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타임즈 1+2+3


1.

멕시코 국경 도시인 레돈도에서 67년째 살고 있는 곤잘레스 영감은 그것을 처음 봤을 때 죽은 아들 벨라가 살아 돌아온 줄 알았다. 벨라는 전에도 그런 모습으로 문을 두드린 적이 있었다. 미국으로 밀입국 해 돈 많이 벌어서 돌아오겠다던 벨라는 돈은커녕 결핵이니 영양실조니 옴이니 하는 구질한 병만 안고 돌아왔다. 나이 마흔이 넘어 벨라는 아홉 번째로 미국행에 나섰고 일 년간 소식이 없었다. 드디어 미국에 자리를 잡았나 싶었을 때, 그러니까 모든 불행한 사연의 배경에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어느 비 내리는 밤,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다. 곤잘레스 영감은 미국 정착에 실패한 벨라가 다시 돌아온 것이라고 직감하고 따뜻한 아버지의 미소를 머금고 문을 열었다. 그러나 뜻밖에도 문 앞에 서 있는 건 산송장이었다.




비와 흙과 피에 엉킨 머리칼이 목까지 늘어져 얼굴을 가리고 있었고, 피를 철철 흘리는 오른쪽 손목은 썩어 문드러졌는지 떨어져 없었고, 옆구리에서 꾸물꾸물 새어 나오는 창자를 남은 한 손이 계속 밀어 넣고 있는 그것은 무덤에서 기어 나온 송장이 틀림없었다. 영감은 주방으로 뛰어가 칼을 찾았다. 그런데 그 송장이 비칠비칠 집 안으로 다리를 끌며 들어왔다. 아버지. 곤잘레스 영감은 자리에 주저앉았다. 디오스 미오. 디오스 미오. 산송장이 내 아들 벨라라니, 이 뻔한 이야기의 주인공이 바로 나라니. 영감은 무릎걸음으로 기어가 아들을 끌어안았다. 샌디에고에서 약을 팔았어요. 신께 맹세하지만 그곳이 콜롬비아 애들 구역인 줄은 몰랐어요. 놈들이 제 팔을 자르고, 샷건을 제 배에 박고, 국경에 제 몸을 묻었어요. 비만 안 내렸다면, 그래서 흙이 구덩이 밑으로 빠지지 않았다면 그대로 생매장 됐을 거예요.


영감은 절망했다. 그리고 그를 더욱 절망에 빠뜨린 건 아들 벨라가 그 상태로 끊임없이 피를 흘리며, 쉬지 않고 떠들었다는 사실이었다. 제 손목을 자른 나이프는 미국 스트라이더사의 ‘SMF G10 BK’인데 손잡이 재질이 티타늄이에요. 담배를 꺼내려고 주머니에 손을 넣었는데, 세상에 손목이 없는 거예요. 두 시간 동안 제 손목이 잘린지도 몰랐다니까요. 제 배를 쏜 샷건은 미국 레밍턴사의 ‘Mossberg M590’인데 탄창이 아홉 발짜리였어요. 도망가는 저를 잡으려고 모두 네 발을 쐈는데 총성이 얼마나 웅장한지, 빠바바 빵, 베토벤 교향곡 운명을 연주하는 줄 알았어요. 역시 미국은 달라요.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아들을 맞이할 줄 알았던 곤잘레스는 산송장을, 아니 산송장 아들을, 아니 떠벌이 산송장 아들을 맞이했던 것이다. 그리고 아들은 피 흘리며 삼 일 간 떠들다가 죽었다. 아들이 흘린 피를 모았더니 네 말이나 됐고, 혈액 병원에 팔아볼까 가져갔더니 약에 절어 쓸 수 없다는 얘기만 들었다. 병원 의사가 몰래 아들의 피를 정제해 다시 약 이백 그램을 만들었다는 얘기는 한참 뒤에 들었다. 산송장 같았던 아들이 죽은 그때가 벌써 칠 년 전이다. 그리고 지금, 역시나 추적추적 비 내리는 밤.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나가 봤더니 문 앞에 또 산송장이 서 있는 것이다. 곤잘레스는 말했다. 누구냐? 길 건너편 마리아네 둘째냐? 너희 집 한 블록 아래로 이사했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다. 그 산송장은 진짜 좀비였다. 그날 곤잘레스는 죽었다, 아니 좀비가 됐다.

