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스카이폴”, 밀덕 눈에 비친 007의 무기들



 

 


 


 



 


 


이번에 개봉한 23(+1+1)번째 007 영화, 007 영화 50주년 기념작이기도 <스카이폴>은 고전의 재해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영화는 20세기에 탄생한 스파이 영화 007 시리즈를 21세기에 맞게 업그레이드 하면서도 이전 007 영화의 전통을 되살린다는 목적에 충실하죠.


 


영화에서 본드가 “내 취미는 부활이여” 라고 웅얼거리는 장면이나, M이 데니슨의 율리시즈를 읊는 장면은 모두 이러한 목적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라 할 수도 있습니다. 그 결과 영화는 제임스본드 리부트 3부작의 최종편으로서 적절한 마무리를 짓습니다.


 


“고전의 현대적 재구성”이라는 모토는 영화에 등장하는 장비들에게서도 나타납니다.


 


악당에 맞서는 본드의 마지막 무기가 고전적인 수평쌍대 라이플과 2차대전 전에 만들어진 PPk 라는 것도, 그가 선택한 차가 65년작 007 영화 <썬더볼>에 등장했던 바로 그 애스턴 마틴 DB5 (번호판도 같음) 라는 것도 모두 그 때문이죠.


 


 


 



숀 코너리와 애스턴 마틴 DB5 번호판 BMT 216A


 


 



바로 그 번호판의 애스턴 마틴 DB 5


 


 



 


 


퀀텀 오브 솔러스 까지 다니엘 크레이그의 본드는 애스턴 마틴 DB9 을 타고 다녔죠. 하지만 사실 DB5 가 슬쩍 등장하긴 했습니다. <카지노 로얄>에서 초반 악당에게 카드게임으로 딴 자동차가 DB5 였죠.


 


 


 



요거 번호판은 다르지만… 한바퀴 돌고 제자리에 오자 벙찐 악당 애인


 


 


 


그런 의미에서 <스카이폴>에 등장한 총기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제임스본드의 주무장은 고색창연한 PPk/s 2차 대전 전에 월터 사에서 개발한 현대권총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총입니다. 제임스본드 영화에서는 62년작 <닥터 노> 에서부터 007의 무장으로 채용되어왔죠.


 


사용탄은 .380 ACP (9밀리 쇼트, 혹은 9mm kurz라고도 하는) 탄창에는 9발이 장전됩니다. 제임스 본드는 <어나더 데이>에서부터 월터 P99로 무장을 바꾸었으나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부터 다시 PPk 로 회귀했습니다. 전에는 마크 포스터 감독이 그렇게 선택한 거라 생각했는데, 스카이폴을 보니 아마도 이온 프로덕션에서 애초에 이렇게 나갈 계획이었던 듯 …


 


 


 



Walther PPk/s


 


 



21세기에 요런 쪼만한 권총으로 적에게 맞서라니.. 너무한 거 아님?


 


 


 


그래도 그냥 PPk/s 를 주는 건 뭐 좀 심했다 싶었는지 제임스 본드의 손금을 읽어서 안전장치 해제를 하는 첨단(?) PPk/s 를 줍니다.


 


 



애계 … 이게 다여?


 


 



덕분에 본드는 추운 겨울에도 맨손으로 총을 쏴야 하는…ㅋㅋ


물론 영화에서는 이 안전장치가 딱 한번은 제 구실을 하죠.


 


 


 


그리고 이에 맞서는 상대 킬러 패트리스는 완전자동 버젼의 글록을 씁니다. 본드가 쪼마난 PPk 로 따콩 따콩 하는 동안 글록에 드럼탄창을 장전하고 시원하게 쏴 갈기죠.


 


 



이건 한참 도망가다 기차 지붕 위에서. 이때는 30발 짜리 다연발탄창 …


 


 



요것이 완전자동 버젼 글록에 C-mag 드럼탄창을 장착한 모습.


