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검열] by Rare Bird

오늘의 가사 검열은 그룹 Rare Bird의 “Sympathy”이다.

이들은 1960년대 말에 영국에서 결성되어 1969년에 데뷰앨범 <Rare Bird>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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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re Bird는 1974년에 다섯 번째 앨범을 발표하고 해산을 하였는데,
데뷰앨범에 수록되어 있는 “Sympathy”는 그들의 대표곡으로 자리잡아서 요즘도 가끔 라디오에서 들을 수 있는 곡이다.

이들이 이 곡을 발표하던 1969년도 그랬지만,
지금도 그때와 마찬가지로 어쩌면 또 다른 나일 수 있는 이들에 대한 사랑과 연민이 절실하다는 생각에 이 곡을 골라보았다.

준비한 두 개의 동영상은 Rare Bird가 TV에서 실황으로 노래를 부르는 Clip이다.

그럼 모두들 즐감~ ^.^

Sympathy
By Rare Bird (1969)


And when you climb
into your bed tonight
And when you lock
and bolt the door
Just think of those
out in the cold and dark
’cause there’s not enough love to go round

오늘 밤 그대가,
잠자리에 들 때,
침실 문을 닫고,
꽁꽁 걸어 잠글 때,
춥고 어두운 곳에 있는 이들을
생각해 보세요,

And sympathy
is what we need my friend
And sympathy
is what we need
And sympathy
is what we need my friend
’cause there’s not enough love to go round

연민의 정,
친구여, 그게 우리에게 필요한 거야,
연민의 정을,
가져야 해,
연민의 정,
친구여, 그게 우리에게 필요한 거야,
이 세상에는 아직 사랑이 충분하지 않으니까,

Now half the world
hurts the other half
And half the world
has all the food
And half the world
lies down and quietly starves
’cause there’s not enough love to go round
’cause there’s not enough love to go round
’cause there’s not enough love to go round

이 세상의 절반이,
나머지 절반을 아프게 해,
이 세상의 절반이,
모든 부를 차지하여,
나머지 절반은,
쓰러져 침묵 속에 굶고있지,
아직 이 세상에는 사랑이 충분하지 않아,
아직 이 세상에는 사랑이 충분하지 않아,
아직 이 세상에는 사랑이 충분하지 않아,


영진공 이규훈

[미드 골라 보기] 스튜디오 60 (Studio 60 On The Sunset Strip)

 

“미드” (미국 드라마의 줄임말)는 어느새 우리 문화생활의 일부가 되어가고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 알음알음으로 구해 보던 미국 드라마가 이제는 케이블 TV의 주요 편성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고, 열혈시청자들은 심지어 미국의 일부 지역 시청자들보다 먼저 새로운 에피소드를 보게 될 정도다.

사실 요즘처럼 미국 드라마가 다양하고 빈번하게 우리 주변에 자리잡기 이전에도 “미드”는 우리의 문화생활에 적지않은 영향을 주어왔다.  주변의 어른이나 선배들에게 다음의 미국 드라마들에 대해 여쭤보시라.  필시 어느 하나 정도는 그 분들의 기억 속에 아련한 추억으로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초원의 집>, <컴뱃>, <래시>, <달라스>, <기동순찰대>, <에어울프>, <육백만불의 사나이>, <소머즈>, <브이>, <전격 제트작전>, <A 특공대>, <코스비 가족>, <아들과 딸들>, <알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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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드라마들과 요즘의 “미드” 열풍 사이에는, 스컬리와 멀더 요원의 <The X-Files>가 있었으며, 이어서 인터넷 강국 코리아는 <프렌즈>와 <CSI>가 PC 모니터에서 분주히 상영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였다.

그리고 2005년 석호필의 <프리즌 브레이크>를 필두로 “미드”는 일부 매니아들의 기호품이라는 자리에 벗어나게 되었고, <로스트> <24> <섹스 앤 더 시티> <그레이스 아나토미> <하우스> <위기의 주부들> 등 미국의 인기 드라마는 곧 바로 한국의 공중파와 케이블에서 방영되고있다.