2.
멕시코 정부는 미국과 통하는 모든 국경을 폐쇄했다. 미국에서 수만 마리 좀비들이 끊임없이 멕시코로 기어 왔기 때문이었다. 미국으로 가려는 멕시코인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고 거의 백 년에 걸쳐 미국으로만 향하던 국경의 풍경은 달라졌다. 아메리칸 드림은 멈췄고 멕시코로 넘어오는 좀비를 막기 위해 미국과 접한 모든 국경에 삼 미터 높이의 시멘트 벽과 전기 철책이 세워졌다. 그것은 캐나다도 마찬가지였다. 어느 날 갑자기 국제 사회에서 미국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위성사진, 항공사진을 판독한 결과 모든 미국인이 좀비가 돼 버렸다는 사실은 거의 확실했다. 형제의 나라 영국이 두 차례에 걸쳐 군대를 투입시켰지만 그들 역시 감감무소식이었다.




이 사실을 확인하고도 강대국들은 처음에 입을 다물었다. 세계 증시가 무너지고, 미국이 관여했던 모든 분쟁 지역에서 국지전이 거세지고, 세상이 혼란에 빠지자 중국이 먼저 치고 나왔다. “아메리카는 이제 좀비리카가 되었다.” 삼억 미국인이 좀비가 돼 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세상은 경악했다.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중국은 한 마디 더 덧붙였다. “앞으로 기축 통화는 달러에서 위안화로.” 그러자 러시아도 나섰다. “미국의 F-22 전투기는 더 이상 생산되지 않습니다. 전투기 구입 문의는 이제 러시아로.” 역시 한 마디 더 덧붙였다. “탄도 미사일 다량 확보.” 일본도 가만있지 않았다. “Vivid는 추억으로. SOD가 곁에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미 해병대 존 밀러 대위는 독특하게도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탐 행크스’가 맡은 역할과 이름이 똑같았는데, 아무튼 그는 조국의 비극적인 운명을 탈레반으로부터 전해 들었다. 미국이 좀비랜드가 되어 인접 국가들로부터 완전히 차단되고 지도상에서 지워졌다는 프랑스 르몽드지 기사를 탈레반이 복사해 미군 주둔지 전역에 뿌린 것이다. 많은 병사들이 탈영해 영국이나 호주 같은 우방국으로 망명을 신청했는데, 존 밀러는 달랐다. 영화 속 탐 행크스처럼 용맹하게 혼자 탈레반 소탕에 나섰고 끝내 포로가 되었다. 존 밀러는 토굴에 갇혔고, 토굴 감옥 경비는 탈레반 말단 병사 카림이 맡았다.



얼마 후 존 밀러는 커다란 충격에 휩싸였다. 카림의 본명은 ‘카림 빈 라쉬드 알 막툼’, 그러니까 ‘막툼 부족 라시드의 아들로 온화한 카림’이라는 뜻이었는데 어느 날 그가 말했다. 우리 이름에는 아빠 이름만 들어가 있어. 내 이름에도 내 아버지의 이름 ‘라시드’가 들어가 있잖아. 그러니까 우리 무슬림이 여성을 차별한다고 오해받는 거야. 오해지. 암, 오해고 말고. 그래서 난 이 오해를 종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아랍 이름에 아빠 이름 대신 엄마 이름을 넣어야 된다고 생각해. 그렇게 되면 내 세 명의 자식들 이름은 이렇게 바뀌겠지. ‘압둘 빈 아말 알 사디(사디 부족 아말의 아들 압둘)’, ‘오마르 빈 바노 알 하디드(하디드 부족 바노의 아들 오마르)’, ‘하미다 빈트 라자 알 사우드(사우드 부족 라자의 딸 하미다)’. 내 자식들 이름이 각각 ‘압둘’, ‘오마르’, ‘하미다’이고 내 아내 이름이 각각 ‘아말’, ‘바노’, ‘라자’니까. 그랬다. 카림은 아내가 셋이었던 것이다. 몇 달 후, 아프가니스탄에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미군 주둔지에 새로운 전단이 뿌려졌다. 거기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제국주의에서는 맛 볼 수 없는 행복. 탈레반으로 건너오세요.’ 그리고 그 아래에는 부르카를 뒤집어 쓴 여자를 한 팔에 한 명씩 품은 존 밀러가 환하게 웃고 있었다.




