너들 메이커 있는 옷도 한 번 못 입혀보고 키우면서 얼마나 미안했는지 아나?”
“아이고 엄마, 다른 애들한테 밑보이지 말라꼬 맨날 깨끗하게 옷 입힐라꼬 고생한 거 내 모르는가? 말이사 바른 말이지, 메이커 한 번 못 입어보고 크는 바람에 나는 ‘메이커’가 뭔지도 모른 채 컸잖는가?”
“그렇나? 엄마도 똑같데이, 엄마도 뭐 메이커를 써 봤어야 메이커를 살 줄 알쟤.”

한바탕 차 안이 웃음으로 가득했다.

사실 그러고 보니 내가 ‘나이키’라는 상표를 인지하기 시작한 건 중학교 들어가고 나서였다. 농구화가 몇 만원 한다는 사실도 내겐 충격이었는데, 우리 엄마는 농구화처럼 생긴 신발을 5천원에 난전에서 구해 오셨기 때문이다.

신발 뿐이던가, 난전표 티셔츠, 난전표 잠바….

집에 돌아와서 참외 하나 깎아 먹고 어머니는 새 신발을 신고 동네 운동을 나가셨다.

그리고 들어오시다가 지퍼가 다 나가 떨어진 내 신발을 보셨다.

“아는 다 떨어진 신발 신기고, 부모란 게 30만원짜리 신발을 사 신네 그려”
“거 2만원짜리 신발 쫌만 신으면 다 닳두만, 올라가서 새로 사 신을 끄여”

오늘도 수업 시간에 ‘브랜드 충성도’니 뭐니 하면서 떠들어 대고 있는 광경을 보면서 지금 내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을 치는 건지, 아니면 이 엿 같은 상황을 무시하고 관조하는 건지, 아니면 어느 새 적응하고 사는 건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여자들끼리 모임에 ‘명품’ 하나 정도 꿰 차고 나가야 쫌 있어 보이는 사회.

남자들 패션에 ‘명품’ 하나 쯤 걸쳐야 ‘패션 감각’이나 ‘센스’가 있어 보이는 사회.

그나마 위안인 것은 내가 ‘부모님께 명품 하나 장만해 드려야지’라는 마음이 아니라 부모님 무릎 아프시고 허리 아프실까 부담 좀 줄여 드리려 ‘기능’으로 신발을 골랐다는 점일 게다. 그렇기에 사실 지불 능력이 있어서 ‘뭔 신발이 이리 비싸’ 생각은 했어도 ‘돈 아깝다’는 생각 따윈 들지도 않았다.

평생 보세는 커녕 시장 난전에 널린 옷 가지나 사 입어 오던 가족.

1년 내내 쇠고기는 커녕 돼지고기 한 번 먹을까 말까 했던 가족.

난 서울 사는 고모네가 우리 가족 올라올 때마다 돼지고기를 구워 주길래 되게 잘 사는 줄 알았다. 물론 우리 집 보다야 잘 살았지만.

서울 와서 벼래 별 짓 다 하면서 부모님 생활비까지 챙겨도 1년은 커녕 1주일에 몇 번씩 고기를 먹게 되는 상황을 보면서 기가 막혔다.

왜 우리나라는 ‘지방’에서 우리 부모님 모시고, 1주일에 한 번 외식도 하고, 고기도 구워먹으면서 여유있게 살기 어려운 걸까?

아니, 왜 그렇게 사는 방법을 억지로라도 막는 걸까?

기회비용이라는 게 있어서, 내가 아직 고향에 살았더라면. 아직까지도 취업은 커녕 공사판에서 노가다나 뛰고 있었을 게다.

서울로 올라와 돈은 조금 더 벌었을 지언정.

부모님께 뭐 제대로 해드린 것 하나 없다.

지방 어딜 가나 듣는 이야기.

‘누구네 아는 서울 가서 돈 잘 벌고 있댜’

도대체 누가 자식키워 서울, 뉴욕 보내려 뒷바라지만 하는 세상을 만든 건가?

기회비용이고 나발이고.

난 우리 부모가 반평생 고생하시며 날 키워주신만큼, 조금 더 편안한 노후를 보내시도록 내가 노력하고 싶다.

그저 1년에 몇 번 고향에 내려가는 게 아닌.

고향에서도 어렵지 않게 취업해, 부모님 옆에서 돌봐드리며 월급 받아 가족이 즐겁게 웃으며 살면 그 보다 더 나은 삶이 어디 있겠는가?

무한 경쟁이니, 시장 원리니.

그토록 자기 가치를 높이는 것과 그 돈으로 명품을 비롯해 자기 치장을 하는 것과.

