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준 악몽


 

경찰은 촛불집회를 옹호 지지하는 자, 촛불 집회에 한번이라도 참여한 자를 색출하기 위해 전국 거주지 무차별 압수수색을 강행하기로 했다. 그 무식한 컨테이너를 하늘까지 쌓아버렸는지 벌개야 할 대낮의 하늘은 칠흑같이 어둡고, 세상은 귀를 찢는 사이렌 소리로만 가득 차 있었다. 인터넷으로 어젯밤 촛불집회의 상황을 살피던 나는 이내 컴퓨터를 껐다. 사복경찰들이 아파트 복도를 오르내리는 빠른 발구름 소리가 감지됐기 때문이었다. 집에는 나 혼자뿐이다. 불안은 놀랍도록 큰 공포가 되어 나를 감쌌다.

어디로 숨어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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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 Dog, a Caricature of People’s Fear of a Mad-Dog and of Rabies, 1826


이대로 있다간 그대로 연행될지 모른다. 아니 그렇다면 다행이지. 왜 문을 일찍 안 열었냐며 발길질을 할지도, 집안 꼴이 이게 뭐냐 이 꼴을 보니 네가 주범임이 확실하다며 뺨을 갈겨댈지도 모를 일이었다. 21세기에 최루액을 살포해 무고한 시민들까지 다스리겠다는 제대로 똘끼도는 정부가 아닌가.

초인종이 울렸다. 공포는 인간의 자제력을 잃게 한다. 겨우 옷을 걸친 나는 3층 아래로 뛰어내리고자 했다. 그러나 그들은 애초에 문이 열릴 것을 기대하지 않은 듯, 곧장 문을 부쉈다. 다급해져 숨을 곳을 찾았지만 눈에 띄는 곳은 작은 옷장뿐이었다. 옷장 안에 엉덩이를 밀어넣고 두 다리를 올리려는데 마음처럼 몸이 따르질 않았다. 몸을 작게 웅크리면 배가 쪼였다. 이러다간 뱃속의 아기가 터져버릴지도 모른다. 곧 뭉뚝한 발톱 같은 대빵과 아래애들 두 명이 신을 신은 채 집안으로 성큼 걸어 들어와 내 앞에 섰다.

“사진 몇 장 찍고 갈 겁니다. “ 발톱이 발톱과 같은 딱딱한 투로 말했다. 그는 힐끗 집안을 살피더니 지금 쓰고 있는 모자를 벗고, 두 손을 올리고 자신이 볼 수 있도록 손바닥 앞을 보이라고 요구했다. 덜덜 떨고있는 나는 그리하였다. 이어서 얼굴의 정면 사진을 수 차례 찍어댔다. 번쩍이는 플레쉬 세례를 맞으니 눈알이 따끔거렸다. 발톱 아래 애들 중 한 명은 진공청소기의 먼지 통을 들여다보며 촛불집회 때 쓰여졌을 법한 어떤 것을 그 안에 숨겼는지 꼼꼼히 살폈다. 이어서 발톱에게 보고했다. “깨끗합니다.” 남은 한 명은 옷 방의 잡다한 것들을 모조리 뒤졌다. 그는 왜 이렇게 먼지가 많냐고 툴툴거리더니 “이상 없습니다.” 라고 소리쳤다.

발톱은, 옷 방의 하얀 문에 검정 매직으로 알아보기 힘든 사인을 갈기고는 아래 애들 둘을 데리고 떠났다. 다리에 힘이 풀린 나는 그대로 주저앉음과 동시에 그대로 눈을 떴다. 기분 나쁜 악몽이었다.

꿈은 현실을 반영한 무의식의 세계다. 오늘 아침 내가 꾼 꿈은 말도 안 되는 현 시국과 그것이 공포가 된 무의식이 동시에 반영된 것이다. 지금 이명박과 그의 정부는 분명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 더구나 아무 죄 없는 나의 충분한 수면을 방해할 만큼의 정신적, 신체적 고통도 안겼다. 이런 꿈을 꾸며 사는 지금의 우리가 다시는 잠들고 싶지 않을 만큼 … 가엽다.

영진공 애플

“정부가 준 악몽”의 한가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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