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와 삼미 슈퍼스타즈”

고대 경영대 거센 개혁바람…등록금 차등책정 

고려대 경영대학이 내년도부터 성적에 따라 등록금을 차등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해 ‘개혁실험’에 대한 논란이 증가되고 있다.
고려대 경영대학에 따르면  2009학년도부터 성적 하위 10~15%인 학생에 대해서는 등록금을 지금보다 두 배가량 높이는 반면 상위 33%에 해당하는 학생에게는 전액 장학금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고려대 경영대 관계자는 “이 같은 방안은 교수회의에서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수 학생 유치를 위해 일단 경영대 내부에서 논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하위 10~15% 학생은 등록금을 현행 346만원에서 두 배인 650만원 수준으로 내야 돼 큰 부담을 안게 된다. 반면에 상위 3분의 1 학생들은 전액 장학금을 받고 학교에 다닐 수 있다. 또한 중위권에 해당하는 학생은 지금과 동일한 등록금을 책정받을 수 있다.


이번 방안은 실제 적용이 되기까지 재학생은 물론 본부 등 대학 내부 논의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한편 장하성 고려대 경영대학장은 “몇 년 안에 고려대 경영대를 아시아 3대 경영대학으로 만들겠다” 며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파격적인 실험을 대학에 적용시켰고, 최근 그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영국 ‘더 타임스’가 선정한 세계 사회과학분야 단과대 순위 66위에 올랐고,  국내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세계 100대 대학’ 에 드는 성과를 냈다.  (2007.10.2 / 아시아경제 김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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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난 기사다. 고려대 경영대학에 다니는 학생이라면 자라면서 ‘수재’ 소리도 몇 번 들어봤을 테고, 고등학교 때도 전교에서 순위를 다투는 성적을 유지하고 있었을 텐데. 저대로 된다면 고려대 경영학과에 입학하면, 거기 모인 학생들 중 하위 10~15%에 드는 순간 그 대가로 등록금을 두 배로 내야 하는 것이다. 억울하겠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왜냐하면 그곳은 ‘몇 년 안에 아시아 3대 경영대학’이 될 곳이기 때문이다. 등록금 인상에 발끈하려던 학부모들도 저 말에 움찔할 수 있을 거다. 똑똑한 우리 아들이 고려대 경영대학에 입학해서 더 똑똑한 애들 때문에 등록금을 두 배 내며 다니는 게 억울하긴 하지만, 어쨌든 그 과정을 거치면 고려대 경영대학 출신이 되니까… 라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다음 학기에 두 배의 등록금을 내게 되어 울분을 터뜨리던 학생도 이내 마음을 추스릴 것이다. 편입 따위는 생각지 않는다. 그래야 고려대 경영대학 출신이 된다. 고려대에서 이런 정책을 검토할 수 있는 것도, 이런 사실을 학교측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거다. 시쳇말로 ‘듣보잡’ 대학에선 감히 이런 얘길 꺼낼 수도 없을 거다. 잘못 했다간 총장이 석궁테러 받기 십상이지.

역시 소속이란 건 중요하다. 그리고 <경쟁력>이란 단어는 만능 포장재가 될 수 있다.

기사를 읽고 있자니 박민규의 장편소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 떠올라서 일부를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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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날 밤 나는 새로운 사실 한 가지를 알게 되었다. 그것은- 그저 평범하다고 생각해온 내 인생이 알게 모르게 삼미 슈퍼스타즈와 흡사했던 것처럼, 삼미의 야구 역시 평범하다면 평범하다고 할 수 있는 야구였단 사실이다. 분명 연습도 할 만큼 했고, 안타도 칠 만큼 쳤다. 가끔 홈런도 치고, 삼진도 잡을 만큼 잡았던 야구였다. 즉 지지리도 못하는 야구라기보다는, 그저 평범한 야구를 했다는 쪽이 확실히 더 정확한 표현이다. 다시 말해

  평범한 야구를 했던 삼미 슈퍼스타즈.