가족끼리 작은 차에 모여 앉아 웃으며 저녁 나들이 할 수 있는 삶과.

어느 것을 택하겠는가?

극단적인 선택이라고? 마음은 후자가 그립지만 현실은 전자가 아니냐고?

씨바 ‘민주주의’ 사회라면 후자를 이룰 수 있게 대다수가 ‘노력’해야 하는 거 아닌가?

비싼 신발을 온천이나 – 내 고향 영주에는 시에서 관리하는 온천이 있다. 목욕탕 정도로 싸다 – 공공장소에 두면 사람들이 가져갈까봐 고민하는 어머니께 결국 한 마디 했다.

“아 잃어버리면 또 사면 되잖는가?”
“그럼 아깝잖냐?”
“아 뭐가 그리 아까운가, 원래부터 없던 건데, 생겨서 잠깐이라도 즐거웠으면 됐지 비싸든 싸든 다 똑같이 발에 신고 다니는 건데, 잃어버렸다고, 누가 훔쳐갔다고 발만 동동 구르면 내 속만 타지 훔쳐간 놈 속이 타는가? 거 엄마가 불공을 그리 들였으면 법정 스님 ‘무소유’ 정도는 생각해야되잖는가?”
“그래도 아들이 사준 건데 아깝지.”
“아 거참 아들이 또 사준다니께네?”

자본주의를 치장하는 것은 욕심에 대한 허용이고.

자본주의의 폐해를 막는 방법은 과욕에 대한 제재며.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것은 생각있는 사람들의 연대다.


영진공 함장

“어버이날 단상”의 78개의 생각

  1. 저희 어머니랑 같은 말.. 부모 마음은 다 같은거 같네요

    정말 우리나라.. 참 바닥치고 올라가기 정말 힘든 나라죠..

    글쓰신 블로거님의 화이팅을 기원합니다.

  2. 저도 부모님 신발 하나 사다드리고 싶은데…학생이라 여의치가 않네요..

    1. 윗 글에 써 있다 시피, 저도 변변한 선물 한 번 해드린 적 없어요^^, 돈 때문에 부담이 된다면 그 선물은 오히려 안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3. 부모님은 자식잘되길 바라는 마음에 입을거 제대로 못입고 먹을거 제대로 드시지 못하면서 우릴 키웠습니다. 결혼하여 자식 낳고 살다보니 부모님의 그 마음을 이제야 알것 같아 마음이 찡해 옮니다. 이제라도 조금씩 그 마음 갚을수 있도록 노력하며 살겠습니다. 글 쓰신 님의 마음이 아름다와 보이십니다

  4. 어제 저도 그 마사이족 신발 사다드렸어요….
    얼마나 좋아하시던지요…
    돈을 떠나 무릎안아프게 운동하실수 있다는 생각만이 제 가슴속에 제 가슴속을 채웠답니다…부모님 위해 쓰는건데 아까울게 뭐 있겠어요…30년넘게 키워주신거 평생 갚아도 못갚을텐데요…더 잘해드리고싶어요…아…가슴아파…

  5. 글 잘읽었습니다. 자식에 대한 부모님의 사랑은 다 같은가 봅니다.
    아직 저는 마사이족 신발이 비싸서 고민만 하고있었는데…
    부끄럽네요…
    저도 이번에 부모님이게 그 신발 사다 드려야 겠네요….

    1. 저렴한 국내산 있어요.
      부산공장에서 만들어서 믿을만하구요..
      엠에스존이란 업체인데 국내대리점망도 많이 있으니 홈피에 한번 들어가 보세요..
      중국,베트남서 만드는 것과 확실히 차이가 있겠죠!!

  6. 잘읽었습니다. 어버이날 읽게되니 찡~~
    마사이 신발 비싸긴 비싸죠.. 미국에서는 20만원 정도하는듯 하던데..
    스위스 가보니까 거기서는 25만원정도 되더라구요…
    뭐 특허품이라도 되나봐요… 그래도 효과가 있으면 좋은거죠..ㅋ

    1. 효과는 저도 잘 – _-)a ㅎㅎ 써보신 어르신 들이 허리랑 무릎이 안 아프다고 하시긴 합디다만^^

  7. 어버이날이라…어찌 해드려야하나…흠…고민고민…

    저도 봉성가서 고기꾸버 드리고
    영주시내나가서 신발사드리야 겠네요..30만원이라 쪼매 부담도 되지만..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면 좋겠네요…

  8. 글 잘 읽었습니다. 좋은 이야기 네요.. 그리고 저한테는 부끄러운..ㅠ.ㅠ;
    그나저나 마사이 신발 -_- 이 그렇게 비쌀줄이야;;
    모 확실하게 효과만 있다면야..

