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흥행성적과 모에 요소

<명량>과 같은 시기에 개봉한 신작 중에 재미있는 제목의 작품이 있었습니다.

그 재미있는 제목이란 다름 아닌 …

두둥!

<옹녀뎐>

너무나도 참해보이는 <옹녀>입니다.

습관처럼 검색이란걸 해봅니다.

8월에 개봉을 했다곤 하는데 여러분 중에 이 영화개봉한 거 들어보신 분이라도 계신지 궁금합니다.

찾다 보니 이렇게 배우를 모집하는 블로그도 눈에 띕니다.

음 출연료가 너무 짜다.

그래도 뉴스도 몇건 있고 개봉을 하긴 했나 봅니다.

아니군요. 1건이네요. ㅠㅠ

naver_com_20140821_225914.jpg개봉관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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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개입니다. 이거 보려면 시흥까지 갔어야해요. ㅠㅠ 이런 작은 영화는 정말 어디 상영관 구하기조차 어렵나봅니다.

이런 검색과정 도중에 문득,

관객은 어떤 것에 이끌려 영화를 보게 될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물량과 개봉관 수로만 관객의 수가 좌우되는 걸까? 라는 생각 말이죠.

마이클 베이 감독의 경우 영화 자체로 돈을 벌었다는 점에서는, 확실히 심형래 거장이나 서세원 거장보다는 무언가를 좀 아시는 분 같습니다. 최소한 영화로 제작사를 말아먹는 짓은 하지 않았으니 말이죠.

그런데 솔직히 <트랜스포머> 4편은 확실히 망했을거라고 모두들 짐작했는데, 역시 중국에는 인구가 참 많았드랬습니다.

그다지 잘 만든 영화도 아닌데 왜 팔릴까?

마이클 베이 류라고 할 수 있는 <태극기 휘날리며>는 그 감정과잉에 오버액션을 보고 있노라면 치가 떨리고 닭살이 돋아서 정~말 보기 힘들더군요. <트랜스포머>는 정말 감정이입이 안되는 주인공이었고 말이죠.

그러다 문득 든 생각인데 <모에 요소>가 바로 그런 작품들은 흥행시키는 요소가 아닐까 합니다. 그러니까사람들이 흥분하는게 뭔지 아는거죠.

전에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이란 책에 나온 내용인데 말입니다.

일본의 만화에는 아주 체계적으로 매 시기별로 사람들을 흥분 시키는 모에 요소가 함유되어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가령 메이드복, 고양이 귀, 튀어나온 머리카락, 커다란 눈, 고양이 양말과 장갑 등등,

이제는 각 캐릭터가 구분이 안될 정도로 규격화된 모에요소가 있고, 이것을 소비하는 것이 오타쿠들인거죠. 그리고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오타쿠는 일반화되었고요.

소녀시대의 경우 남성이 좋아하는 모에 요소를 단 한 명에게 모두 모이는게 어려우니까 캐릭터별로 나눈 걸테고요,

분명 <트랜스포머>에도 이런 모에 요소가 있습니다.

거대 로봇, 외계인, 장엄함 등등. 사람들에게 이런 모에 요소를 충족시켜주는 것만으로도 표를 사게 만드는 거죠. 일종의 공식화된 흥행요소가 된 겁니다.

전 솔직히 <전우치>가 참 보기 불편했는데 왜냐하면 거기에는 멋있어 보이는 그럴듯한 대사를 총집합 시켜 놓았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거의 모든 대사가 마치 공식화되어 있는듯한 느낌? 그래서 혹시라도 예전에 시나리오 공부한답시고 읽은 시나리오집들 때문에 그런가? 뭐 그런 생각도 다 들었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모에요소를 활용하는 집단이 있죠.

바로 박근혜 대통령과 우리나라 꼴통 우익들이죠.

아니 어쩌면 박근혜 대통령이야 말로 꼴통 우익들이 좋아하는 모에 요소를 갖춘 캐릭터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도 드는군요.

육영수 여사의 얼굴,

박정희 전대통령의 이미지,

과거 회귀적 말투와 행동들,

그런데 그런 캐릭터가 어느날 갑자기 노무현 전대통령이나 김대중 전대통령처럼 행동한다면 사람들은 마치 자신의 모에가 파괴된 것처럼 충격을 먹을지도 모를 노릇입니다.

그래서 철저히 사람들의 마음을 툭 건드는 그 모에 요소를 끊지 못하고, 매 선거때마다 계속 활용하는 거 같습니다.

정치조차 오타쿠화 된 모에 요소의 총집합이 된 셈이죠.

어쨌든, 스토리로 승부한다거나 실질적인 내용으로 승부하지 않고 사람들의 모에 요소를 건드려서 흥행하는 작품들의 특징은, 그걸 보고나서 인간적인 성장을 하게 되거나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끝없이 그 모에 요소를 찾아다니게 만든다는 거라 느껴집니다.

소비하고 바로 끝나버리면 좋을텐데, 저 모에요소라는건 마치 끝없이 찾아다니게 만드는 <욕망>같은거죠. 질리지도 않아요. 마약처럼 더 많은 자극을 원하는거죠.

