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실라”, 누구라도 드랙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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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에 개봉한 호주 영화가 있다.


영화의 원제는 “The Adventures Of Priscilla, Queen Of The Dessert”.

긴 제목을 줄여 간단히 “프리실라”라고 불리는 이 영화는 세 Drag Queen(여장남자)가 공연을 위해 떠나는 전국 버스 여행을 그 소재로 삼고 있다.


 


1995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의상상을 수상하기도 한 이 영화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폐막식에 등장할 정도로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긴 영화이다.

재밌는 건 드랙퀸으로 나온 세 주연 배우의 면면인데,


 


 



 


 


저 세 아가씨 혹은 청년 혹은 아줌마 혹은 아저씨 …… 그냥 언니라고 부르기로 하자.


암튼 저 세 언니들은 누굴까?


 


가운데 언니는 바로 이 분이시다.


 


 



 


그러하다. 바로 스미스 요원 되시겠다.


 


 



 


한 눈에 척봐도 스미스요원이지 않은가.


 


 


 


그리고 왼쪽 언니,


그 언니는 이 분이시다.


 


 



 


남장이 잘 어울리는 이 분은 바로 “LA 컨피덴셜”의 에드 엑슬리 형사님이시다.


 


 



 


불타는듯한 긴 빨간머리가 너무나 잘 어울리는 그녀.


 


 


 


그리고 오른쪽 언니.


실은 이 분은 좀 고위층 이시다.


 


 



 


짜잔, “스타워즈”에 나오시는 발로럼 의장님.


 


 



 


그 분의 고우신 자태를 보라.


 


 


 


그럼 이 시점에서 세 언니들의 활약상을 잠깐 살펴보도록 하자.


 


 





 


 


세 언니의 본명을 차례로 말씀 드리면,


휴고 위빙(Hugo Weaving),


가이 피어스(Guy Pearce),


테렌스 스탬프(Terence Stamp) 이다.


 


휴고 언니는,


“반지의 제왕”에서 리벤델의 영주 엘론드 였고 “브이 포 벤데타”에서는 가이 포크스 였으며 “해피 피트” 에서는 대장펭귄 노아, “트랜스포머”에서는 메가트론인 분이시다.


 


가이 언니는,


“메멘토”에서 레오나드 였으며 “몬테크리스토 백작”에서 페르난도 였고 “허트로커”에서 매트 상사, “킹스 스피치”에서 에드워드 8세, “로크아웃”에서 마리온 이시다.


 


테렌스 언니는,


“콜렉터”에서 프레디로 나와 칸느 남우주연상 받아주시고, 원조 “슈퍼맨”에서부터 조드 장군이셨으며 “원티드”에서 페크와르스키 였고 “작전명 발키리”에서는 루드빅 벡 장군이셨다.


 


이러고보니, 영화 “인 앤 아웃”에서 조안 쿠삭의 명대사가 퍼뜩 떠오르고야 만다.


 


 



Is everybody gay?!


(게이 아닌 남자는 없는게냐?!)



 


 


어찌 보면 쌩”마초”의 대명사랄 수 있는 역할들이 너~무 잘 어울리는 이 세 배우가 영화계에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가 다른 역할도 아닌 드랙퀸으로 나온 이 영화를 통해서 였다는 게 어찌 아니 흥미로울 수 있겠는가 … 뭐 물론 테렌스 언니는 꽤나 이름이 알려진 후에 커밍아웃한 거겠지만 …


 


어쨌든 당 영화에서 많은 이들이 좋아라 하는 장면은 세 언니(?)들이 호주의 사막에서 원주민들과 어울려 Gloria Gaynor의 “I Will Survive”에 맞춰 공연을 하는 장면인데, 그거 한 번 보도록 하자.


 


 


 






 


 


아 참, 프리실라는 이들이 타고 다니는 버스의 이름 되시겠다.


 


 



이 녀석 말이다.



 


 


이 영화에 삽입(응?)되어있는 노래들은 꽤나 많은데, 그 중에 영화의 오프닝 신에 등장하는 “I’ve Never Been To Me”는 한때 드랙퀸들의 주제가로 널리 쓰여졌다.


 


그런데 이 노래, 많은 분들이 Charlene의 1982년 버전이 오리지널이라고 알고들 계신데 … 실은 1976년 Randy Crawford가 오리지널이고 Charlene 버전은 1977년에 처음 발매되었다가 Hot 100차트에 97위로 살짝 인사만 하고 사라지고 말았었다.


 


그러다 뜬금없이 1982년에 모타운 레코드 직원이 라디오에서 이 노래를 듣고 사장에게 재녹음을 건의하여 Charlene이 다시 불렀는데, 이게 그만 …… 대박을 치고 말았다는 그런 전설같은 레전드 사연이 있는 노래이다.


 


그냥 뭐 그렇다는 얘기고 이쯤에서 그 노래를 감상하며 이 글을 급정리하고자 한다.


