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으로 가는 국회의원

주성영 의원.

2004년도 “열린우리당 이철우 의원은 북한 간첩 대둔산 820호”라고 천기누설 한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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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는 보시다시피 연합

당시 이철우 의원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법원에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지만 원고패소 판결을 받았다. 면책특권이 주어지는 국회 발언이었기 때문.

간첩에 혈안이 된 간첩 잡는 똘이 장군이 이번엔 국민들 사이에서도 불순분자를 찾아냈다. 고대녀 김지윤 씨. 그녀가 고대생이 아니고 민주노동당 당원인 정치꾼이라고 주장했다. 속으로는 아마 ‘친북세력’이라고 말하고 싶었을 지도.

하지만 그녀는 똘이 장군이 그 헛소리를 하는 순간에 고대 도서관에서 기말고사 준비를 하고 있었단다. 그리고 이번 발언은 국회가 아니라 전국민이 지켜보는 백분토론 자리에서 나왔다. 이제 면책특권 따윈 없다. 100만원 이상 형이 확정되면 국회의원직도 박탈이다. 고대녀 김지윤 씨. 자 법원으로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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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중요한 건 따로 있다.

주성영 의원이 ‘이철우 간첩발언’을 한 2004년도. 그해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정체성을 밝히라고 끈질기게 요구했던 해이기도 하다. 장장 6개월 간. 노무현 대통령이 “빨갱이”인지 아닌지 스스로 밝히라는 요구였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 보고 “빨갱이”인지 아닌지 사상고백을 하라며 찐따붙은 한나라당.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한나라당의 요구를 무시하자 그들은 국회를 가출하기도 했다. 정체성을 밝힐 때까지 등원 거부를 한 것이다.

주성영 의원의 발언은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열린우리당 386 의원이 “빨갱이”인데 청와대에 “빨갱이”가 없다고 누가 장담하냐는 차원에서 사용된 것이다. 이처럼 색깔론은 국가안보 차원에서 사용되지 않는다. 언제나 정략적으로 사용된다.

이번도 마찬가지다. 한나라당은 촛불에 색깔을 뒤집어 씌우고 싶어한다. 그리고 그 배후세력이라고 내세우는 게 고대녀 김지윤 씨고 친북세력 민주노동당이라는 거다. 미치고 환장할 노릇.

게다가 이런 발언은 항상 주성영 의원이다.  지역구는 대구 동갑.  지난 17대에서 낮술, 간첩발언 등 파문을 일으켰지만 당당히 이번 재선에 성공했다.  뭔 짓을 해도 뽑아주는 유권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막장 국회의원은 이처럼 모르쇠 유권자들에게서 나온다.

현재 통합민주당은 국회 등원을 거부하고 있다. 쇠고기 재협상을 하지 않으면 등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여론은 좋지 않다. 정치인은 국회에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여론이 더 비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열린우리당 출신 민주당 의원들은 속 뒤집어질 일이다. 대통령의 정체성을 밝히라며 등원을 거부했던 한나라당이 지네가 여당됐다고 여론을 등에 엎고 등원을 요구하고 있으니. 지금 민주당의 등원 거부는 그나마 양반인 거다. 내 기억에 가장 황당하고 어처구니 없었던 국회 파업 사건은 2004년 대통령이 정체성 안 밝힌다고 등원 거부했던 한나라당이다.


영진공 철구

머슴이 주인을 가리고 끼리끼리 편짜서 뭘 어쩌자는 건지 …

 

포탈사이트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국회의원인 주성영 의원이 지난 17일에 올린 글이 이슈가 되었다하여 그 글을 읽어보았다.

글의 요지는 다음과 같았다.

“촛불시위가 시작과 달리 이렇게 정치투쟁으로 변질되고 있는 이유는, 아직도 미몽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좌파 386과, 그런 부모들에게 이끌리는 초ㆍ중ㆍ고생, 지난 대선에서 정동영 후보에게 표를 던진 620만 명의 일부가 주도하고 있는 ‘賤民민주주의’ 때문이다. 그 외 대부분의 국민들은 문제가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지만 냉철하고 이성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것은 듣기 좋은 ‘생명’을 내세우면서도 실제로는 이념을 팔아먹는 ‘생명 상업주의자’들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결국 촛불시위는 ‘국민건강’ 수호라는 좋은 의도에서 출발했지만, ‘천민민주주의’를 선호하는 ‘생명 상업주의자’들로 인해 ‘반미’와 ‘정권타도’ 운동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선량한 의도를 갖고 있으면서도, 좌파들이 내세우는 정치적인 구호에 선동되어 정권타도를 외치는 사람들은 ‘賤民민주주의자‘들에 의해 조종되는 피해자다. 이제 나라를 걱정하는 진정한 민주시민들이 현실을 직시하고 이성을 갖고 진지하게 행동해야 할 때다. 우리가 선거를 통해 이룩한 ‘정권교체’를, 거짓된 ‘생명 상업주의자’들의 거짓 선전선동에 속아 빼앗길 수야 없지 않겠는가.”