  이 얼마나 적확한 표현이란 말인가. 그러나 거기서 파생하는 또 하나의 의문. 확실히 평범한 야구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왜 삼미는 그토록 수치스럽고 치욕적인 팀으로 모두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걸까. 그것은 아마 기록과 순위의 문제 때문이겠지. 라고 나는 생각했으나, 곧 평범한 야구라면 최하위를 기록할 이유가 없다는 쪽으로 다시 생각의 흐름이 바뀌어갔다. 그렇다. 평범한 야구란 6개의 팀 중에서 3위나 4위를 달리는 팀의 야구를 일컫는 말일 테지. 그럼 왜?

  결론은 프로였다.

  평범한 야구 팀 삼미의 가장 큰 실수는 프로의 세계에 뛰어든 것이었다. 고교야구나 아마야구에 있었더라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 팀이 프로야구라는- 실로 냉엄하고, 강자만이 살아남고, 끝까지 책임을 다해야 하고, 그래서 아름답다고 하며, 물론 정식 명칭은 ‘프로페셔널’인 세계에 무턱대로 발을 들여놓았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한 인간이 평범한 인생을 산다면, 그것이 비록 더할 나위 없이 평범한 인생이라 해도 프로의 세계에서는 수치스럽고 치욕적인 삶이 될 것이라 나는 생각했다.

  큰일이었다. 세상은 이미 프로였고, 프로의 꼴찌는 확실히 평범한 삶을 사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프로야구 원년의 종합 팀 순위로 그것을 표현하자면 다음과 같다.

  6위 삼미 슈퍼스타즈: 평범한 삶
  5위 롯데 자이언츠: 꽤 노력한 삶
  4위 해태 타이거즈: 무진장 노력한 삶
  3위 MBC 청룡: 눈코 뜰 새 없이 노력한 삶
  2위 삼성 라이온즈: 지랄에 가까울 정도로 노력한 삶
  1위 OB 베어스: 결국 허리가 부러져 못 일어날 만큼 노력한 삶

  아아, 실로 무서운 프로의 세계가 아닐 수 없다고 16살의 나는 생각했다. 그럼 평범한 삶보다 조금 못하거나 더 떨어지는 삶은 몇 위를 기록할 것인가? 몇 위라니? 그것은 야구로 치자면 방출이고, 삶으로 치자면 철거나 죽음이다. 그런 삶은 순위에 낄 자리가 없다. 평범한 삶을 살아도 눈에 흙을 뿌려야 할 만큼 치욕을 당하는 것이 프로의 세계니까.

  찬찬히, 나는 다시 한 번 생각을 정리해보았다. 위의 순위는- 그래서 우리 모두에게 일종의 최면처럼 거대한 오해와 착시를 유발한다. 위의 순위를 다시 성적순으로 나열해보자면-

  1위 OB베어스
  2위 삼성 라이온즈
  3위 MBC 청룡
  4위 해태 타이거즈
  5위 롯데 자이언츠
  6위 삼미 슈퍼스타즈

  아무리 봐도 3위와 4위가 그럭저럭 평범한 삶처럼 보이고 6위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최하위의 삶처럼 보이는 것이다. 이것이 프로의 세계다. 평범하게 살면 치욕을 겪고, 꽤 노력을 해도 부끄럽긴 마찬가지고, 무진장, 눈코 뜰 새 없이 노력해봐야 할 만큼 한 거고, 지랄에 가까운 노력을 해야 ‘좀 하는데’ 라는 소리를 듣고, 결국 허리가 부러져 못 일어날 만큼의 노력을 해야 ‘잘하는데’ 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꽤 이상한 일이긴 해도 원래 프로의 세계는 이런 것이라고 하니까.