 


I’ve Never Been To Me
By Charlene (1977, 1982)
영화 “프리실라” 중에서 …



 


 




Hey lady, you lady, cursing at your life
You’re a discontented mother and a regimented wife
I’ve no doubt you dream about the things you’ll never do
But, I wish someone had talked to me
Like I wanna talk to you ……


 


여인이여, 그래요 당신, 지금의 삶에 진저리 치시나요,


당신은 지금 엄마 역할이 싫증나고 아내라는 틀에 얽매어있는게 불만이죠,


분명 당신은 앞으로도 절대 못해 볼 일들을 해 보는 꿈을 꾸고 있을 거예요,


하지만, 내가 지금 당신에게 하려는 말을,


누군가 이전에 내게 해 줬기를 바라고 있어요,


 


 


Oh, I’ve been to Georgia and California and anywhere I could run
I took the hand of a preacher man and we made love in the sun
But I ran out of places and friendly faces because I had to be free
I’ve been to paradise but I’ve never been to me


 


그래요 난 조지아, 캘리포니아 그리고 갈 수 있는 곳 어디라도 가보았어요,


난 성직자의 손을 잡고 그와 함께 태양 아래서 사랑을 나눈 적이 있어요,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 난 고향을 떠나야 했고 친한 이들을 멀리 했어요,


난 천국에 있었지만, 한 번도 원래의 나로 살아보지 못했죠,


 


 


Please lady, please lady, don’t just walk away
‘Cause I have this need to tell you why I’m all alone today
I can see so much of me still living in your eyes
Won’t you share a part of a weary heart that has lived million lies….


 


여인이여, 여인이여, 가지말고 내 말 마저 들어보아요,


내가 왜 지금 이렇게 외로운 처지가 되었는지 당신께 꼭 얘기하고 싶으니까요,


난 당신의 눈빛 속에 비치는 내 모습을 볼 수 있어요,


백 만가지 거짓말에 지친 당신 마음의 일부만이라도 내게 털어놓지 않으실건가요,  


 



Oh, I’ve been to Niece and the Isle of Greece while I’ve sipped champagne on a yacht
I’ve moved like Harlow in Monte Carlo and showed ’em what I’ve got
I’ve been undressed by kings and I’ve seen some things that a woman ain’t supposed to see
I’ve been to paradise, but I’ve never been to me


 


그래요 난 니스에 가봤고 그리스의 섬에서 요트에 앉아 샴페인을 맛보기도 했죠,


난 몬테카를로에서 진 할로우처럼 행동하며 남정네들에게 내 몸매를 뽐냈죠,


난 왕의 손에 옷고름이 풀려보았고 여자에게 보여져선 안될 것들을 보기도 했죠,


난 천국에 있었지만, 한 번도 원래의 나로 살아보지 못했죠, 


Hey, you know what paradise is?
It’s a lie, a fantasy we create about people and places as we’d like them to be
But you know what truth is?
It’s that little baby you’re holding, it’s that man you fought with this morning
The same one you’re going to make love with tonight
That’s truth, that’s love ……


 


그대여, 천국이 뭔지 아시나요,


그건 우리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과 가고 싶어하는 곳에 대한 환상을 섞어 만들어낸 거짓이예요,


그대여 진정한 천국을 알고 싶으세요,


그건 바로 지금 당신이 품에 안고있는 아기,


오늘 아침 다투었지만 밤이 오면 어김없이 사랑을 나눌 당신의 남편이예요,


그게 진실이고 그게 사랑이예요,


 



Sometimes I’ve been to crying for unborn children that might have made me complete
But I took the sweet life, I never knew I’d be bitter from the sweet
I’ve spent my life exploring the subtle whoring that costs too much to be free
Hey lady……
I’ve been to paradise, (I’ve been to paradise)
But I’ve never been to me


 


가끔 난 나를 완전하게 해주었을, 세상에 나오지 못한 아이를 생각하며 울어요,


그 대신 선택한 달콤한 인생, 그게 이리도 쓸줄은 절대 알지 못했죠,


난 우아하지만 결국 웃음을 파는 인생을 사느라 너무 큰 댓가를 치렀죠,


여인이여,


난 천국에 있었지만, 한 번도 원래의 나로 살아보지 못했어요,



 


 



영진공 이규훈


 


 


 


 


 


 


 


 


 


 


 


 


 


 


 


 


 


 


 


 


 


 


 


 


 


 


 


 


 


 


 


 


 


 


 


 

여자를 좋아한 화가의 생물학적 발견, [4부 완결]


 

 


 


 


여자를 좋아한 화가의 생물학적 발견 1부 보기


 


여자를 좋아한 화가의 생물학적 발견 2부 보기


 


여자를 좋아한 화가의 생물학적 발견 3부 보기


 


 


 



누구나 드넓게 펼쳐진 자연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음에 덕지덕지 껴있는 고뇌와 번민의 찌꺼기들이 옥시크린으로 씻은 듯 말끔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우리가 빌딩 숲 속에서 딱딱한 아스팔트를 딛고 생활하고 있지만 태초에 우리는 자연에서 왔으며, 그래서 편한 도시생활 속에서도 끊임없이 자연을 동경하고 있다. 부자일 수록 보다 가까이 자연을 곁에 두려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자연에 대한 로망은 안전이 보장되었을 때에나 가능한 이야기이다.


 


 





인간이 자연에 던져졌을 때 어떤 고난과 역경이 펼쳐지는지,


몸소 보여주고 있는 베어그릴스 형님


 


 


평온한 겉모습과 달리 자연은 먹으려는 놈과 먹히지 않으려는 놈들의 숨가쁜 경쟁이 일어나고 있는 살벌한 전쟁터다. 이렇게 아주 작은 실수가 한 끼 식사로 연결될 수 있는 곳에서 오랜시간 끊임없이 개량된 생물들의 생존전략은 분명 인간들의 전쟁터에서도 매우 유용하게 쓰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세이어는 방어피음과 분단무늬 원리가 전쟁에서도 유용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1898년 미국과 스페인 사이에 쌈박질이 일어났을 때부터 자연 위장 전문가로서 미국 해군의 요청을 받아 함선의 위장도색법을 제시하였다. 비록 아무런 성과도 없었지만 세이어는 전쟁이 끝난 뒤 이에 관한 특허를 내었다.


