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11월 21일 그리고 오늘 …


1997년 11월 21일

  * 한국 IMF 구제금융체제 돌입

2008년 11월 21일

  * 10시 53분의 외환시장

그리고,

  * 엔화 1,600원대 돌파

그런데 …

“이명박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각) 환율불안과 관련, “외환은 건드리면 안 된다. 가만 놔둬야 한다”며 외환시장 불개입 입장을 밝혔다.”

뭘 어쩌자는 건지 …

영진공 이규훈

머시니스트 (El Maquinista, 2000), “크리스챤 베일의 모습 자체로도 충격적인 영화.”


흑백에 가까운 칙칙한 색감과 주인공의 과거를 되집어 나가는 형식이라는 점에서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스파이더>(2002)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감추어진 과거의 기억이 수많은 데자뷰를 통해 단절적으로 제시된다는 점에서 <머시니스트>는 좀 더 난해한 공포물의 느낌을 준다. 영화의 마지막에는 주인공이 겪은 1년 간의 불면증과 결벽증, 심각한 수준의 체중 감소, 그리고 여러 정신 착란 증세들의 근본 원인이 속시원히 밝혀지지만 그것은 이제껏 보지 못한 충격적이고 엽기적인 무엇이라기 보다는 한 인간에 대한 깊은 연민과 위안으로 자리 잡는다.

사실 <머시니스트>에서 가장 충격적이고 엽기적인 부분은 다름 아닌 이 영화를 위해 30kg을 감량했다는 크리스챤 베일의 모습 그 자체다. 한 편의 영화를 위해서, 그리고 그 안의 인물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이쯤되면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우리의 고정 관념을 뒤흔들기에 충분하다. 예전에 <정사>(Intimacy, 2000)에서 케리 폭스의 연기를 봤을 때에도 새삼스레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다시 생각을 해보는 계기가 되었었는데, 일반적으로 좋은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필요한 수준을 뛰어넘어 그 이상의 것들을 보여주는 이들의 모습에서는 배우도 엄연한 예술가로서의 지위를 인정 받아 마땅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자연인으로서의 한계를 넘어선 크리스챤 베일의 성취와 연기에 힘입어 <머시니스트>는 보기 드문 강한 설득력으로 무장한 영화로 탄생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다.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시작된 주인공의 길고 긴 내면적 고통의 깊이가 관객들에게 이토록 생생하게 전달될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 배우의 공로라고 할 수 있다. 마침내 되찾은 영혼의 안식이란 과연 어떠한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체감할 수 있게 해주는 <머시니스트>의 에필로그는 바로 이러한 부분의 정점이다.

영진공 신어지

문근영에게 박수를 … 미네르바에게 지지를 …


요 며칠 문근영과 미네르바가 화제다.

문근영의 참으로 아름다운 기부행위가 어려운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희망과 웃음을 안겨주어 화제이면서 동시에 이를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헐뜯고 있는 일부 정신 나간 인사들이 입방아에 올라있는 것이다.

미네르바는 인터넷포탈 다음의 아고라 경제 게시판(이하 아고라 경방)에서 글을 쓰는 논객인데, 이 분의 경제전망이 매우 정확하고 정교하여 화제이면서 또한 이 분에 대해 정부가 정치적 잣대를 들이대 공공연하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여서 커다란 논란이 되고있다.

당사자들은 그저 자신이 하여야 하는 일을 했을 뿐이라 느끼고 있을텐데, 우리 사회는 이마저도 못 견뎌하는 못난 사회가 되었는가 보다.

이에 영진공은 두 분에게 뜨거운 박수와 지지를 보내고자 한다.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편하게 할 수 있는 날이 어서 오기를 애타게 바라면서 …


 


문근영 님에게.
그대의 고운 마음씨와 손길에 고개 숙여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그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 뿐이라 생각하실 것이기에 실은 이런 감사의 글을 올리는 게 멋쩍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무덤덤하게 글 몇 줄 올리는 걸로 요란한 박수를 대신하렵니다.
마음 편히 하시고요, 좋은 작품을 통해 계속 만나뵙도록 하겠습니다.