(중략)

  나는 다시 슈퍼스타즈를 생각했다. 그리고 삼미의 팬이었던 나의 유년과, 현재를 생각했다. OB와 삼성, 혹은 MBC나 해태의 팬이었던 또래의 소년들에 비해 확실히 나는 염세적인 소년이었고, 자신감이 없었으며, 세상을 어둡게 바라보고 있었다. OB의 팬이 아니라면, 삼성의 회원이 아니라면, 아니 프로야구가 없었다면- 그 소년들과 나의 차이점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결국 문제는 내가 삼미 슈퍼스타즈 소속이었던 데서 출발한 것이라고, 16살의 나는 결론을 내렸다. 그랬다, 소속이 문제였다. 소속이 인간의 삶을 바꾼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을 담은 소년이 왜 전철 안에서 조롱을 받는가?
  삼미 슈퍼스타즈의 잠바를 입고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고등학교 동창인 조부장에게 왜 굽실거려야 하는가.
  삼류 대학을 나왔기 때문이다.
  삼촌이 사는 남동구는 왜 개발이 되지 않는가?
  소속구의 국회위원이 여당 소속이 아니기 때문이다.
  소속이 인간의 삶을 바꾼다.
  소속이 인간이 거주할 지층을 바꾸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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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공 도대체

<러시아워3>편을 보며 다시 떠오른 막스 폰 시도우에 대한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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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그제 <러시아워3> 를 봤다.
영화가 어땠냐고? 결론만 말하면… 막장이었다.

동거니 형아 스타일의 격려를 얻어 좀더 길게 말하자면,
시나리오 작가가 딱 1g 정도 생각하고 만든 스토리를,
성룡과 크리스터커가 혼신의 힘을 다해 망가져주면서,
간신히 아슬아슬 지탱해가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영화, 성룡과 크리스터커 아니었으면 정말 어쩔 뻔 했냐….

하지만 역시 이 두 주인공 덕분에 그래도 재미는 있다.
그동안 2편을 거치면서 이 둘이 쌓아온 일종의 공덕이 위력을 발휘하는 거다.
영화 자체도 전편을 우려먹는 에피소드들을 만빵 배치해 놓았다.

그리고 영화가 유도하는 대로 1편 부터 지금까지를 돌이켜 보자면
감회가 새롭기도 하다.

<러시아워> 1편은 분명히 성룡이 주연한 영화이긴 하지만 헐리우드 영화의 색채가 아주 강했다. 영화의 줄거리 자체도 LA에서 벌어지는 일에 생뚱맞게 성룡이 끼어들어서 벌이는 좌충우돌 아니었던가. 전해지는 실제 촬영장 분위기도 홍콩 영화 시스템에 익숙한 성룡이 도무지 홍콩식 무술장면을 찍을 줄 모르는 헐리웃 시스템에 적응하느라 고군분투해야 했던 쪽이었다. 그 결과 1편은 성룡이 나오는 헐리웃 영화로 완성되었다. 이 영화에서 성룡은 크리스 터커에 기대어 힘을 발휘하는 외지인이었다.

하지만 2편에서부터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진다. 일단 배경이 홍콩으로 바뀌면서 성룡의 영화 장악력이 더 커지고 장쯔이 같은 굵직한 중국쪽 조연이 합류하면서 무게추는  더 그쪽으로 기울었다. 물론 중심 악역인 존론이 상징하듯 여전히 헐리웃 시스템이 전체를 담당했다는 점은 변함이 없었지만….

그런데 이번 3편은 거의 완전히 홍콩영화 판이다.
간단히 말해  크리스 터커가 나오는 홍콩영화가 된 것이다.

마지막 에펠탑 액션신을 보라, 그 장면에 등장하는 미국인 배우는 크리스터커 뿐이다.
악역은 일본배우 사나다 히로유키, 나머지 악당들도 죄다 아시아인들, 심지어 위기에 처한 여인마저 아시아인… 분명 배경은 LA에 파리인데 이런 인물 구도는 영화 내내 계속된다.