 


 





US Patent No. 715,013


1092년 세이어와 제롬 브러시가 함께 특허를 낸,


 배를 비롯한 대상을 눈에 덜 띄게 처리하는 과정의 개선점”.


배에 방어피음 원리를 적용하여 자연적인 빛과 그늘을 상쇄시키기 위한 도색방법이다. 위를 향한 면은 검게, 수직면은 밝게, 아래를 향한 면은 아주 밝고 되도록 흰색으로


칠해야 하며, 곡선 표면 특히 포신과 같은 구조물은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로


조금식 짙은 색에서 밝은 색으로 바림질해야 한다고 적고 있다.


 


 


20세기의 문을 열어 제끼자마자 인류는 다시 커다란 두 번의 전쟁을 벌이게 된다. 세이어는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다시 나대고 싶은 마음에 아드레날린이 솟구친다.


 


세이어는 오지랖 넓게도 바다건너 영국 전쟁부에 육지와 바다 양쪽에서 자신의 위장방법을 채택하라고 촉구하기 시작했다. 1915년 세이어는 처칠에게 잠수함을 방어피음 된 고등어처럼 칠하고 배는 하얗게 칠하라고 탄원했다. ..고등어는 그렇다치고 배는 어째서 흰 색으로 칠하라고 한 것일까?



밤 바다에서 물체를 무슨 색으로 칠해야 가장 안보일까? 아마도 언뜻 생각하기에는 검은색이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세이어는 이런 범인들의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흰색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1912년 타이타닉 호의 침몰사건을 통해 빙하가 흰색이었기 때문에 밤에 더 잘 눈에 띄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므로 흰색은 해상에서 위장의 핵심이라고 믿고 있었다. 세이어의 이 주장은 두 번의 세계대전 내내 열띤 논란거리가 되었다.



 


 





빙하와 부딪혀 침몰한 타이타닉호

 


 


영국 군부는 세이어의 제안들을 그럴듯한 이론이긴 하지만 그다지 쓸모는 없을 거라고 결론 내렸다. 뚜껑이 열린 세이어는 영국으로 날아가 전국을 돌며 자신의 이론을 수용할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결국 영국 전쟁부는 세이어의 계획을 논의할 준비가 되었다며 빨리 런던으로 오라는 연락을 보냈다. 그러나 이번엔 세이어가 영국 전쟁부의 연락을 쌩까 버렸다. 그때 그는 스코틀랜드의 글래스고에서 행복한 날들을 보내느라 영국에 왔던 목적 따위는 까맣게 잊었던 것이다.


 


세이어는 글래스고에서 자신의 이론을 공감하고 지지해주는 존 그레이엄 커를 만났다. 세이어는 군바리들 사이에서 시달리느니 말이 통하는 이들 사이에서 영웅처럼 받들어지는 쪽이 훨씬 맘에 들었고 결국 스코틀랜드에서 놀다가 미국으로 떠나버린다.


 


물론 미국으로 돌아간 세이어는 몇 달 뒤 제정신이 돌아오자 다시 영국 해군에게 자신의 위장이론을 적용할 것을 촉구했다. 그리고 독일 유보트에 빡친 미국이 뒤늦게 참전하자 이번엔 당시 미해군 차관보를 지내던 프랭클린 루즈벨트(훗날 미국 대통령이 되는)에게 들러붙어 괴롭히기 시작했다. 프랭클린 루즈벨트는 세이어를 무시해버렸다.


 


 


 






존 그레이엄 커John Graham Kerr(1869~1957)



 


 



한편 세이어가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만났던 존 그레이엄 커는 스코틀랜드 동물학자로 1902년부터 1935년까지 글래스고 대학교의 동물학 교수로 재직하다가 사직한 뒤에 스코틀랜드 대학교들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되었던 인물이다.


 


그는 배를 무척 좋아했는데 칙칙한 회색으로 칠한 전함을 보고서 동물 위장술에는 발톱의 때 만큼도 미치지 못하는 인간의 허접한 위장술에 개탄을 하며 새로운 임무에 눈을 뜨게 되었다. 전쟁이 터지자 커는 당시의 해군장관 윈스턴 처칠을 시작으로 당국자들에게 위장에 관한 조언을 쏟아내기 시작하며 위장 전도사의 길을 걷게 된다.


 


커는 방어피음과 분단무늬라는 세이어의 두 원리를 강하게 옹호했다. 커는 세이어와 마찬가지로 배를 상부는 어둡게, 그늘지는 곳은 밝게 칠하기를 주장했다. 그리고 분단무늬 원리를 적용해 얼룩말처럼 윤곽을 흰색 덩어리로 나누라고 권했다.


 


해군부는 커의 권고안 역시 효용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배를 다시 칙칙한 회색으로 칠해버렸다. 그러나 커는 단념하지 않았다. 끼리끼리 논다고 커는 세이어 못지 않은 독단쟁이에 떼쟁이 였다. 그는 처칠에게 자기 말이 진리인냥 적은 편지를 계속해서 보내 귀찮게 만들었고 결국엔 아무도 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개무시를 당하며 굴욕의 시간을 보내던 커는 1917년 자신의 생각과 비슷한 것을 들고 갑자기 불쑥 튀어나온 화가를 목격하게 된다. 그는 커와 세이어가 개무시당했던 것과 달리 모든 것을 아주 손쉽게 이뤄내며 부와 명예를 거머쥔다.


