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휴가> – <디 워>와 막장상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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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워’와 막장상박이다, ‘화려한 휴가’.

인물은 번데기가 이 영화를 보고는 보톡스 맞고 “난 주름 폈어요”라고 외칠 만큼 뻔하고, 대사는 트랜스 지방 십만 갤론으로 튀겨낸 감자튀김에 마요네즈를 얹은 만큼 느끼하다.

군중씬은 돈이 없었는지 모인 사람 머릿수를 보여주기 싫어 카메라를 가깝게 잡아 컷을 다 쪼개놔 답답하고, 개떡같은 모양새에 붙여 불필요하게 선정적인 장면까지 끼어 있으니, 예를 들면 ‘잘못했다’고 비는 시민을 ‘잘못했으면 매를 맞아야지’라며 패는 악랄한 표정의 진압군 앙각샷 같은 장면들은 ‘간첩 잡는 똘이장군’에서 늑대로 분한 공산당을 보는 불편함을 세월을 뛰어넘어 21세기, 그것도 2007년에 정치적 입장만 달리한 버전으로 느끼게 만든다.

더욱이 슬픈 건 5.18이라는 훌륭한 영화적 소재를 이렇게 찐따로 만들어 놨다는 사실과 함께 이 영화의 제작자나 감독들보다 더 훌륭한 재원이 다시 5.18을 소재로 영화를 만들려고 해도 재탕이라는 이유로 근 5년간은 만들기 힘들지 않겠냐는 우려 때문이다. 아무튼 그런저런 이유로 ‘화려한 휴가’….

‘디워’와 비교해 엉망인 수준으로는 결코 손색없다.

생각해보니 오마이뉴스는 이 영화에 몇날 몇일 여러 지면을 할애했다. 그 관심이 디워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었고, 심지어 이 영화를 본 고등학생 토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 영화를 봤다는 문자중계까지 상당한 치중이었다. 그런 호들갑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지금까지 보지 않은 이유는 영화를 보고 슬퍼지는 게 싫었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힘든 현실, 그걸 위로하려고 할애하는 시간까지 현실의 괴로움에 묻히기 싫어서였다.

하지만 그건 오마이뉴스의 호들갑에 따른 착각이었고, 영화는 예상을 3만 킬로미터 벗어난 엉망진창. 오마이뉴스의 정치적 의도가 더 밉살스러워진다.

나는 단연코 오마이뉴스의 애독자다. 아침, 저녁으로 하루 2번 이상 꼬박꼬박 접속하고 그리고 자주 오마이뉴스에 상주해 있다. 여러 시사이슈에서 아이템을 찾아야 하는 직업의 특성상 그렇기도 하지만 나는 분명 오마이뉴스에 애증이 있는 오랜 독자다.

그런데 얼마 전 오마이뉴스 마빡에는 ‘문국현’이 걸려 있다. 그것도 일주일 가까이 문국현이 내려온 적이 없다. 문국현이 최근 신문을 장식할 수 있는 팩트는 최근에 대선 출마를 했다는 사실 하나 뿐이다. 그런데 그 팩트 하나로 문국현을 이처럼 오래 그리고 비중있게 다루고 있는 매체는 오마이뉴스가 유일하다. 심지어 중앙일보 인터뷰 전문을 중복게재하면서까지 문국현을 다루고 있다.

문국현이 싫고 좋고를 따지는 게 아니다. 개인적으론 오히려 호감이 간다. 하지만 언론이라는 매체가 자신의 정치적 판단에 따라 이와 같은 편파보도를 해도 되나 의심스럽다. 사실 오마이뉴스는 지난 대선 때도 노무현 기관지 소리를 들었다. 대선 때가 다가오니 다시 변신을 시도하나 본데, 그리고 그 인물이 이번엔 문국현인가 본데 그 변신이 고약하긴 마찬가지다. 나중에 오마이뉴스 사장이나 편집장이 전두환 아들 전재국으로 바뀌어 대선후보 장세동을 민다면 그땐 대체 무슨 논리로 반대할 것인가?

이야기가 많이 샜다. ‘디워’ ‘광시곡’ ‘비천무’ 따위와 막장상박 ‘화려한 휴가’ 덕분이다.

영진공 철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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