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북(e-book) 리더기의 미래는 과연 밝기만 한 것일까?

이북(e-book).
물 건너 바다 건너 아마존에서 대박 친 이후로 왕창 떴다. 그리고 요즘 IT 제조업 분야에선 이북 리더기가
최대의 화두다. 제조업뿐만이 아니다. 인터파크 같은 대형 서점에서도 이북 리더기를 만들겠다고 두 팔 걷어부치고 나선 상태다.

하지만 이 바닥의 사람들조차 정말 궁금해 하는 건 이거다. 정말 이북 리더기에 밝은 미래가 약속된 걸까?
분명히 이북 전용 리더기에는 장점이 있다.  아마존 킨들의 서비스를 보면,
1) 수백 권의 서적을 단 하나의 단말기로 통합시킬 수
있고
,
2) 이동통신망을 이용해 미국 어디서나 즉시 이북을 구입할 수도 있다.
얼핏 보기엔 상당히 괜찮아 보인다.

하지만 아마존은 이미 아이폰용 킨들 앱도 내놓은 상태다. 요컨대 현재 시점에서조차 꼭 킨들 하드웨어를 구입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킨들 하드웨어의 판매 대수도 MP3나 휴대폰 등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아마존이 킨들을 팔아서 올리는 수익이 스티븐 킹 인세
수익보다 적다는 얘기가 있는데, 아주 허튼 소리는 아닐 것이다. 물론 아마존은 유통업체이니만큼 킨들 하드웨어로 수익을 올리지
못해도 일반 서적이나 온라인 서적 판매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하드웨어 업체엔 불가능한 얘기다.
이북 리더기가 하나의 카테고리로 살아남으려면 특징적인 매력이 있어야 한다. 그걸 꼭 사야만 할 이유가. 그래서 그 매력 포인트 중 하나로 거론되는 게 바로 전자종이다.오늘날, 아마존 킨들을 비롯한 많은 이북 리더기는 디스플레이 패널로 e-ink의 전자 종이를 탑재하고 있다. e-ink는 크기에 비해 전력 소모가 적고, 종이와 흡사한 느낌 때문에 이북에 적합하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그런데 문제는 이거다. 전력 소모량이 적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장점이 없다는 거다. “전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일단 전자종이는,
1) 컬러도 안 되고
2) 동영상도 안 돌아가고
3) 화면을 갱신하려면 2초 가까이 걸리는 데다가
4) 백라이트도
없어서 어두운 곳에선 보이지도 않는다.

당연히 전자종이를 탑재한 이북 리더기에 대한 일반인들의 반응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이 거지 발싸개 같은 건 대체 뭐에 쓰는 거야?”
그리고, 이 거지 발싸개 같은 게 대략 30만원 정도 한다는 얘길 들려주면, 사람들의 반응은 시큰둥한 수준을 넘어서 냉소적인 수준으로 가버린다.
“이런 걸 돈 주고 사라고? 너 미쳤냐?”
평범한 소비자들에게는 기술적인 장점을 입이 닳도록 설명해 봐야 아무 소용 없다.
30만원대를 넘는 이북 리더기에서 할 수 있는 거라곤
고작해야 흑백으로 된 책을 읽는 게 전부라는 걸 말하는 순간, 이미 장사는 볼장 다 본 셈이다.

그 돈 주고 이북 리더기를 살
바에야 1) 온라인 서점을 이용하거나 2) 도서대여점에 가거나 3) 아니면 넷북을 한 대 사서 거기서 디지털 북을 보는 편이
낫다.
특히 요즘처럼 컴퓨터 하드웨어 가격이 떨어진 때라면 3)번이 매우 합리적인 선택이다. 넷북 배터리도 어쨌든 2시간 정도는
버티는 데다가, 요즘은 왠만한 카페에서도 노트북 충전용 콘센트를 비치해 놓고 있으니까.