 


 


 





노먼 윌킨슨Norman Wilkinson (1878 – 1971)



 


 



노먼 윌킨슨은 배를 사랑한 전통 화풍의 해양 화가이자 삽화가다. 1차 대전이 터지자 그는 해군에 입대해 여러 임무를 수행한 바다의 사나이였다. 비록 생물학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기 때문에 세이어나 커의 이론을 알고 있지는 못했지만 해상에 관한 많은 경험들이 그를 통찰로 이끈 듯하다.


 


1917년 낚시를 하던 윌킨슨의 뇌 안에서는 불현듯 경험과 생각들이 서로 강렬한 화학반응을 일으키며 위장도색에 관한 영감을 얻게 된다.


 


윌킨슨은 주먹구구식으로 땡깡이나 부리는 커나 세이어 와는 달리 요령있게 일을 처리하는 센스가 있었으며 많은 연줄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발빠르게 자신의 계획을 전쟁부에 제출했으며 해군과 예술계 모두 접촉하여 일을 추진하였다.


 


윌킨슨은 전쟁부에서 위장 부대를 설치할 권한을 따내자 런던에 사무소를 차리고 동료화가를 모았으며 왕립 아카데미는 그의 일손을 도울 여학생을 지원해주었다그렇다고 일이 일사천리로 술술 풀린 것은 아니었다. 전쟁부는 커와 세이어에게 했던 것처럼 윌킨스에게도 그 괴상한 도색이 실용성이 있는지 보고서를 내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윌킨슨은 달랐다. 그는 한마디로 사회생활을 할 줄 알았다. 게다가 해군에서 복무했었기 때문에 일이 돌아가는 상황도 잘 알고 있었다. 커와 세이어의 제안들이 서류철 안에서 화석이 되어가고 있는 동안 윌킨슨은 막후교섭을 통해 결국 위장 도색과라는 공식부서를 설립할 수 있었다.



 


 


 







윌킨슨의 위장도색 디자인들


 


 


 


이렇게 세이어가 영국으로 출정시위를 벌이고 커가 안그래도 바뻤을 처칠을 괴롭히며, 윌킨슨이 왕립 아카데미까지 움직일 정도로 노력을 하였던 위장 도색은 실전에서 얼마만큼 효과가 있었던 것일까?


 


영국에서는 1918년 상선의 위장 도색에 관한 공식 보고서가 나왔는데 여기에는 19186월 말 기준으로 2,367척이 위장 도색을 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보고서의 통계는 위장 도색의 효용을 보여주기에는 자료로서 결정적이지 못했다. 오히려 생포된 유보트 승무원들은 위장 도색 선박을 조준하는 데에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고까지 증언했다.


 


반면 미국의 선박 위장 결과는 더 결정적인 듯했다. 상선과 전함 총 1,256척이 191831일에서 1111일 사이에 위장 도색을 했다. 2,500톤이 넘는 배 중에 96척이 침몰했는데, 그중 위장 도색된 배는 18척에 불과했고 모두 상선이었다. 위장된 전함은 한 척도 침몰하지 않았다.


 


 







보는 것만으로도 멀미가 나는 듯한 당시의 위장도색 전함들

 


 


19191차대전은 막을 내리지만 커에게는 위장 도색의 발명에 관한 우선권 문제라는 또다른 전쟁이 남아 있었다. 커는 1917년에 채택된 체계를 자신이 1914년 해군부에 제시했다는 영예를 마땅히 받아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해군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반면 윌킨슨은 발명의 대가로 2,000파운드를 손에 쥐었다.


 


그렇다면 윌킨슨과 커의 위장 도색은 어느 부분에서 2,000파운드의 차이점이 발생한 것일까? 커의 위장 도색 디자인은 얼룩말의 곡선 무늬였던 반면 윌킨슨의 위장 도색 디자인은 흑백에 때로는 파란색과 녹색을 섞은 띠무늬를 엄격한 기하학적 패턴으로 배열한 거의 모든 변이 형태를 포함했다. 그러나 결정적인 부분은 시각적인 것에서가 아닌 단어의 함의 차이, 쉽게 말하자면 일종의 말장난에서 판가름이 났다.


 


먼저 커의 위장 도색은 윤곽을 쪼개어 정체성을 파괴하기 위한 “비가시성(invisibility)” 이 목적으로, 함선의 장거리 포 공격을 피하기 위한 것이었다. 반면 윌킨슨은 잠수함에서 잠망경으로 배를 겨냥해 어뢰를 쏠 때 배의 거리와 이동방향에 혼란을 주기위한 “인식불능성(unrecognizability)”이 목적이었다.


 


그러나 비가시성과 인식불능성은 결국 같은 말이다윤곽을 쪼개면 당연히 거리와 이동방향에 혼란이 오기 때문이다그러나 영국 해군부는 위장 도색의 주된 목적이 유보트의 위협으로부터 회피하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윌킨슨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는 윌킨슨의 인맥이 작용한 결과일 거라고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흑백 무늬가 눈을 혼란시키는 힘은 1960년대 옵 아트Op art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커는 이 문제를 왕립 위원회로도 들고 갔지만 거기서도 인정 받지 못했다. 커는 동물학 연구를 계속하며 윌킨슨과 위장 도색의 우선권에 관해 수차례 공방을 벌였으며 왕립 위원회의 평결을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을 변호하면서 여생을 보냈다.


