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m Waits –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의 영화 <호랑이와 눈>에서는 톰 웨이츠의 노래 “You Can Never Hold Back Spring”이 매우 특별하게 사용된다. 그저 특별하게 사용될 뿐만 아니라 톰 웨이츠가 직접 특별출연해서 직접 피아노치며 연주를 하신다. 오랜만에 보고 듣는 톰 웨이츠의 모습과 그의 노래, 참 좋은 영화와 더불어 더욱 특별한 빛을 내던. 게다가 그의 ‘연기’도 참으로 좋은. (2005년이긴 하지만 아저씨, 여전하시더라는.) 맥주 한 잔 앞에 놓고 노래를 청해 그저 조용히 그가 직접 연주하는 음악을 듣고싶은 건 내 머나먼 꿈 중 하나. 곡이 거의 끝나갈 때쯤, 홀딱 사랑에 빠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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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웨이츠의 팬과 베니니의 팬들은 <호랑이와 눈>이 개봉하면 필히 달려가서 보실지어다. 물론 이들을 잘 모르는 분들도 꼭 보시면 좋은 영화. (간만에 강추모드.)


You can never hold back spring
You can be sure that I will never stop believing
The blushing rose that will climb
Spring ahead or fall behind
Winter dreams the same dream every time

Baby, you can never hold back spring
Even though you’ve lost your way
The world is dreaming, dreaming of spring

So close your eyes, open you heart
To the one who’s dreaming of you
And, you can never hold back spring
Remember everything that spring can bring
Baby, you can never hold back spring
Baby, you can never hold back spring

영진공 노바리 N.

영화 <매드독> 중

당대의 배우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니로.


알 파치노에게 말랑 멜로 ‘프랭키와 쟈니’가 있다면 로버트 드니로에겐 역시 말랑 멜로 ‘형사 매드독’이 있다.사용자 삽입 이미지


로버트 드니로라는 이미지 때문에 마치 갱스터 형사물인 양 ‘형사 매드독’이라는 제목이 붙었지만 원제는 ‘mad dog and glory’. ‘프랭키와 쟈니’처럼 남녀의 이름이 영화의 제목이다. 또한 그 상대 배우도 ‘프랭키와 쟈니’의 미셸 파이퍼에게 결코 뒤쳐지지 않는 우마 서먼.


덧붙여 마지막.


‘형사 매드독’에는 감성의 자양강장제가 하나 끼어 있다. 로버트 드니로가 사람이 죽은 현장에서 쥬크박스를 통해 듣던 그 노래, 시체를 보고도 그를 노래하게 만들던 그 노래, Louis Prima의 ‘Just a gigolo’다. 사실은 이 노래가 그를 노래하게 만든 건 아닐 테다. 청춘을 쓸쓸히 흘려보내고 뒤늦게 찾아온 사랑이, 아니 사랑에도 남자는 이렇게 노래한다.


영화 속 버전과는 다르지만 Louis Prima의 얼굴을 볼 수 있어서 귀하게 느껴지는 영상이다. 놀라운 유튜브.





