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우리말 해침꾼, <공연윤리위원회>, <영진공 67호>

공연윤리위원회
2007년 1월 22일

한굴문화연대가 19일에 발표한 “우리말 해침꾼”의 명단에는
국정홍보처와 철도공사(KORAIL), 가스공사(KOGAS)등의 만든 놈을 빼 놓고는 도대체 그 정확한 의도가 무엇인지 참으로 그것이 알고싶은 콩글리쉬 이름의 공기업들과
함께 앙드레 김 선생님의 존함이 올라 있었다.  

“각종 매체를 통해 불필요한 외국어를 사용하는 모습을 자주 보임으로서 시청자들의 언어생활에까지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인 듯 한데…

뭐,
앙선생님이 워낙에 “채널 세븐, 채널 나인, 채널… 십일번.” 식의 크로스오버적인 언어생활을 즐기시기로 유명하시지만. 그래도
이 냥반 하신 일도 있고 인제 나이도 지긋하신데 굳이 이렇게 몰아대야 하나 싶다.  이 분의 언어생활이 그동안 얼마나 많이 확대
생산되며 많은 국민들에게 웃음을 줬으며, 이 분 덕에 어설픈 외국어의 사용은 타인에게 비웃음거리만을 제공한다는 사실 또한 덤으로
전파되었는데 말야.

뭐 그건 그거고.

수상자들을 면면을 보니 대~충 감이 오는 것이,
“우리말 해침꾼”이란 ‘우리말로도 얼마든지 수용이 가능한 표현들까지 굳이 외국어를 사용함으로서 보는 이의 언어생활에까지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가능성이 농후한 개인 혹은 단체’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갑자기 사소한 딴지가 하나 걸고 싶어졌다.

가능하면 우리말을 ‘많이’쓰는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말을’올바르게’쓰는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진정한 우리말의 해침꾼, 그러니까 “우리의 말을 해치는 것덜”의 선정기준은
외국어를 얼마나 많이 혼용하는가가 아니라
우리의 말을 얼마나 X같이 사용하느냐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버럭 든 것이다. (평소같았으면 “조깥이”라고 썼겠지만.. 사안이 사안이니만큼.. 흠흠.)
그것이 더 명확한 의미에 가깝지 않을까.

그렇다면 정말이지 수상의 영광을 받아 마땅한 주인공은 따로 있음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왜 아니겠는가

사실, 본인은 당 드라마를 전혀 시청하지 않을뿐 아니라 대강의 줄거리조차 모른다.
그러나 본인의 모친이 당 드라마의 열혈 시청자라는 슬픈 사실 덕분에, 본의아니게 시청한 적이 꽤 있음이다. 

같은 본의아닌 시청은, 당 드라마가 방영되는 시간대가 주말저녁 8~9시로 온 가족이 TV앞에 모이는 시간대와 거의 정확하게
일치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마 나처럼, 연장방영 덕분에 길이마저 오지게 늘어난 당 드라마의 본의아닌 시청으로 괴로웠던 기억을
가진 사람이 꽤 있을 것이라 사료된다. 그렇다고 식사 후에 과일 한조각 먹지 않고 방으로 들어가버릴수도 없고 말야..

당 드라마가 끼친 해악이야 어디 하나둘이겠냐만. (아마 인류 역사를 통틀어 이렇게 형편없는 연속극이 또 있을까 싶다. 진심이다.) 귀가 번쩍 뜨일만한 수준의 각종 하드코어 액션적 언어구사 또한 수준급이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당 드라마는 온가족이 TV앞에 모이기 가장 적합한 시간에 방영되는 점을 생각한다면 그 파급력은 앙드레 선생님같은 인물 100명보다 크다고 할 것이다. 시청률 또한 매주 1~2위를 다툴 정도로 높지 않았나.


사화되기도 했던 “사위자식 개자식” “남의집(시댁)찬치에 내가 왜 가서 기분을 잡치냐.” 등등의 사회윤리 정면공격성 대사들과,
거의 중고등학교 남학생들의 대화를 듣는 듯 하는 주옥같은 욕설들과 불필요한 군바리성 군대용어 사용, 별 개연성없는 과격단어
사용은 그야말로 명불허전, 천의무봉급이었더랜다.
그뿐인가? 비슷한 연령의 부부사이에서 남편이 부인에게 “~했느냐.”체를
사용한다든지, 나이많은 형제에게 전형적인 반말과 욕설을 거리낌없이 사용한다든지, 군인 아버지에게 요즘엔 군대에서도 쓰지 않는
다나까체를 사용한다든지의, 상식을 벗어난 언어생활 또한 다체롭게도 포함되어 있었다.

굳이 다시한번 말할 필요가
있을까 모르겠지만 욕이 무조건 나쁜것만은 아니며, 모든 상황에서 꼭 사회적 합의에 따른 언어생활을 할 필요는 없다. 적절한
상황에서 적절하게 투하된 한방의 욕설은 인간의 언어가 줄 수 있는 최고치의 통쾌함을 선사하기도 하는 법이다.
그러나 그 욕설이 단순히 시선을 끌기위한, 소위 ‘낚는’도구나 불필요한 자극을 위한 과다첨가 조미료처럼 사용된다면.

그것이야말로 우리말이 겪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모욕이다.
그깟 외국어 몇마디 섞여들어간 것보다 말이다.

공연윤리위원회 아직도 비정규직 간사
거의 없다(1000j100j@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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