 


세이어는 군 당국과 실랑이질을 하면서 더욱 마음에 상처를 입었고, 말년에 그는 자신이 실패한 삶을 살았다고 생각했다.


 


애벗 세이어는 19215월에 사망하였다.


 


 


[여자를 좋아한 화가의 생물학적 발견, 4부작 끝]


 


 


 



Abbott Handerson Thayer ‘Monadnock Angel’ 


 


 


 


 



▒ 발췌 및 편집: 피터 포브스 저, 이한음 역, [현혹과 기만], 까치, 2012



 





영진공 self_fish


 


 


 


 


 


 


 


 


 


 


 


 


 


 


 


 


 


 


 


 


 


 


 


 


 


 


 


 


 

“사샤 바론 코헨”, 그를 보랏!

 

 


 


 


사샤 바론 코헨(Sacha Baron Cohen, 사챠 바론 코헨이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이 친구의 이름만 듣고 단박에 누구인지를 떠올리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럼 사진으로 보면 어떨까?


 


 


 










 


 


아시겠는가?


잘 모르시겠다면 한 장 더 …


 


 


 



 


 


 


그래도 모르시겠다면 이건 어떨까 …


 


 


 



 


 


 


그렇다 … 바로 그는 ‘보랏’이었던 것이다.


 


2006년 개봉 영화 ‘보랏’ (원제: 보랏 – 카자흐스탄 킹카의 미국 문화 빨아들이기, 영어로는 Borat: Cultural Learnings of America for Make Benefit Glorious Nation of Kazakhstan) 에 나온 그 돌+아이 TV 리포터 말이다.


 




 

 


 


그런데 그 친구가 실은 실존 인물이 아니라 영국 런던 출생 사샤 바론 코헨이 연기한 인물이었던 것이다.


 


그가 어찌나 절절하게 그 역할에 녹아들었는지 당시 그를 진짜 카자흐스탄 출신의 보랏 사그디예프라고 진지하게 보도한 언론사가 허다할 정도였다.



얘는 진짜 이런 걸 즐기는 듯 …

 


71년생인 그는 명문 캠브리지 대학을 나와 잠시 패션모델을 하다가 90년대 초반에 방송계에 진출을 한다.


 


여기저기 이런저런 방송활동을 하던 그가 본격적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리게 된 건 1999년 영국 코미디 대상(British Comedy Awards)에서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부터이다.


 


당시 그에게 신인상을 안겨 준 캐릭터는 Ali G.


Ali G.는 흑형 따라하기에 여념이 없는 동네 백인 건달인데, 놀랍게도 이 녀석은 세계적 석학, 정치인, 기업인, 왕족 등과 쇼킹한 인터뷰를 줄줄이 해치웠다.


 




Ali G.와 노엄 춈스키 교수와의 대담


 


 


그리고 2006년,


보랏이 세상에 나온다.


 


사실 보랏이라는 캐릭터는 사샤가 활동 초기에 시도했던 여러 캐릭터 중에 하나였는데,


제작자를 포함하여 그 누구도 보랏이 그렇게까지나 화제가 되고 세계적 흥행작이 되리라곤 예상치 못했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이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대박 흥행작이 되었다.


 


보랏이라는 캐릭터가 워낙 강렬하다보니 최근까지도 이 영화 또는 캐릭터와 관련한 에피소드가 끊이질 않는데, 가장 최근에는 20102년 쿠웨이트에서 열린 사격대회에서 카자흐스탄 선수의 시상식때 원래 국가(國歌) 대신 ‘보랏’에서 나온 패로디 국가를 연주한 적이 있었다.


 


* 관련 기사 링크 


 


 



‘보랏’에서 나온 가짜 국가 … 포타시움과 마약 수출의 선봉장이라나 뭐라나 …

 


 


그렇게 충격적인 캐릭터를 연기한 사샤 바론 코헨이 다음 작품에서 선택한 캐릭터는 … ‘브루노 (Brüno)‘였다.


 


이 영화를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설마 이번에는 …’ 라는 주변의 우려(?)를 말끔히 불식시킬 정도로 브루노는 참으로 요망(?)하기 그지없다.


 


19세의 오스트리아 출신 패션리포터로 게이인 이 친구는 영화 내에서 실제로 오사마 빈라덴의 조직원을 만나 목숨을 건 인터뷰를 감행하는가 하면, 그 유명한 격투기 신에서는 세상 모든 반동성애자들을 말 그대로 멘붕에 휘감기게 만든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내가 뭘???

 


그런데 그거 아시는가? 아동용 애니메이션인 ‘마다가스카’에도 사샤가 등장한다는 걸 … 게다가 1,2,3편 다 나왔다는 걸 …


 


그 중에 누구냐고? … 바로 킹 줄리엔 13세다! 


 




 


 


그리고 사샤는 뭇 남성들 모두의 연인인 메간 폭스와 잠자리를 같이 하기도 했는데, 그건 바로 2012년 영화 ‘독재자 (The Dictator)’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메간: “내가 강아지냐? 이런 푼돈을 주게 …”

사샤: “아니! … 니가 훨씬 털이 적어!”


 

 


2011년 개봉하여 2012년 아카데미에 11개 부문 후보, 5개 부문 수상에 빛나는 휴고.


마틴 스코시즈의 최고 역작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는 이 영화에서도 사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데, 주인공 꼬마 휴고를 괴롭히는 역무원 구스타프가 바로 그이다.