Louis Prima, Just a gigolo

영진공 철구

미국 박스오피스에 나타난 <디워>



<디워>의 미국 흥행성적은 내가 예상했던 수준보다 살짝 높다. 1)비수기인 데다 2)극장수 때문에 그나마 좀 높게 잡아 첫 주 3백만 불 정도로 예상했고 이는 Wolverine님의 예상과 대동소이한데 실제로는 5백만 불을 넘었다. 확실히 미국에 지금 볼 영화도 별로 없고 관객들도 극장으로 안 나오고 있다. 닐 조던의 신작 <브레이브 원>이 조디 포스터를 등장시켜 액션 복수극을 펼쳤는데 첫 주 1,300만 불 수준이고, 스크린당 애버릿지가 5천 불이 채 되지 못한다. (물론 평이 그닥 좋지는 않다.) 전통적으로 비수기인 시기라 그런데, 성수기였다면 <디워>는 명함조차 못 내밀었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영화(과연 이 영화를 ‘한국영화’라 불러주는 게 맞는지에 대한 논의는 일단 별개로 하고)가 미국 박스오피스 10위 권 안에 들어있는 것 자체가 ‘스펙터클’로 여겨질 다수의 한국사람들에게 이 성적마저도 ‘잘했다’고 여겨질 만한 것이겠지만, 민족의식 애국심 같은 거 개뿔 안 키우고 매주 미국 박스오피스를 들여다보는 나같은 사람에겐 그저 숫자가 더 크게 박힌다. 극장 2천여 개에서 5백만 불, 그리하여 스크린당 애버릿지 2천 불 남짓은… 전형적인 ‘망한 영화’의 숫자다. ‘와이드 릴리즈’ 왜 했니? 싶은 숫자. 이거에 대해선 밑에서 다시 언급하겠다. 어쨌건 <행운을, 척!>이나 <레지던트 이블 3>, <시드니 화이트> 등이 개봉하는 이번 주에 <디워>의 드롭율은 50% 이상이 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지난 주 개봉 2주차, 3주차 영화들의 드롭율이 고작 30%였던 것을 기억해 보라.) 극장수도 빠르게 빠질 게 확실하다. <레지던트 이블 3>도 그렇지만, 아만다 바인즈가 주연을 맡은 <시드니 화이트>나 제시카 알바 주연의 <행운을, 척!>의 경우 비수기에 결코 무시할 수 없는 10대 소녀들의 티켓파워를 겨냥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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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워>의 박스오피스 성적. 불과 5백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스크린당 애버릿지 2,275불을 기록했다


<디워> 관련해선 사실 2,267개라는 극장 수에 더 놀랐는데, FreeStyle은 미국에선 대체로 B급 배급사에 속한다. 예를 들어 New Market 같은 경우 중소배급사이긴 해도 별로 B급 취급을 받지 않는 건 첫 배급작 <메멘토>를 시작으로 대체로 작지만 품위있는 영화들을 개봉해와서인데, FreeStyle의 경우는 일부 디빠들이 <4.4.4.>와 <일루셔니스트>를 배급한 명망있는 회사라고 아무리 난리를 쳐도 이 명성을 한 방에 잠재울 이름이 있으니 그건 바로 우베 볼이다. 우베 볼에 대해서는 알아서 각자 검색해 보도록 하시고, 2,267개라는 숫자는 FreeStyle로서도 자신들의 캐파의 최대치를 훌쩍 뛰어넘는 숫자로 보인다. 이제껏 FreeStyle이 잡았던 최대 극장수가 1,700개 수준이었고, 국내에서 <디워> 개봉 전 미국 극장 1,500개 예정 어쩌고 얘기는 여기에서 나온 얘기다. 이렇게 자신의 캐퍼마저도 훌쩍 뛰어넘는 극장잡기에 성공했다면, <디워>의 월드와이드 세일즈를 맡고 있는 쇼박스와 배급대행사인 FreeStyle 사이에 모종의 계약조건 – FreeStyle에 매우 유리한 – 이 있을지 모른다는 추측을 당연히 할 수 있다.


<디워>의 경우 deseason님이 쓰신 이 글에서 드러나듯, FreeStyle은 북미지역 판권을 사간 게 아니라, ‘배급대행’을 해줄 뿐이고 여전히 미국 배급 판권은 쇼박스가 가지고 있다. 배급대행을 한다는 것은, 시장 내 마케팅은 판권 소유자가 다 하고 FreeStyle 입장에서는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수에 최대한 근접한 숫자의 극장을 잡아주고 손해가 나건 수익이 나건 무조건 총매출액의 일정 퍼센티지를 배급수수료로 받아가면 된다는 얘기다. (심형래는 인터뷰에서 배급수수료가 2%라고 했는데, 이건 해외배급 실무자들에게 확인해봐야 할 숫자다.) 즉 P&A비용(Print & Advertisement 비용, 보통 마케팅 비용과 프린트 벌수에 따른 비용을 포함하고, 프린트 한 벌당 200만원 정도로 계산하면 된다.)은 여전히 배급대행을 의뢰한 판권사가 부담해야 할 비용인 것이다. 심형래가 인터뷰에서 “배급피 2%만 빼면 다 우리 수익이다, 궁극적으로 이런 방식으로 배급해야 한다” 이딴 소리를 했는데 이건…. 듣는 사람이 오해하기 딱 좋은 블러핑성 발언이다. 자국영화 점유율이 2002년 93.9%인 미국에서, 미국영화가 아닌 영화가 개봉하는 방식이란 매우 한정돼 있고, 흥행 가능성과 시장조건을 면밀히 조사하여 작품마다 가장 이익이 되는 방식으로 각각 달리 접근해야 할 문제이며, 막말로 북미판권을 팔고 싶어도 사주는 회사가 없어서 결국 배급대행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만약 어떤 영화의 북미판권을 (플랫딜 형태가 아닌) MG딜 형태로 팔았다면, 바꿔 말하면 그 영화의 판권을 산 회사가 어느 정도 영화의 흥행을 자신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한국영화가 미국에 MG딜 형태로 팔릴 가능성은… 현재로선 그리 높아보이지 않는다.) 배급대행 의뢰는 막말로 사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 선택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우리 영화를 해외에서 개봉시키는 방법엔 대략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직접배급, 배급대행 의뢰, 판권을 파는 것.


