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슨 (The Simpsons Movie)> – “문제는 영화가 ‘낄낄’도 아닌 ‘피식’ 단계에서 놀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TV 시리즈를 영화로 만든 걸 극장까지 와서 보고 있다니! 이런 얼간이들!”

 – 호머 심슨의 말, [심슨 The Simpsons Movie] 중에서



모든 쓸데없는 사설을 생략하고 결론만 놓고 말하자면 영화 시작 초반에 호머 심슨이 내뱉은 말을 그대로 인용할 수 있을 것이다. 식상해질 대로 식상해진 TV 시리즈의 영화판을 극장까지 가서 본 내가 바보지!



모든 개그물은 다섯 가지 레벨로 구분할 수 있다. 제일 낮은 게 너무 재미가 없어서 콧방귀만 뀌게 되는 ‘킁킁’ 레벨, 그 다음은 코웃음만 치게 되는 ‘피식’ 레벨, 중간은 그런대로 간간이 웃음이 나오는 ‘낄낄’ 레벨, 그 위는 배꼽을 잡고 웃게 되는 ‘푸하하’ 레벨, 최고 단계는 땅바닥을 구르며 미친 듯이 웃어제끼는 ‘데굴데굴’ 레벨이다.


심슨 TV 시리즈는 대체로 ‘낄낄’ 단계에서 맴돌았다. 양키들이야 ‘푸하하’와 ‘데굴데굴’ 사이라고 느꼈을지도 모르지만, 글쎄, 그 무시칸 코쟁이들이 어떻게 느꼈든지간에 나하곤 상관 없는 일이다.



문제는 영화가 ‘낄낄’도 아닌  ‘피식’ 단계에서 놀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개그는 쉴새없이 쏟아져 나온다. 영화 제작진은 ‘이 개그를 보면 제아무리 목석 같은 관객이라도 배꼽을 붙잡고 땅바닥을 구르다가 의자에 머리를 부딪혀서 뒈져버릴 거야!’라고 자신하고 만든 것 같은데, 불행히도 내 콧구멍에선 바람 빠지는 소리만 새어나왔다. 입술 사이로 웃음이 새어나온 건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였다. 즉, 별로 안 웃겼다.



어쨌건 심슨 팬이 아닌 다음에야 이 영화를 극장까지 찾아가서 볼 필요는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럴 바엔 TV 시리즈 중에서 재미있었던 편을 골라 다시 보는 편이 2억 5천만배 이상 낫다.



평점: 별 5개 만점 중에서 1점 반. 터미네이터 대통령 슈왈제네거(?)의 체면을 봐서 별 반 점을 더 얹어줬다.


영진공 DJ 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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