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호의 매력은?, Guilty Pleasure & More …


유승호는 처음부터 참 잘생긴 꼬마였다. 영화 <집으로>의 철딱서니 없는 악동으로 등장했을 때부터 그랬다. 그리고 한동안, 우리는 그 꼬마를 잊었다. 내가 그를 다시 발견한 것은 내가 일하는 곳에 붙은 영화 포스터 속에서였다. 영화 정보라면 꽤나 주워섬긴다는 나도 처음 들어본 영화, <서울이 보이냐>의 주인공이었다. 조금 이해하기 어려웠다. 왜 얘가 이런 영화에? 라는 의문이 떠오른 거다. 그렇다. 나도 의식하지 못했지만 유승호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1년이 채 되지 않아 유승호는 다시 나타났다. 이번에는 좋아 어쩔 줄 모르는 누나를 등에 업고서 시청자들에게 유산균식품을 권유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이 나라의 20-30대 여성들은 모두 그 좋아 어쩔 줄 모르는 누나가 되어 버렸다. 이 글은 바로 그 누님들 중 한명의 요청으로 씌여진 것이다.

-= IMAGE 1 =-

문제의 그 광고




그럼 이제 유승호의 매력을 정리해봅시다~

매력1.
미학적인 조화

유승호를 말하면서 그의 외모가 제공하는 아름다움을 빼놓을 수는 없다. 눈 주변을 제외하면 맑디맑은 얼굴, 큰 눈동자와 짙은 눈썹, 그 외의 정확하고 뚜렷한 이목구비가 갸리갸리한 팔다리와 함께 만들어내는 이미지는 순정만화의 그것에 견줄 만하다. 순정만화의 주인공답게 이 꼬마는 순수하다. 그러나 순수한 미소년이라는 것만으로는 유승호의 매력을 설명하기는 부족하다. 왜냐하면 유승호에게는 단지 순수하고 예쁘다는 것 말고 다른 기운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어두움이다.


일단 이쁘고 볼 일이다.

매력2.
여리한 어두움-부조화의 매력

유승호는 어리다. 그리고 어린애답게 섬섬하고 여리하다. 하지만 묘하게도 그 얼굴에서는 서글서글한 어두움이 묻어난다. 그래서 그를 ‘리틀 소지섭’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약간 짙은 눈매와 젊은 애 답지 않게 힘없어 보이는 눈빛 탓일지도 모르겠고, 가느다란 팔다리 때문일 수도 있다. 혹은 그가 연달아 맡은 어린 왕 역할이 남겨준 아우라 때문일 수도 있다. 어쨌거나, 이 꼬마는 귀여운데 귀엽지만은 않다. 우리는 언제나 부조화스런 대상에 눈길을 돌린다. 이것은 인간이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언제나 튀는 존재들은 그것을 알아보지 못하는 자에게는 위협이지만 눈치가 빠른 자에게는 기회가 된다. 인류의 조상들은 그것을 감별하는 능력을 통해 죽을 자리에서 살아 돌아오곤 했다. 따라서 우리는 뭔가 어긋나는 존재를 감별하는 눈을 가진 이들의 후손들이고 비슷한 능력을 물려받았다.

군계일학, 닭떼 중에 학 한 마리가 눈길을 끄는 것은 그 학이 나머지 닭들과 부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여러 얼룩 중에서 어떤 얼룩이 묘하게 움직이고 있다면 그것은 그냥 얼룩이 아니라 호랑이다. 마찬가지로 귀여운 아이가 귀여운 짓을 하고 귀여운 분위기를 풍기는 건 그냥 한번 돌아봐 줄 정도로만 귀여울 뿐이다. 그러나 귀여운 애가 뭔지 모를 우수를 흘리고 다닌다면 이건 걸음을 멈추고 긴장하며 주시해야만 한다. 곧 저기서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승호는 꼬마 시절부터 그냥 어린애스럽지만은 않았다. 애가 별로 까불지도 않고 뭔가 아는 듯 조용히 남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던 애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남자가 되어가는 것이다. 아주 그럴듯한 남자가.
 