직접배급은 말그대로 그쪽 나라에서 직접 배급을 한다는 것인데, 물론 그쪽 나라에 배급사를 가지고 있어야 하고, 그쪽 나라에 있는 회사를 끼고 공동배급을 한다고 해도 일정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야 하니 미국에서는 우리가 거의 사용할 수 없는 방법이거나 소규모 아트하우스 개봉 혹은 한정개봉을 할 때 쓸 수 있는 방식이다. 멀티플렉스가 이미 진출해 있는 중국에선 쇼박스가 직접 배급한다. 그런데 나는 쇼박스가 미국에서 직접배급 인프라 구축을 목적으로 하고 있고 <디워>는 이를 위한 시장조사용, 나아가 일회성 ‘졸’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배급대행 의뢰는 판권은 이쪽에서 가지고 있되 그쪽의 배급사 하나를 컨택해 일정 계약을 맺고 우리 영화를 개봉시키는 것. 물론 마케팅 비용과 각종 개봉 비용은 배급대행을 의뢰하는 이 쪽에서 부담해야 하고, 일정한 배급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판권을 파는 건, 물론 이 회사가 그 나라에서 흥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바이어들이 이 물건을 사줘야 계약이 성사되는 거다. 플랫딜과 MG딜 두 가지 방식이 있는데, 플랫딜은 일정 금액 지불하면 땡, 그 다음 수익은 모두 산 사람 차지이고, MG딜은 미니멈개런티(MG)를 받고 그 영화가 개봉한 뒤 흥행성적에 따라 러닝개런티를 원 판권자에게 지불하는 방식이다. 요즘 대부분의 판권 딜은 MG딜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세 가지 방법 중 어느 하나가 더 낫고 어느 게 더 나쁘고 한 건 없다. 다 영화마다, 작품마다, 상황마다 어느 게 가장 이익일지 주판알 튕겨보고 결정하는 거고 미국 시장에서 한국영화는 운신의 폭이 대단히 좁다. 대강 그런 건 있다. 산업으로 가면 영화란 것도 다 비지니스라, 내가 팔고 싶다고 무조건 팔 수 있는 게 아니라 상품성이 있어야 저쪽에서도 사간다. MG딜은 대체로 흥행 가능성이 있다고 여겨질 때 사간다. 미국영화들은 무조건 한국에 MG딜을 강요한다. 사는 사람이 미쳤다고 망할 게 뻔한 영화를 사겠는가. 배급대행이 자기 돈 안 쓰고 수수료만 받는다고 무조건 할 만한 것도 아닌 게, 배급한 영화 라인업이 그 회사의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물론 우베볼 영화를 배급대행한 FreeStyle 같은 회사의 경우 일단 돈 된다 싶으면 하는 경향이 꽤 있는 듯하다. 아직 작은 회사라서 그런 듯.