그래서 자극의 크기만 자꾸 커져가고요. 일본 교복 컨셉의 AV도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교복을 입은 배우를 소비하는게 아니라 교복 자체를 소비하고 있다고 말이죠. 그래서 끝없이 그런걸 찾고, 그 욕망은 절대 끝나지 않는다고 말이죠.

막장 드라마도 그렇습니다.

배우와 장소만 바뀌고 기본적인 모에 요소는 유지합니다. 사람들은 남이야 욕하든 말든 자기도 욕하든 말든 그 <막장>을 즐깁니다. 휴가 때 고향집에가서 요즘 하는 그 <뻐꾸기 둥지> 보다가 제가 “미친년의 남자 꼬시기”라고 평하는 인터넷 댓글을 어머니께 읽어드렸는데요,

어머니 말씀이 “아 보기 싫으면 안 보면 되지. 그런걸 써둔대니?” 그러시는 겁니다.

아마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 비판적인 견해를 말씀드려도 똑같은 반응이 올 것 같았습니다.

영진공 신샘

“왕좌의 게임”, 너희들은 주인공이 아니야!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 또는 “불과 얼음의 노래(A Song of Ice Fire)” 저자인 조지 쌍알(R. R.) 마틴을 소개하자면 이 할배는 1948년 미국 뉴저지주 베이욘의 빈민가 출신으로 어머니는 아일랜드인, 아버지는 이탈리아 혼혈이었답니다. 처음 만든 이야기가 자기가 기르는 거북이들이 자꾸 죽는 걸 보고 거북이들 사이에 흉흉한 음모와 모략이 펼쳐지는 이야기였다니 참으로 꾸준한 양반입니다. 마블코믹스 광팬으로 출판사에 독자투고로 시작해서 미국버전 동인지 작가로 글쓰기를 시작하여 이후 SF 단편소설로 등단했고 휴고상, 네뷸러상 후보에 올랐을 정도로 범상치 않았는데 주로 판타지와 호러를 섞은 SF를 썻고, <환상특급> <맥스 헤드룸>의 시나리오 작가이기도 했습니다. 이 왕좌의 게임에도 거대 장벽과 그 장벽에서 작동하는 기계들 같은 SF적 요소가 많이 나오죠. 

왕좌의 게임을 요약하자면 “복잡한 스토리라인 속에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만들어놓고 이들이 멋진 대사를 치게 하고는 죽여 버리는 이야기”라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쌍알 마틴 옹이 “나한테 잘해. 안 그러면 다음은 티리온 차례가 될거야. (Be Nice To Me Or Tyrion Is Next)” 라는 팻말을 들고 찍은 사진이 화제가 되었는데, 정말 그러고도 남을 인간입니다. “나한테 다음 권이 언제 나오냐고 누가 물어볼 때마다 스타크家 애 하나씩 죽일거야”라고 협박하는 사진도 있고요.

 

 

 

“이번엔 내 차례인가?”

 

 

왕좌의 게임이 인기 있는 이유도 사실 그 때문입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독자들은 늘 긴장해야 하죠, 누가 어느 순간 갑자기 죽을지 모르니까요. 원래 주인공은 안죽고, 죽더라도 뭔가 의미있게 죽는 게 대부분의 소설들의 불문율인데 여기선 안 그럽니다. 그냥 갑자기 그냥 막 뜬금없이 죽어요. 즉, 이 소설은 판타지 소설에 대한 독자들의 기대를 처참히 박살내는데, 그럼으로써 그 어떤 판타지에서도 경험하지 못했던 현실감을 느끼게 합니다. 개x끼들이 권력을 잡고 다 질 것 같던 전쟁에서도 이기고 약자들은 죽고 배신자들이 떵떵거리고 잘 사는 장면들을 보면서 우리나라 정치판의 현실이 떠오르기도 하죠.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판타지물의 전형은 톨킨 옹의 <반지의 제왕> 시리즈입니다. “반지의 제왕”은 J.R.R. 톨킨이 북유럽의 옛 설화들을 수집하고 조립해서 새로 만들어낸 유럽설화의 집대성판인데요, 이 양반은 1892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살다가 73년에 사망했으므로 19세기부터 20세기를 산 사람입니다. 1925년부터 1959년까지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문헌학과 언어학 교수로 재직한 이 분야의 전문가입니다. 그가 만들어낸 호빗과 휴먼과 엘프와 드워프와 마법사, 그리고 드래곤과 오크와 기타 괴물들이 득시글거리는 세계가 이후 모든 서양판타지의 원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게 SF쪽으로 전환되어서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기본 틀이 되었고, 게임으로 전환되면서는 테이블 보드 게임에서 시작해서 “디아블로”나 “울티마 온라인”, “워크래프트”, 우리나라의 “리니지”의 바탕이 되었고요. <무협소설>이 중국문화권 사람들이 꿈꾸는 신화의 표현이라면, 이 반지의 제왕 속 판타지 세계는 영국미국 문화권 사람들이 공유하는 신화입니다.

