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서 일기를 쓰고, 구글 독스로 회의록을 만들고, 구글 쉬트로 매상을 기록하고, 드롭박스로 파일을 저장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중이다. 이 엄청난 사건 앞에서 회원들 절반 가량은 넋을 잃고 망연자실했다.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뒷골을 부여잡고 입에 거품을 물며 이렇게 외쳤다.
그리고 하드가 깨져서 몇 년 간 모은 야동 … 아니, 소중한 자료가 단숨에 날아간 뒤에야 하나의 깨달음을 얻는다. 아아, 이래서 슈퍼맨도 백업을 한다는 말이 생긴 거구나! 다른 인터넷 서비스는 말할 것도 없고. 의도적이건 외도적이지 않건 언제든지 사고가 터질 수 있다. 민감한 기업 정보가 해킹당해서 빠져나갈 수도 있고, 몇 년 간의 거래 장부가 노출될 위험도 있다.
인천대교 버스 추락 사고처럼 속절없이 가는 수가 있다. 원래 그런 거다. 편리함과 안전함이 공존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둘 중 하나만 건져도 다행이다. 비밀스럽게 써야 하는 글은 개인 일기장에 쓰고, 중요한 회의록이나 문서는 PC에 암호를 걸어서 저장해야 한다. 아아, 그렇다. 귀찮고 번거롭다.
요즘 들어 주변에서 인터넷 서비스 – 정확하게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하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왜? 편리하니까. 언제 어디서든, PC에서든 스마트폰에서든, 인터넷에 접속해 문서를 열어보고 수정하고 교환할 수 있다. 이렇게 편리한 걸 안 쓰는 게 바보지!
이번에 이글루스에서 대형 사건이 하나 터졌다.
거의 모든 회원들에게 관리자 권한이 잘못 주어지는 바람에, 다른 사람이 내 블로그의 비밀글을 읽을 수도 있고, 삭제할 수도 있게 된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그것도 무려 20분이 넘도록.
우리는 하드 디스크에 야동 … 아니, 교양영화를 저장하고는 안전하게 보관되리라고 믿는다. 하드 디스크가 깨질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엔 눈을 감는다. 백업하는 건 귀찮은 일이니까.
왜? 구글은 신이 아니니까.
이런 문제는 다들 어렴풋이 느끼고는 있었으리라. 하지만 몸에 배인 편리함 때문에 다소간의 위험은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또는 일부러 외면하고 떄로는 자기 최면을 걸었을지도 모른다. “딴 사람은 몰라도, 나한테 그런 일이 터질 리가 없지!”라는 식으로.
자동차를 타고 가는 건 두 발로 걷는 것보다 훨씬 편안하다. 하지만 위험도 따른다.
하지만 어쩌랴. 그것이 인생인 것을
C’est la v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