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십 걸”, 꼬마 J가 피임약을???


<가십 걸> 주인공들의 또다른 가십- 첫번째 이야기  
꼬마 J가 피임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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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가십 걸> 실제 시나리오가 아닙니다.


* 이 글에서 묘사된 산부인과 병원 및 처방에 관한 내용은, 드라마의 배경인 미국의 상황이 아닌한국의 상황임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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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난 가십 걸이야. 오늘도 너희에게 어퍼 이스트 사이더들의 소식을 전하러 왔어.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 어퍼 이스트 사이드. 오늘도 꽤 시끄러울 것 같은데?


꼬마 J(제니)의 핸드백에서 수상한 약이 발견됐거든. 그게 뭔지 알면 다들 놀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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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들이 다니는 사립 고등학교 앞뜰. 한쪽에선 블레어와 그녀의 심복들이 수다를 떨고 있다. 그때 한꺼번에 울리는 학생들의 핸드폰. 모두들 동시에 문자를 확인하고 의외라는 표정을 짓는다. 그 가운데 ‘이게 웬 월척이냐?’ 란 표정의 블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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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복도. 어디론가 바쁘게 걸어가는 댄. 누굴 찾고 있는 듯 열심히 두리번거리고 있다.)


세레나: (댄의 앞을 가로막으며) 댄, 어디 가?


댄: 제니를 찾고 있어. (가던 길을 계속 가며 무심한 듯 시니컬하게) 아 참, 너도 이 학교 학생이지? 당연히 가십 걸 메시지도 받았을 거고. 그러니까 내가 제니를 왜 찾고 있는지도 잘 알겠네.


세레나: (댄을 따라가며 급하게) 제니는 지금 학교에 없어.


댄: (우뚝)  뭐?


세레나: (별 수 없다는 듯) 오늘 저녁 자선행사 특별순서로 블레어네 엄마 패션쇼가 열려. ……제니는 거기에서 준비하는 걸 돕고 있을 거야.


댄: 맙소사.


세레나: 저기 있잖아, 댄.  나도 이 학교 학생이라 그런지, 오늘 가십 걸 문자란 걸 받았는데 말야.


댄: (피식)


세레나: 너무 신경쓰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


댄: 세레나. 난 신경을 안 쓸 수가 없어. 여동생이 핸드백에 피임약을 넣어 갖고 다닌다는 소문이 쫙 돌았는데 오빠인 내가 가만 있을 순 없어.


세레나: 댄. 제니가 어차피 누군가를 만나고 있는 거라면, 피임을 하면서 만나고 있는 걸 기특하게 생각해야 해.


댄: (한숨) 제니는 이제 겨우 열 여섯이야. 물론 걔가 가끔은 나보다 철든 행동을 할 때도 있지만, 아무리 좋게 봐 줘도 아직 어린애라고.


(지나가던 척, 어느 틈에 갑자기 끼어들며)


척: 여동생은 오빠가 허락해야 남자를 만날 수 있는 건가?


(닫기)


세레나: 척, 그냥 지나가 줘.

척: 세레나가 몇 살부터 남자를 만나기 시작했더라? 아하, 오빠가  없어서 허락 받을 사람도 없었을테니 일찍 만나기 시작한 건 이해해 주지.
댄: 척, 넌 끼어들지 않으면 좋겠다.


척: 원래부터 한심한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도 실망시키지 않는군.  오빠나 되어 가지고 한심하기 짝이 없어.


댄: (발끈) 뭐야?


척: 이 봐. 잘 생각해 봐. 지금 제니가 섹스를 시작했냐 아니냐를 가지고 흥분해 있을 때가 아닌 것 같은데. 내가 친오빠라면, 여동생이 만나고 있는 남자가 누구인지, 가장 먼저 그게 궁금할 것 같은데? 제니가 웬 양아치 같은 놈이랑 눈 맞은 건 아닌지, 늙은 여우한테 넘어간 건 아닌지, 그런 건 걱정도 안 되는 모양이지?


댄, 세레나: (사라지는 척을 바라보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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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 단골 바에서 칵테일을 마시고 있는 척에게 블레어가 다가온다.)