 


 




 


 


2006년 보랏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 그 해 골든 글로브 등 온갖 상을 휩쓸고,


이후 각종 행사와 시상식에 온갖 기행과 말썽을 도맡아 일으켜온 사샤 바론 코헨.


우리에게는 이제까지 그저 살짝 맛이 간 돌+아이 정도로 여겨져왔던 이 친구.


 


그러나 이 친구,


의외로 여러 분야와 쟝르에서 꾸준하고 인상적인 활동을 하고있는 배우이다.


 


곧 개봉할 영화 “레미제라블”을 통해서 우리는, 떼나르디에를 연기할 그를 만나보게 될 것이며, 제작이 확정된 영화 “Mercury” (그렇다 … 바로 Queen의 불세출의 보컬리스트 프레디 머큐리 …)에서는 그를 통해 프레디 머큐리를 다시 만나보게 될 것이다.



 




 


 


 


자, 영화 팬이라면 이제 사샤 바론 코헨이라는 이름을 기억해 두어도 좋을 듯 하다.


훗날 이 친구가 대배우의 반열에 올라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좋은 추억으로 강하게 남게 될지도 모르니 말이다.


 


 


 


영진공 이규훈


 


   


 


 


 


 


 


 


 


 



 


 


 


 


 


 


 


 


 


 


 


 


 


 


 


 

“루퍼”, 마테바 리볼버를 포함한 여러 총기들


 

 


 


 



 


 


영화 <루퍼>는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SF 답지않게 고색창연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이야기도 운명의 갈림길과 삶의 순환, 자기성찰 같은 전통적인 주제이고요.


물론 과학적인 소재를 가지고 원초적이고 정신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은 SF 들의 특징이긴 합니다.


 


이런 영화의 분위기에 걸맞게 이 영화에 등장하는 총들도 고색창연한 것에서부터 새로운 것 까지 고루 섞여 있습니다.


 


우선 젊은 조(조셉고든레빗)과 다른 루퍼들의 활동 무대인 2074년에 루퍼들이 쓰는 주요 화기는 딱 두 가지,


 


하나는 조 같은 짠돌이 루퍼들이 쓰는 블런더부스blunderbuss


 



 


 



 


 


이 총은 실재하지 않는 가상의 무기입니다.


영화 속에서는 고작 사정거리가 15m 안팎이지만 15m 이내에서는 매우 강한 위력을 가진 산탄총의 일종이며 이 총이 사정거리 15m 밖에 안된다는 설정은 영화 후반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블런더부스 라는 총 자체는 실총 족보에 없는 물건이지만 1800년대 초기 플린트락 식 총 시절에 같은 이름으로 불리던 총들이 있었습니다. <캐리비안의 해적> 같은 영화에서 나오던 총입니다.


아래 사진 같은 … 용도도 거의 같습니다. 단거리 전용으로 산탄을 넣어서 쓰던 거죠.


 


 



 


 


 


그래도 돈 좀 쓰는 루퍼들은 리볼버를 씁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고색창연하게도 매그넘 리서치사의 BFR 이라는 리볼버인데, 30구경 윈체스터 탄에서부터 500 매그넘 탄까지 다양한 탄을 쓰는 모델들 중에서 45-70 거버먼트 탄을 쓰는 모델을 …


 


 


 



 


Magnum Research BFR – .45-70 Govt’


 


 


 



보통 루퍼들은 검은색 모델을 쓰고


 


 


 



허파에 바람 든 얘는 니켈코팅 된 모델을 쓰고 …


 


 


 


이 45-70 거버먼트 탄이라는 게 자그마치 1873년부터 사용되어온 골동품 중의 골동품탄이죠. 간단히 말해서 서부시대 총에 쓰던 탄약이라는 …


 


흑색화약 시절의 탄이므로 탄피는 무지 크고, 탄두는 굵고 짧습니다. 


 


 


 



가운데가 45-70 거버먼트,


왼쪽이 M-1(소위 에무왕) 개런드에 쓰는 30-06 탄,


맨 오른쪽은 50-90 샤프스 라는데 난 모르는 탄


 


 


 




이 탄을 처음 쓴 총, 스프링필드 모델 1873




 





 장전을 이렇게 하는 …


저 격발장치는 뭐 이게 얼마나 오래된 물건인지를 잘 보여주는 …


 




그런데 그 와중에 잠깐 등장하는 리볼버 권총이 하나 더 있으니 


 




 바로 마테바 모델 6, 357 매그넘탄 사용, 장탄수 6발


 


 


 



상해에서 막나가던 시절의 조. 머리도 벗겨지기 시작하고 …


그의 손에 들려진 마테바 모델6


 


 


이 총은 아주 특이한 미래적인 총입니다. 리볼버 주제에 반자동 사격이 되는 물건이죠. 


<공각기동대>에서도 잠깐 등장합니다. 반자동 사격이 될 뿐만 아니라 총신이 아래 쪽에 붙어있어서 반동 통제에도 유리하다고 하는데,


 


뭐… 그만큼 비싸고 복잡하고 무거워서 실용성은 별로..


 


 


 



마테바 모델 6의 내부구조


 


 


 


마테바 모델 6의 발사장면, 보시면 발사 후에 해머가 뒤로 코킹되어 있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리볼버의 상단부가 마치 자동권총처럼 뒤로 후퇴하면서 해머를 코킹해주게 되어있거든요.


 


 



 


 


 


또한 젊은 조와 늙은 조가 한바탕 격돌할 때는 HK 사에서 특수부대를 위해 특별제작한 총, SOCCOM 피스톨이 등장합니다.