2,267개라는 극장수는 아주 B급영화도 아니고 아주 대박영화도 아닌, ‘중간규모’ 영화를 ‘와이드 릴리즈’하는 맥스의 숫자인 셈인데, 쇼박스나 FreeStyle이나 개봉주 5백만 불의 성적은 이미 예상했거나, 오히려 자신들의 예상보다 더 높은 성적일 가능성이 크다. 근거는… 선수의 깜이다. 선수들 끼리라면 대강 비슷한 예상을 하기 마련이다. 나는 요 몇 년 그쪽 업계를 떠나 있었으니 감이 많이 떨어진 게 사실이지만, 그래도 미국 박스오피스를 봐온 게 10년이다. <디워> 때문에 대부분이 처음 알게 됐을 박스오피스모조 사이트는 오래 전부터 내 즐겨찾기에 등록돼 있던 곳이다. FreeStyle이야 배급수수료 먹고 떨어지면 된다고 쳐도, 그렇다면 심형래나 쇼박스는 왜 손해 볼 걸 뻔히 알면서도 와이드 릴리즈를 강행했을까? 일단 심형래가 워낙 매명욕이 큰 사람이라 ‘한국영화 사상 미국 최대 극장 개봉’이라는 타이틀은 그에게 알거지가 된다 한들 승부를 걸 만큼 매력적인 것이었을 게다. (순진한 사람들은 영구아트무비가 앞으로 한국영화의 CG를 담당할 ILM 같은 곳이 되길 주문하거나, 심형래에게 연출과 각본을 다른 사람에게 맡길 것을 충고하지만, 이거 말그대로 너무 순진한 데다 심형래를 잘못 보고 하는 말이다. 할 거면 진작 했지. 심형래는 자신이 감독, 제왕의 자리에 올라야 만족하는 사람이지, 절대로 프로듀서나 비주얼 이펙트 총괄 수퍼바이저 따위의 이름으로 만족할 만한 사람이 아니다. 영구아트무비는 처음부터, 목적 자체가 ‘형래 킹덤’일 가능성이 크다. <용가리> 때도 각본과 연출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란 충고는 셀 수 없이 나왔지만 심형래는 귓등으로도 안 들었다. 심형래의 매명욕, 명예에 대한 욕심은 그런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수준의 것이 아니다. 그리고 실제로 심형래는 영구아트무비는 CG 하청업체가 아니라고 명확히 밝힌 바 있다.)’미국 극장 2,200개 개봉’이란 타이틀이 매력적인 것은 쇼박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한국시장만으로는 도저히 수익이 날 수 없다는 게 이미 증명됐고, CJ와 쇼박스는 이미 오래 전 코스닥에서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해외시장을 공략해야 하는 회사 방침상(이미 중국에 진출해 CJ와 다툼을 벌이고 있다.) 미국 내 와이드 릴리즈, 2,200개 이상 극장 개봉이란 타이틀은 돈으로는 당장 손해일지 몰라도 회사 브랜드 가치로는 꽤 매력적인 것이다. 나아가 ‘돈’의 측면에서 본다면, 나는 <디워>가 미국에서 실제로 노리고 있는 곳은 극장수익보다는 극장개봉 이후 렌탈시장과 부가판권 시장이라 추측하고 있기 때문에, 극장수익이 얼마가 나오든 일단 무조건 와이드 릴리즈하는 게 리스크가 큰 도박이긴 해도 최선의 선택이긴 했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비디오든 DVD든, 미개봉작과 개봉작은 위상이 다를 뿐만 아니라 개봉작 중 와이드 릴리즈 개봉작은 더하고, 미국은 비디오와 DVD 시장의 규모도 엄청나지만(2004년 기준 미국의 영화시장 중 극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고작 27.3%에 해당한다. 게다가 시장의 절대적 크기를 감안해 보라.) 공중파 채널, 케이블 채널뿐 아니라 페이퍼뷰 TV, VOD 등 다양한 윈도우의 시장이 이미 개발돼 있다. 심형래가 기자들에게 직접 보여줬다는 소니와의 “비디오” 계약서는, 그 자리에서 본 기자들과 계약 당사자들만 정확히 알겠지만 만약 정말로 심형래 측에 유리하게 계약이 됐다면, 미국 내 일정 규모 이상의 극장 배급을 전제조건으로 했을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이것은 미국 부가시장에서뿐 아니라, 다른 시장, 예컨대 일본과 중국을 비롯한 그밖의 해외시장에서 엄청난 프리미엄으로 작용할 수 있는 일종의 ‘자산’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투자’의 의미로 와이드 릴리즈를 강행했을 가능성이 높다. (참고, 심형래가 맥스무비와 가진 9/12일자 인터뷰)