요것은 아마 80연발쯤 될 듯.


 


 


 


근데 영화에서는 드럼이 하나짜리였는지 둘이였는지 잘 기억이 안난다는.. 드럼 하나짜리 다연발 탄창도 있습니다. 아래는 콜트 45 용이지만 9mm 글록 용도 있을 듯.


 


 



드럼탄창을 다 갈긴 다음에는 30연발짜리 다연발 탄창을 쓰고


 


 



 


그 다음에는 일반 탄창을 쓰더군요.


 


 


 


당연하죠. 드럼탄창은 장탄수는 많아도 하나 이상 들고 다니긴 거추장스럽고 기민하게 움직이려면 30연발 탄창을 쓰는게 적절. 그러니까 차로 다닐 때는 드럼탄창을 휴대하고 오토바이 타거나 맨 몸으로 뛰어 다녀야 하는 시점에는 다연발 탄창을 휴대하는 거죠.


 


그 외에도 글록은 여기저기서 사용됩니다.


 


 


 



 


Glock 17, 9mm Para, 17발 장전


 


 



실바(하비에르 바르뎀)이 국회의사당에 난입할 때도


 


 



말로리(랄프 파인즈)가 반격하는 총도 글록.


 


 


이유는 뭐, 요즘 가장 많이 보급된 가장 무난한 총이니까요.


 


그리고 이브(나오미 해리스)는 부무장은 역시 본드와 같은 PPk/s를 소총은 올림픽 암스 사에서 M-16을 아주 짧게 변형한 모델인 K23B를 씁니다.


 


 


 


 



 


아마 이 총의 총신 길이가 10인치가 안될텐데. 그럼 이건 뭐 그냥 난사용 무기…


 


 


 



근데 거기에 광학조준기를 장착해서


 


 



이 거리에서 움직이는 표적을 향해 저격을…


애초에 누구 하나라도 맞춘게 대단한 거임


 


 


그리고 마지막 악당들과의 대 결전을 벌일 때 본드가 손에 쥔 것은 ‘앤더슨 휠러’ 라는 영국 수제 사냥총 회사에서 만든 수평쌍대 라이플로 사용탄은 자그마치 .500 니트로 익스프레스.


 


이런 수제 사냥총은 가격이 어마어마 합니다. 기본이 수백만원, 비싼 거는 수천만원이 넘죠. 이런 총을 보유한 집은 보통 집이 아닙니다. 지방 토호, 유지 쯤은 되어야 한다는 … 그리고 사용탄도 흑색화약 시절에 기원을 둔 전통있는 탄으로(어쨌든 이 영화는 전통 빼면 시체) 탄 위력 자체는 2차 대전 중 M1 소총에 사용된 30-06 탄과 비슷하다는군요.


 


하지만 탄두가 12.7 밀리로 굵기 때문에(참고로 M-2 중기관총에 쓰는 50구경탄이 12.7mm) 근거리에서는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듯 … (처음에는 니트로 익스프레스라고 해서 .600 이나 .700 을 떠올리고 엄청난 위력이라 했는데 그 정도는 아님)


 


 


 



 


 


 


어쨌든 이 총을 등장시킴으로써 영화는 제임스본드가 <카지노 로열>에서 베스퍼가 추정했던 것 처럼 노동자 계층 출신 고아가 아니라 더 귀한 집 자식임을 확실히 보여줍니다. 뭐 관객들은 이 총 아니더라도 충분히 제임스본드의 집안 내력을 추정할 수 있을테지만요.


 


 


 



Anderson Wheeler Double Rifle chambered in .500 Nitro Express.


 


 


 



시원하게 두방!!