 

 

 

“마이 프레셔어스으리~

 


사실 톨킨의 “반지의 제왕”은 북유럽의 옛 설화들과 언어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문장력으로 장식된 1, 2차 세계대전의 판타지적 해석입니다. 그러니까 영국은 인간들과 엘프, 드워프로 구성된 반지원정대를, 사우론은 히틀러를, 사루만은 그 꼬붕인 무솔리니쯤을 상징하는 셈이고요, 인간 같지 않은 오크들은 식민지 주민들이나 일본사람들 쯤을 상징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1차 세계대전은 우리에겐 민족자결주의 원칙이 선포된 계기라서 꽤 그럴듯한 전쟁 같지만, 사실 따져보면 양쪽편 다 식민지들 더 많이 차지하려는 싸움질이었고요. 이건 2차 세계대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식민지를 많이 갖고 있거나 더 이상 가질 필요 없는 나라(미국과 영국, 뒤늦게 소련) vs 이제 막 성장을 시작해서 식민지를 마구마구 필요로 했던 나라들(독일, 일본, 이태리)간의 싸움이었던 거죠. 물론 2차 세계대전에서는 그놈의 히틀러와 나치가 인종청소라는 엽기적인 짓을 저지른 덕분에 선과 악의 전쟁처럼 보이지만 사실 미국이나 영국이 히틀러가 나쁜 놈이라서 전쟁을 한 건 아니었고, 히틀러를 죽였다고 해서 악이 사라진 것도 아니었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나라가 2차 대전 덕분에 식민지 상태에서 벗어났지만 그런 것을 제외하고 나면 1차 대전은 약 1천만 명이 죽었고, 2차 대전은 약 5천 만명이 죽어나간 비극일 뿐입니다. 사실 2차 대전 정리과정에서 지금의 중동 갈등이 시작되었고 그 결과 지금 테러가 난무하는 세상이 된 거 아니겠습니까.

 

 

 

 

 

 

따라서 “반지의 제왕”은 신화이지만, 동시에 역사에 대한 거대한 왜곡물입니다. 그런데 사실상 모든 신화들은 다 이런 속성이 있죠. 우리는 어떤 큰 사건이 벌어지면 그 사건을 있는 그대로 기억하거나 받아들이지 않으려합니다. 그 사건을 이야기 구조로 바꾸어서 기억하게되고 그 과정에서 왜곡이 일어납니다. 우리가 말하는 어떤 의미나 교훈은 그런 과정에서 추출되는데, 예를 들자면 “사필귀정”, “역사는 정의의 편이다.” 뭐 이런 거 말이죠.

허나 “왕좌의 게임”은 그런 이야기가 아닙니다. 앞서 말했듯 왕좌의 게임은 지금까지 판타지에 대해서 기대하던 것들을 하나씩 배반하는 이야기입니다. 드라마 속에서도 배반이 마구 벌어지지만 이야기 전체에서 의미나 교훈을 찾으려는 독자와 시청자들의 노력에 대한 배반은 그보다 더합니다. 이 드라마에서는 우리가 중요하다고 여기는 가치들: 정의, 원칙, 명예, 용기, 신의/성실, 심지어 지략이나 돈, 권력 조차도 소용이 없는 순간들로 가득합니다. 이 드라마의 모토는 “가차없는 세상”이지요.

 

 

 

 

 

 

 

원래 판타지 영화의 원칙대로라면 스타크 가문이 주인공일테지요. 위에 언급한 가치들을 모두 가지고 있는 이들이니까요. 하지만 이들이 작살나는 건 모두 바로 그 가치들 때문입니다. 네드 스타크가 죽은 건 명예와 정의, 원칙에 충실했기 때문이죠. 케이틀린 스타크가 티리온을 체포할 때 역시 명예와 신의성실에 따라 협력했던 사람들도 다 잦되고요. “피의 결혼식”도 결국 불문율은 안 깨겠지 라는 순진한 기대 때문에 벌어진 것입니다.

 

원작에서는 일종의 커뮤니케이션 오류 때문이었다던데 제이미 라니스터가 볼튼한테 스타크에게 안부 전해달라고 한 말을 볼튼이 오해하면서 … 그렇다면 더 황당한 전개이고요. 그런데 재미있는 건 그렇다고 지략과 돈과 권력까지 갖춘 라니스터 가문이 계속 떵떵거리고 잘 사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라는 겁니다. 더 놀라운 건 아직 본편인 얼음과 불의 전쟁은 시작도 안했는데 정작 그 본편에서는 인간이 주인공이 아닐 거 같다는 점입니다. 불의 마녀가 말했듯이 지금까지 다섯 왕의 전쟁은 그냥 몽매한 인간들이 벌이는 왕좌의 게임이었을 뿐, 진짜 전쟁은 북쪽에서 내려오는 얼음괴물들과의 전쟁이고, 여기에는 남쪽에서 올라온 불뿜는 용들이 주인공이 될 듯합니다. 이 용들은 용 엄마 말도 잘 안듣는 애들인가 봐요. 

Margaret Mahler라는 정신분석학자는 우리의 자아가 발달하는 과정은 결국 나와 내가 아닌 것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이라고 봤습니다. 이걸 대상관계 이론이라고 하는데요, 말러에 따르면 우리는 처음에 이 세상에 태어나서는 세상과 나의 구분이 없는 상태로부터 성장하기 시작합니다. 이걸 정상적 자폐단계라고 하는데, 이때는 내 마음과 현실이 구분이 안되고요, 꿈꾸는 것과 같은 상태입니다. 꿈에서의 모든 사건들은 결국 내 마음속에서 일어난 것인 것 처럼, 이때는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모든 것이 곧 나입니다. 그러다가 나와 내가 아닌 것을 구분하면서 드디어 자아라는 것이 생겨나게 되죠.