  9. 핑백: Funlog.kr
  10. 저도 아버지 선물을 못골라서 걱정했느데..(엄마껀 이미..ㅋㅋ)
    평소 다리가 조금 불편하신거 알면서 왜 기능성 신발은 생각못했을까요..
    상점을 지나가면서도 아..저런게..하고 무심코 넘겨버린 자신이 부끄럽네요..
    저도 아버지께 30만원짜리 구두 첨으로 신겨드려야겠어요

  11. 마사이신발 너무 비싸요..왜 그렇게 비싼건가요??
    저도 부모님 사드리고 싶은데.. 돈은 없고..

    1. 돈이 없는 데 무리해서 선물하면 안 될 것 같아요. 뿌듯하고 기분 좋을지 몰라도 모든 건 적정하게^^ 과유불급^^

  12. 님이 부모님을 위하여 사신 마사이 신발은 이미 30 만원짜리는 아니군요.
    그것은 수치로 환산할 수 없는 – Priceless – 귀중한 것이 됐습니다.
    佳致의 문제는 확실성의 문제보다 더 기본적이지만, 인간은 現實이라는
    벽 앞에서 주접을 떨게 되지요…^ ^ 그 점을 생각하며 님의 글을 몇 번이고
    열심히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13. 마사이신발을 일년전에 사서 신고 있는 사람입니다. 좀 특이하게 생기고 모양은 좀 거시기한(^^) 이 신발에 적응만 한다면 걷기운동이나 산책뿐 아니라 평상시에 신어도 큰 불편이 없습니다.. 단 적응기간이 좀 필요합니다.. 제 경우는 처음엔 좀 이상했지만 적응된 뒤론 줄구장창 이 신만 신고 다녔습니다.. 그 덕에 살도 좀 빠지고 자세교정에도 효과를 좀 본 셈입니다.. 결코 싸지 않은.. 많이 비싼 신발을 글쓴님의 부모님이 아까워서 모셔놓게 될까 걱정됩니다..

    1. ㅎㅎㅎ 잘 신고 다니신답니다^^ 신발 밑창 다 닳아도 4만원에 교체 된다고 확언 듣고 왔거든요^^

  14. 덕분에 이것저것 많이 생각하게 되네요. 글 올라올때마다 잘 보고 있어요.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

  15. 어째 “~~하잖는가”하는 말투가 익숙하다 했더니 같은 고향 출신이네요^^;
    저도 영주출신인데…
    지금도 부모님은 영주에 계시구요…
    한다리만 건너면 아는 분일지도…ㅎㅎ
    요즘 어딜가나 소고기 이야기뿐이라 게시판에 읽을 만한 글이 별로 없었는데 잘읽고 갑니다^^

  16. 핑백: 소망독서실
  17. 잘 봤습니다. 저도 오늘 효도할께요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는데요. 언제나 할 수 있을지 에효…

    1. 전화하신게 어딥니까?^^ 거기서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보면 효자문 세우실 걸요?^^

  18. 핑백: ego + ing
  19. 글 정말 잘봤습니다….꼭 찝어서 이야기하던 그런세대가 저 인것같아 미안한 맘이 드네요….사람 맘가짐에 따라 얼마든지 행복해 질수 있겠죠? 사회도 그렇게 정말 되었음 좋겠습니다..^^

  20. 일부러 어버이날을 안듣고, 안보고 지나가도록 노력하는데, 결국 읽게 되는 글이었습니다. 30만원이든 3백만원이든 계셔야 뭘 해드릴텐데…ㅋ
    하늘에서 선물 못받으셔서 울엄마아빠도 속상하시길 바래요~ 누가 일찍 가시랬나…
    가시고 싶기야 하셨겠냐마는, 못해드리니 속상하고, 계신동안 못한게 한스럽습니다. 살아계신 동안 좋은거 많이 해드리세요~ ^^
    참, 그래도 아까우니까 온천 가실때 신발 넣을 주머니래도 어떻게…… –;;;

    1. ^^ 결혼하시면 신랑 부모님께 잘 해드리시겠어요^^ 그래도 마음이 아프시겠지만^^;;

  21. 좋은글 감사합니다. 저도 전에 아버지께 마사이 사드리려고 그렇게나 우겼건만 결국 백화점가서 10만원짜리 이거면 됐다고 말리시는 바람에..^^:;
    지방에서 가족들 헤어지지 않고도 잘 사는 나라가 되면 정말 좋겠습니다.