 


HK Mk 23 이라고 불리고, 45구경탄 12발이 장전되는 매우 튼튼하고 정밀한 총인데, 그만큼 비싸고 무거워서 특수부대 조차도 잘 안쓰는 총이기도 하죠.


 


 


 


 



HK Mk 23. .45 ACP 탄 사용, 12발 장전


 


 


 



늙은 조의 손에 들린 HK Mk 23


 


 


그 외에 또 비교적 미래적인 총으로는 늙은 조가 루퍼 아지트를 쓸어버릴때 쓰던 P90 이 있습니다. FN 사에서 냉전시대에 후방지원요원들에게 쥐어줄 개인방어무기(PDW) 개념으로 만들었던 총.


 


5.7mm 소구경 고속탄을 써서 관통력은 높으나 반동은 낮고, 장탄수는 50발이나 되서 웬만한 상황에서는 재장전 없이 끝낼 수 있는 총.




 







FN P90, 5.7mm 고속탄, 장탄수 50발



 





이걸 한손에 들고 난사


 


 


 



나중엔 양손에 들고 아킴보 시전 …





 


물론 SMG 계의 대표작인 HK MP5 도 막판에 등장합니다.


 그것도 RAIL 이 장착된 버젼으로.


 


 


 



바로 이거 MP5 Railed 


 


 


그 외에 레인메이커의 엄마 사라(에밀리 블런트)가 농장을 지키기 위해서 쓰는 산탄총은 레밍턴 870, 산탄총 중 가장 흔한 모델의 하나로 장전도 매우 간단하고 흔한 펌프액션 방식입니다.


 


 





 


 






Remington 870, 12게이지 산탄총


 


 


 


 



여기에 사용된 정보와 이미지는 주로 아래 싸이트에서 가져왔습니다.


http://www.imfdb.org/wiki/Looper




 


 


 


영진공 짱가


 


 


 


 


 


 


 


 


 


 


 


 


 


 


 


 


 


 


 


 


 


 


 



 


 


 


 


 

“007 스카이폴”, 밀덕 눈에 비친 007의 무기들



 

 


 


 



 


 


이번에 개봉한 23(+1+1)번째 007 영화, 007 영화 50주년 기념작이기도 <스카이폴>은 고전의 재해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영화는 20세기에 탄생한 스파이 영화 007 시리즈를 21세기에 맞게 업그레이드 하면서도 이전 007 영화의 전통을 되살린다는 목적에 충실하죠.


 


영화에서 본드가 “내 취미는 부활이여” 라고 웅얼거리는 장면이나, M이 데니슨의 율리시즈를 읊는 장면은 모두 이러한 목적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라 할 수도 있습니다. 그 결과 영화는 제임스본드 리부트 3부작의 최종편으로서 적절한 마무리를 짓습니다.


 


“고전의 현대적 재구성”이라는 모토는 영화에 등장하는 장비들에게서도 나타납니다.


 


악당에 맞서는 본드의 마지막 무기가 고전적인 수평쌍대 라이플과 2차대전 전에 만들어진 PPk 라는 것도, 그가 선택한 차가 65년작 007 영화 <썬더볼>에 등장했던 바로 그 애스턴 마틴 DB5 (번호판도 같음) 라는 것도 모두 그 때문이죠.


 


 


 



숀 코너리와 애스턴 마틴 DB5 번호판 BMT 216A


 


 



바로 그 번호판의 애스턴 마틴 DB 5


 


 



 


 


퀀텀 오브 솔러스 까지 다니엘 크레이그의 본드는 애스턴 마틴 DB9 을 타고 다녔죠. 하지만 사실 DB5 가 슬쩍 등장하긴 했습니다. <카지노 로얄>에서 초반 악당에게 카드게임으로 딴 자동차가 DB5 였죠.


 


 


 



요거 번호판은 다르지만… 한바퀴 돌고 제자리에 오자 벙찐 악당 애인


 


 


 


그런 의미에서 <스카이폴>에 등장한 총기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제임스본드의 주무장은 고색창연한 PPk/s 2차 대전 전에 월터 사에서 개발한 현대권총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총입니다. 제임스본드 영화에서는 62년작 <닥터 노> 에서부터 007의 무장으로 채용되어왔죠.


 


사용탄은 .380 ACP (9밀리 쇼트, 혹은 9mm kurz라고도 하는) 탄창에는 9발이 장전됩니다. 제임스 본드는 <어나더 데이>에서부터 월터 P99로 무장을 바꾸었으나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부터 다시 PPk 로 회귀했습니다. 전에는 마크 포스터 감독이 그렇게 선택한 거라 생각했는데, 스카이폴을 보니 아마도 이온 프로덕션에서 애초에 이렇게 나갈 계획이었던 듯 …


 


 


 



Walther PPk/s


 


 



21세기에 요런 쪼만한 권총으로 적에게 맞서라니.. 너무한 거 아님?


 


 


 


그래도 그냥 PPk/s 를 주는 건 뭐 좀 심했다 싶었는지 제임스 본드의 손금을 읽어서 안전장치 해제를 하는 첨단(?) PPk/s 를 줍니다.


 


 



애계 … 이게 다여?


 


 



덕분에 본드는 추운 겨울에도 맨손으로 총을 쏴야 하는…ㅋㅋ


물론 영화에서는 이 안전장치가 딱 한번은 제 구실을 하죠.


 


 


 


그리고 이에 맞서는 상대 킬러 패트리스는 완전자동 버젼의 글록을 씁니다. 본드가 쪼마난 PPk 로 따콩 따콩 하는 동안 글록에 드럼탄창을 장전하고 시원하게 쏴 갈기죠.