“미드”의 매력은 뭘까?
예전에는 “호기심”과 일종의 “부러움”이 주로 작용하였다.  요즘 동남아 국가 등지에서 “한류 드라마”가 커다란 인기몰이를 하는 것과 비슷한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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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요즘의 그것은 단지 호기심 차원이 아닌 소재의 다양성과 상대적으로 신선한 표현형식에서 그 요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시트콤, 정치 풍자, 사회 풍자, 사는 이야기,  법정, 수사, 외계, 범죄, 희극, 비극, 곤조, 애니메이션, 퍼핏, 실사혼합 등등 우리 미디어나 문화현장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많은 소재, 쟝르와 형태의 드라마들이 매일 쏟아져 나오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 드라마 중에서 도대체 무얼 보아야 할까.  개인의 취향에 따른 선택이지만 많아도 너무 많으니 골라 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영진공>에서 [미드 골라 보기] 코너를 마련하였다.

이 코너의 목적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미드”를 울궈먹자는 게 아니라,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미국 드라마 중 취향이 분명하고 소구하는 시청자 층이 뚜렷한 작품들을 소개하는 데에 있다.


 


[ 미드 골라 보기 1.]
Studio 60 On The Sunset Strip

* 내용: TV 코미디 쇼의 제작과 진행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여러 사건과 인물들의 이야기
* 방영 기간: 2006. 9. 18. ~ 2007. 6. 28 (총 22편, NBC TV)
* 시즌: 1시즌으로 종영
* 제작자: 아론 솔킨 (Aaron Sorkin)
* 주요 등장 인물
   – 매튜 페리 (매트 알비 역): 바로 그 “Friends”의 챈들러 빙!
   – 브래들리 위트포드 (대니 트맆 역): “웨스트 윙”에서 대통령 보좌관으로 나옴.
   – 아만다 피트 (조단 맥디어 역): “나인 야드”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
                                               “시리아나” 등의 영화에 출연.
   – 새라 폴슨 (해리엇 해이즈 역): “왓 위민 원트” “다운 위드 러브” 등의 영화에 출연.
   – 그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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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는 히트 작가이자 제작자인 아론 솔킨이 작가로 참여하고 직접 제작한 시리즈이다.

아론 솔킨은 “어퓨굿맨 (A Few Good Men)” “대통령의 연인 (The American President)” “찰리 윌슨의 전쟁 (Charlie Wilson’s War)” 등 히트 영화의 각본을 쓰고, “웨스트 윙 (The West Wing)”, “Sports Night (국내 미방영)” 등의 히트 드라마를 직접 쓰고 제작한 유명 작가이다.

이런 아론 솔킨의 명성과 화려한 캐스팅 덕분에 미국의 TV社들은 앞다투어 이 드라마의 방영권을 따내려 하였고, 방영 전부터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던 시리즈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첫 방영 이후 미국내 시청율이 급전직하로 하락하였고 급기야는 중도 폐방까지 거론되는 우여곡절을 거쳐 22편으로 시즌을 마무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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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가 고전을 면치 못한 이유는 NBC가 자체 발표한 시청율 분석을 통해 유추해 볼 수 있다.

Studio 60 has consistently delivered some of the highest audience concentrations among all primetime network series in such key upscale categories as adults 18-49 living in homes with $75,000-plus and $100,000-plus incomes and in homes where the head of household has four or more years of college.”
(스튜디오60은 황금시간대 드라마 중 다음과 같은 계층에서 가장 높은 시청집중율을 꾸준히 유지했다.  칠천만원 ~ 일억원 이상의 수입이 있는 18세~49세 성인가정과 4년제 대학 졸 이상의 가장이 있는 가정.)

즉, 한정된 범위의 시청자층(중산층 고학력자)에게는 강하게 어필하였지만 여타의 시청자층에게는 별로 흥미를 주지 못하였다는 얘기다.

아론 솔킨의 전작인 “웨스트 윙”에서는 그의 정치에 대한 입장과 식견이 탁월히 드러나며 많은 시청자를 끌어 모았고, “Sports Night”에서는 미디어에 대한 풍자와 유머가 잘 어우러진 반면, “스튜디오 60″에서는 위 두 드라마가 뒤섞인 듯한 분위기에서 정치, 종교, 인종에 대한 문제가 비교적 심각한 톤으로 전달되다보니 이 드라마를 보며 웃어야 하는 건지 심각해져야 하는 건지 시청자들이 갈피를 잡지 못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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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국의 정치지형과 그들의 정서, 미국 민주당 지지자들의 사고방식, 미국 TV 제작 시스템 등에 관심이 있다면 이 드라마는 당신으로 하여금 끝까지 달리도록 할 것이다.