 


 


 


그리고 나중에는 악당들이 들고 온 HK 416을 들고 싸웁니다. 독일의 총기회사 Heckler & Koch 사에서 M-16을 가스피스톤 작동식으로 변형한 모델이죠. 요즘 주목을 받고는 있으나 생각만큼 많이 팔리지는 않는…


 


 


 


 



 


HK 416, 5.56 NATO, 30발 장전


 


 



 


 


 


그 외에 상하이 장면에서 등장한 저격소총은 실총 족보에는 없는 물건이라고 합니다. 뭐 자칼의 날에 등장하는 총처럼 휴대성과 총이라는 정체를 숨기기 위해서 수제작한 모델이라고 보면 될 듯 …


 


 



 


 



모양은 AI 사의 저격총 변형 같은데,


탄창으로 보이는 부품이 두개라는 게 이상함.


하나는 소총탄창, 다른 하나는 SMG 탄창처럼 보임 …


이 영화에서 거의 유일하게 실물과 무관한 물건


 


 


 


아, 영화에서는 본드에게 월터 P99 를 쥐어줄 생각도 했던 모양입니다.


본드가 P99 를 쓰는 장면도 있긴 하다더군요. 아마 실바의 아지트에서 였던 것 같은데. 실제로 영화에는 이런 장면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니 중간에 싹 편집한 듯.


 


 




 


끝.


 


 


스카이폴 등장 총에 관한 사진은 모두 IMFDB 에서 참고했습니다. http://www.imfdb.org/wiki/Skyfall

 


 


영진공 짱가


 


 


 


 


 


 


 


 


 


 


 


 


 


 


 


 


 


 


 


 


 


 


 


 


 


 


 


 


 

“아저씨”, 글록과 USP 그리고 VP70









 


 



 


 



이야기 전체는 마약과 장기매매, 아동매매로 구성 된데다, 장면들은 잔인무도한 칼부림과 피튀기는 총질로 점철된, 악랄함의 끝을 향해 달리는 영화라 해도 … 주인공이 누구냐에 따라 여성관객들이 뿅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영화, <아저씨>.




이 영화는 총기 액션만으로 따져도 상당히 잘 만들어진 영화다. (그 총을 어디서 어떻게 구했느냐를 따지지만 않는다면,) 영화에서 총을 소품으로 사용하는 방식은 매우 잘 다듬어져있다. 이 영화 전체가 과장하지 않고 관객보다 먼저 흥분하지 않는 차분한 연출을 지향하는데, 총기 액션 역시 그렇다. 필요한 순간에 아주 짧게 총이 등장하며 등장할 때마다 총은 새로운 장면을 연출하는데 그 각각의 연출 효과는 매우 좋다.




이 영화에서 총이 처음 등장하는 장면부터 보자.


주인공과 맞선 킬러가 느닷없이 뽑아든 권총은 주인공이 아닌 의외의 인물을 향해 발사된다. 그것을 통해 적이 노리는 것은 겉보기보다 더 복잡할 것임을 암시한다. 게다가 그 총에는 소음기까지 장착되어 있다. 이들은 생각없이 총질하는 놈들이 아닌 거다. 즉, 이 장면을 통해 관객은 주인공이 속을 알 수 없는 강력한 놈들과 대적해야 한다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장면이 없어서 나중에 나이트 화장실 장면을 … 




 


두 번째는 주인공의 목표 추구를 1차로 좌절시키는 소도구로 등장한다. 역시 앞서와 마찬가지로 소음기가 장착된 권총이 나이트클럽 화장실에서 사용된다. 잘 만들어진 이야기는 언제나 주인공에게 단번에 목표달성을 허락하지 않는다. 반드시 한번은 실패해야 한다. 그 실패를 통해 목표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보여주고, 동시에 주인공이 극복할 장애물을 제공한다. 그것을 극복함으로써 주인공은 주인공의 자격을 인정받는다.






 



권총을 들고 싸우다니 반칙이야! … 넌 얼굴이 반칙이야!






 



또 보자. 쉐리야 … 인사를 건네는 람로완. 