이북 리더기의 가격이 떨어지려면 원가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전자종이 부품의 가격이 떨어져야만 한다. 그런데 현재 e-ink 패널을 제조하는 업체는 e-ink 본사를 인수해 원천기술을 확보한 대만 PVI와 한국의 LG
디스플레이 둘뿐이다. 그나마 LG 조차 대만 PVI에서 핵심 모듈을 받아다가 조립하고 있을 뿐, 사실상 시장은 PVI가
독점하고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당돌 빠따, PVI는 지금의 이북 리더기 열풍을 타고 한 몫 챙기는 데 여념이 없다. 경쟁?
기술 개발? 가격 인하? 그런 거 다 뒷전이다. 어떻게든 한푼이라도 더 긁어가려고 혈안이 됐다. 그래도 뭐가 어쨌든 기술은 발전하고 부품 단가는 떨어질 게 분명하다. 언젠가는 전자종이에서 1) 컬러도 되고 2) 동영상을 보여줄 정도로 화면 갱신 속도도 빨라지고 3) 백라이트 같은 것도 들어가게 될 것이다.

하지만 – 그렇게 되면 – 전력 소모도 비약적으로 늘어날 거다. 반면에 LCD는 AMOLED 등이 발전하면서 전력 소모량이 점진적으로 줄어들 것이다.그리고 그 시점에서 우리는 이런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대체 왜 전자종이를 써야 하는 거지? 그 다음에 이어질 질문은 뻔하다. 이북 전용 리더기가 정말 필요한 걸까?
글쎄, 정말 모르겠다. 나도 알고 싶다.
불행히도 애서가를 자처하는 나조차도 이북 리더기 구입은 주저하는 편이다. 젠장, 기술적인 한계는 나도 이 바닥 사람이라 아주 잘 알고 있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건 너무하잖아?

하지만 한창 루머가 무성한 애플제 타블렛엔 주저하지 않고 돈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 그건 이북도 볼 수 있고, 컬러 동영상도 씽씽 돌릴 수 있을 테니까. 그래, 누가 뭐래도 역시 – 기왕이면 다홍치마라니까!
영진공 DJ Han

“이북(e-book) 리더기의 미래는 과연 밝기만 한 것일까?”의 4개의 생각

  1. 저도 이북의 실용성은 현재 없다고 보는 입장이지만 안좋은 면을 너무 부각시킨거 같기도 하네요.
    컬러는 시제품까진 나온걸로 알고 있습니다. 크기도 작고 보급되려면 한참 남았지만요.
    그리고 갱신하는데 2초는 좀 심하고 1초정도인듯. 더 큰 문제는 갱신할때 리플레시 현상이 생기는게 문제죠. 기술이 발달하면 거의 못느낄 정도로까지 될수 있겠죠.
    저렴한 넷북 가격의 이북은 경쟁할것도 많고 앞으로의 길이 험난하겠네요.

  2. 이 북 단말기 자체는 제 경우 나름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분명, 컴퓨터와는 다른 기기이고, 디지털이면서도 아날로그적 느낌을 주는 그런 디바이스로 포지셔닝을 할 수 있을거라고 봅니다. 문제는 그 이북 리더기로 읽을만 한 책이 얼마나 있느냐 하는거죠.
    최근 온라인 서점들이 이북 기더기를 내놓고 있는데, 전 그 때마다 해당 온라인 서점에 있는 이북을 찾아봅니다. 근데, 이건 정말 읽을 만 한 책이 없어요. 철 지나고 인기 없는, 내용마저도 가치가 있을지 의심스러운 그런 책들 밖에 없더군요.

    요즘 다시 전기 자동차가 관심을 받았었는데요 (지금도 받고 있나요?), 동네 주유소처럼 곳곳에 충전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없다면, 누가 선뜻 전기 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을까요?

    우리 나라 이북 시장을 보면 그냥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3. e-ink의 장점을 적은 전력소모 정도로 보는건 좀 아닌 듯 합니다.
    가독성이라고 하죠. LCD로 긴 글을 보는건 눈을 매우 피곤하게 하죠. 서핑을 몇시간씩 하면서 눈 시린 경험 안해본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요?
    눈의 피로도를 현저히 줄였다는 것이 e-ink 기술이 이북리더기에 쓰이는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도 컬러 지원이 안되고 동영상을 볼 수 없는 이북리더기는 좀… 구입이 망설여지네요. 그것도 30만원의 고가라면 말이죠.

  4. 전자잉크에 대해 너무 간과하신게 많네요.. 이북리더기를 독서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지 않았다는게 가장 큰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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