영화 <링>과 장동건이 출연했던 영화 <무극>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사나다 히로유키

게다가 영화 전체 분위기도 딱 홍콩스럽다. 물론 좋은 뜻은 아니다.
온갖 유명한 영화에서 이것 저것 따와서 대충 짜깁기한 것 같은 이야기 구조,
중간중간 등장하는 말꼬리 잡기 농담(유씨와 미씨를 이용한 농담 같은)들이
딱 80년대의 양산품 막장 홍콩영화 분위기라는 얘기다.

나이트클럽(극장?) 장면은 거의 주성치식 코미디 영화 수준에 근접할 정도로 막나간다. 하지만 그게 재미있으니 어쩌랴. 성룡이 아니었으면 욕 나왔을테지만, 바로 성룡 때문에… 80년대 홍콩영화도 주윤발, 이수현, 장국영, 주성치 등등 지명도 있는 몇몇 배우에 의존해서 했던 얘기 또하는 자가반복의 연속이었지만 당시의 우리들은 그걸 또 충분히 즐겼지 않았나. 딱 그런 분위기다.

간단히 말해 80년대 홍콩영화를 즐기던 마음으로 돌아가면
이 영화는 충분히 무지무지하게 즐길 수 있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이 장면 직후 성룡이 등장하는 순간이 이 영화의 최고 명장면이라고 나는 감히 주장한다.

그리고 한가지 더, 이 영화에는 또 다른 유명인이 한명 등장한다.
바로 명배우 막스 폰 시도우 옹이시다.


바로 이 분!!!

1928년 스웨덴 출생, <엑소시스트>의 노 신부님역과 <정복자 펠레>의 참 실감나는 무력한 아버지역으로 유명해졌고, <제7의 봉인> 같은 고전영화부터 최근의 <마이너리티 리포트>같은 대작 영화에까지 골고루 출연한 참 대단한 배우이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이 배우를 그렇게 기억하지 못한다.
이 배우만 보면 떠오르는, 절대로 잊지못할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그 추억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그러려면 우선 영화 <저지 드레드>를 끄집어내야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22세기쯤의 싱가폴이 이렇지 않을까 싶은…
플라톤의 <국가론>이 구현된 미래사회를 배경으로한 영화 <저지 드레드>

1995년에 영국에서 제작한, 역시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에는
주연으로 당시 거의 인기의 끝물에 도달한 실베스터 스탤론이 주연을,
지명도 높고 매력발 날리던 여배우중 한명인 다이안 레인이 여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리고 바로 막스 폰 시도우 옹께서는 매우 비중있는 역할인 이 플라톤식 법치국가의 원로 역을 맡으셨다.

영화의 초반부, 스탤론은 법집행자 군단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법집행자이지만
(영화 진행을 위해 당연히) 음모에 빠져들고 살인자라는 누명을 쓰게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스탤론의 혐의를 판결하기 위해 소집된 최고법정

최고재판관들의 법정에 회부된 스탤론을 동료 법집행자인 다이안 레인이 열심히 변호하지만,

사용자 삽입 이미지변호사 다이안 레인

그만 스탤론의 유죄를 증명하는 결정적인 증거가 등장해 궁지에 몰린다.
그 증거란, 법집행자들의 무기인 로-기버(Law Giver: 번역하니 법 제공기…-_-;;)는 모두 총쏜 사람의 DNA를 저장하는데 살인범죄에 사용된 로-기버에는 분명히 스탤론의 유전자가 기록되어있다는 것이었던 것이다. 결국 그에게 떨어진 선고는 사형!!!