블레어: (척의 옆에 앉으며)  솔직히 말해.


척: 뭘?


블레어: 너지? 넌 그런 짓을 좋아하잖아.


척: ???


블레어: 모르는 척 잡아떼는군.


척: 무슨 소리지?


블레어: (버럭) 제니가 피임약을 갖고 다니는 거! 그거 너 때문 아니냐고!


척: (콧방귀를 뀌며)  내가? 제니를?


블레어: 그래. 순진한 여자애들 꼬시는 게 네 취미가 아니라곤 못하겠지. 게다가 넌 댄을 싫어하잖아. 그러니까 일부러 제니를 꼬드겨서 같이 잤을 가능성이 남고도 철철 넘치지!


척: 휴…….


블레어: (핸드폰을 꺼내며) 가십 걸에 제보할 거야.


척: (블레어의 핸드폰을 뺏으며)  진짜 그렇게 믿는 거야?


블레어:  아니야?


척: (단호하게) 내가 댄을 싫어하는 건 사실이지만, 증오라기보단 무시에 가깝지.  그런 지푸라기 같은 녀석을 골탕 먹이려고 일부러 여동생을 건드리는 수고를 한다는 게, 나 척 배스와 어울린다고 생각해? ……I’m, Chuck, Bess.


블레어: (찌푸리며) 그럼 대체 누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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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혼자 걷고 있는 네이트. 어딘지 시무룩한 표정이다. 네이트 옆으로 리무진 한 대가 천천히 다가온다. 차창이 열리면, 고개를 내미는 척.)


척:  너도 아닌 거로군.


네이트: ?? 뭐가?


척: 제니의 상대가 너였다면, 이 시각에 혼자 방황하고 있진 않겠지. 한창 자선행사를 하는 중이니까, 지금쯤 패션쇼를 보러 갔을 거야.


네이트: (고개를 돌림)


척: 제니에게 관심이 있었지?


네이트: …….


척: (비아냥) 가난한 브룩클린 소녀에게 차인 네이트 아치볼트라……. 이런 사건은 아치볼트 가문에선 처음 있는 일이겠지?


네이트: (노려봄.)


척: 차에 타.


네이트: ??


척: 행사장에 가서 확인해야지. 제니가 누구랑 눈이 맞았는지.


(네이트, 머뭇거리다가 척의 리무진에 탄다. 행사장을 향해 달리는 리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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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선행사가 열리고 있는 넓은 행사장. 제니는 무대 뒤에서 곧 있을 패션쇼 준비에 한창이다. 여러 벌의 옷을 들고, 모델과 스태프들 사이를 정신 없이 뛰어다니는 제니. 이윽고 댄과 세레나가 나타난다.)


댄: (제니를 발견하고 손을 흔들며) 제니!


제니:  (깜 짝) 여긴 웬일이야? (댄과 세레나를 번갈아 보며 재빠르게)  있잖아, 오빠, 학교를 안 간 건 오늘 이 패션쇼가 나한텐 아주 중요하기 때문이야. 내가 이 일을 얼마나 원하고 열심히 할 수 있는지 월더프 아줌마한테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거든. 현장학습 정도라고 생각하면 돼. 그러니까 아빠한테는 오늘 내가 결석한 걸……


댄: (말을 자르며) 그 얘길 하려고 온 게 아냐.


제니: 아냐? 그럼 무슨 일이야? 빨리 말해.


댄: 하지만 네가 사실대로 말하지 않으면 오늘 결석한 걸 아빠한테 말할 수도 있어.


제니: 오빠, 제발. 뭘 말하라는 거야?


댄: (의아한 듯) 너 핸드폰도 안 보고 사니?


제니: 응? 아, 가방 안에 있어. 정신 없어서 꺼내볼 생각도 안 했는데. 왜?


세레나:  제니, 오늘 가십 걸 소식은 네 얘기야.


제니: ……제가요?!!


댄:  어쩐지 반기는 표정이다?


제니: 당연하지! 가십 걸 대상이 된다는 건 주목 받는다는 뜻이니까!


댄: 무슨 내용인지 알고도 그렇게 좋아하려나.


제니:  (당황하며) 무슨 내용인데?


