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하루”, 진정 사랑하니까 우린 헤어집니다.

사랑이 어려워 우울합니다

이별이 힘들어 우울합니다


생활이 답답해 우울합니다


후회와 회한도 우울합니다


그래도


그대의 추억은 행복입니다


10대와 20대의 사랑은 사랑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답고 숨막히고 행복합니다.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흐르고 나이를 먹어도 사랑은 두근 두근 행복입니다.
하지만 현실에 생활에 사랑은 늘 공격받고 약해져 가는가 봅니다.
아님 사랑이 약해지는게 아니라 인간이 이기적으로 변해가기 때문일지도 모르지요.

그러다 보니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는 대개 10대와 20대의 영화가 대부분입니다
30대와 40대의 사랑을 그리는 영화는 그 해피엔딩의 공식에 철저히 따르는 미국 영화 조차도
별로 없거나 아님 씁씁하거나 아님 그깟 사랑보다 자아를 찾자라는 교훈성으로 끝납니다.
그래서 나이든 사랑은 우울합니다.

“멋진 하루”는 지나간 사랑에 대한 반성 또는 추억입니다.
생활에 여유가 없어 사랑따위는 잠시 접고 살아야 하는 우리 대다수의 이야기 입니다.

희수(전도연)는 현실주의자이고 병운(하정우)은 로맨티스트로 보입니다만,
오히려 희수는 현실에 지친 패배자로 보이고 병운은 현실이 아무리 어려워도 힘차게 살아가는 인간으로 아이러니가 벌어집니다.
하지만 이런 겉으로 보이는 에피소들들의 내용은 그다지 중요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제게는 영화 내내 흐르는 분위기가 한때 사랑했던 사람에 대한 추억과 그 추억에 대한 자신의 회한으로 이루어지는 이야기 였습니다.

나이가 들면 사랑은 그져 묻혀 지나가거나 흘러지나갈 수도 있는 하나의 조건에 불과해 보여집니다.  인생 한 때의 절대적인 가치에서 내려와 평범한 추억으로 남는 그런 사소한 일상이 되어 버리는가 봅니다.

하지만 그 사소한 일상 때문에 늘 가슴 한구석에는 후회와 아쉬움이 남아 있는 이 아이러니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영진공 클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