사용자 삽입 이미지뜻밖의 증거에 놀라는 스탤론과 다이안 레인

바로 이 순간, 막스 폰 시도우 옹께서 분연히 일어나 폭탄제안을 하신다.
원로원에게 스탤론의 사형을 유배형으로 감형해준다면 자기가 원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하는 것이다. 이 동네에서는 원로직에서 물러나면 전직 원로로 예우하는게 아니라 총 한자루 딸랑 쥐어주고는 범죄자의 땅으로 쫒아낸다. 말로는 거기서 법을 집행하라는 거지만 결국 나가 죽으라는 거다. 그런데 지금 시도우 옹은 바로 그 길을 가겠다고 자청하는 것이 아닌가. 그가 그런 선택을 한 이유는 나중에 밝혀진다.
그 배경이 궁금하면 영화를 직접 보시라…


고뇌하는 막스

그리고 그가 이 놀라운 선언을 하는 장면에서 나는 결코 잊지 못할 기억의 각인을 얻고야 만다.
그의 고뇌에 찬 연기가 인상깊었냐고? 유감스럽게도 그건 아니다. 물론 연기는 훌륭하다면 영화 전체 분위기가 “고뇌에 찬 연기 따위는 그냥 개에게나 줘버려” 분위기라…

그럼 뭐가 문제였냐. 아래 사진을 잘 보시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바로 이 장면

뭔가 눈에 띄지 않는가?
좀더 확대를 해드리겠다.


바로 이 장면!!!!


아직 안보이는가?

좀 더 확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두둥!!!


그렇다. 그의 콧구멍 속에 코딱지가 하나 달려있었던 것이었다!!!!
그가 자신의 생명을 희생해서 무고한 주인공의 생명을 살리겠다는 심각한 선언을 하는 동안, 그의 코에 달려있는 이 코딱지는 그의 고뇌와 콧김의 흐름을 반영하며 미세하게 흔들린다. 이 장면은 거의 1-2분간 계속되는데, 그동안 그의 코딱지는 떨어지지도 않고 끝까지 달려서 흔들리고 있었다.

그 장면을 보는 동안 나는 그의 코를 파주고 싶었다.
어찌나 파주고 싶었던지 온몸이 근질근질해질 지경이었다.
어찌나 안타까웠던지 그 장면에서 눈을 감기도 했고
눈을 감고서 이 장면이 버젓이 스크린에 옮겨질 때까지
분장사와 카메라 감독과 편집기사는 도대체 뭘 하고 있었는지 원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눈을 떠보면 그런 니를 조롱이라도 하듯,
그 코딱지는 계속 그의 콧구멍 속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그 이후로, 막스 폰 시도우만 보면 나는 늘 그 코딱지를 떠올리게 된다.
그의 코털에 매달려 미세하게 진동하던 그 코딱지…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볼 때도, 떠오르는 것은 그의 코딱지였으며
이번 <러시아워3>에서 그가 등장하는 순간 제일 먼저 떠오른 것도
바로 그 코딱지 였다.

앞으로도 막스 폰 시도우는 나에게 코딱지로 기억될 것이다.

여기에 이 글을 남기는 것도 (내가 변태라서가 아니라)
이렇게라도 하면 어떻게 시도우 옹에 얽힌 트라우마를 벗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희망은 아무래도 헛된 소망이었던 모양이다. 오히려 글을 쓰고 사진을 캡춰하면서 각인은 더욱 깊어졌다.

어쨌거나 그의 코딱지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P.S. <저지드레드>에는 조안첸도 나오고 

나중에 <듀스 비갈로> 등으로 유명해진 롭 슈나이더도 나온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진공 짱가

살아있는 세계문화유산, 알 파치노 vs 로버드 드 니로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 니로. 두 사람 모두 뉴욕에서 태어난 명배우들입니다.
이탈리아계인 알 파치노가 40년생, 아일랜드계인 로버트 드 니로가 43년생이로군요.

영화 데뷔는 로버트 드 니로가 약간 빨랐습니다. <Trois Chambres à Manhattan>(1965)라는
프랑스 영화에서 엑스트라로 처음 출연한 이후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X 등급 영화
<그리팅>(Greetings, 1968)에서 주역을 맡았습니다. 알 파치노는 68년 <N.Y.P.D>라는
TV 시리즈에 출연 후 <미, 나탈리>(Me, Natalie, 1969)에서의 조역으로 영화 데뷔를 합니다.