세 번째는 주인공이 손에 넣은 권총이다. 총은 야구글러브에 무심하게 꽂혀있고, 여러 개의 예비탄창까지 곁에 놓여있다. 주인공은 이 총을 들어서 의외의 방식으로 점검을 한다. 소품을 다루는 방식을 통해 주인공의 개성과, 그 개성이 형성될 만큼의 과거사를 암시하는 거다. 역시 이 친구도 총을 다루는데 일가견이 있는 친구고, 이제 본격적인 2차 시기를 시작할 것이라는 암시다. (그 방식이 얼마나 쓸만한 지는 논외다. 일반 관객이 그걸 어찌 알겠나. 그냥 너무 말 안되지 않는 선에서 뭔가 남들과는 다르다 싶으면 되는거다)




 





낯선데 이상하게 어울리는 조합.


글러브와 권총. 그리고 탄창 … 자그마치 5개.

좋은 친구를 두었어 …







낯선데 이상하게 어울리는 행동. 난 총을 간 볼 때도 남들과는 다르게! 








네 번째는 드디어 주인공이 총을 얼마나 능숙하게 다루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총은 3단계를 거쳐 등장한다. 1단계, 총성이 울린다. 어? 여기서 왜 총소리가 들리지? 싶은 표정으로 기어나온 악당들을 향해, 폐건물의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다시 섬광이 번쩍인다. 2단계다. 그리고 마지막 3단계에서는 허겁지겁 도망치는 악당을 향해 총과 사수가 전체 모습을 드러내며 거침없이 접근한다. 단 한발의 총알도 낭비되지 않는다.




 



틀렸으어 … 너는 이 아이들에게 사과를 해야 했으어 …






다섯번째는 지금까지 긴장을 쌓아온 두 총의 대결이다. 자기들이 주인공을 처단할 사냥꾼이라고 착각하며 여유를 부리던 악당들, 자기들을 기다리는 것이 무엇인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그들에게 주인공이 차분하게 분노를 폭발시키며 거의 정확히 표적들을 쓰러트리는 동안, 킬러의 총이 응사를 하고, 둘의 교전이 벌어진다. 그리고 총격전은 곧 단도를 사용하는 백병전으로 바뀐다. 그리고 킬러와 주인공의 결전이 이어진다.




 



내 총은 졸라 자비심 없음






그리고 마지막은 악당 최종보스 사냥이다. 방탄유리 설정이 만든 상황전환과 다시 그 방탄유리를 무력화시키는 과정에서 총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모든 복수를 끝내고 텅빈 눈빛으로 허공을 응시하는 주인공의 관자놀이에 권총이 접촉한 이후, 총은 퇴장하고 이야기는 멜로로 돌아간다. 간단히 말해, 이 영화는 우리나라 영화에서 총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전범이다.


 






이 장면을 보며 총덕들은 글록19는 장탄수 15발인데,


차태식이는 17발을 쐈다고 딴지를 검,


사실 진짜 딴지 걸 거는 저렇게 가까이 들이대고 쏘면 잼 나기 딱 좋다는 거.


그리고 아무리 방탄차라도 저 정도 방탄이라면,


같은 곳에 한 3발 정도만 쏘면 충분히 뚫린다는 거.













 

 


 








 




글록은 구경만 같으면 풀사이즈 권총이나 컴팩트 모델이나 다 탄창이 호환됨.


물론 긴 총에 짧은 탄창은 안됨.


고로 글록19에 (17발 장전되는) 글록17 탄창을 넣고 쐇다고 할 수도 있음. 


하지만 그보다는 그냥 감독이 그렇게 만들고 싶어서 그랬다고 봐도 됨. 




 


이 영화에서 등장한 권총은 두 종류다. 하나는 킬러 람로완이 사용하는 USP SD(소음기 장착형), 다른 하나는 차태식(원빈)이 사용하는 글록19. 영화에서 둘의 인연만큼이나 이 두 권총의 인연도 복잡하다.