 

캐나다와 멕시코 국경을 철저히 봉쇄하는 것으로 좀비들의 육로 전파는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사건 발생 137일 후, 한국 제주도 해상 사백 킬로미터 남단에서 정체불명의 선박이 포착됐다. 미국 L.A. 크루즈 여행업체 인터네셔널 오션사 소속 크루즈호인 만오천 톤급 윈드메리호였다. 중국, 한국, 북한, 일본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일본 해상 자위대 정찰기가 근접 촬영한 갑판 위에는 사람의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다. 수차례 통신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고, 격침하자, 특공대를 투입하자 등등 각국 정부가 방안 마련을 위해 시간을 보내는 동안 배는 쿠루시오 해류에서 황해 난류로 바꿔 타고 제주도 서쪽 해상으로 진입했다. 그러자 일본이 자국에 내려진 데프콘 상황을 해제하고 자신들은 일본 평화헌법 정신을 준수한다며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배가 조금씩 북진하며 한국 영해 쪽으로 다가서자 중국 정부 또한 자신들은 한반도의 오랜 문화와 역사를 존중하기 때문에 한반도 문제에 관여할 수 없다며 한 발 물러섰다. 한국 정부는 불난 호떡집이 되었다.

3.
서울 광화문 거리에는 수십만 명의 인파가 두 편으로 나누어 집회를 벌였다. 한 쪽에서는 미국발 크루즈 호를 당장 격침하라고 외쳤고, 다른 한 쪽에서는 그래도 우방국의 배이니 일단 그들을 안전하게 예인하라고 목청을 높였다. 집회가 일주일가량 계속되자 양측은 점점 격렬해지더니 서로 각목을 휘두르고 보도블럭을 던졌다. 목소리 또한 조금씩 달라졌다. 한 쪽에서는, 탐욕스런 미 제국주의가 마지막 순간까지 우리 한반도를 재앙으로 몰아가고 있다, 정부는 당장 미국발 크루즈 호를 격침하라, 양키 좀비 고 홈, 양키 좀비 고 홈, 이라고 외쳤고, 다른 한 쪽에서는 우리의 혈맹 미국 시민들은 좀비가 됐더라도 우리의 혈맹, 안전하게 예인해 융숭하게 장례를 치르자, 조지 부시 만세, 조지 부시 만세, 라고 목청을 높였다. 언론 또한 달아올랐다. 좀비를 죽여도 살인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국제사법재판소의 판례, 좀비를 인격을 갖춘 환자로 봐야 한다는 저명한 학술기관의 연구 사례, 좀비 한 마리가 미치는 GDP 손실률, 은혜 갚은 좀비에 관한 해외 토픽 등 조금이라도 좀비와 관련한 이야기라면 심지어 활어회마저 죽어서 팔딱대는 좀비 현상이라고 사기 칠 기세였다.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 지하 벙커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도 고민은 마찬가지였다. 혈맹 국가 미국의 배를 확인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격침시킬 수 없었고, 그대로 지켜보고 있을 수도 없었다. 진퇴양난 속 뾰족한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는 와중에 외교통상부 장관이 먼저 말했다. 서해 이름을 중국해로 바꾸는 겁니다, 그래놓고 배는 중국 영해에 있으니 너희가 알아서 해결해라, 라고 덮어씌우는 거죠. 회의 참석자들은 아무 말 없이 서로의 얼굴만 쳐다봤다. 몇 초간의 침묵 끝에 대통령이 한 마디 했다. 좋은 아이디어요. 참석자들은 동시에 일어나 격앙된 얼굴로 기립박수를 쳤다. 행정안전부 장관도 대통령의 눈도장을 받고 싶었다. 초대형 선박을 끌고 가 충돌시켜 크루즈 호를 침몰시키는 건 어떻습니까? 환경부 장관은 행정안전부 혼자 튀는 게 마뜩찮았다. 말이 되는 소리를 하세요. 기름 유출 되면 사달이 나요, 사달이. 행정안전부의 동향이자 동문 선배인 지식경제부가 행안부를 거들었다. 환경부는 왜 그렇게 생각이 좀스러운 거요? 기름 유출 되면 까짓것 관련부처장들 재산 얼마씩 떼서 사회 환원하면 되지 않습니까? 대통령이 또 한 마디 했다. 그 역시 좋은 아이디어요. 참석자들이 다시 일제히 일어나 상기된 얼굴로 기립박수를 쳤다. 하지만 이 회의의 독보적인 스타는 국토해양부 장관이었다. 미국발 크루즈호가 접안하는 해안부터 운하를 파는 겁니다. 그 운하를 낙동강까지 잇는 거죠. 그래서 낙동강 하구를 통해 크루즈 호를 태평양으로 다시 내보내는 겁니다. 배가 뭍에 닿을 틈도 없이 다시 바다로 나가는 것이죠. 대통령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바로 그거야. 지하 벙커에서는 장장 삼십 분간 기립박수가 이어졌다.