  22. 글 잘 읽었습니다.감동~~!! 정말 부모님생각하면 가슴이 찡~하죠!! 저도 마사이 신발 사드렸는데 요즘 저렴하게 나온 국내산도 있어요. 엠에스존이란업체건데 국내산으로made in korea인게 맘에 들더라구요. 또 굴림전체에 큐션(감지체)이 들어있어 훨씬 부드럽데요. 코팅도 되어있어 비오는날 신어도 되고요~!! 디자인도 세련되게 나왔구요.우리 부모님 열심히 신고 다니세요.운동뿐아니라 외출시에도 손색없던데요.. 여러분들도 국산애용하세요,,저처럼~!!!

  23. 요새처럼 소고기니 뭐니 떠들석한 시기에 글을 읽고나서 왠지 모르게 울컥했습니다.
    그 말투와 대화가 참 재밌기도 하지만 왠지 코끝이 찡해졌어요
    무소유 제가 제일 좋아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항상 마음에 두고 실천하기가 쉽지 않네요.

    “아 뭐가 그리 아까운가, 원래부터 없던 건데, 생겨서 잠깐이라도 즐거웠으면 됐지 비싸든 싸든 다 똑같이 발에 신고 다니는 건데, 잃어버렸다고, 누가 훔쳐갔다고 발만 동동 구르면 내 속만 타지 훔쳐간 놈 속이 타는가?”

    요 부분은 정말 무소유의 한 구절을 보는 줄 알았습니다.오호…감동입니다.ㅋㅋ 저는 오늘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금강제화 상품권을 사드렸는데 뿌듯하면서도 더 좋은걸 사드리고 싶은 마음도 생기네요 복받으실 겁니다.
    저는 어른 공경하고 효를 제대로 행하시는 분들 제 기준으로 최고라 생각합니다.
    모든것엔 업이 있는 법…부모님과 더행복하소서.

  24. 딸래미 겨울코트는 해마다 몇십만원짜리 아깝지않게 사주면서 당신들은 맨날 시장에서 싼 등산복만 입길래 얼마전 엄마모임에서 금강산 간다길래 등산복브랜드에서 색깔이쁜 잠바 하나 사드렸죠.. 가격보고 눈 뒤집힐것같이 놀래서 안산다던 울엄마..

    내가 막 우겨서 사버리고 나니 너무좋아서 집에 가는 내내 쇼핑백 만지작만지작..
    이렇게 비싼옷 처음 입어본다구.. 고맙다구.. 안산다고 정색할땐 언제고 ^^
    집에가서도 아빠한테 자랑할려고 옷걸이에 걸어서 거실에다 두고두고 보던 울엄마..
    ^^ 뭐 메이커가 전부이겠냐마는 서로 그렇게 입혀주고 사주고 싶은게 부모 자식인가봅니다.. 보기좋으세요

  25. 비싼거 무조건 싫어하시는 울 아빠.. 어제 회무침먹고, 2차로 맥도날드에서 400원짜리 아이스크림 사다드리고, 나오는 길에 시장에 파는 만원짜리 중국제 구두 사드렸는데.. 손에 얼마안되는 현금 쥐어드리고.. 그래도 아빠가 기뻐하시는 모습 보니 좋던데요…

    1. 돈 때문에 기쁜 게 아니지요^^ 자식이랑 돌아다닌 재미, 뭔간 의미 있는 게 생긴 재미, 그런 거겠지요^^

  26. 아… 정말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괜시리 제가 부모님게 죄송하네요… ㅠㅠ
    앞으로 더 잘 해드려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27. 핑백: The Real Story
  28. 형식적으로 어젯밤에 카네이션 툭 놓고 오늘 출근해버린 자신이 참 부끄럽네요…orz
    용기내서 사랑한다고 말씀드려야겠습니다. =)

  29. 마사이족신발..어머니아껴신더군요
    이제아버지신발도바꿔드려야겠어요.
    학생이여서 힘들긴해도
    사주시면 좋아하는 기색이표정에드러나시니 마음이푸근해지더라구요!
    낯익은 글씨가있는데 ^^..저도영주사람입니다!
    ㅎㅎ..
    풍기온천
    가고파극장
    낯익네요~

  30. 쥔장님 참 잘하셨어요..
    저도 마사이족 신발을 신고 등결림을 해소한 경험이 있어
    부모님께 사드렸는데.. 적응이 안되시던지 안신으시더라구요..
    연세가 많은신 분들께는 조금 무리일지 모르나
    아직 정정하신 분들한테는 권장하는 신발이죠..
    저는 업무상 책상에 오래 앉아있는데
    허리가 않좋은 사람들한테는 정말 강추합니다.
    한 삼년 넘게 신었는데 허리, 등, 어깨 통증이 완전히 사라졌거든요
    MBT 신발 완전 팬됐죠.. 여튼 참 잘하셨네요..
    부모님 생각하면 늘 가슴이 찡하죠.. 에고.. 눈물나네.. ㅎㅎ

