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질링, “미니멀리즘의 진수”







미니멀리즘의 진수가 이 영화더군요.
영화가 미니멀하다는 건 아닙니다.
장장 2시간 20분짜리 영화이고, 사건의 시작부터 끝의 끝까지 거의 모든 것을 보여주니까요.

미니멀한 것은 연출과 음악입니다.
이 영화는 일종의 다큐멘터리입니다. 특별히 영화다운 뭔가를 더 붙이지 않죠.
이 영화는 그저 그때 그런 일이 있었음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한 영화입니다.
카메라도 조용하고 진행도 조용하고 음악도 조용합니다.
네, 그 음악도 이스트우드 옹의 작품이고요.

하지만 그것을 위해서 꽤 많은 것이 필요했습니다.
졸리의 연기도 훌륭하고, 시대고증도 좋습니다.
게다가 조용한데도 긴장감은 전혀 부족함이 없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 이스트우드 옹이 이렇게 말하는 거 같습니다.
“영화 뭐 별거 있어? 사건의 핵심을 놓치지 않으면 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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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먼저 싸움을 걸어서는 안돼, 하지만 일단 싸우게 되면 네가 끝을 내거라

영화를 보며 우리나라를 떠올린 분들 많을 겁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동시에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시스템이 거지같으면, 그 시스템의 문제를 고칠 기회도 생깁니다.
권력이 사람들에게 거지같은 압박을 가할때, 진짜 용기가 드러납니다.
담당자들이 멍청이 짓을 할때 진짜 똑똑한 것이 뭔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공짜로 되지는 않습니다.
누군가 열라 고생하고 머리를 쓰고 힘을 모아야 되죠.

영화의 엔딩을 가능하게 만든 건,
끝까지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한 주인공과,
자기 일이 아니지만 지역공동체의 대표로 정의롭고 단호하고 현명한 전략을 펼친 목사 (물론 요즘 그들이 좋아하는 단어로는 영락없는 “외부세력”입니다만),
상부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본분을 다한 형사,
제대로 준비하고 변론 할 줄 아는 변호사,
막판에 청문회를 통해 상식으로 귀의한 시의원들,
그리고 그들 시의원들에게 압박을 가한 시민들 모두입니다.

이들 중 하나만 없었어도 그 결말은 불가능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도 바로 저런 역할들이겠죠.

결국 이 영화가 우리에게 말해주는 건
이 거지같은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는
진짜 전문가들, 영리한 전략들, 그리고 아닌 건 끝까지 아니라고 하는 용기가 필요하단 사실입니다.

이 영화가 왜 청소년관람불가일까요?
이런 영화야 말로 청소년들이 봐야 하는데 말이죠.

최근에 <작전>을 청소년불가로 만든 것도 그렇고…
어디선가 돌로레스 엄브릿지의 향기(라고 쓰고 악취라 읽음)가 피어오르는군요.



영진공 짱가


“체인질링, “미니멀리즘의 진수””의 3개의 생각

  1. 흠…꼭 봐야겠습니다. 원래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라면 배우로서 출연했건 감독이었건간에 닥치는대로 봤었거든요. 이 글을 읽다보니 봐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지네요 ^^ 잘봤습니다. 마지막 돌로레스 엄브리지의 향기가 압권이군요. 깨끗하게 거기에 한표 던지겠습니다

  2. 담담한 영화더군요.
    생각해보니 우리 현재 현실과 묘하게 공통점이 많은듯 합니다.
    그런데 정말 왜 미성년자 관람불가인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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