 

내가 아닌 것은 뭐냐하면 결국 내 맘과는 독립적으로 존재하고 움직이는 것들인데, 다시 말해서 세상이 내 맘과는 상관없이 돌아간다는 사실, 즉 이 세상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우리에게는 자아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그제서야 이 세상에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고민하기 시작하고, 자아가 생기면 우리는 자아의 영역을 넓히고자 하게 됩니다. 자아의 영역을 넓힌다는 건 결국 내 자유를 늘리는 것인데, 3살 때쯤 이런 개념이 생기는데 그래서 그때 미운 세 살이 되는 것이랍니다. “싫어!” “안 해!”라는 말이 최초의 자유의지의 표현이기 때문이지요. 이런 다음에야 우리에게 지능이라는 것이 발달하기 시작하는데, 지능은 내 맘대로 움직이지 않는 세상에서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구석을 찾고 조작하는 능력입니다.

 

 

 

 

 

 

이 드라마도 시청자들에게 일종의 이런 성장과정을 경험하게 합니다. 정의가 이기고 불의가 패퇴하는 사건이 당연히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할 때는 우리는 소설을 진짜 세계로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소망과 구분하지 못하는 자폐 단계인 것입니다. 이러면 소설 속 세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게되죠.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라는 질문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자기가 기대한 대로 소설이 전개되지 않을 때, 내가 주인공이라고 생각한 애가 속절없이 댕강댕강 대가리가 잘려나갈 때, 이 세계가 나와 상관없이 내 외부에 존재하는 나와 독립적인 세계라는 걸 깨닫고 그제서야 이 세상의 작동에 대해서 진심으로 알려고 합니다. 물론 이 단계에서 자기 기대대로 드라마가 전개되지 않는다고 화내는 인간들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발달을 거부하는 것인데요, 소설을 자기 소망충족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이죠. 마치 여자가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고 연애를 포기하고 2D에 만족하는 오덕과 같은 상태라고나 할까요.

 

 

 

나는야 내 의지로 발달을 거부하지

 

 

사실 이 드라마를 제대로 즐기면 그런 깨달음을 경험하는 순간을 맞이해야 합니다. 네드 스타크가 죽은 건 그가 단지 명예와 정의와 원칙을 따라서만이 아닙니다. 힘이 생존을 위해서 작동하는 논리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고요. 바리스 경이 네드에게 “도대체 어쩌자는 생각으로 당신이 알게된 사실을 세르세이에게 말한 거요?” 라고 질문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롭도 마찬가지죠. 원칙을 따르다가 비극에 처합니다.

 

그런데 원칙은 그 자체로 의미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걸 구현해냈을 때 의미가 생기는 것인데 왜냐하면 그걸 통해 그 사람의 능력이 증명되기 때문이지요. 사람들은 원칙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그걸 구현한 인간을 따르는 것이고요. 그러다 보면 그게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는 것인데 그러기 전까지 원칙이나 정의는 그저 누군가의 생각에 불과합니다.

 

정의가 이겨야 되고 그렇지 못하다면 세상이 불의한 것이 아닙니다. 그 순간에 포기할 일도 없고, 그렇다고 정의는 언젠가 이길꺼야 따위 기대만 하며 손가락만 빨고있을 수만도 없습니다. 정의가 못이긴 건 그만큼 준비와 노력을 안했고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이니 뭐가 어쨌든 일단 이겨놔야 정의든 뭐든 되는 것입니다.

그동안 이 가차 없는 세상에서 살아남는 비결은 그저 겸손일 뿐이었습니다. 티리온 라니스터가 오래 사는 이유도 그것인 듯 보입니다. 그는 오만할 수 없는 존재죠. 제이미 라니스터도 겸손을 배우면서 오히려 쓸만한 인물이 되는 건지, 아닌 건지 …

 

 

 

영진공 짱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B급 병맛 생계형 아이돌???

 

 


 


 


 



 


 


 


어느 여름밤 치맥 회식을 위해 안성에서 맞춘 복장으로 튀어나갈 준비가 된 직딩의 모습을 하고 있는 이 처자들은 누굴까?


 


이들은 일본에서 모모이로 클로버 Z (ももいろクローバーZ, Momoiro Clover Z, 복숭아빛 클로버)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소녀그룹이라고 한다.


 


솔직히 며칠 전까지 이 친구들이 누군지, 뭐하는 애들인지 알 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었는데 최근 불거진 어느 소녀그룹의 논란(?)이 뭔가 궁금하여 검색하다가 알게되었다.


 


2008년에 데뷔했다고 하는 이들은 아이돌이 되기 위해 거리에서 전단돌리기, 동네 놀이터에서 어린이들 상대로 공연하기 등 온갖 극기훈련을 거쳤다고 하여 생계돌이라 불리기도 하고,


 


시키는 건 뭐든지 다한다는 신조 아래 덕후 컨셉, 동네 노는 오빠 컨셉, 불량 직장인 컨셉 등 가리지 않고 닥치는대로 엽기질을 한다하여 병맛돌로 불리기도 한다고 한다.


 


 


  


 



시켜만 주신다면 눈에 불을 켜겠어요!