  31. 잘 봤습니다.
    님이 말씀하신 그 자본주의에 얽매여 살던 놈이 바로 접니다.
    그냥 내킬 때 선물 한번씩 간간히 해드리고..
    지금은 직장도 없고 공부하느라 돈이 진짜 없어서 선물 안 해드리려다가..
    여친님이 대신 선물을 사줘서 드렸더니 너무 좋아하시네요.
    별로 비싸지도 않은 손수건인데 말입니다.
    정말 날카로운 질타,
    저를 향한 것 같군요.
    정신 좀 차리고 갑니다.
    정말 감사드리고, 함장님과 부모님 모두 다 행복하게 오래오래 사시길 기원합니다^^

  32. 이 글 괜히 봤다. 짜증나게도 다시 이상한 감정이 복받쳐 오르잖아….
    엄마한테 전화나 해야지…

  33. 가슴이 찡하네요.
    바로 앞에 ‘이계진의원의 거짓말’ 돌발영상을 보고 인간의 추함에 치를 떨었는데
    선생님의 글을 보니 가슴이 따뜻해지네요.
    그래서 세상은 살만한가 봅니다.

    작년 말에 아버지 돌아가시고 엄마 혼자 처음 맞는 어버이날이라 산소를 갈까말까 망설이다 낮에 잠깐 집에와서 이모랑 엄마랑 점심 대접했습니다.

    이모가 그 신발을 이번에 자제분들이 사주셨다고 그저께부터 엄마가 말씀하셨는데
    ‘주변에 그 신발 신은 사람 많이 있는데 너무 무거워 더 힘들다고 하던데’하며
    무찌르고 말았거든요.

    그리고는 저는 대신에 그냥 30만원 용돈으로 드렸어요.
    점심 때 제 차를 타신 이모님이 자랑을 하시고, 엄마는 옆에서
    ‘나는 무거워서 줘도 못신겠네’하시는 모습을 별 생각이 없이 보았는데

    선생님이 그런 마음의 선물을 하셨다니까
    나도 이번 주말에 백화점가서 그 선물 사드려야겠네요.

    항상 그 따뜻함을 잊지말고 사세요.

    1. 신발이 다른 것 보다 많이 무거운데 걷는 방식이 달라서 무게는 별 상관없을 겁니다^^

  34. 부럽다 못해 밉살스럽기까지 해서 답글 안 달고 그냥 가려다가….

    효도할 수 있는 기회를 아직 가지고 있는 사람들, 행복한 겁니다. 난 어머님 생전에 꽃 한다발 선물 못한 게 그렇게 후회스러울 수 없답니다. 맨날 도너츠니 뭐니, ‘실속 있는 것들’만, 그것도 몇천 원 안팎의 것들만 사다 드리곤 했지요.

  35. 빨리 취직해서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네요..ㅠㅠ

    30줄이 다됐는데 아직 대학원에 다니고 있으니..죄송스러운 마음밖엔..

    님의 글을 읽고 다시 한 번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마음을 갖게 되는군요..

    1. ㅎㅎㅎ 돈 들여야 효도한다는 생각 하시다보면 정말 아차 싶을 때가 올 겁니다^^ 전화로, 다정한 말이라도, 그게 효도하는 방법일 겁니다^^

  36. 이거이거 저희 아버지 생각나는군요^^ 수능끝나고 아르바이트로 처음 번 돈가지고 어머니 아버지 지갑을 사드렸는데, 아버지께서는 벌써 10년을 넘께 써서 다 닳아지고 터진 지갑을 그대로 쓰시고 제가 사드린 지갑은 그대로 장농속에 보관하시는겁니다^,^ 그래, 그놈 좀 버리고 쓰시라 그래도 지금 쓰는놈 완전이 터지면 바꾸신다면서 안바꾸시더군요. 결국 아버지께는 벌써 7년은 된 핸드폰 바꿔드렸더니, 그놈은 쓰시더라구요 회사가서 전화받고 걸때마다 자랑하셨다는 말 듣고참…. 아무튼 부모님 마음은 누구나 다 같은가 봅니다

    1. ㅎㅎㅎ 전 그래서 말씀 드렸죠. 몇 번 안 신다가 잃어버리면 기분 나쁠 테니 빨리 막 신고 다니셔서 중고 신발로 만드는 게 안전해! 라고 ㅋㅋ

  37. 핑백: 앞산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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