* 다음 편에서 계속 *


영진공 철구

 

이명박 정부의 중대 고비-언론노조 파업



MBC가 방송법을 놓고 선전포고에 가까운 뉴스를 쏟아낸 지 일주일. 언론노조가 총파업에 나섰다. 요는 대기업과 신문사의 지상파 방송진출을 허용하는 방송법 저지다.


한나라당이 연내 처리하겠다는 법안들에는 집시법, 사이버모욕죄법, 금산분리 완화와 출총제 폐지에 관한 법 등 여러 개의 쟁점 법안들이 있지만 유독 방송법만 문제시하는 MBC와 언론노조의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조금 난감한 면이 있다. ‘방송법만 막아내자’처럼 보인다. 물론 감감 무소식인 KBS 노조에 비할 바는 아니다. KBS 노조의 이중적인 태도야말로 꼴불견이다.

한나라당의 무더기 법안 처리 방침에 대해서는 당내 소장파 뿐 아니라 조선일보까지 우려를 표했다. 후폭풍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연내 무더기 강행처리 방침을 고수하고 있을까? 두 가지 이유 때문일 거다.

첫째. 집권여당은 하루라도 빨리 4대강 정비사업을 시작하고 싶어한다. 4대강 정비든 대운하든 이름은 상관없다. 지금 경제가 야단이다. 내수가 싹 죽을 판이고, 마이너스 성장도 일어날 수 있다. 4대강 정비사업으로 삽을 뜨면 잠시 반짝이더라도 내수를 살릴 수 있다. 겨우 토건으로 경제를 살리겠다는 쌍팔년스러운 정치적 상상력이 슬프지만 이게 집권여당의 한계다. 그래서 이들은 내수를 살리기 위해 4대강 정비사업을 해야 한다. 4대강 정비나 대운하의 목적은 애초부터 국토개발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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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 여론에서 4대강 정비 사업이 가능할까? 불가능하다. 그럼 어떻게 하면 가능하게 만들 수 있을까? 집시법 고쳐서 광장에 못 나오게 하고, 사이버모욕죄 만들어서 인터넷에다 못 떠들게 하고, 방송법 고쳐서 정권에 우호적인 방송 만들면 가능할 수 있다.

그러니까 한나라당의 연내 무더기 법안처리는 내년 정부 정책 시행에 대한 터 다지기 작업인 것이다.

둘째. 4대강 정비 사업에 대한 논란은 절대 내년 5월까지 가서는 안된다. 시민들에게 5월과 6월은 광장의 계절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특별한 시기다. 5월 광주 민주화 운동, 6월 항쟁을 기념하는 여러 행사도 많을 테다.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도 이때 절정이었다.