<디워>에 대한 미국 평론가들의 평까지 종합되어 여기저기 포스팅되는 걸 보고나니 기분이 좀 그렇다. 다들 알다시피 나는 <디워>로 마녀사냥이 벌어지는 와중에 차례로 소위 ‘타겟’들이 마녀사냥 당하는 걸 보고 꼭지가 돌아버린 사람이고, <용가리>가 개봉하던 때 이미 영화산업에서 일을 하고 있었던지라 심형래를 모종의 ‘사기꾼’으로까지 생각하는 사람이다. 물론, 포스팅한 사람들 역시 한윤형님의 고백처럼 꼬습단 마음이 있긴 해도 역시 허탈하고, 기분 안 좋고, 그럴 게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우리가 짚어봐야 할 것은 사실 그대로의 팩트이고, 디빠들을 놀려먹는 것 보다는, 여기에서 과연 영화산업, 문화산업이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게 발전적인 방향일 게다. <디워>가 취했던, 그리고 쇼박스가 취했던 일련의 마케팅 방식과 해외시장 진출 방식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며 이것이 과연 옳은가? 의 문제는 아직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 (나는 부정적으로 본다. 근거는 이전에 쓴 <디워> 관련 단상(1)과 관련된 시장규모 및 능력과 함께, 문화상품이란 건 그런 식의 소품종 다량생산의 공산품과 다르다는 사실 때문이다.)


전세계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유례가 없는 미국 독과점 시장인 영화시장에서 ‘헐리웃의 중심에 태극기를 꽂겠다는’ 우습지도 않은 제국주의적 일념으로 <디워>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것은, 아무리 최첨단의 기술이 발전해도 역시 영화는 스토리와 미장센과 편집이라 생각하는 나 같은 이들에겐 참 참담하게 느껴지는 일이다. 영화사 100년을 수놓은 무수한 거장들이 영화를 통해 우리의 본질을, 삶을, 사회를, 우주를 성찰하고 고찰하며 희로애락을 표현하고 즐거움과 위로와 격려를 주고 때로는 새로운 성찰과 새로운 시선을 주었던 영화라는 매체가 한갖 중국제 싸구려 수출용 신발 취급을 받고 있는 느낌. 이송희일의 비유는 너무나 정확했다. 소위 디빠들이 <디워>를 대했던 방식이 “드디어 조립에 성공한 수출용 모방 토스터기” 였던 것, 나아가 그것이 마치 영화라는 매체라면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듯 말을 쏟아냈던 것은, 영화가 좋아서 결국 영화로 밥벌어 먹고 살기로 결심한 뒤 10년이 가까워 오도록 이 곳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내게는 어마어마한 모욕으로 느껴진다. 정말로 미국 진출이 그토록 중요한 문제라면, 우리는 오히려 최근 미국 합작사를 차린 진원석 감독의 24/7 Pictures사의 프로젝트들이나, 한-미 합작 영화를 끌어낸 김진아 감독의 <두번째 사랑>, 김정중 감독의 <허스>와 같은 영화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며, <쓰리 몬스터>나 최근 스폰지가 진행하고 있는 “도쿄 프로젝트”를 유심히 지켜봐야 할 터이다. 아울러 미국에서 결국 고배를 마시고 돌아온 이명세 감독의 경우까지.



영진공 노바리 N.

ps. <디워> 미국 현지 실시간 반응댓글 모음, 꽤 재밌다. 주인장이 꽤 열려있는 사람이라, 영화에 실망해서 화를 내는 리플에도 유연하게 대처해서 리플들 보는 재미가 꽤 있다. 다만 이런 반응들에도 여지없이 흥분해서 끼어들어 비아냥대는 사람들이 있고, 그런가 하면 미국 현지인인 척하며 한국에서 <디워>를 까는 머저리들도 섞여 있다. <괴물>의 미국 개봉 당시 너무나 적극적으로 상영극장 체크해 개봉일 기다리며 먼 길을 여행가듯 갔다와야 했던 사람들이 바로 집 앞 극장에서도 영화가 상영되는 것 자체를 감격스러운 일로 여기는 것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할 만한 일이다. 비록 언어도 영어고 배우도 미국인이지만, 한국이름의 영어 표기만 봐도 울컥하는 게 교민들의 심정이지 않을까.

한가위 맞이 추억의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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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전후로 <제안활동>이라고 전경련 산하단체에서 만드는 간행물에 연재했던 만화.
이때는 컴퓨터를 쓰지 않고 직접 손으로 그려서 택배로 원고 보냈던 시절…
화질이 조악한 스캔본 몇 편이 저장되어 있는 걸 짱가 님이 제공하셨습니다.

그러니까 이 만화의 교훈은,
고향 가실 때, 오실 때 졸음운전에 주의하시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