 


 


 


개인적으로는 소녀시대 멤버 이름과 얼굴도 매치시키지 못하는 마당에 일본 아이돌 그룹에 관심을 둘 일이 전혀 없지만,


 


검색결과에 나오는 이들의 활동상이 신기방기 하기도 하고 부담없이 한 번 웃어볼 수 있을 듯도 하여 가볍게 소개하는 바이니 그냥 그렇게 봐주시면 좋겠다.


 


우선 노래 이들의 노래 하나 들어보자.


 


 




 


 


위의 동영상에 나오는 노래는 이 친구들의 히트곡 중 하나라는데, 제목이 무려 “노동찬가”이다.


 


가창력이나 무대구성이야 뭐라 할 말이 없지만 … 가사 내용이 황당한게,


 


마치 옛 직장에서 노동조합 활동 열심히 하다가 퇴직한 할아버지가, 동네에서 어린애들 삥이나 뜯으며 껄렁대는 애들 붙잡아놓고 혼내면서 한바탕 설교를 늘어놓을때나 할 법한 이야기를 어린 소녀들 다섯 명이서 천연덕스럽게 불러제끼고 있는 것이다. 그걸 또 좋다고 따라부르고들 있는데 그게 그리 밉상스럽지만은 않다.


 


뮤비 하나 더 보자.


 


 


 




 


 


대놓고  덕후 병맛 전대물이다. 그게 컨셉이란다. 이거 TV에서 공연할 때 보면 요 꼬맹이들은 무지 진지하게 스텝 밟아주시고 팬들은 막 따라 부르는데 … 사회자들은 그거 보고 허탈하게 웃는다.


 


자기들 말마따나 뭐가됐든 시키는대로 열심히 하기는 한다. 그런 모습을 보면 귀엽기도 하고 한편으론 뜨악하기도 하지만 …  그냥 한 번 보고 피식 웃을 수 있으면 그걸로 된거지 뭐 … 이런 생각도 든다.


 


그런데 이 친구들, 왜 그런지 모르겠으나 최근 논란이 된 국내 소녀그룹들과 묘하게 상황적으로 겹치는게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소녀그룹과는 컨셉과 설정 표절 논란으로 설왕설래 중이고, 아래 동영상을 보면 이전에 문제가 된 소녀그룹과 개념(?)으로 엮이기도 한다.


 


13분 10초부터 25초까지를 보도록 하자.


 


 




 


 


항간에는 이 친구들이 개념발언을 했네 … 그게 아니라 전범기를 관련상품에 사용했네 … 등등 이런 저런 말도 많은데 …


 


늦무더위가 찜찌는데 뭐 그런거까지 왈가왈부할 이유는 없어보이고 그냥 이런 친구들도 있구나 하고 슬쩍 웃어보는 선에서 마무리하면 될 듯 하다.


 


그럼 이만 총총 …


 


 


 


영진공 이규훈


 


 


 


 


 


 


 


 


 


 


 


 


 


 


 


 


 


 


 


 


 


 


 


 


 


 


 


 


 


 


 


 


 


 

속편의 권총, 글록(Glock)

1990년 영화 <다이하드2> 에서 공항을 점거한 테러범들과 한판 붙은 브루스 윌리스는 곁에서 덜덜 떨고 있던 관제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저놈들이 들고 있는 총이 뭔지 알아? 저 건 플라스틱하고 세라믹으로 만들어져서 X레이에도 안 걸리는 졸라 신형이라고. 아마 당신 한달치 월급을 줘도 못살껄?”



이게 바로 그 대단한 권총이라고?
T-1000으로 뜨기 전의 로버트 패트릭이 테러범이네요.

1995년 영화 <언더씨즈2>에서 주인공 케이시 라이백(스티븐 시걸)이 테러범들에게 점령당한 기차에서 숨어있다 만난 객실종업원에게 권총을 쥐어주며 이렇게 말하죠.
“필요할 때는 손잡이를 이렇게 단단히 잡고 무조건 방아쇠만 당기면 되, 다른 건 신경 쓸 필요 없어.”
 



문제의 <언더씨즈2>, 물론 ‘정상적’인 독자들은 그 따위 오덕 대사 보다는
캐서린 헤이글을 더 잘 기억하시겠지만 …

1998년도 영화 <도망자2>에서 연방보안관 제라드(토미 리 존스)는 SIG 스텐레스 모델을 갖고 있던 CIA 파견관 로이스(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그런 장난감은 버리고 이 총으로 바꿔”


그 총 회사에서 돈 얼마 받았수? 제라드 반장

이 세 주인공이 말하는 권총은 모두 같은 권총입니다. 바로 글록 Glock이죠.
공교롭게도 모두 속편 액션영화에 등장했다는 공통점이 있군요.

단, 브루스 윌리스의 대사는 완전히 뻥이고, 스티븐 시걸의 대사는 바로 사실 그대로이고, 토미 리 존스의 대사는 좀 과장이 섞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92년에 서태지와 아이들 이란 댄스그룹이 등장했더랬죠. 음악성에 대해서야 이견이 있을지 몰라도 문화적으로는 발라드 음악중심의 가요계를 랩댄스라는 새로운 장르로 뒤바꾸어버린 엄청난 그룹이었습니다. 사실 그전에도 랩은 존재했습니다. 현진영이라는 힙합댄스 전문 가수도 있었지만, 서태지는 노래와 그들의 출신성분과 가사와 그들의 행동 모든 것이 바로 청소년들이 원하는 바로 그 모습이었기 때문에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했죠.