때문에 이때까지 주요 쟁점과 논란들을 다 처리하지 못한다면 내년 상반기에는 아예 못한다는 말과 같다. 그리고 하반기 접어들면서 상반기 경제 성적이 나오기 시작하면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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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가 내놓은 몇 가지 고용정책을 보자. 비정규직 고용기간을 현재 2년에서 4년으로 확대시켰다. 고용기간 2년이 다 된 비정규직을 사용자들은 계속 사용할 수 없는 게 현재 법이다. 그럼 사용자들이 이들을 정규직으로 전환시켜줄까? 천만에. 그냥 해고해 버린다. 그럼 이들이 실업률 통계에 잡힌다. 결국 실업률이 증가한다. 때문에 2년을 4년으로 늘린 건 실업률 수치를 최대한 줄여 보려는 발악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안 그래도 비정규직이 사회적 문제가 되는 나라, 비정규직 양산이라는 비난을 받아도 좋으니까 실업률 통계만큼은 낮추겠다는 눈 가리고 아웅 발악이다.

비슷한 게 또 몇 가지 있다. 고령자 최저임금 10% 삭감, 수습 사원 3개월에서 6개월로 기간 연장. 이것들이 모두 실업률 수치를 낮춰 보겠다는 정부의 발악이다. 서민들 일자리의 질이 개차반이 되더라도 정권의 포장 만큼은 이쁘게 가겠다는 속셈인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 스스로가 ‘마이너스 성장’을 언급할 만큼 내년 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높다. 그런 상황에서 정부 정책(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간에)이 시행되지 못한다면 내년 후반에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게 현 정부의 판단일 게다. 따라서 여당의 연내 처리 방침은 이런 속내와 닿아 있다. 여당의 강행 처리가 청와대의 입김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부와 여당의 시나리오대로 올해 안에 법안 다 처리해서 내년 되면 4대강 정비 시작하고 각종 규제 완화 법안들의 효과를 볼 수 있을까? 하지만 변수가 나타났다. 바로 MBC의 총력 저지다.


현재 이명박 정부의 여러 정책은 다양한 분야에서 마찰을 빚고 있다. 이미 미국산 쇠고기 문제로 크게 한 번 마찰을 빚었었고, 역사 교과서 수정 문제, 일제 고사 거부 안내장 발송한 교사들 해직 문제, 건기연 김이태 연구원 징계 문제, YTN 낙하산 사장 문제, 종부세 문제, 환율 정책 문제, 공기업 민영화 문제 등등등이 현재 마찰 중이다. 그러니까 동네마다 촛불 시민 한 명씩 등장한 셈이랄까? 그런데 만약 이 촛불 시민들이 다시 한 곳에서 뭉쳐 버린다면?

그 매개체가 MBC가 될 수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많은 시민들은 연내 무더기 처리하겠다는 법안들이 어떤 내용인지, 무엇이 문제인지 잘 모른다. 자신과 직접적으로 상관없기에 또 모를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전기톱 국회의원에게 짜증이 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MBC가 방송법 문제를 보도하듯 다른 쟁점 법안들을 보도하기 시작한다면 여론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 흩어져 있던 여러 촛불들이 한 데 모여 횃불이 될 수도 있다. 임기 1년만에 커다란 촛불을 두 번 만나는 이명박 정부는 내년부터 급속하게 레임덕에 빠질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현재 MBC를 포함한 언론노조의 총파업은 따라서 내년 집권 여당의 향방을 가르는 시험대다. 여당은 잔머리를 굴리기 시작할 것이다. 방송법은 빼고 처리해서 언론노조 파업을 일단 진정시킬까? 그럴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럴 경우 4대강 정비 사업에 대한 방송의 비판을 어떻게 누그러뜨릴까를 다시 고민해야겠지만 급한 불은 끌 수 있을 거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두려운 시나리오다.


영진공 철구


 

[세상은 랄랄라] 인디아나 존스와 실용정부

 

언제나 동남아 순회공연을 마치고 막 돌아온
겨털 시사풍자 흠좀무 버라이어티
세상은 랄랄라
에피 26 인디아나 존스와 실용정부”

영진공

명박 앙투아네트 ???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리 앙투아네트는 “빵이 없으면 케익을 먹으면 될거 아니냐” 는 말로 유명합니다.
그 말이 민심에 불을 질러서 결국 프랑스 혁명을 불러일으켰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역사학자들에 따르면 마리 양은 그런 소리를 한 적이 없다죠.

