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먼치킨은 멋진 것



 

액션 영화는 이성보다는 감정에 호소한다는 점에서 멜로드라마와 비슷하다.


멜로드라마에 필요한 건 기승전결이 있고 앞뒤가 꽉꽉 맞아 떨어지는 시나리오가 아니다.
눈물을 솟구치게 만들고 가슴을 쥐어짜게 만드는 상황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잘 만들어진 액션 영화에 필요한 건 기승전결이 있고 앞뒤가 꽉꽉 맞아 떨어지는 시나리오가 아니다. 아드레날린을 분비시키고 심장이 고동치는 속도를 150% 상승시킬 수 있는, 박진감 넘치는 액션이 숨쉴틈없이 이어지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다.


원빈 주연의 [아저씨]는 시나리오 자체는 별 볼 일 없다. [크리시] + [코만도] + [테이큰] = [아저씨] 라고 해도 될 정도로 대충 짜집기해서 만든 티가 영롱하다. 아마 이게 스릴러 영화나 서스펜스 영화였다면 이미 욕을 한바가지 먹고 동해 앞바다에 침몰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건 액션 영화다. 그까짓(?) 줄거리야 짜깁기를 했건 베낀 티가 나든 그런 게 무슨 상관이냐? 멋진 액션이 연출되기만 하면 그만이지!

그리고, [아저씨]는 훌륭한 액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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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DJ Han]



그동안 주로 찌질한 역만 맡았던 원빈이 과연 얼마나 액션을 잘 소화할지가 걱정이었는데, 예상외로 멋진 먼치킨 액션을 보여줘 감탄했다.

게다가 감독의 액션 연출도 대단했다. 단순히 꺾고 찌르고 베는 것을 떠나, 벤 데 또 베고 찌른 데 또 찌르는, 굉장히 리얼하고 굉장히 시크하면서도 굉장히 통쾌한 액션을 선보였다.

조연들도 엄청났다. 최고 악당 역을 맡은 김희원의 연기는 훌륭하기 그지 없었고, 외국인 킬러 역을 맡은 태국의 타나용은 카리스마 넘치는 포스로 무장하고 있었다. 


다른 걸 다 떠나서 마지막 10분간을 장식하는 액션 신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는 한국 액션 영화의 고전으로 남기에 충분하다.

전체적인 평가는 5점 만점에 3점. 그러나 액션 영화로서의 가치만 놓고 보면 5점 만점에 4점도 아깝지 않다.

액션 영화 팬이라면 절대 놓치지 마시길!


영진공 DJ 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