 


 



요놈이 USP. 영화에 나온 거는 소음기가 장착되어 있었으니,


이렇게 총구 부분이 삐죽 튀어나와있는 SD 형이어야 하나






 



정작 영화에서는 소음기 없을 때 저렇게 밋밋하다는 …


뭐 소음기 있을때와 없을 때에 따라 총열도 바꾸나부지…


근데 총구가 뭐 저리 찌그러졌어?








 



그리고 이것이 차태식(원빈)이 주문한, 10핀(발) 넘게 들어가는 반자동, 글록 19.


탄창에 15발 장전됨. 






다른 포스트 에서도 썼듯, 글록은 권총업계에 플라스틱 바람을 불러온 주인공이다. 총과는 전혀 무관한 플라스틱 소재 공구를 만들던 회사에서 어느날 갑자기 뚝딱 만들어낸 권총. 등장하자마자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오스트리아 제식권총 자리를 꿰어찬 강자. 그 이후 미국에 상륙해서는 사법기관용 권총시장의 60% 이상을 잠식해버린 괴물. 




초소형 컴팩트 모델에서부터 글록19가 포함된 서브컴팩트 모델, 그리고 풀사이즈와 롱사이즈, 심지어는 완전자동 모델까지. 권총으로 가능한 모든 모델을 오로지 단일한 구조만으로 커버한 완벽한 녀석. 당시에는 보기드문 작동방식과 구조로 최고의 생산성과 신뢰성을 확보함으로써 권총업계의 가격파괴까지 앞장선 무서운 놈. 고장안나고, 가볍고, 튼튼하고, 안전하며, 조작과 분해도 엄청 쉽고 단순한, 권총의 상식을 깬 완전체.




HK의 USP는 어떤 면에서 글록의 플라스틱 바람에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물건이다. 글록처럼 플라스틱 프레임을 썼지만, 작동방식은 전통적인 더블/싱글액션 해머 방식을 사용했다. USP는 프레임에 악세사리 장착을 위한 홈을 파 놓은 최초의 권총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홈이 좀 애매하다는 게 문제. 글록이 또 이 부분에 영향을 받아 2세대 제품 부터는 아예 프레임에 피카티니 레일 규격의 홈을 파게 된다. 실제 총의 세계에서도 영화 <아저씨>에서 처럼 둘의 인연이 깊은 셈이다.


 


그런데 사실 글록과 USP의 인연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글록의 혁명적 컨셉인 플라스틱 프레임이 사실은 HK 집안의 잊혀진 존재, VP70에서 시작된 것이기 때문이다. 






 



요놈이 VP70






이 총은 원래 소련연합군(바르샤바조약군)이 유럽을 침공할 경우를 대비해, 레지스탕스들이 쓸 수 있도록 전 유럽 비밀창고들에 저장해둘 목적으로 주문받은 물건이다. 2차 대전때 제작했으나 (너무 후져서) 쓰지는 못했던 권총, 리버레이터(Liberator) 나 단순한 구조로 싸게 만들어 유용하게 사용했던 스텐(Sten)에 상응하는 프로젝트였다. 












 




 





 





리버레이터. 공장에서 만드는데 한 정당 6.6초가 걸렸다는 초간단 권총.

강선도, 탄창도, 해머도 없는 총.









 



한발 쏘고 재장전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총 한자루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보다 더 긴 유일한 권총




 



 


 



요놈은 스텐. 2차 대전 중 무기부족에 시달리던 영국을 구한 SMG






그 목적에 걸맞게 요구사항은 이런 것들이었다. 전투용 9밀리를 쓸 수 있되 아주 단순해서 절대 고장날 일이 없을 것. 장탄수는 최대한도로, 완전자동도 가능해서 SMG 대용으로도 쓸 수 있을 것. 그리고 대량생산이 아니면서도 값싸게 제작해 보급할 수 있을 것. 이 목적에 맞는 구조의 권총을 만들기 위해서 HK는 단순블로우백 구조를 사용하고, 개머리판을 장착하면 3점사가 가능할 수 있게 만들어 SMG 대용으로서의 기능도 확보했다.