댄: (도리도리. 차마 직접 말을 못 꺼낸다.)


세레나:  제니, 네가 핸드백에 피임약을 넣고 다닌다는 소식이었어.


제니: (아무렇지 않은 듯) 아, 네.


댄: 아, 네??


제니:  ……그게 끝이야?


댄: 뭐야, 그 반응은?  너처럼 어린애가 피임약을 들고 다니는 게 그렇게 아무렇지 않은 일이야?


제니: 아, 그게 피임약인 건 맞지만, (웃음을 터뜨리며) 설마 내가 남자를 만나고 다니느라 피임약이 필요했다고 생각한 거야? 맞지? 맞지?


댄: (당황하며)  그럼… 그러지 않고 그게 왜 필요해?


제니: (세레나를 보며) 언니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세레나: (당황하며) 그게… 음… 그래.


제니: 풉. 못 말리겠네. 난 또 뭐라고. 그런 거 아니거든? 일단 지금은 너무 바쁘니까 쇼가 끝나면 얘기하자. (종종 걸음으로 사라짐)


댄, 세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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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 드디어 오늘 자선행사의 클라이맥스인 패션쇼의 막이 오르고 있다. 행사장 한쪽에서 무대를 보고 있는 척. 어느새 블레어가 다가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비아냥거린다.)


블레어:  이것도 변명해 보시지.


척: (돌아보며) ?


블레어: 관심도 없는 행사장에 굳이 온 이유가 있을 텐데? 심심해서 왔을 리는 없고. 행사랑 관련된 누군가를 보러 왔겠지. 그게 누굴까?


척: (피식) 심심해서 왔을 리가 없지. (고개를 돌리자 네이트가 사람들을 헤치고 다가오고 있다.)


블레어: (깜짝 놀라며) 네이트?? 네가??


네이트: 뭘?


블레어: 네가? 설마?? 제니랑??
네이트:   …….


척: 네이트도 아니야. 제니한테 관심은 있었지만 차였달까 그런 셈이지. 우린 누가 제니의 남자인지 알아보러 온 거야.


블레어: 대체 누구지?


(척과 네이트, 블레어: 행사장을 둘러보지만 도무지 짐작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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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후. 행사장 밖에서 제니를 기다리는 댄과 세레나. 잠시 후 달려오는 제니.)


제니:  오빠! 언니!


댄: 다 끝났어?


제니: 응. 오래 기다렸지? 나 너무 배고파. 오빠, 나 오늘 완전히 성공했어! (잔뜩 들떠서)  월도프 아줌마가 날 눈 여겨 봤다고! 쇼가 끝나고 수고했다면서 웃어주기까지 했어! 나를 계속 써 줄 가능성이 높다고!!


댄: (떨떠름) 그래, 잘 됐다. 하지만 우린 그것 말고 할 얘기가 더 있을 텐데.


제니: 응? 무슨 얘기?


댄: (기막혀서) 가십 걸은 완전히 신경 쓰지 않고 있구나.


제니: 아~ 난 또. 또 까먹고 있었네. 어디 한 번 보자.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내 문자를 확인하곤) 푸훗. 이게 뭐야. (다시 들떠서) 오늘 이 뉴스로 시끄러웠어? 다들 뭐래?


댄: 제니, 웃을 일이 아니야. 좋아할 일은 더더욱 아니고. 넌 아직 어린애야. 게다가 네가 대체 누굴 만나고 있는지도 알아야겠어.


제니: (한숨을 쉬며) 일단 밥을 먹으러 가자. 먹고 얘기해 줄게. 세레나 언니, 우리집에 가서 같이 식사해요.


댄: 그 얘길 집에서 하자구? 아빠도 계시는데?


제니: 그러니까 집에서 하자는 거야.


(댄, 세레나: 팔짱을 낀 제니에게 얼떨떨한 표정으로 끌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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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과 제니의 집. 아빠인 루퍼스를 비롯해 모두들 후식으로 차를 마시고 있다)


제니: 아빠. 오늘 오빠가 내 피임약에 대해 물었어요.


댄: (깜짝 놀라서)  뭐야. 아빠도 알고 있었던 거야? 그런데 가만 있었어요?
루퍼스: (딴청 부리며) 세레나, 차는 입맛에 맞니?