이 글의 전문은 아래 링크에 있다.
http://www.frontiertimes.co.kr/news_view.html?s=FR06&no=28573&s_id=194&ss_id=0


우선 주성영 의원이 어떤 분인지 알아보자.

이 분은 한나라당 대구 동구갑 17, 18대 국회의원으로,
다음과 같은 구설수와 윤리심사 등에 오르내리기도 하였다.

2004총선연대 낙선대상자
◎ 도덕성/자질
  • 91년 5월 춘천지검 재직시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적발
    – 소명: 술자리에 동석했던 손님을 바래다 주어야 할 입장이었음. 깊이 반성하고 있음.
  • 98년 9월 쌍방 피해 후 당시 유종근 전라북도지사 비서실장의 이마를 술병으로 내리쳐 눈썹 주위을 찢기게 함. 이 사건으로 전주지검에서 대전지검 천안지청으로 전보 발령됨.
    – 소명 : 술자리에서 지역감정에 대해 논의하다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임.

    윤리특위


  • 2005년 9월22일 국정감사 기간 중 대구모호텔 내 술집에서 피감기관 인사들로부터 향응접대를 받고 술자리를 같이하고 폭탄주를 마시는 등 국감에 임하는 국회의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 (2005-10-05, 이상민 의원 등 5인 요구)
    – 윤리특위의 법적 윤리심사 기한인 3개월을 넘겨 안건 자동 폐기 [국회법 157조 3항] (2006-02-27)
  • 2005년 9월22일 국정감사 기간 중 대구지검 국감이 끝난 뒤인 밤 11시30분쯤 대구 모호텔 지하 L칵테일바에서 칵테일바 사장 및 여성종업원 2명에게 심한 욕설을 하며 추태를 부리는 등 국회의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 (2005-10-05, 이상민 의원 등 5인 요구)
    – 윤리특위의 법적 윤리심사 기한인 3개월을 넘겨 안건 자동 폐기 [국회법 157조 3항] (2006-02-27)
  • 정치공작의 배후가 부정선거를 획책하고 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국회의원으로서의 품위손상 등의 이유로 윤리심사대상자로 윤리심사요구서 접수 (2005-09-30, 김부겸 의원 등 29인 요구)
    – 윤리특위의 법적 윤리심사 기한인 3개월을 넘겨 안건 자동 폐기 [국회법 157조 3항] (2006-02-27)
  • 제17대 첫 정기국회 제13차 본회의에서 신상발언을 하던 중 허위 언론보도를 인용하여 ‘이철우의원이 1992년 북한노동당원으로 현지 입당하여 현재까지 계속하여 암약하고 있다’고 주장 등의 이유로 국회 윤리특위에 징계대상자로 요구서 접수 (2004-12-10, 유선호의원 외 150인 요구)
    – 윤리특위 <공개회의에서의 사과> 의결 (2005-06-28)
    – 본회의 미처리


    <열려라 국회> 사이트에서 인용.
    http://watch.peoplepower21.org/member2008/congressman.php?mseq=459&sub=04

  • 각설하고,
    나는 이 분이 나름대로 촛불집회에 대해 내린 평가와 해석에 대해 비난하고 싶지도 않고, 이 분의 주장에 대해 가타부타할 생각도 없다.
    이 분에게는 자신의 생각을 마음대로 표현할 자유와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분이 그 글에 국회의원임을 명시하였고, 또한 그 글에서 심각한 오류와 편협성이 보이기에 이를 적시해보고자 한다.

    1. 민주주의

    민주주의는 “만인은 평등하다”라는 사상에서 출발한다.  그러므로 민주주의 사회의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정치에 참여할 수 있고 동등한 대접을 받으며 법 앞에 평등한 것이다.

    물론 주성영의원도 글에 썼듯이 초기 민주주의에는 많은 부작용이 있었고, 불과 몇 십년 전만 해도 소위 선진국이라는 서구사회에서 동등한 참정권이 보장되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은 모든 권력이 국민에게서 나오는 민주주의 사회이며 국민에 대해 어떤 형태의 차별이나 계급구분도 엄격히 금하고 있다.

