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 우에노 주리양, 알라뷰~

상벌위원회
2006년 9월 13일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龜は意外と速く泳ぐ)

감독 : “미키 사토시”

출연 : “우에노 주리”, “아오이 유우”

내셔널 지오그라피의 갈라파고스 거북에 관한 생태 다큐멘터리스런 제목과는 달리 냉혹한 스파이들의 세계를 그리고 있는 표리부동한 영화다. 에콰도르 해변에 널부러져 있는 갈라파고스 거북 마냥 평일 한낮 방바닥에 쳐딩굴며 ‘스파이 인생이란. 멋지지 않을까’ 하는 허무맹랑한 잡생각이나 일삼다가 학교가는 동생에게 스탬핑 킥에 맞고 엄마에게 암바를 당하는 우리네 한량들을 향해 스파이란 직업이 얼마나 무섭도록 평범한(!) 과정을 수반하는지에 대한 엄중한 경고와 사회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그릇된 스파이 이미지에 일침을 가하고 있는, 사회 고발 영화와는 아무 관계가 없는 신변잡기 환타지 개그영화 되시겠다.

스파이의 본분은 9할 대의 부킹 타율이 아닌 평범함으로 무장된 ‘잠복’능력 임을 발랄한 상상력으로 그려내며 주위의 평범한 이웃들을 한번 더 의심스런 눈초리로 쳐다보게 만드는, 60년대 우리 사회를 풍미했던 간첩 히스테리의 아련한 향수마저 느끼게 해주고 있다. 하지만 기막힌 상상력이니 이쁜 색감의 화면이니 조연들의 개그발랄한 연기니 해도 “우에노 주리”가 없었다면 영화는 등껍질 없는 갈라파고스 거북이 되어버렸을 것이다. 이미 영화 <스윙 걸스>에서 주옥같은 개그연기를 선보였던 그녀는 당 영화에서도 허파 콩딱콩딱하게 만드는 연기를 선사하며 영화의 완성도를 63빌딩 높이 만큼 높여주고 있다. 아마 영화를 보며 자신도 모르게 ‘난 이제부터 우에노 주리의 팬이 되버릴테다!“란 말을 읆조리고 있는 자폐적 현상을 체험하는 남성들이 많을 것이라 사료된다. 물론. 본인은. 체험했다. 덜덜덜~

누구보다 맛있는 라면을 끓일 수 있었지만 주목받지 말아야 할 스파이라는 신분으로 인해 한평생 평범한 그저그런 라면을 끓여야 했던 라면가게 스파이 아저씨의 뜨거운 눈물은 당 영화의 주제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주옥같은 장면 중 하나로 영화는 당신의 감수성을 관통하여 허파에 이르기까지 감동의 5.56m 탄환을 박아 넣어 줄 것이다.

p.s 지난 6월 23일 176세의 나이로 삶을 마감한 다윈의 갈라파고스 거북을 애도하며…..

명랑 상벌 문화 공작소
Self_Fish(http://bung015b.eglo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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