미네르바 님에게.
님이 아고라 경방에 처음 글을 쓰실 때부터 즐겨 읽으며 많은 걸 배웠습니다.
그대의 “극사실주의”를 좋아하였고, 우리 사회의 구성원에게 외치는 절절한 사자후에 공감하였습니다.
그대에게 이런 시련이 닥치고 주류언론이 상업주의의 손길을 뻗치리라는 걸 그때는 예상치 못했었는데, 이리도 심각하게 우리 사회가 험악해지고 말았습니다.
부디 건강 잘 살피시고 건필하시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영진공 이규훈



 


 

영진공이 추천하는 지구촌 노래들





세계 경제가 혼돈의 물결 속에서 좀체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요즘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국가경제 책임자들의 잘못된 정책시행으로 인해 우리의 경제는 얼마전에 어떤 인사가 장담한 3000이니 747이니 하는 숫자가 엉뚱한 위치에서 실제로 달성될 가능성이 농후한 위험에 빠져있다.

상황이 이럴진데, 정작 책임자들은 종부세 무력화에 지방세 신설 양도세 폐지 등 자신들을 포함한 극히 소수의 이익을 극단적으로 보존하는데에 눈이 벌개져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피해자들은 오히려 팔 걷어붙이고 나서서 가해자들을 옹호하는 저질동화같은 상황이 매일 벌어지고 있다.

훗, 어쩌겠는가, 세월이 그러할진대.  허나 이 웃음이 절망과 포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악착같이 살아보자는 다짐이다.

자, 이제 공동체는 사라졌으니 각자 알아서 움직여야 한다.  그걸 잘 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기분전환도 필요한 법.  그래서 여기 몇 곡의 지구촌 노래들을 모아모아서 여러분께 소개하노니 부디 즐겨 감상하시어 노여움과 회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누그러뜨리는데 도움되기를 바랄 뿐이다.

1.
Cancion del Mariachi
By 안토니오 반데라스 (Antonio Banderas)

요거 멕시코 노래 되게따.  도입부의 기타소리만 들어도 금세 알 수 있을 정도로 TV프로그램이나 광고에서 자주 쓰이는 곡인데, 이 곡은 로베르또 로드리게즈 감독의 영화 “데스페라도(Desperado)”에서 주인공인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Los Lobos와 함께 부른 곡이다.

제목의 뜻은 “마리아치의 노래”인데, 여기서 마리아치란 유랑 가수를 말한다.


2.
Le Moribond
By Jacques Brel

프랑스로 가보자.
그쪽의 대중가요를 샹송(Chanson)이라고 하는데, 우리에게 잘 알려진 가수로는 에디뜨 삐아프, 이브 몽땅 등이 있다.
오늘 준비한 곡은 벨기에 출신의 샹송 가수이자 작곡가인 쟈끄 브렐(Jacques Brel)의 1961년 작품인 “Le Moribond”이다.  “죽어가는 남자”라는 제목의 이 곡은 우리에게 Terry Jacks의 “Seasons In The Sun”이라는 리메이크로 더 잘 알려져 있는데, 브렐의 대표곡 중 “Ne me quitte pas”도 역시 “If you go away”라는 리메이크가 더 널리 알려져있다.
 
 

3.
Da Troppo Tempo
By Milva

다음으로는 옆 동네 이탈리아.
이태리의 대중가요는 Canzone라고 부른다.  사실 이태리의 canzone나 프랑스의 chanson이라는 명칭은 라틴어의 “cantio”에서 유래했는데, 이는 가사가 있는 노래(당시에는 주로 성가)를 뜻하는 것이다.

이태리의 대표 선수는 바로 그 분, 밀바(Milva) 되시게따.  1939년 생인 이 가수는 1961년에 산레모 가요제를 통해 데뷔한 이래 오랜 기간 깐쪼네의 슈퍼스타로 군림하였고 우리 나라에서도 공연을 한 바 있으며 현재도 음반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들으실 곡은 “Da Troppo Tempo”, 즉 “내 인생의 노래”라는 뜻.


