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공 62호]<라디오 스타> “음악이 사람과 사람을 잇는다.”

상벌위원회
2006년 10월 26일

레코드 판이 돌아가면서, <라디오 스타>의 타이틀이 뜨는 익숙한 시작은 상당한 즐거움을 안긴다. 감독은 ‘안성기’에 대한 헌정 영화라고 했지만 사실 안성기의 연기나, 박중훈의 연기가 좋았다기 보다, 조연들의 연기가 좋았다기 보다. 내게는 그저 ‘귀가 즐거운’ 영화였다.

줄거리는 ‘록’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도 않은 것이 ‘크게 라디오를 켜고’를 들으면서 영월 주민들이 ‘라디오’를 꺼버리는 모습은 박중훈의 ‘DJ로서의 태도’와 상관없이 그저 귀에 거슬리는 ‘소음’으로 치부되는 ‘록’으로 나온다.

대중음악이란 것. 거기에 록이 묻어나는 것은 사실 웃긴 얘기다. 윤도현 밴드가 히트를 친다고 ‘록’이 대중화되는 건 아닌데다가, 사실 윤밴이 ‘진정한 록 그룹’으로 인정되는 것도 아니잖는가?

영화 내내 가슴에 남는 것은 안성기의 비참한 삶도, 도무지 정신머리 없는 박중훈의 삶도 아닌. 선별된 곡들과 함께 어울어지는 ‘풍광’이 아닌가 싶다. 매니아적인 음악 선곡도 아니거니와 그저 사람과 사람, 도시와 도시를 이어주는 ‘라디오’ 스타.

소통을 위한 ‘이어짐’. 그런 느낌이 참 잘 묻어나는 영화였다. 시나리오도, 등장 인물도, 연기도. 그 무엇도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음악에 맞춘 영상 하나만은 괜찮은 영화로 기억될 게다.

상벌위원회 수석 조사위원
함장(http://harmj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