세레나: (당황하며) 네? 네….


댄: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고작 열 여섯인 애가 피임약을 들고 다닌다는 소문이 퍼졌는데 당사자는 별일 아니라고 하고, 심지어 아빠까지 알고 있었다면서 상관도 안하고 있었다니. 우리 집이 이런 집안이었어?


제니:  오빠, 내가 그 약을 먹는 건 PMDD 때문이야.


댄: PMDD? 처음 듣는 이름인데. 누구지? (세레나를 보며) 누군지 알아?


세레나: (댄과 달리 빙긋 웃으며) 으흠, 알지.


댄: 그게 누군데? 왜 갑자기 안심이란 표정이 됐지? 그렇게 괜찮은 녀석이야?


제니:  오빠, PMDD는 ‘Premenstrual Dysphoric Disorder’의 약자야. ‘월경전 불쾌 장애’라고.


댄: …월경… 뭐?


제니:  생리하기 일주일쯤 전부터 신체적, 정신적으로 괴로운 상태를 PMS(월경전 증후군)라고 해. 그건 들어봤지? 배에 가스가 꽉 찬 것 같이 답답하면서 아프기도 하고, 경련이 일기도 해. 머리도 너무 아프고 온몸이 아프기도 하지. 온몸의 근육이 잘근잘근 씹히는 기분이 들 때도 있어. 유난히 피곤해지기도 하고. 그래도 육체적으로 아픈 건 참을만 한데, 정신적인 고통도 꽤 심하거든. 짜증도 심해지고, 기분이 널뛰기도 해. 걱정, 긴장, 슬픔, 절망, 우울함, 무력감이 막 한꺼번에 밀려오기도 한다구. (세레나를 보며) 언니는 내 맘 알죠?


세레나: 난 심한 편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있어서 공감은 해.


제니: 전 너무 심해요. (한숨) 아무튼 PMDD는, PMS보다 더 심각한 상태를 말해. 신체적, 정신적인 증상들 때문에 일상 생활이 방해 받을 정도로 심한 상태를 PMDD라 부르는 거지.


댄: 그랬구나. 난 까맣게 모르고 있었네. …그런데 피임약을 먹는 게 그것 때문이라구?


제니: 응. 내가 먹는 피임약은 PMDD 증상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하거든.


댄: 그런 게 있어?


세레나: 나도 그것까진 몰랐어.


제니: 나도 병원에 가서 상담하다 알게 됐어. 모든 피임약이 다 그런 건 아니고, 일부가 그래. 붓기나 두통 같은 신체적인 증상에도 효과가 있지만, 신경과민이나 우울증, 불안감 같은 정신적인 증상도 완화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 그래서 먹기 시작한 거고, 아빠한텐 벌써 말했어.


루퍼스: (댄을 보며 어깨를 으쓱)


댄:   왜 나한테만 말하지 않은 건데?


제니: (비꼬듯)오빠가 나한테 그렇게 관심이 많은 줄 몰랐지.


루퍼스: (뭐라고 말하려는 댄을 가로막으며) 너희 엄마도 그맘때만 되면 얼마나 예민해졌는지 모른단다. 엄마도 힘들어했고 덩달아 나도 힘들었지. 그래서 제니가 약을 처방 받는다기에 그러라고 했어. 그냥 참는 것보단 그 편이 나을 것 같아서 말이지.


댄: 하지만 꼭 약을 먹었어야 했어? 그냥 해결할 방법은 없었어?
제니:  나름대로 여러 궁리를 해봤다구. 카페인과 소금 섭취를 줄이면 긴장과 짜증을 완화할 수 있대서 그렇게 해 봤지. 과일이랑 채소처럼 비타민과 섬유소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고, 식사 때마다 단백질을 챙기는 게 좋대서 그렇게도 해 봤어. 설탕과 지방 섭취를 줄이면 기분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기에 그 좋아하는 도너츠도 끊었는데. 오빠가 몰라서 그렇지, 그동안 내가 식단에 얼마나 신경 써왔는지 알아? 규칙적인 운동도 좋다고 해서 이것저것 해 봤다구. 내가 요가학원에 괜히 등록했는지 알아?


