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팍한 인간, 실천가능한 봉사와 응원을 생각하다.



이 글은 삼성 하하하 캠페인- 3차 응원클래스 ‘맛있게 하하하’, 문성실의 요리교실 초대에 다녀와서 쓴 글입니다.


솔직히 톡 까놓고 얘기해서 자발적으로 무슨 봉사행사 같은 곳에 가본 일이 없다. 내 일생에 봉사활동을 해 본 것은 딱 두번이었으니. 첫번째는 신입사원 연수프로그램 가운데 끼어있었던 것이었고, 두번째는 대리말년차에 사원교육 가운데 끼어있었던 것이다. 두번 다 장애인 시설에서 일을 도왔던 것인데 그날 하루 마음 속에 울컥하거나 가슴이 아린 것들이 있기는 했지만 솔직히 봉사활동이라기 보다는 ‘회사의 교육과정을 이수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옳다. 겨우 하루 씩의 봉사를 통해 ‘이웃과 함께 해야 함을 느꼈다. 혹은 나누고 살아야 한다’고 느꼈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거짓말이다. 아니 진심일지라도 아마 아주 일시적이고 찰라적인 진심이었을 것이다. 이번 ‘하하하 프로젝트’참가 전까지 사회공헌 혹은 봉사와 비스무레한 것 어느 것에도 손을 댄 일이 없으니 말이다.


마음가짐 자체도 ‘뭘 봉사한다, 내가 남을 위해 뭘 한다’ 이런 위선같은 것 같지 않고 참가하고자 했다. 덕분에 유명한 블로거도 만나보고, 요리 팁 몇개 챙겨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물론 행사 참가 이후 내 마음이 뭐 대단히 거기서 변했다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참가하는 마음이 ‘그래도 좋은 일 하는 건데’하는 마음과, ‘좋은 일은 무슨 나 좋자고 하는 일인데’ 두가지가 있었다. 두 갈래 마음이 있다보니 왠지 찜찜한 마음. 급기야 행사장 가는 지하철 안에서 ‘나 이거 가는게 맞는 건가?’하는 생각도 들고, ‘남과 약속을 한 것이니 지켜야지’하는 생각에 그저 좀 무거운 마음이었다. 게다가 행사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 딸래미 어린이집 끝나는 시간에 맞춰 데리러 가려면 중간에 가야 할 것 같아서 그 또한 부담이었다.


하지만 행사 참가하면서 그나마 괜찮겠다 싶은게 한가지 있었으니, 그건 내가 대한민국에서 집밥 잘해먹기는 90%안에는 들 것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음식-요리라고 말하기에는 좀 민망하고-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라 아마 심적인 부담은 있어도 육적인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요건 조금 일찍 도착해서 어마어마한 재료를 보는 순간 깨지고 말았다. 좀 새삼스럽기는 하지만 요리라는 것이 얼마나 많은 준비가 필요하고 정성이 필요한 것인지 느꼈달까.


다른 참가자들 보다 좀 일찍 12시에 도착해서 재료 나누는 일을 도울 수 있었다. 그나마 이것에 참가한 덕에 행사 끝까지 참여 못하고 나온 데 대한 죄송한 마음을 좀 덜었다.(내 맘대로? ㅎㅎㅎ)


역시 진행자로써 일찍 오신 문성실님께 재료를 받아, 먼저 오신 블로거분들과 함께 오무라이스 재료 1인당 하나씩 돌아가도록 나눴다. 나누는 것만 해도 꽤 손이 가는 일이라 서너명이 같이 하는데도 시간이 좀 들었다. 그런데 문성실씨 준비해 오신 것을 보니 정말 입이 떡 벌어진다. 혼자 메뉴 짜고, 분량계산하고, 재료 다 다듬고, 소스 미리 만드시면서 얼마나 손이 많이 갔을까. 불교는 아니지만 불가에서 공양주의 덕이 가장 크다는 말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얼마나 요리는 재료도 많이 들어가고 정성도 많이 들어가는 일인가.