이후 몇 편의 출연작이 있고 70년대 초반에 이르러 드디어 출세작을 찍게 되는데요,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에게 픽업된 알 파치노가 72년 <대부>로 선빵을 날립니다.
그리고 로버트 드 니로는 73년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비열한 거리>에 출연하죠.
알 파치노가 연극 무대를 경유한 신데렐라 같은 영화배우였다면 로버트 드 니로는 좀 더 많은
출연작을 통해 조금씩 배우로서의 인지도를 넓혀나간 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1972년       1973년

<대부>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알 파치노는 이듬해 <허수아비>(Scarecrow)와
<형사 써피코>(Serpico)를 찍었고 그 사이 로버트 드 니로가 <비열한 거리>로
‘업계의 시선’을 끌게 된 거죠. 그리고 두 사람이 처음으로 같은 영화에 출연한 작품이
74년작 <대부 2>였습니다. 하지만 현재 시점의 마이클 콜레오네인 알 파치노와
돈 콜레오네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 로버트 드 니로는 극중에서 직접 만날 일이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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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로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 니로는 당대 최고의 배우로서 맹활약을 하게 됩니다.
<대부 2> 이후 80년대까지 두 배우의 출연작들을 연대 순으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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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작들의 수에서나 작품의 질에서나, 로버트 드 니로가 훨씬 부지런한
활동을 보여주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반면 알 파치노는
83년 <스카페이스> 이후 89년 <사랑의 파도>로 재기하기까지
상당 기간을 말 그대로 ‘헤맸다’고 밖에 할 수 없는 기간을 보냈습니다.

오랜 기간의 공백 끝에 돌아온 알 파치노에겐 역시 <대부 3>가 기다리고 있었죠.
로버트 드 니로도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좋은 친구들>을 찍었습니다.


  1990년 

로버트 드 니로는 같은 해인 1990년 제인 폰다와 함께 <스탠리와 아이리스>라는
멜러 영화를 찍었는데요, 알 파치노 역시 이듬해 미셸 파이퍼와 <프랭키와 쟈니>
출연했습니다. 두 배우가 거의 같은 시기에 유사한 컨셉의 영화를 찍었다는 건
당시 이들의 존재감이 헐리웃 스튜디오의 기획 자체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91년       1990년



90년대 초반에 알 파치노는 <딕 트레이시>(1990), <여인의 향기>(1992),
<글렌게리 글렌로즈>(1992), <칼리토>(1993) 등에 출연했습니다.
같은 시기에 로버트 드 니로의 주요 출연작은 <사랑의 기적>(1990), <비공개>(1991),
<분노의 역류>(1991), <케이프 피어>(1991), <밤 그리고 도시>(1992),
<디스 보이스 라이프>(1993), <형사 매드독>(1993), <브롱스 대부>(1993),
<프랑켄슈타인>(1994), <카지노>(1995)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1995년 마이클 만 감독의 <히트>(Heat)에서 21년만의 만남이 이루어집니다.
알 파치노는 1999년 <인사이더>에서 마이클 만 감독과 한번 더 작업했습니다.
 두 배우의 세번째 만남은 현재 촬영 중인 존 애버넷 감독의 차기작
<의로운 살인>(Righteous Kill)을 통해 내년 중 다시 볼 수 있게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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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명배우 가운데 감독 데뷔작을 먼저 내놓은 것도 로버트 드 니로였습니다.
그의 첫번째 감독 데뷔작은 93년작 <브롱스 대부>(A Bronx Tale)이었구요
최근 두번째 연출작 <굿 셰퍼드>(The Good Shepherd, 2006)를 내놓았죠.

셰익스피어 연극에 지대한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알 파치노의 감독 데뷔작은
<리차드 3세>를 원작으로 한 <뉴욕 광시곡>(Looking for Richard, 1996)입니다.
두번째 연출작 <차이니스 커피>(Chinese Coffee)도 아이라 루이스의 희곡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2004년에는 마이클 레드포드 감독의 <베니스의 상인>에서
샤일록을 연기하며 셰익스피어에 대한 오랜 애정을 과시한 바 있습니다.


