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 “어무나. 늬들 넘 웃긴거 아니니.” <영진공 71호>

공연윤리위원회
2007년 3월 23일

회식때 영화를 보게 되서 (팀원들이 술을 안하다 보니 회식 문화가 이런 식으로 점점 바뀌고 있다. 어찌보면 전사적인 추세이기도
하고), 팀장님의 강력한 추천으로 300을 봤다. 난 스파트라랑 페르시아랑 싸우는 영화라길래 ‘글래디에이터’, ‘트로이’분위기를
기대하고 봤는데, 보는 내내 ‘씬 씨티(Sin City)’생각 나더라고. 집에와서 찾아봤더니 감독은 다른데, 원작자가 같더라.

이런 영화보면서 ‘인종 차별’이니, ‘장애인 차별’이니, ‘성 차별’이니 정치적 올바름을 같고 이러쿵 저러쿵 하는 건 그 자체로
황당무계한 생각이니까 그냥 넘어가고. 비주얼과 만화적 잔인함과 액션으로 승부하는 영화라면, 그것만으로 평가를 해 줘야 하는데.
어쩌니. “300”은 그 조차 만족스럽지 않다. 갑빠 좋은 남성들 몸매보는 거야. 한 두명이면 족하지 300명씩 나와서
설쳐대는데. 계속 보다보면 그냥 빨래판에 다름 아니고.
화살 무쟈게 날아오는 건 그나마 좋아하지도 않는 ‘영웅’같은
영화에서 우리 연걸이 오빠가 맞아주던거잖아. 똥그란 방패 촬촬촬 돌아가는 것에서도 80년대 홍콩영화 생각나던데(정확히 무슨
영화인지는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음. 버디님 혹시 아시면 알려주시기 바람). 것도 2000년대 판으로 세련되게 만든게 아니라
改惡이 되어버린 판으로 말이지. 피 철철 내 주고 카메라 뺑뺑 돌려준다고 해서 멋진 비주얼은 절대 아니었단거.
게다가 코끼리용사, 코뿔소 용사, 게용사 나올 때는 데굴데굴 웃다가 굴러버렸잖아.
어무나. 얘… 늬들 넘 웃긴거 아니니.

근데, 이거 미국 국정홍보처에서 만든 영화 아닐까? 아… 물론 페르시아 입장에서 만든거.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고 기개가
좋더라도, 강대국에 아무리 개겨봐야 너만 손해입니다.” 이러면서 이거 제 3국에 풀어가지고 우리 위협하는 영화 아니냐고?
아… 내가 자격지심이라고? 그런 생각도 든다.
근데 보면서 베트남전 생각도 간간히 나더라고 그 엄청난 병력과 물량공세 가지고 300명의 게릴라전 앞에서 엄청나게 손실을 입잖아. 술탄이 중제자로 나서야 할 만큼 말이지. 게릴라들한테 당한 미국 짝으로 보이더라고.

암튼… 이런거나 보다니. 난 시간이 아깝더라고.

공연윤리위원회 상임간사
라이(ley78@hanmail.net)

“<300>, “어무나. 늬들 넘 웃긴거 아니니.” <영진공 71호>”의 한가지 생각

  1. 회식으로 영화를 보다니 부럽습니다 ~^^;; 저희 부서 사람들은 삼겹살에 소주를 더 좋아해서.. 뭐 보러 가자 그러면 다들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거든요~

    아. 참고로 ‘술탄’은 아마 아닐거예요. ‘술탄’은 이슬람교의 호칭이니, 기원후 800년 이후에 등장한 이름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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