마리 양은 많이 억울할 겁니다.
자기가 하지도 않은 말때문에 혁명에 불싸지른 인간으로 찍힌데다
정말로 혁명이 일어나 단두대에서 목이 잘려나갔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그녀는 그 소문에 온전히 책임이 없다 할 수가 없습니다.
어쨌거나 민심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모르고
딴세계에서 살고 있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니까요.

그녀가 했다고 알려진 그 말은 그런 면에서 사실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상징”이었습니다.
당시 프랑스 왕실과 귀족들이 세상을 얼마나 모르고 있는지를 의미하는 …
그리고 그 소문이 그렇게 쉽게 확산되고 아직까지도 살아남은 것은
많은 이들이 예나 지금이나 그 상징에 공감한다는 뜻이죠.

지금 우리나라 청소년들(이젠 더 이상 청소년들만은 아닌 것 같더군요)이 촛불들고 길거리에 나온 이유가 과학적 사실이 아닌, 비합리적인 두려움(혹은 선동)의 결과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길게는 6년, 짧게는 6개월 전에
지금 촛불을 들고 있는 사람들과 똑같은 소리를 해댔다는,
그래서 지금 도는 말들은 애초에 전부 지네들 입에서
나온 것이라는 사실은 차치하고라도,
지금 거리에서 촛불을 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결코
“광우병에 대한 두려움” 만은 아니라는 걸 분명히 말해주고 싶습니다.

지금 사람들을 움직이는 건 “이명박에 대한 두려움” 입니다.
이 인간이 앞으로 또 뭔 짓을 저지를 지 정말 모르겠다는 두려움 말입니다.

어떻게 된게 이 인간의 말은 시시각각으로 바뀌고,
규칙이나 법을 어긴 적이 부지기수인데다
조금 문제가 되면 다 오해나 거짓말이라고 주장을 하니
앞으로도 무슨 말이나 행동이든 믿을 수도 없고 안 믿을 수도 없습니다.

분명히 몇 개월전 기사에 의료보험 당연지정제 폐지안이나
수도공급 민영화를 비롯한 공공기관 민영화에 대한 (유언비어가 아닌) “기사”가
여러번 보도된 바 있음에도 이제와서 그 모든 것이 “괴담” 이라고 하고
한쪽에서는 운하 안판다고, 포기했다고 하면서도
여전히 운하 개발 예정지의 땅값은 요동치고
신도시 개발 안한다면서 시장이 국회의원들 불러다 땅값 운운 하고 있으니 …

저는 사실 광우병은 별로 무섭지 않습니다.
확률적으로도 그렇고 다른 여러가지 면에서 … (저는 살만큼 살았다는 -_-)

하지만 “(비록 수입을 허용해도)민간업자가 수입 안하면 되는 거 아니냐 …” 라든가
“만약에 국민건강에 문제가 있으면 수입을 중단한다”는
청와대와 대통령의 말을 들으니
안무섭다가도 무서워지는군요.;;;;;

이런 말 속엔 이미 국가의 책임이 뭔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드러나는데다,
(
가난뱅이님이 지적하셨듯, 그럼 마약도 그냥 수입허용하던지..)
순간을 모면하게 위해선 미국하고 맺은 협의문도
(말로만) 생까는 인간이라는 게 보이니까요.
광우병 문제는 잠복기를 고려하면 문제가 생겨도 임기 이후에나 생길 것인데다
무엇보다 국가 대 국가의 협상이 애들 장난이냐고요.
애초에 협상내용에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인데
재협상은 못한다면서 그냥 수입중단?

도대체 “책임”이라는 게 뭔지 알고나 있을까요?

이러니 이들의 뭘 보고 미래를 예측해야 하냐고요.
지금 사람들의 촛불은 미친 운전사가 난폭운전을 하는
택시에 앉은 승객의 심정을 표현한 것일 뿐입니다.

이걸 유언비어나 선동의 결과로 이해하는 그 사고방식은 …
정확히 80년대로의 회귀일 뿐이죠.

