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주도 미스신], “당연히 좋은 남자 잡으려고 안달해야지”

 

뻔한 스토리인 줄 알고 보지 않은 영화.
하지만 어느 일요일 저녁,
혼자서 이 영화를 보고 있노라니 나도 모르게 슬퍼졌다.
좋은 남자를 꿰차려는 신미수의 좌충우돌이 나로 하여금 여성의 현실을 일깨워 줬으니까.

난 여자들이 왜 결혼을 해야 하는지 몰랐다.
출판사에 다니는 여자의 말이 아니었다면 더 오래도록 몰랐을 것이다.
“내가 언제까지 여기 다닐 수 있을지 모르잖아.”
그랬다. 문제는 먹고 사는 거였다.
여자들 중 태반이 비정규직이고, 정규직이라도 언제 잘릴지 모르는 불안한 현실 앞에서
결혼은 여자가 택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선택일 수 있으니까.
먹고 살 걱정만 없다면 여자들 중 독신으로 사는 이는 지금보다 더 늘어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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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21에서 어떤 기자가 쓴 글이 기억난다.
“신미수 정도면 얼굴도 예쁘고 잘나가는 광고회사 팀장인데 왜 그리 남자에게 안달이야?
난 전혀 공감 못해!”
평론가 황진미는 거기에 대해 이런 반박을 했다.
“한예슬을 쓴 것은 배우니까 쓴 거구 극중에서 한예슬이 맡은 역은 그다지 미모가 아닌 거야.
글구 광고회사 팀장이라봤자 언제 잘릴지 모르는 그런 처지 아니니.
그러니 당연히 좋은 남자 잡으려고 안달해야지.”
내 기억이 맞다면 그 글을 쓴 기자는 여성,
남자인 내가 봐도 이렇듯 공감가고 슬퍼지는 영화를
그 여자는 전혀 공감하지 못했다니, 그 여잔 모아놓은 재산이라도 많은가보다.


영진공 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