1996년       1993년

2004년       2006년

배우로서, 그리고 영화인으로서의 경력은 객관적으로 로버트 드 니로가 좀 더
착실하게 잘 쌓아온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알 파치노에게는 로버트 드 니로에게도 없는
배우로서의 천부적인 카리스마가 있습니다. 저는 <시티 홀>(City Hall, 1996)에서
알 파치노가 혼자 긴 러닝타임을 채우는 장면을 보면서 ‘로버트 드 니로가 갖지 못한
알 파치노만의 그 무엇’을 발견했습니다. 연출자들이 요구하는 대로 너무 버럭! 하는
연기를 선보이는 경우가 잦은 편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알 파치노 필모그래피  vs  로버트 드 니로 필모그래피

이제는 두 사람 모두 환갑의 나이를 훌쩍 넘긴 말년의 나이가 되었습니다만
여전히 엄청난 스타 파워를 과시하고 있습니다. 알 파치노는 2009년에 만들어질
살바도르 달리의 전기 영화에 출연할 예정이고 로버트 드 니로 역시
많은 작품들이 후반 작업 중이거나 사전 준비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 세대를 대표하는 이름인 동시에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위대한 두 배우,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 니로입니다.

영진공 신어지

“그들이 꿈꾸는 나라”

유명 정치인들이 꿈꾸는 대로, 그것도 아주 잘 이루어졌을 때.
우리의 모습이리라.

대학다닐 때 부시와 같은 skull & bone 클럽이었냐고 질문하는 학생을 경찰이 전기충격기로 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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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ull & bone은 예일대 귀공자 비밀 사교 클럽인데, 프리메이슨 관련설도 있고, 1년에 백인 남성 15명만 가입을 받는다.





영진공 철구

“역시 대한민국은 돈이 최곱니다요.”

쓴소리 하던 재판부 “정몽구 회장 감옥 넣는 게 능사 아냐”

사용자 삽입 이미지기업총수나 정치인들에게 언제나 어머니 같은 인자함으로 보듬어주던 법원은 아니나 다를까 몽구 회장님에게도 그 끝을 알 수 없다는 사랑의 힘으로 와락 껴안아 주었습니다. 몽구 회장님 잡아넣으면 우리나라 쪽박 찰까봐 두려워서 그냥 돈으로 지불하라는 이 애국애족의 화신 이재홍 수석부장판사님께서는 그래도 법의 엄함을 보여주기 위해 여태껏 준법 경영이 뭔지도 모르고 산 몽구 회장님한테 준법 경영에 대해 강의하고 기고하라는 판결도 내렸습니다. 아. 무섭습니다. 잘못한 것도 없는데 반성문 쓰라고 하면 정말 자아가 두개로 쪼개질 것 같던데 이재홍 판사님께서 진정한 형벌의 의미를 아시는 분이군요. 이재홍 판사님께서 군대는 다녀오셨는지 모르겠지만 군대에서 시키던 ‘무지개 색으로 쓰기’를 포함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여담으로 군생활 당시 무지개 색으로 반성문 50장을 써야했던 동기 녀석이 차다리 군장 뺑뺑이를 시켜 달라며 울부짓던 모습이 눈 앞에 선하군요.

‘재산이 있는 사람은 재산을 사회에 공여하는 것이 실형에 갈음하는 가치’라는 이재홍 수석부장판사님의 말씀을 가슴 깊이 간직하며 돈이나 많이 법시다. 역시 대한민국은 돈이 최곱니다.

‘물량 몰아준’현대차 631억 과징금

아차! 회장님 출타하신 사이에 딱걸리고 말았군요. 역시 판사님 말씀대로 현대는 회장님 없으면 금새 망하겠습니다. 다시한번 앞을 내다보는 법원의 세심한 판결에 경의를 표합니다. 짝짝짝~

영진공 self_fi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