이젠 댓글도 통제하라고 했더군요.
(http://media.daum.net/economic/stock/others/view.html?cateid=1006&newsid=20080507161512850&cp=moneytoday)
근데 꼭 지키지 않아도 되는 명령이었다는데, 그게 말이 되냐고 …
이런 식이니 안 무서울 수가 있나요.

영진공 짱가

호그와트 코리아


 

*
대선 전 등록금 반값 정책이니 뭐니 서민 부담 줄여준다던 현 집권당.

하지만 집권 후, 등록금 대출금리를 2% 인하하겠다는 것 외에는 뾰족한 방책을 내놓지 않는다.  운전면허 학원 비용 줄여야 한다, 라면값 관리해야 한다, 심지어 청와대 내 보고서는 흑백 출력이 킹왕짱이라고 초딩 반장처럼 뛰다니던 MB께선 애써 등록금엔 눈감은 거다.  사학재단 출신의 한나라당 의원은 있어도, 운전면허 학원 운영하는 한나라당 의원은 없나 보다. 

아무튼 그래서 대학생들이 등록금 인하를 위한 시위를 청계 광장에서 하였다.  참석자는 약 1만명 수준.  이에 대한 MB의 반응은 ‘체포전담조’ 투입.

하나 더, 이번 시위의 주최자들은 각당에 시위 참석을 요청했단다.  그리고 모든 당에서 참석하기로 약속했단다.  단 한나라당은 일언지하에 거절.

어쩌겠어요.  이미 집권당인데 …
(그 당이 그래도 과반 의석 확보가 유력하답니다.)

**
얼마 전 백분 토론에서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대운하는 총선 후에 국민여론을 수렴해서 할 생각’이라고 말한 나 모 의원의 입술에 침도 마르기 전에 내년 4월 착공을 목표로 한 대운하 시나리오가 공개되고 말았다.

한나라당은 사이드 잡으로 연기학원을 운영하나 싶을 정도다.  마스크 좋은 분들, 연기 잘하는 분들 줄줄이 섭외해서 국민을 상대로 열연한다.

일명 면상 정치.  나경*, 김은*, 유정*, 조윤* 등등 … 이 분들 대부분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다.  연기파 이덕화가 괜히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게 아닌가보다.  30년 경력의 연기자도 울고 갈 연기력들을 보여주는 집권당.  이덕화가 존경할 만하다.

대운하 반대여론이 60 %가 넘어간다는데 어떻게 그 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할 가능성이 유력한다는 걸까?  대한민국은 호그와트 마법학교인가?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일이 마구 벌어지지는데 ….

그래도 어쩌겠어요. 과반 의석이면 뭘 해도 된다는데 …

***
게다가,

내셔널지오그라픽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철새 이인*.  이번 공천에서 떨어지더니 무소속으로 출마했단다.  지금 1위란다.  철새왕자 탄생 일보 직전.

젖사마 최연* 선생.  대개는 정치생명이 끝나야 되는 게 순리지만 무소속으로 지금 지지율 상위다.

노회찬과 홍정욱이 맞붙는 서울 노원병.  노회찬은 따로 썰 풀 필요가 없고 홍정욱에 대해 잠깐 설명하자면, 영화배우 남 모씨 아들로 미국에서 대학 나오고, 재미교포 만나서 결혼했고, 자식들도 거기서 나았고, 한국 들어와서 헤럴드 신문 인수해서 신문사 사장하던 대한민국 1% 엘리트.  신문의 퀄리티는 재벌 핥아주기 전용이랄까 …

아무튼 이 두 인물이 맞붙는 서울 노원병은 노회찬의 지지율이 높다.  노원병이라는 지역 칼라가 반영된 결과인 듯.  그런데 재밌는 조사 수치 하나.

대부분의 유권자 층에서 노회찬의 지지율이 높은데, 학력이 낮을 수록 그리고 소득이 낮을 수록 홍정욱을 많이 지지한다는 것.

이인*가 당선 유력하고, 최연*가 당선권에 있는 상황에서 ‘어쩌겠어요, 니들이 뽑았걸랑요’라는 멘트를 또 날려주고 싶지만 이 조사를 보면 가슴이 아프다.

못 배우고 가난한 사람일수록 사기 당하기 쉽다는 게 동서고금의 진리인가 …


영진공 철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