 


 



이건 한참 도망가다 기차 지붕 위에서. 이때는 30발 짜리 다연발탄창 …


 


 



요것이 완전자동 버젼 글록에 C-mag 드럼탄창을 장착한 모습.


요것은 아마 80연발쯤 될 듯.


 


 


 


근데 영화에서는 드럼이 하나짜리였는지 둘이였는지 잘 기억이 안난다는.. 드럼 하나짜리 다연발 탄창도 있습니다. 아래는 콜트 45 용이지만 9mm 글록 용도 있을 듯.


 


 



드럼탄창을 다 갈긴 다음에는 30연발짜리 다연발 탄창을 쓰고


 


 



 


그 다음에는 일반 탄창을 쓰더군요.


 


 


 


당연하죠. 드럼탄창은 장탄수는 많아도 하나 이상 들고 다니긴 거추장스럽고 기민하게 움직이려면 30연발 탄창을 쓰는게 적절. 그러니까 차로 다닐 때는 드럼탄창을 휴대하고 오토바이 타거나 맨 몸으로 뛰어 다녀야 하는 시점에는 다연발 탄창을 휴대하는 거죠.


 


그 외에도 글록은 여기저기서 사용됩니다.


 


 


 



 


Glock 17, 9mm Para, 17발 장전


 


 



실바(하비에르 바르뎀)이 국회의사당에 난입할 때도


 


 



말로리(랄프 파인즈)가 반격하는 총도 글록.


 


 


이유는 뭐, 요즘 가장 많이 보급된 가장 무난한 총이니까요.


 


그리고 이브(나오미 해리스)는 부무장은 역시 본드와 같은 PPk/s를 소총은 올림픽 암스 사에서 M-16을 아주 짧게 변형한 모델인 K23B를 씁니다.


 


 


 


 



 


아마 이 총의 총신 길이가 10인치가 안될텐데. 그럼 이건 뭐 그냥 난사용 무기…


 


 


 



근데 거기에 광학조준기를 장착해서


 


 



이 거리에서 움직이는 표적을 향해 저격을…


애초에 누구 하나라도 맞춘게 대단한 거임


 


 


그리고 마지막 악당들과의 대 결전을 벌일 때 본드가 손에 쥔 것은 ‘앤더슨 휠러’ 라는 영국 수제 사냥총 회사에서 만든 수평쌍대 라이플로 사용탄은 자그마치 .500 니트로 익스프레스.


 


이런 수제 사냥총은 가격이 어마어마 합니다. 기본이 수백만원, 비싼 거는 수천만원이 넘죠. 이런 총을 보유한 집은 보통 집이 아닙니다. 지방 토호, 유지 쯤은 되어야 한다는 … 그리고 사용탄도 흑색화약 시절에 기원을 둔 전통있는 탄으로(어쨌든 이 영화는 전통 빼면 시체) 탄 위력 자체는 2차 대전 중 M1 소총에 사용된 30-06 탄과 비슷하다는군요.


 


하지만 탄두가 12.7 밀리로 굵기 때문에(참고로 M-2 중기관총에 쓰는 50구경탄이 12.7mm) 근거리에서는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듯 … (처음에는 니트로 익스프레스라고 해서 .600 이나 .700 을 떠올리고 엄청난 위력이라 했는데 그 정도는 아님)


 


 


 



 


 


 


어쨌든 이 총을 등장시킴으로써 영화는 제임스본드가 <카지노 로열>에서 베스퍼가 추정했던 것 처럼 노동자 계층 출신 고아가 아니라 더 귀한 집 자식임을 확실히 보여줍니다. 뭐 관객들은 이 총 아니더라도 충분히 제임스본드의 집안 내력을 추정할 수 있을테지만요.


 


 


 



Anderson Wheeler Double Rifle chambered in .500 Nitro Express.


 


 


 



시원하게 두방!!


 


 


 


그리고 나중에는 악당들이 들고 온 HK 416을 들고 싸웁니다. 독일의 총기회사 Heckler & Koch 사에서 M-16을 가스피스톤 작동식으로 변형한 모델이죠. 요즘 주목을 받고는 있으나 생각만큼 많이 팔리지는 않는…


 


 


 


 



 


HK 416, 5.56 NATO, 30발 장전


 


 



 


 


 


그 외에 상하이 장면에서 등장한 저격소총은 실총 족보에는 없는 물건이라고 합니다. 뭐 자칼의 날에 등장하는 총처럼 휴대성과 총이라는 정체를 숨기기 위해서 수제작한 모델이라고 보면 될 듯 …


 


 



 


 



모양은 AI 사의 저격총 변형 같은데,


탄창으로 보이는 부품이 두개라는 게 이상함.


하나는 소총탄창, 다른 하나는 SMG 탄창처럼 보임 …


이 영화에서 거의 유일하게 실물과 무관한 물건


 


 


 


아, 영화에서는 본드에게 월터 P99 를 쥐어줄 생각도 했던 모양입니다.


본드가 P99 를 쓰는 장면도 있긴 하다더군요. 아마 실바의 아지트에서 였던 것 같은데. 실제로 영화에는 이런 장면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니 중간에 싹 편집한 듯.


 


 




 


끝.


 


 


스카이폴 등장 총에 관한 사진은 모두 IMFDB 에서 참고했습니다. http://www.imfdb.org/wiki/Skyfall

 


 


영진공 짱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