권총업계에서도 이처럼 서태지에 비견될만한 세대개편을 이룬 존재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글록입니다.

우리가 뭘 어쨌다고 …

그럼 어째서 글록이 신세대 권총일까요?

1911년에 브라우닝이 Colt .45를 개발한 이후, 자동권총의 기본적인 시스템은 거의 완벽하게 완성되었습니다. 안전장치들(특히 공이차단장치)과 복열탄창과, 쇼트리코일 등의 반동흡수장치들 … 그래서 모두들 자동권총은 이제 더 이상 발전할 가능성이 없다고들 생각했죠.

하지만, 1980년대 오스트리아에서 플라스틱(정확히는 기능성 폴리머)으로 공구나 칼집 등을 만들던 사업가 ‘가스통’ 글록은 총의 소재를 플라스틱으로 만들어볼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가스통 글록은 원래 화학자였고, 폴리머 계열의 소재들을 개발하는 게 전공이었던 사람입니다. 하지만 총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것이 없었습니다. 아마 그래서 더 총에 대한 기존의 틀에 구애받지 않았던 것이겠죠. 그는 자기가 개발한 폴리머(쉽게 말해 플라스틱) 중의 한 종류가 내구성이 아주 강하면서도 유연성이 있어서 권총 같은데 써먹을 수 있을 거라 보았습니다. 그래서 일단의 총기설계자들을 불러 모아서 플라스틱 권총 프로젝트를 시작했죠.

그 결과 글록이라는 권총이 나온 겁니다.


총기업계의 이단아, 아웃사이더, 가스통 글록 회장

사실 글록 이전에도 플라스틱으로 만든 권총은 있었습니다. 1970년대에 독일의 HK(헤클러 운트 코흐)사에서 만든 VP70 이라는 권총이 그것이죠.

이 총은 특수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총이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냉전시대의 ‘리버레이터’ 권총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만약에라도 소련군이 서유럽을 침공했을 때, 서유럽 시민들이 무장저항을 하는데 사용하기 위해 개발한 총인거죠. 그래서 구조는 지독하게 간단해서 고장날 곳이 없되, 장탄수는 많고(20발), 개머리판도 장착해서 사용하면 3점사(3발이 연속으로 발사되는 것)까지 되는 특이한 총으로 개발되었습니다.

NATO는 이 총을 엄청 많이 사다가 서유럽 곳곳의 비밀아지트에다 보관해놓았다는데 … 문제는 이 총은 너무 간단함만을 추구하는 바람에 사용하기에는 상당히 불편했고, 뭐 전쟁도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냉전이 끝날 때 쯤에 거의 폐기처분 되었다죠.
 


최초의 플라스틱 프레임 권총 V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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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을 수납하는 통이 개머리판이 되고, 그 개머리판을 총에 붙이면 3점사가 가능해지는 총


구조는 거의 딱총 수준으로 단순하지만, 그 덕분에 장전하기도 힘들고

방아쇠도 열라 무거워서 쓰기는 힘든, 진짜 리버레이터 같은 총

* 리버레이터 권총이 뭔지 궁금하신 분은 여기로.. http://kr.blog.yahoo.com/funnyblog/1275581

그런데 이 VP70을 개발할 때 HK사에서는 좀 더 싸게 만들기 위해서 과감하게 플라스틱을 썼습니다. 슬라이드는 강철이지만 손잡이 부분(즉 프레임)은 플라스틱으로 만든 최초의 권총이 된거죠.

당연히 글록의 연구개발팀도 이 총을 알고 있었고, VP70의 구조를 분석해서 플라스틱으로 총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모범사례로 삼았습니다. 어쨌든,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글록은 VP70 처럼 총의 윗부분(슬라이드, 총열, 스프링, 공이 등등)은 모두 강철로, 총의 아랫부분 중에서 손잡이와 방아쇠, 탄창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권총으로 시장에 등장했습니다 (손잡이의 스프링, 나사, 레일 등등은 당연히 강철입니다).

글록은 참신한 컨셉에 비해서는 개발 시간도 짧게 걸려서 1980년대 초반에 시제품이 나왔죠.
 


처음 나온 글록, 탄창도 겉은 플라스틱, 내피하고 스프링은 강철

이 총은 먼저 1982년에 P80 이라는 이름으로 오스트리아 군의 제식 권총으로 채용되었고, 그 다음에 세계시장, 특히 미국시장을 조금씩 두드리기 시작했죠. 하지만 반응은 미지근했습니다. 소수의 전문가를 제외하고는 모두 처음 보는 플라스틱제 권총이니 대중적인 관심을 끌긴 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이 권총을 사서 쏘려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죠.

사람은 근본적으로 보수적인 존재입니다. 자기가 알고 있는 상식이나 지식을 바꾸기 보다는 자기의 생각에 어울리는 것만 받아들이고 경험하려 하는게 사람이죠. 게다가 총에 대해서는 더욱 더 그렇죠. 총은 무기입니다. 무기는 유사시에 자신의 목숨을 맏겨야 하는 물건이죠. 총이 제대로 발사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내 목숨이 걸려있습니다.