그리고 Sting, Sheryl Crow, Natalie Cole, Macy Gray, Corinne Bailey Rae 등의 가수들이 출연하여 눈과 귀를 즐겁게 해 주기도 한다.  

다만, 시리즈 후반부로 가면서 시청율을 의식해서인지 러브스토리가 많이 나오고 분위기가 조금씩 늘어진다는 점을 참고하시길 …

* 베스트 에피소드
11편. “Christmas Show”

* 베스트 뮤직 게스트
Sting – 5편. “The Long Lead Story”


영진공 이규훈

<빨간 풍선>, 성찰의 시간을 제공하는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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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우 샤오시엔 감독께서 어인 일로 프랑스까지 가서 영화를 만드셨는가 의아했는데 오르세 미술관 개관 20주년을 기념하는 프로젝트에 초빙되어 만든 작품이라고 하는군요. 영화 속에도 직접 언급되는 알베르 라모리세 감독의 단편 <빨간 풍선>(1956)과 똑같이 생긴 빨간 풍선이 등장합니다. <쓰리 타임즈>(2005) 까지 허우 샤오시엔 감독과 오랜 기간 함께 작업해온 주천문 작가가 이번에는 빠진 대신 제작자인 프랑소와 마골랭이 공동 각본으로 되어 있습니다. 시나리오를 미리 같이 썼다기 보다는 현장에서 이렇게 합시다, 저렇게 합시다 얘기 나누고 프랑스어 대사를 프랑소와 마골랭이 적어서 배우들에게 나눠주고, 뭐 그렇게 작업하셨겠지요. 아마 그랬을 겁니다. 같은 파리에서 새 영화를 찍은 홍상수 감독도 그렇게 작업하셨을테고요.

정윤철 감독의 <좋지 아니한가>(2007) 의 리뷰에서 “전체적인 내러티브가 후련하지 않다”고 했던 불만은 사실 이번 <빨간 풍선>을 비롯한 허우 샤오시엔 감독의 대부분 작품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이렇다할 스토리가 없는 영화입니다. 파리에 살고 있는 배우이자 이혼녀 수잔(줄리엣 비노쉬)에게 어린 아들이 하나 있고(다른 나라에 딸이 하나 더 있죠), 이들은 영화를 전공한 중국인 유학생 송 팡을 새로운 베이비시터로 맞아들입니다. 아래 층에는 전 남편의 친구가 세들어 사는데 1년치 방세를 내지 않고 있어 결국 쫓아내기로 한다, 이게 전부입니다. 영화를 통해 일반적으로 얻고자 하는 서사적인 재미라는 관점에서는 완전 빵점인 영화인 겁니다. 그러나 달리 말하자면 애초에 허우 샤오시엔의 영화는 그런 재미를 목적으로 했던 것이 아니라는 얘기가 될 수 있습니다.

재미를 추구하는 대부분의 영화들이 어떤 형태로든 ‘판타지’를 구현한다면 허우 샤오시엔의 영화는 ‘일상’을 있는 그대로 담는다는 표현이 적당할 것 같습니다. 특히 대만이 아닌 해외에서 만들어진 두 작품 <카페 뤼미에르>(2004)와 <빨간 풍선>이 그렇습니다. 평범한 인물들이 서로 만나고 대화를 나누고 각자의 일에 열중하다가 때로는 추억에 잠기기도 하는 모습들을 담담히 관찰하는 이런 영화를 보는 동안 발견하게 되는 것은 다름 아닌 세상 어느 곳에서든 자신의 일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나 자신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캐릭터에서 자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모습을 멍하니 지켜보다가 문득 스스로에 대한 생각에 빠져들게 만든다는 의미입니다. 그리하여 허우 샤오시엔의 영화는 다름아닌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선물하는 영화라 부르고 싶습니다. 일상에서 벗어나 판타지를 경험하기 위해 찾는 곳이 영화관이라 하지만 막상 일상 속에서 그 자체를 관조할 수 있는 기회를 거의 갖지 못하고 살아가는 현실을 생각한다면 극장 안에서 잠시 아주 일상적인 것들을 찬찬히 바라보는 기회를 갖는다는 건 의외로 각별한 경험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남들이 거장이라고 부르는 감독의 작품이라서가 아니라 일년에 수십 편의 판타지를 경험하는 와중에 나 자신의 모습을 잠시 돌아보게 해주는 영화라면 한 두 번쯤은 값지다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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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공 신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