    그런데 느닷없이 천민이라니?
    주성영 의원은 글에서 “천민민주주의”라는 말이 마치 사회학 등에서 광범위하게 쓰이는 용어인 듯 장황하게 설명을 붙였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다만 우리 사회의 일부 인사들이 즐겨 사용하는 조어수준의 용어이다.
    사례 1. http://blog.naver.com/liberalian?Redirect=Log&logNo=80012374006
    사례 2. http://breaknews.com/new/sub_read.html?uid=82531&section=section1

    만약 주성영 의원이, 목소리 큰 사람들이 모여 힘으로 몰아부치는 상황을 우려하여 이런 글을 썼다면 중우정치나 포퓰리즘 또는 협상민주주의라는 표현으로 충분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굳이 서로 모순되고 어긋나는 두 단어를 억지로 꿰어 맞춰 “천민민주주의”라는 표현을 쓴 건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나?  그럴리야 없겠지만, 혹여 주성영 의원은 촛불을 드는 사람들은 천민들과 그 추종자무리이고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선민이라 생각하여 그런 표현을 쓴 것인가?

    그렇지 않다면 다음과 같은 구절들은 또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아직도 미몽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좌파 386과, 그런 부모들에게 이끌리는 초ㆍ중ㆍ고생, 지난 대선에서 정동영 후보에게 표를 던진 620만 명의 일부”,
    “좌파가 주도하는 거리의 비이성적 굿판”,
    “나라를 걱정하는 진정한 민주시민들”,

    행정부의 실책과 위정자들의 직무유기로 인해 온 나라가 시끄러운 이때에, 국회의원이나 되시는 분이 맡은바 직분에 충실하지는 않고 왜 굳이 이런 글과 표현으로 국민들의 편을 가르고 국론을 분열시키고자 하는지 설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2. 국회의원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리자로 선출되어 국민이 살기 편하도록 법을 만들고, 행정부를 감시하는 직업이다.  그리고 선거때마다 후보들이 쓰는 표현에 따르면 국민들의”종”이자 “머슴”이다.

    그런데 최근의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의 대다수는 촛불집회를 지지하고 있으며 정부의 실책을 가혹하게 꾸짖고 있다.

    그리고 현재 촛불집회를 지지하는 국민들 사이에서는 정권퇴진을 요구해야하는 것인지에 대해 온라인과 현장에서 치열한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국민들은 어떤 방향이 바람직한 것인지 쉬임없이 토론하고 행동하며 또 수정하고 실천에 옮길 것이다.

    국민들은 주성영 의원이 글에서 단정지었듯이 촛불집회가 “특정 목적을 가진 세력들에 의해 법의 지배를 무시하는 반정부 투쟁 성격의 정치성을 띤 불법집회로” 가야 할 것인지 아직 결론 내리지도 않았으며,
    촛불집회의 방향이 “‘국민건강’ 수호라는 좋은 의도에서 출발했지만, ‘천민민주주의’를 선호하는 ‘생명 상업주의자’들로 인해 ‘반미’와 ‘정권타도’ 운동으로 변질되”는 흐름으로 전화한 것도 아니다.

    이런 와중에서 정보기관의 종사자나 사법부의 일원도 아니고 관변 단체의 간부도 아닌,
    국민의 대리자인 국회의원이 굳이 먼저 나서서 예단과 오류로 점철된 글을 써 정권문제와 편가르기를 이슈화시키는 건 무슨 의도인가?

    게다가,
    “이제 나라를 걱정하는 진정한 민주시민들이 현실을 직시하고 이성을 갖고 진지하게 행동해야 할 때다. 우리가 선거를 통해 이룩한 ‘정권교체’를, 거짓된 ‘생명 상업주의자’들의 거짓 선전선동에 속아 빼앗길 수야 없지 않겠는가.” 라는 결론은 이 글의 순수성을 의심하게 만들고 있다.

    국민들을 “우리”와 우리 아닌 “천민”으로 갈라놓고, “천민”에게 정권을 빼앗길 수 없다고하는 주장이 국회의원이라는 분이 쓰신 글의 결론이라면 참으로 난감하다.

    글의 서두에도 밝혔듯이, 촛불집회에 대한 주성영 의원 개인의 소회와 평가는 충분히 존중받아야 하고 또 그걸 통해서 국민과 “소통”하겠다면 나름대로 바람직한 일이다.  

    그런데 이 글은 개인의 차원이 아닌 국회의원의 신분으로 씌여진 것인데다,
    소회의 차원에서 벗어나 잘못된 정보와 오류에 근거하여 훈계와 선동을 의도하는 듯 보이기에 몇 가지 따져보게 되었다.

    국민의 “종”이자 “머슴”인 이가 자신이 설정한 기준에 따라 많은 국민들을 “천민”이라 부르고, 또한 자신의 소속정당이 정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천민”아닌 이들이 힘을 모아달라고 하는 게 제 할 일인가,

    마치 일 잘하라고 고용한 머슴이 주인과 맞먹다 못해,
    주인을 제 입맛에 따라 구분하고,
    기어코는 제 편을 모아 대드는 모습이 떠올려 지는 건 나의 지나친 “오해”인가 …


    영진공 이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