그 결과 등장한 것이 VP70.




 




 



엄청 단순한 구조. 딱총이나 다를 바 없음.






 



총 본체보다 개머리판이 더 복잡한 총.


개머리판을 붙이면 3점사 되는 기관단총으로 변신.


저 개머리판은 홀스터(총집) 역할도 함






문제는 너무 단순하다보니 조작하기가 열라 불편했다는 점. 슬라이드를 뒤로 당겨 장전하기도 빡세고, 방아쇠 압력이 너무 높아서 정밀한 조준사격에도 안어울리고, 오로지 당시 권총 중에서 가장 장탄수가 많다는 점(18발)과 무지막지하게 튼튼하다는 점만 인정할 수 있는 총.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이 VP가 플라스틱 프레임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HK 입장에선 제조비 절감, 무게 절감 때문이었다. 최초의 플라스틱 권총은 그러니까 글록이 아니라 이 VP70이며, 글록도 같은 이유로 플라스틱 프레임을 채용한 것이다. 실제로 글록은 플라스틱 프레임을 설계할 때 VP70의 구조를 많이 참고했다. 당연하다. 그 이전까지 플라스틱 프레임 권총은 오로지 VP70 뿐이었으니.


 


결국 HK는 VP70을 만들었고, 이걸 참고해서 글록이 만들어졌으며, 그걸 참고해서 다시 HK가 USP를 만들었다는 물고 물리는 관계가 이어진 것이다. 









VP70은 영화 <에일리언2>에 등장했음. 








HK USP (9mm 버전)


① 구경: 9밀리 파라블럼 (9x19mm Parabellum)


② 무게: 748 g (빈총)


③ 길이: 19.4 cm


④ 총열: 10.8 cm


⑤ 장탄수: 15발 + 1


⑥ 방식: 반자동


⑦ 출현영화: 미션임파시블 시리즈, 콜레트럴(45구경 버젼), 그외 웬만한 영화


 


Glock 19


① 구경: 9밀리 파라블럼 (9x19mm Parabellum)


② 무게: 595 g (빈총)


③ 길이: 17.4 cm


④ 총열: 10.2 cm


⑤ 장탄수: 15발 + 1


⑥ 방식: 반자동


⑦ 출현영화: 아메리칸사이코, 하드타겟, 미스터미세스스미스, 신시티, 본아이덴티티 등 웬만한 영화


 


HK VP70


① 구경: 9밀리 파라블럼 (9x19mm Parabellum)


② 무게: 820 g (빈총)


③ 길이: 20.4 cm


④ 총열: 11.6 cm


⑤ 장탄수: 18발 + 1


⑥ 방식: 반자동/3점사(개머리판 부착시 선택가능)


⑦ 출현영화: 에일리언2, 레니게이드, 페이백 등




영진공 짱가






































































“리썰 웨폰”, 권총 소품으로 표현하는 세대 차이



영화에서 주인공들 간의 차이를 얼마나 잘 표현하느냐는 그 영화의 힘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영화 『친구』 의 네 친구들은 모두 친하지만 서로 다릅니다. 각자의 삶의 방식이란 게 따로 있지요.

그것은 그들의 어릴 적 에피소드들에서부터 어른이 되었을 때까지 일관적으로 유지되고, 그래서 우리는 그 친구들을 실제 생생하게 살아있는 사람들처럼 느낍니다.


외모 만큼이나 성격도 서로 달랐던 네 친구

『엑스파일』은 또 어떤가요. 사실 이 시리즈에서 다루는 소재인 UFO와 외계인, 음모이론 등은 예전부터 여기저기서 써먹은 것들입니다. 그러나 엑스파일에는 이전 선배들이 갖지 못했던 것을 하나 더 가지고 있지요. 바로 등장인물들 간의 사고방식의 명백한 차이와 그로 인한 갈등입니다.