댄:  잘생긴 스페니쉬 강사 때문인 줄 알았지. -_-;;


제니: 에효.  아무튼, 민간요법이라 알려진 방법을 이것저것 해봐도 난 효과가 크게 없었어. 내 친구들은 저런 방법들로 효과를 꽤 본 애도 제법 있는데, 난 여간해선 소용이 없더라고. 그래서 이번엔 약을 먹어보는 거야.


세레나:  그래서, 실제로 도움이 되는 것 같아?


제니: 글쎄요. 저는 이제 막 복용하기 시작한 참이라서요. 일단 PMDD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니, 계속 먹어보면서 체크해 봐야겠죠.


댄:  그래도 피임약을 먹기엔 너무 어린 나이인 거 아냐? 이른 나이부터 먹기 시작하면 약 성분이 몸에 쌓이는 거 아냐?


제니: 염려 마. 먹는 피임약은 몸에 축적되지 않아. 복용하는 걸 멈추면 더 이상 체내에 약 성분이 남아 있지 않게 된다구. 무엇보다 난 의사의 처방을 받아 적절한 복용을 하고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해. 나쁜 짓을 하고 다니는 게 아니라고.
댄: 나쁜 짓이라고 한 적은 없어. 다만 난… 그러니까…….
세레나: 아무리 생각해도 못마땅한 거구나?
댄: 솔직히 그래. 복용 이유가 어찌됐든 간에 나는 좀……. (루퍼스를 바라본다.)
루퍼스:  (어깨를 으쓱하며) 제니의 경우엔 일단 PMDD 완화 목적으로 복용하고 있는 거지만, 솔직히 제니가 피임을 목적으로 복용하는 거래도 내가 뭐라 하진 않았을 거다. 물론 제니가 아직 어린 나이긴 하지만, 요즘 아이들 성문화가 우리 세대가 생각하는 것보단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는 것 정도는 나도 알거든. ……아니냐??
댄, 세레나, 제니:    …….

루퍼스:
그러니 성관계를 장려하진 않더라도, 적어도 어떤 피임 방법이 있고, 각각의 장단점이 뭔지 알고 있는 게 필요하다고 봐. 그래야 만약의 경우에 제대로 조치를 취할 수 있지 않겠니.


댄: 그래. 아빠 말도 맞고 오해도 풀렸어. 하지만 가십 걸이 퍼뜨린 소문은 어쩔 건데?


제니: (피식 웃으며 핸드폰을 꺼낸다. 어디론가 문자를 보내는 제니.)


댄: 뭐 하는 거야?


제니:  가십 걸에 제보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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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동시에 가십 걸의 문자를 확인하는 아이들. 의기소침한 기색으로 혼자 바에서 술을 마시던 네이트는 환한 표정이 되고, 자기 집 침실에서 잔뜩 찌푸리고 있던 블레어는 핸드폰을 보곤 의미심장한 표정이 된다.)


블레어: (혼잣말로) ……가십 걸이 정말 여자란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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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제니야. 소문은 소문으로 잠재워야 한다는 걸 아는군. 어쨌든 제니는 남자 때문에 피임약을 먹는 게 아니었어. PMDD 때문이었군. 그 고통을 아는 같은 여자 입장에서, 이번 뉴스는 특별히 자세히 공개해 줬어.

그나저나, 내가 누군지 궁금하다고? 그것만은 비밀로 해 둘게. 어쨌든 모두들 날 좋아하잖아? 그럼 다음에 또 만나. 잘들 지내고 있으라구.


 …XOXO, Gossip girl.