재료 준비가 끝나고 문성실님의 시연과 설명이있었다. 그야말로 성실하신 설명과 시연. 정말 요리를 집에서 즐기는 것과 직업으로 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참 대단하단 생각을 했다. 그 많은 레시피를 올리고 많은 네티즌들과 나누는 일. 본인이 즐거워서 하는 일이겠지만 그러면서 같이 많은 사람들이 즐거울 수 있으니 참 어쩌면 이분도 활인지명(남을 도와야 살 수 있는 팔자? 라고 알고 있습니다)타고 나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만들때가 되어서 나는 지원자가 별로 없는 마카로니샐러드를 만들었는데, 성실님이 단무지 무침에 넣으려고 준비해 놓으신 오이를 모두 샐러드에 집어넣는 만행을 저지르는 바람에 (죄송합니다. 성실님. -_-;;;) 단무지무침이 그냥 단무지가 되어버리고 마카로니샐러드는 오이마카로니샐러드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오무라이스에 넣을 볶을 재료를 다져놓고….솔직히 만들다가 시간이 너무 지체되서 중간에 나갔다. 아무리 좋은 일을 하더라도 어린이집 차 타고 집에 올 우리 딸을 데리러 안 갈 수는 없으니까. 정말 그날 하루만은 누구에게 부탁하고 싶었는데 친정어머니도 누구도 시간이 안 되었다. 뒷일을 잘 도모해주신 것 같아서 감사하다. T_T 마무리를 못 짓고 오니. 굉장히 죄송한 마음. (저 좀 일찍 와서 재료 나누는 것 도왔으니까 봐주세요! -라고 얄팍하게 사정해 본다)



그리고 집에 택시타고 돌아오는 길에 생각했다.(갈 때는 지하철 타고 갔는데, 올 때는 조금이라도 더 있다 가려고 택시타고 왔다.) 내가 오늘 뭘 느꼈나. 내가 오늘 뭘 배웠나. 가장 먼저 느낀 것이 내 식구 만들 음식 만드는 것은 별일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 먹을 음식 만들려는 것은 장난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건 은유적으로 내 식구 챙기기는 쉬워도 남 챙기기 어려운 일이라는 것일 수도 있고, 또한 말 그대로 음식을 대량으로 만든다는 것 자체가 참 어렵다는 말일 수도 있었다.


그리고 어떤 분들이 떠올랐다.
정.기.봉.사.자.   직.업.봉.사.자
이런 분들 말이다.


나 같은 타율적, 단발성 봉사자는 절대 따라갈 수 없는 그 경지 말이다. 그래서 말인데. ‘하하하’가 응원 프로젝트니까. 나는 응원을 한다면 내가 직접 힘든 분들을 응원할 수는 없어도 정기봉사자와 직업봉사자들을 응원할 수는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정기봉사자와 직업봉사자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손쉽게’ 돈으로라도 후원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피 같은 돈’이라는 말을 하지만 어찌보면 돈이라는 것이 가장 손쉽다.


그깟 도시락이 아닌, 정기봉사자를 생각하게 만들어 준 도시락


사실 그깟 도시락. 전문업체에 맞추면 되지. 그런 생각을 할수도 있다. 나 또한 기업에 오래다니고 효율 위주의 사고방식이 몸에 배어있다보니 솔직히 그렇게 생각했다. 업체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만든것이 많은 사람들이 직접 손으로 주물러 만든 것 보다 질적인 면에서 못하지 않다.(성실님 솜씨와 참가자들이 만든 도시락을 폄하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그래서 솔직히 ‘진짜 보육원 아이들을 응원한다면, 저녁도시락 100개를 만들어 주는 것보다 좀 더 실질적인 도움을 주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내가 한번 직접 해본다는 것이 그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내가 직접 몸으로 한번 해 보고, 몸으로 하는 것이 얼마나 정성이 들어가는 것인지 느껴본다는 것.


당장 자신의 돌볼일이 많은 사람들에게 모두 정기봉사를 하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고, 또 나 또한 그렇게 할 자신도 시간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분들에게 참 감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단지 손쉬운 돈 몇푼으로라도 그 분들을 응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진공 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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