멀더는 지나치게 직관적이고 귀납적인 사고를 하는 반면에, 스컬리는 경험과 과학적 원칙을 중시하는 연역적인 사고를 하지요. 이 시리즈에서 제일 많이 나오는 대사가 “스컬리 나예요” 라는 멀더의 대사와, “멀더 지금 어디 있어요?”라는 스컬리의 대답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그만큼 멀더는 자기의 직관대로 좌충우돌하는 반면, 스컬리는 멀더가 흘리고 간 단서들을 주워 모으며 제 자리를 지키는 모습이 많이 등장한다는 얘기겠지요. 주로 이렇게 서로 다른 성격의 두 등장인물을 데리고 줄거리를 끌어가는 형식의 영화를 ‘버디영화’ 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리고 서로의 차이를 보여주는 방식은 위에 말한 것처럼 아주 세련된 성격묘사도 있지만, 단순하게 선호하는 소품들이나 방식을 다르게 보여주는 것으로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숀 할아버지와 캐서린 양이 등장하는 영화 『엔트랩먼트』를 보면 이 두 도둑이 도둑질을 준비하는 방법에서 차이가 드러납니다. 우선 숀 영감은 구세대답게 레이저 광선을 빨간 털실로 재현해 놓고서는 캐서린양을 뺑이 돌리죠. 물론 그 덕분에 우리는 그녀가 아름다운 몸을 이리 뒤틀고 저리 뒤트는 광경을 감상하긴 하지만 … 쩝 …

… 정작 캐서린양은 감이 안 온다고 불만입니다. 그러던 그녀는 마침내 컴퓨터 3D그래픽으로 레이져 광선의 위치를 재현하고 나서야 ‘야! 이제 어떻게 하면 될지 알겠다!“ 라고 외치죠.

바로 이 장면

그렇습니다. 한 명은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는 시뮬레이션을 사용한 반면, 다른 한 명은 컴퓨터를 통해 묘사되는 3D 시뮬레이션을 선호했던 거죠. 도둑질에도 세대차이는 있어서 아날로그 세대인 숀 영감과 디지털 세대인 캐서린양은 이렇게 서로 달랐던 겁니다.

포스터에서부터 강조되는 베레타. 하지만 좌우가 바뀐데다 지금 막 오발직전 ... -_-;;;

그리고 영화 『리썰웨폰』(1987)에서는 그 세대차이가 바로 총을 통해서 나타납니다.
이 영화는 처음 시작부터 이 둘이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우선 한 명(로저 머터프 반장역의 “대니 글로버”)이 전형적인 중산층 가정에서 다정한 아내와 자녀들에게 둘러싸여 생일케이크를 뒤집어쓰며 나이 들었다는 걸 자랑합니다. 그러는 동안, 다른 한 명(마틴 릭스 경사 역의 “멜 깁슨”)은 집이라고 할 수도 없는 캠핑카에서 강아지랑 단 둘이 살며 벌거벗고 자다가 부스스 일어나서는 곧장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 먹습니다. (여담이지만, 이 장면 덕분에 한동안 멜깁슨은 헐리웃에서 가장 섹시한 엉덩이로 불렸습니다. 1991년 『델마와 루이스』에서 “브래드 피트”가 그 명칭을 Get 하기 전까지는 …)

이 영화에서 로저 머터프(“대니 글로버”)는 은퇴를 눈앞에 둔 노땅 경관입니다. 산전수전 다 겪은 역전의 노장이고, 그만큼 안정되고 차분합니다. 반면에 마틴 릭스(“멜 깁슨”)는 특수부대 출신에 이제 막 경찰 일을 시작한 젊고 불안한 경찰입니다. 정서적으로는 불안하고 언제 사고를 칠지 모르지만, 열의와 에너지는 펄펄 넘치죠.