그래서 총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위력이나 디자인 따위가 아니라 신뢰성입니다. 최후의 순간에 내 목숨을 걸고 믿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 바로 총이죠. 그러니 당연히 오랫동안 사용해봐서 검증된 물건을 쓰려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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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이라서 색깔도 이렇게 만들 수 있습니다.

물론 슬라이드는 페인트칠 했지만. 진짜 장난감 분위기.

그런데 장난감도 아니고 플라스틱으로 만든 진짜 권총이라니.. 이걸 어떻게 믿습니까?
신뢰성은 둘째 치고 내 손안에서 터지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지 않겠습니까?

오스트리아군이 제식 채용했다는 것을 보면 좀 믿어볼 수도 있겠으나, 오스트리아가 어디 붙어있는지도 모르는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사실 그런거 별로 중요하지 않게 여겼겠죠.

게다가 글록은 생긴 것도 참 못생겼습니다. 보통 생각하는 ‘권총의 멋’과는 거리가 멀죠. 밋밋하게 네모진 슬라이드에 그냥 손에 맞게 만들어진 손잡이가 전부거든요. 베레타처럼 우아한 곡선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콜트처럼 고전적인 굴곡이 있지도 않죠. 만화가들이 권총을 간략하게 묘사할 때 사용하는 모양과 아주 비슷하게 생긴 이 글록은 생긴 것도 정말 장난감 권총같습니다.

물론 이렇게 단순한 디자인은 최대의 실용성과 최대의 생산성을 고려한 결과죠. 하지만 총의 멋은 무조건 블루스틸(blue steel)이야! 라고 외치는 보수파들은 글록을 총으로 치지도 않았습니다.
 


억지로 S라인이라 우기는 안타까운 모습의 글록

그리하여 글록은 세계최대의 민간총기 시장인 미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구원의 여신이 나타났으니, 바로 헛소문들이었죠.

글록이 출시된지 얼마 후에 이 총이 X레이 투시기나 금속감지기에 걸리지 않는 특수권총이란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 국내일간지의 해외토픽란에도 소개가 될 정도로 화젯거리였죠. 유럽에서 플라스틱으로 된 권총을 만들었는데, 이게 플라스틱이라 금속감지기에 걸리지 않아 치안당국이 고심하고 있다는 식의 기사로 말입니다.

물론 이건 기본적으로 사실과 다릅니다. 앞서 말했듯, 글록은 프레임(손잡이부분)만 플라스틱이고 총알이나, 총열, 슬라이드, 그리고 내부 장치들은 거의가 금속입니다. 그러니 금속탐지기에 안걸릴리가 없죠. 하지만 이 헛소문은 글록이란 권총에 대해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자아내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사실 처음 모델은 엑스레이로 찍으면 형태가 잘 안보인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금속부품들만 보이죠


가방에 들어간 글록, 찾으실 수 있나요?


이것도 억지로 윤곽선을 넣어서 잘 보이지만, 어쩌면 좀 헷갈릴 수도 …

이 소문은 처음에 글록 미국지사의 부사장이 퍼트리기 시작했다는데, 소문의 확산에는 위의 <다이하드2> 같은 영화들이 한 몫을 했을 겁니다. 나중에는 미 연방정부에서 글록을 판매금지시킬 것이라는 헛소문까지 돌아서 갑자기 많이 팔리기 시작했죠. 사람들은 언제나 마감세일에 약하니까요.

하지만 정작 총이 쓸만하지 못했다면 저런 식의 헛소문에 기댄 인기는 거품에 불과했을 겁니다. 진짜 임팩트는 그 다음에 왔습니다. 바로 미국 경찰들이 이 글록의 “진가” 를 발견한거죠.


그럼 글록은 다른 총에 비해 뭐가 더 우수할까요?

첫째, 엄청 튼튼하고 고장이 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플라스틱 총이라고 신뢰성을 걱정했는데, 알고보니 정말 신뢰할만한 총이었다는 거죠. 고장안나는 물건은 공통적으로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습니다.

일단 단순해야 합니다. 그리고 부품들 자체의 품질이 좋아야죠. 마지막으로 전체 구조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 잘 작동하도록 설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부품이 적은데 제대로 만들어졌고, 설계도 제대로 되어 있으면 당연히 고장이 안납니다. 글록이 바로 그런 원칙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글록은 해머도 없고 해머스프링도 없으며, 방아쇠를 제외하면 외부 안전장치도 없습니다. 그 덕분에 부품숫자도 매우 적죠. 그리고 그 적은 부품들은 모두 최고의 품질기준에 맞춰서 생산되었습니다. 특히 강철제 총열과 슬라이드는 “테니퍼’ 코팅이라는, 다이아몬드보다 단단하다는 고강도 피막을 입혀서 내구성을 최대한 강화시켰습니다. 플라스틱 부품들도 그냥 플라스틱이 아니라 가스통 글록이 개발한 최고의 폴리머로 만들어졌죠.

당연히 고장 안나고 튼튼한 총이 되었습니다.