영진공 도대체


<섹스 앤 더 시티> 친구들의 월경 수다: 미란다의 PMS

<섹스 앤 더 시티> 친구들의 월경 수다:
미란다의 PMS
 




* 아래 내용은 <섹스 앤 더 시티> 실제 대본이 아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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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들은 한달에 며칠씩 피를 흘린다. 생리를 하는 것이다.
  지금 거리를 걷고 있는 여자들의 몇 분의 일이 생리중일까? 사분의 일? 삼분의 일?
  어쨌거나 그중엔 나도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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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리의 집. 전화벨이 울린다. 전화를 받는 캐리.
샬롯:  캐리, 나야. 오늘 우리 화랑에 올 거지?
캐리:  응??
샬롯: 오늘 새 전시회 오프닝 파티가 있잖아.
캐리: 아… 맞아……. 오프닝이 있었구나…….  
샬롯: 반응이 왜 그래? 설마 못 오는 거야?
캐리: 그게… 몸이 좀 안 좋긴 한데……. 아냐, 갈게. 이따 봐.
샬롯: 이따 봐! (딸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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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립보행이랄 수 없는 자세로 기어서 화랑에 가야 했지만 안 갈 수는 없었다. 생리 때문에 친구 화랑 행사에 안 가겠다고 하면 유난 떤다는 소리를 들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생리는 나만 하는 게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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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랑. 전시회 오픈을 축하하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샬롯:   캐리! 왔구나! 작품들이 정말 근사하지 않니? 둘러보고 있어. 금방 올게! (총총 사라짐)
미란다: 캐리? 안색이 왜 그래?
캐리: 겨우 왔어. 기어서 왔다구. 생리통이 장난 아니거든.
미란다:  생리가 여럿 잡는군.
캐리: 너도 생리중이야?
미란다: 아니. 시작하려면 며칠 남았어. 난 PMS(월경전 증후군:premenstrual syndrome)가 심해. 오늘도 회사에서 폭발할 뻔 했어.
캐리: 어쩌다가?



미란다:  난 생리하기 일주일 전부터 정말 괴롭거든. 배는 가스가 찬 것처럼 답답하지, 몸은 여기저기 쑤시지, 피로가 몰려오지. 짜증도 많이 나고 기분도 전반적으로 우울해져. 그러니 하는 일에 지장이 어마어마하다고. 문제는 내가 어떤 상태인지를 동료들한테 말할 수 없다는 거야.
캐리: 왜?
미란다:  PMS 때문에 몸이 안 좋다고 솔직하게 말한다면? 가뜩이나 보수적인 남자 변호사들이 얼마나 탐탁치 않게 보겠어? 여자는 이래서 곤란하다는 말은 차마 못하겠지. 하지만 속으로 그렇게 생각할 걸 상상하면 끔찍해. 게다가 그 다음부터 내가 뭔가에 불쾌한 기색을 보이거나 화를 내면, 내가 왜 그러는지 이유를 알아보려고도 않고, 혹시 내가 또 PMS 때문에 그런 건가 하고 멋대로 짐작할 게 분명하다고. (흥분) 그래서 난 내가 이 빌어먹을 PMS 상태라는 걸 아무한테도 말 못해!!

(뒤늦게 도착한 사만다, 끼어들며)
사만다:  말 못하긴. 그렇게 크게 선언했으니 지금 이 화랑에 있는 사람 모두 네가 PMS 상태란 걸 알게 됐을 거야.
캐리, 미란다:  풉.  
사만다: 화랑에서 웬 PMS 타령이야? 사실주의 그림 앞이라 그런 얘길 하고 있는 거야?
캐리: 아니. 난 생리통 때문에 기절할 지경이고, 미란다는 PMS 때문에 죽을 지경이거든.
사만다: 아, PMS. 나도 조금 있지.
미란다: 그래?
사만다:  그럼. 그때만 되면 가슴이 너무 딱딱해져. 겪어 봤겠지만, 그럴 땐 살짝만 만져도 아프잖아? 그래서 그때는 남자들한테 가슴은 절대로 못 건드리게 해.
캐리:   가슴을 안 건드리고 섹스를 해?
사만다: 체위는 다양해,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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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달- 길면 일주일까지 생리를 하는 것이 너무 불편한 일이라고 생각해 왔다. 불편하고, 답답하고, 자유롭지 않은 기간이니까. 그런데 거기에 월경전 증후군에 시달려야 하는 기간인 일주일 정도를 합치고 보니 더 답답하다. 2주일! 무려 2주일인 것이다. 한 달의 절반을 ‘생리’란 것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로 지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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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리의 집. 캐리, 노트북으로 인터넷 검색을 하고 있다. 수화기를 드는 캐리.