애가 뭐 이리 어두워 …

매력3.
성공한 성숙

사춘기의 2차 성징은 호르몬의 균형을 뒤집으면서 우리들의 외모도 함께 헤집어 놓는다. 왕자 공주 대접을 받던 우리네 인생이 마당쇠와 무수리로 격하되는 시점이 바로 이때부터다. 나를 볼 때마다 귀여워 어쩔 줄 모르던 어른들이 어느 순간부터인가 조금 안타까운 눈빛으로 나를 대하던 순간을 기억하는가. 바로 그게 그때다. 어떤 여자아이들은 이 전락을 막고자 음식을 거부하기도 하고 심해지면 사춘기 거식증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다고 변하는 몸을 막을 수는 없고 흘러가는 세월을 멈출수 없는 법이다. 사춘기의 혼돈은 아역스타들이라고 봐주지 않는다. 그동안 누님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사춘기를 제대로 넘기지 못한 동생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여기서 <해리포터> 시리즈의 ‘다니엘 래드클리프’를 위해 묵념.


아, 해리…

그러나 몇몇은 불공평하게도 사춘기의 나쁜 것은 피하고 좋은 것만 얻어서 돌아온다. 그것은 마치 왕의 귀환과도 같은 일이다. 나는 통과하지 못했던 바로 그 테스트를 통과한 그들에게 우리는 존경을 바치며 더 큰 충성을 맹세한다. 멀리는 같은 해리포터 시리즈에 출연했으나 공주님이 되어버린 ‘엠마 왓슨’이 그렇고, 여기서는 유승호가 그렇다. 그는 한 고비를 넘긴 것이다. 루나Luna는 이를 “훈남이 될 거란 예상을 확인하는 즐거움” 이라 표현했다.

매력4.
금지된 장난-Guilty Pleasure

유승호에게 하악대는 누님들의 호소하는 또 다른 감정은 죄책감이다. 내게 자문을 해준 한 분은 이 감정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내가 이런 어린애에게 무슨 짓인가, 그러면서도 어쩔 수 없는 내 마음,
오히려 죄책감이 더 불을 지르는 이 상태.”

이건 새로운 일도 아니다. 이미 남자들은 오래 전부터 그래왔다. 나보코프가 <롤리타>에서 표현한 것이 그거고, 예전에 ‘SES’와 ‘핑클’이, 지금은 ‘원더걸스’와 ‘소녀시대’가 소구하는 것이 그것이며, 문근영과 김연아의 존재가 바로 그것이다. 단지 여기에 누님들이 가세했을 뿐이다. ‘샤이니’라는 애들이 인기를 얻었을 때부터 이런 조짐은 있었다. 그리고 이제 유승호를 통해 그것이 본격적으로 분출되는 것이다.

남자들이 이미 그랬왔으니 여자들도 죄책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 원래 이런 거는 오히려 죄책감을 느껴야 더 즐길 수 있다. 롤리타 콤플렉스가 콤플렉스인 이유는 거기에 죄책감이 반드시 끼어들기 때문이다. 원래 우리는 금지된 것을 더 갈망한다. 사실 이것은 더 많은 자유를 원하는 본능의 발현이다. 우리는 누가 나를 금지하기 보다는 내가 남을 금지하기를 원하도록 진화해왔다. 금지를 극복한다면 우리는 한 단계 더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그래서 금지된 대상은 더욱 더 매력적이기 마련이다. 거기에는 그 대상 자체의 매력뿐만 아니라 자유와 권능의 매력까지 담겨있으니까. 유승호를 더 잘 ‘즐기는’ 비결도 여기에 있다.

당신이 죄책감을 느낄수록, 금지를 느낄수록 유승호가 내미는 숟가락은 더 달콤할 것이다.

영진공 짱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