VP70 만큼은 아니지만 엄청 간단한 구성


겉으로 보이는 안전장치는 바로 이것, 방아쇠 내부의 걸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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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으로 방아쇠를 당겨야먄 해제가 되는 방식,

한눈에 봐도 원리를 알 수 있는 엄청 단순한 구조.

물론 최근에는 글록도 터지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만, 그건 총을 정말 험하게 다룬 경우 + 총이 무척 낡은 경우가 겹쳐서 생긴 것들이라고 하더군요.



글록에는 완전자동 모델이 있습니다. 터미네이터3 에도 나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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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저리 막굴리며 규정보다 강력한 탄을 넣어 쏘다 보면 이렇게 터지는 수도 …

둘째, 플라스틱 소재의 장점도 큰 몫을 했습니다.

일단 플라스틱은 가볍죠. 게다가 제작비도 적게 듭니다. 그리고 열전도율이 낮아서 쉽게 뜨거워지지도 않고, 겨울에 손이 얼어붙을 염려도 없죠. 게다가 유연성이 있어서 총 자체가 반동을 어느 정도(고무와는 달라서 그리 대단하지는 않겠지만) 흡수하기도 합니다. 울라!

글록은 이런 장점을 모두 살렸습니다. 당시 경찰들이 많이 쓰던 베레타92 권총이 총알없이 총만 950그램 정도이고, 콜트45 는 1킬로가 좀 넘는 무게인 반면에 글록은 620그램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하루 죙일 허리에 권총차고 다녀야 하는 경찰 입장에서는 300그램 가벼운 것만 해도 엄청 대단한 거였죠.

게다가 글록은 존 맥클레인의 말과는 전혀 달리 값도 쌌습니다. 베레타가 800불이 넘고, 지그는 1000불이 넘던 시절에 글록은 600불 정도면 살 수 있었죠. 원래 시장에는 값싸고 질 좋은 물건은 없습니다. 싼게 비지떡이죠. 요즘 보니 이런 원칙도 모르는 인간도 있긴 있더군요.

하지만 권총업계에서 거의 유일무이하게 그런 물건이 나온 적이 있었으니 바로 글록이 그랬죠. 그 혁신적인 가격과 품질은 모두 소재의 혁명, 즉 플라스틱 덕분이었습니다.



플라스틱이라 색깔도 다양하게 넣을 수 있습니다. 이건 글록2세대 버젼.

앞서의 1세대 초기형과 차이점이 뭘까요?


글록의 2세대 버젼은 프레임에 홈을 파놨습니다.

그 홈에다가 라이트나 레이져 등을 쉽게 장착할 수 있죠.


원래 이렇게 홈파놓기는 HK가 시작했으나 좀 아쉬운 점이 있었고,


제대로 파기 시작한 거는 글록이 처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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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총이 인기 있으면 부가장치 업체들도 늘어납니다.

총열아래 스프링가이드를 레이저 포인터로 바꾸는 옵션

셋째, 조작이 간단합니다.

앞서 말했듯 글록은 공이도 따로 없는 스트라이커 방식입니다. 외부 안전장치도 없죠. 하지만 내부에는 3중의 안전장치가 되어 있습니다. 방아쇠를 당기지 않는한 오발은 없죠. 결국 일단 장전만 해놓으면 그냥 방아쇠를 당기기만 하면 발사되고, 방아쇠를 당기지만 않으면 절대 발사되지 않는 총이 된 겁니다.

게다가 방아쇠는 당기는 거리가 길어서 손가락 잘못 움직여서 오발될 가능성도 많이 줄였죠. 사실, 글록은 더블액션 리볼버 권총들의 특성과 비슷합니다. 미국 경찰들이 제일 선호하는 것이 바로 간단한 조작 + 확실한 작동인데, 바로 그것을 충족시킨 거죠.

덧붙여, 스트라이커 방식은 총신의 높이를 낮출 수 있어서 반동의 통제에도 유리합니다. 권총 쏠때 반동을 잘 통제하려면 총을 높이 잡아야 합니다. 우리나라 드라마 아이리스를 보면 여자 요원들은 죄다 권총쏘다가 총 놓칠 것 같은 포즈더군요.

총 그렇게 잡으면 안됩니다. 이 파지법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기회가 되면… 저 말고도 이 문제를 설명해줄 진짜 전문가들이 많은 주제라서.
 


소연씨, 총 그렇게 잡으면 쏘다가 놓치는 수가 생겨요

글록의 이런 성장은 처음 언급한 영화들에서도 반영되어 있습니다.
글록이 미국시장을 두드리던 초기에 해당하는 영화 <다이하드2>는 글록에 대한 헛소문으로 점철되어 있죠. 글록의 실체를 모르던 시절입니다. 그러다가 군과 경찰의 전문가들에게 글록의 진가가 확인된 시점에 나온 <언더씨즈2>에서는 글록의 장점들이 간단히 언급됩니다. 간단한 총. 바로 그것이죠. 마지막으로 <도망자2>에서는 아예 주인공이 글록 빠돌이로 나오죠. 왜냐면 대부분의 미국경찰들이 바로 그런 상태였거든요.

지금도 글록은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권총 시장에서 최강자의 위치를 점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제는 다른 업체들에서도 다양한 플라스틱 권총을 만들면서 글록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으니, 조만간 이 판도도 바뀌겠지요.

영진공 짱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