캐리: 혹시 아직도 PMS야?
미란다:  아니. 지금은 괜찮아.
캐리: 좋아. 그럼 다음 증상 중에서 네가 생리 전에 겪는 것들이 몇 개나 되나 생각해 봐. 먼저 신체적인 증상이야. 복부 팽만감, 복부 경련, 두통, 식탐, 식욕 증가, 피로, 관절통 및 근육통, 수면 장애, 유방 강직.
미란다: 유방 강직? 두 단어가 너무 안 어울린다. 사자성어 같아.
캐리: ㅋㅋㅋ 그래. 그냥 가슴이 딱딱해진다고 하자.
미란다: 오케이. 전부 다.
캐리: 이것들을 다? 흐음. 그렇다면 자, 다음은 정신적인 증상이야. 짜증, 급격한 기분 변화, 걱정, 긴장, 슬픔, 우울감, 절망, 자괴감, 죄책감, 격정, 흥분, 민감함, 갈등, 무력감, 집중력 저하……. 아아 맙소사!
미란다: 왜 그래?
캐리: 이건 온갖 나쁜 감정은 다 한자리에 모아놓은 것 같잖아!

미란다: 그래, 맞아. 그런데 난 대부분의 항목에 공감했어.

캐리:  정말이야? 인터넷으로 찾아본 건데, 너처럼 신체적, 정신적인 증상으로 사회활동이나 업무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심해지는 상태를 PMDD(Premenstrual Dysphorder: 월경전 불쾌 장애)라고 한대. 신체적 증상에서 5개 이상 해당되면서, 그 증상 때문에 일상 생활이 방해 받고, 그러면서 하나 이상의 정신적 증상이 있을 때 PMDD 진단을 받게 된다는데. 너 정도면 PMDD의 표본이라고 해도 되겠다.
미란다:  P-M-D-D? 매달 끈질기게 날 괴롭히던 놈의 이름을 이제야 알게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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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란다는 그동안 그렇게 자기를 괴롭히던 것의 정체를 이제야 알게 됐다고 했다. 그 말을 들으니 좀 괴상한 기분이 되고 말았다. 평범한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저 온갖 증상을 한꺼번에 겪는다면? 분명 무슨 큰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하며 걱정하고, 어떻게 해야 벗어날 수 있는지 알아볼 것이다. 하지만 미란다는, 아니 우리 여자들은, 그게 생리와 관련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어쩔 수 없다’며 그냥 꾹꾹 참아내고 있는 것이다. 그놈의 정체도 모르는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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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천 까페. 캐리와 게이 친구 스탠포드가 커피를 마시는 중.

캐리: 그래서 더 찾아봤는데, 연구 대상 중에서 대략 5명 중 1명이 PMS로 고통 받고 있었대. 근데 재밌는 건 나라별로 수치가 다르게 나타났다는 거야. 호주가 43%로 가장 높고, 파키스탄이 13%로 가장 낮게 나타난 거지. 왜 그런 결과가 나온 걸까? 여하간 이중에서 4% 정도는 PMDD 증세를 호소하고 있어.
스탠포드: …….

캐리: ……스탠포드?
스탠포드: (화들짝) 응? 아, 4%가 PMS라고?
캐리:  아니, 아니. PMS는 월경전 증후군이고, PMDD는 월경전 불쾌 장애야. PMS의 가장 심각한 형태를 PMDD라고 하는 거라고. 아까부터 계속 얘기했는데 내 말은 하나도 안 들은 거야?
스탠포드:   미안. 하지만 네 얘기에 집중하기가 힘들어. 일단 난 생리를 해본 적도 없고, 생리하는 사람을 사귀어 본 적도 없는 게이니까. 사실 나한텐 그다지 흥미롭지 않은 주제라고. 게다가 저기 저 남자는 너무 귀엽게 생긴 주제에 아까부터 자꾸 눈인사를 보내고 있거든.
캐리: 그래, 그래. 이런 얘길 꺼낸 내가 잘못이었어. ‘남자 사람’들에겐 이런 얘긴 영 재미없겠지.
스탠포드: 하지만 계속 얘기해 줘. 알아두면, 여자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테니까.
캐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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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리, 미란다, 샬롯, 사만다가 브런치를 먹기 위해 모여 있다.