4.
To treno fevgi stis okto
By Alexia

서구 문명의 태동과 발전에 있어서 이태리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는 나라 그리스.
근대에는 이탈리아의 국민들이 무솔리니로 대표되는 지독한 독재에 시달렸고 그리스의 국민들도 1960~70년대에 혹독한 군부독재에 탄압받았다.
이 시절의 저항운동가 중에 “위대한 작곡가”로 불리는 Mikis Theodorakis (그리스어로는 Μίκης Θεοδωράκης)가 있다.  압제를 피해 프랑스로 망명하기까지 했던 그는 저항운동을 수행하면서 작품활동에도 매진하여 그리스 민중음악의 대부로 존중받고있다.

그의 작품 중 우리에게 잘 알려져있는 곡이 있는데, 바로 조수미의 곡으로 알려진 “기차는 8시에 떠나네”이다.  Alexia의 노래로 준비 해 보았다.


5.
кони привиредливые
By Vladimir Vysotsky

이번에는 저 위쪽 러시아로 가보자.
스탈린 시절의 소련은 암흑의 시기였다.  혁명의 대의는 사라졌고 냉전에 기반한 대중통제가 “인민”들의 목을 조르고 있을 때, 민중들의 생각을 절절한 언어로 읊어 마음을 달래 준 시인이 있었으니 그가 블라디미르 비쇼츠키(1938 ~ 1980)이다.
(참고:
http://windshoes.new21.org/music-vysotsky.htm)

그가 남긴 작품들 중 “야생마”라는 곡은 영화 “백야”에서 미하일 바르시니코프가 춤을 추는 장면에 나오면서 우리에게도 많이 알려져있다.


6.
Samba De Janeiro
By Bellini

자, 대륙을 넘고 넘어 다시 남미로 …
여기서 문제, 브라질의 언어는???  스페인어, 아니죠~ 포르투갈어, 맞습니다~
남미에 대한 서구의 침략은 스페인이 시작이었는데 당시 경쟁자였던 포르투갈이 뒤늦게 교황청의 권위에 기대 쟁탈전에 뛰어들면서, 양자는 대륙 서쪽은 스페인이 갖고 동쪽은 포르투갈이 갖는다는 조약을 맺는다.  이 시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미션”이고 배경이 그래서 이과수폭포지역인 것이다.
어쨌든 그래서 브라질은 포르투갈어를 사용하게 되었고, 호나우두가 브라질에도 있고 포르투갈에도 있는 이유이다.

뭐니뭐니해도 브라질은 쌈바.  그래서 준비한 곡이 Bellini의 “Samba De Janeiro”.

더 좋은 곡들이 많겠지만 순전히 리듬과 비트가 흥에 겨운 이유로 선택했다능~



 7.
Tubthumping
By Chumbawamba

자, 다시 대륙을 바꿔 영국으로 가서 마무리를 합시다.

Chumbawamba는 무정부주의 정치성향을 바탕으로 활동하는 그룹이다.  그래서인지 그룹 이름도 아무런 의미가 없이 그냥 지어진 것이다.
이런 그들이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된 건 1997년에 대히트한 “Tubthumping”이라는 곡 덕분이다.  신나는 리듬과 계몽(?)적인 가사 덕분에 이 노래는 여러 스포츠이벤트와 컴퓨터게임의 테마송으로 쓰이기도 하였다.
그런데 이들의 정치성향을 잘 모르고 행사에 초청하거나 곡을 쓰겠다고 했던 이들은 나중에 많이 당황하기도 했는데, 대표적인 건으로 1998년의 브릿 어워드를 들 수 있겠다.
 
(아래 동영상 참고)


“Tubthuming”은 선동, 연설 또는 정치인의 뜻을 가진 속어인데,
노랫말이 전하고자 하는 바는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우리 서민들과 노동자들이 잘 견디어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서자는 외침이다.

 

끗.


영진공 이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