캐리: 게이인 스탠포드도 여자를 더 잘 이해하고 싶다면서 PMS에 대한 이야길 들어 줬어!
미란다:  우리 회사 남자 변호사들에게 그런 얘길 하기 시작하면, 다들 핑계 대며 나가버릴 걸?
사만다:    난 남자가 그런 거에 관심 안 가져줘도 상관 안 해. (큼직한 알반지를 자랑하며) 리차드는 보석에 관심을 가져주지.  그거면 충분해.
샬롯:  스탠포드는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아. 특별히 여자를 더 이해하고 싶어하는 게 아니라.
캐리: (채소가 쌓인 미란다의 접시를 보고)  이 채소들은 다 뭐야. PMDD가 싫어서 당나귀가 되려고?
사만다: 당나귀는 PMDD가 없대?

미란다: (눈을 흘기며) PMDD를 완화할 방법을 찾아봤는데 이런 음식이 좋대.
샬롯: 정말?
미란다:   응. 일단 긴장과 짜증을 완화할 수 있게 카페인 섭취를 줄이는 게 좋아. 배가 팽팽한 팽만감을 낮추려면 소금 섭취를 줄여야 하지. 이런 과일이나 채소를 많이 먹어서 섬유소를 섭취하는 것도 좋고, 식사 때마다 단백질을 섭취하도록 하는 게 좋대.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란 식품은 좋고, 설탕과 지방 섭취는 줄이는 편이 기분을 안정시키지. 알콜 섭취는 줄이거나 끊는 게 좋고.
캐리: ……그거 바쁜 현대인이 지킬 수 있는 요법 맞아?  
미란다:  너도 나처럼 심한 PMDD를 겪어 봐. 얘기가 귀에 쏙쏙 들어올 거다.

샬롯: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도 좋을 거야.
캐리: (고개를 저으며) 규칙적인 운동은 어디에나 좋지. 하지만 난 그것도 절대 못해.
미란다: 요가도 괜찮다더라.
샬롯:  내가 다니는 요가 센터로 와!
미란다: 안 그래도 물어 보려고 했어. 심신을 안정시킬 수 있을 것 같아서 말이지. 매일 30분씩 에어로빅을 하는 것도 좋대. 걱정하거나 예민해지는 걸 완화시킬 수 있다니까. 참 신기하지? 운동하는 건 몸인데, 마음의 안정까지 불러온다니 말야.
캐리:  혹시 ‘정해진 시간에 식사하고 잘 자라’는 처방은 없었어?
미란다: (웃으며) 있지. 8시간 수면은 반드시 필요.
캐리: (머리를 감싸며) 모두 못해. 모두 내가 자신 없는 것들이야. PMS도, PMDD도 심하지 않은 건 하늘이 내게 준 유일한 선물인가 봐.
모두: (웃음)

샬롯: 그런데 그렇게 심하면 병원에 가보는 건 어때?

미란다:. 병원까지 가보는 건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샬롯: PMDD때문에 너무 고통스러우면 산부인과에 가서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한번 생각해 봐. 의사랑 상담을 하면 적절한 약을 처방해 줄 수도 있을 거고, 각자에게 잘 맞는 또다른 처방들을 받을 수 있을 거야.
사만다:  맞아. 우리 여자들은 지금보다는 산부인과랑 좀더 친해져도 된다구. 난 그렇게 생각해.

PMS(Premenstrual Syndrome, 생리전 증후군)

여성들이 월경이 시작되기 전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울 만큼 두통을 비롯 불안, 초조, 불면증 등 심리적 불안 등을 겪는 것을 말한다.
생리전 증후군(PMS)은 가임기 여성의 약 75%가 적어도 한번씩은 경험하고 이 가운데 5∼10%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생리전 증후군(PMS)은 월경이 시작되기 4∼10일 전부터 시작해 월경이 시작되면서 끝나는 경우도 있고 끝날 때까지 지속되는 경우가 있다 … (하략)
[출처: 네이버 사전]


영진공 도대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