빙글빙글 웃으며 노친네 기 죽이는 릭스

그리고 이 둘의 차이는 서로가 선호하는 총기의 차이로 더 명확히 드러납니다.
영화 초반부에 두 주인공이 주차장에서 서로 자기가 가진 총을 보여주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때 머터프는 릭스의 총을 보며 이렇게 말하죠.
“흠, 베레타군, 자동발사에 15발이 장전되고, 탄피배출구가 넓어 잼이 걸릴 가능성이 낮다지?”


그러자 릭스 역시 머터프에게 선배님 총을 보여 달라고 하더니 이런 식으로 말하죠.
“스미스 웨슨 리볼버군요. 여섯 발 장전이죠. 근데 이 총, 나가기는 하나요?”

그리고 얼마 후에 사격장에서 둘이 자기 실력을 뽐내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우선 머터프 아저씨가 사거리 7m쯤에서 자신의 리볼버로 표적의 정 가운데를 맞추고는 의기양양해 합니다. 그러자 릭스는 그 표적을 사거리 30m 정도로 밀어놓은 다음 자신의 권총으로 멋진 스마일마크로 장식해 줍니다. 이죽거리며 자리를 뜨는 멜과 순식간에 똥씹은 표정이 되어버리는 대니 영감의 대조 …


영화에서 머터프의 총으로 사용된 스미스웨슨 리볼버

로저 머터프 반장이 사용하는 총은 스미스 웨슨사의 전형적이고 미국적인 38구경, 혹은 .357 매그넘의 리볼버입니다. 리볼버들이 모두 그렇듯, 여섯 발 밖에 장전이 안되고 재장전도 오래 걸리고 귀찮습니다. 실제로 경찰용 총기로서 리볼버는 이제 시대에 뒤떨어진 물건이라는 소릴 들을 만큼 구세대적인 물건이죠.

요즘 관점에서 심하게 말하자면 이건 그냥 총이 있다고 보여주기 위해 있는 물건이지, 실제로 누구와 총싸움을 하기 위해서 들고 다니는 물건은 좀 아니라고 봐야겠지요. (물론 .357 매그넘의 위력이나 실용성을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 탄약의 힘만 따진다면 같은 9mm라도 357 매그넘은 9미리 파라블럼 보다 훨씬 강력하고, 반동도 실용성을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니까요)

영화에서 릭스의 총으로 사용된 바로 그 베레타. 일반형보다 슬라이드 멈치가 연장되어 있습니다.

반면에 마틴 릭스가 사용하는 베레타는 그야말로 (당시로서는)최첨단의 신세대 전투용 권총이죠.

미군에서 제식으로 채용한지 얼마 되지 않는 최신형 자동장전식 권총인데다, (그리고 당시에 막 LAPD의 제식권총이 되었다죠) 디자인도 신세대답게 말끔하고, 사용하는 탄환도 당시 신형권총의 상징인 9mm 파라블럼 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열장전식 탄창(더블컬럼 이라 불리는)은 15발을 장전하고, 재장전도 아주 쉽습니다. 그야말로 쏘기 위해 들고 다니는, 총싸움에는 제격인 물건이죠.

결국 이 두 총은 등장인물의 서로 다른 성격을 부각시키는 소품으로서도 아주 적절한 역할을 한 셈입니다.

그 외에 이 영화에 등장한 총들을 한번 살펴보자면, 릭스가 사막에서 악당들을 저격할 때 사용한 게 독일 HK사의 저격전용 소총 PSG-1입니다. 1만 불 쯤 되는 고급저격총이지만 한계도 많은 총입니다.

정밀도는 높은데 스코프가 고정장착되어 있어서 600미터 이내에서의 저격에만 최적화되어 있고, 야시경도 못쓴다는 점. 총이 섬세해서 손질을 잘 해줘야 제대로 성능을 발휘한다는 점. 그리고 결정적으로 너무 무겁다는 점. 8kg 이 넘죠.

그리고 악당들은 대개가 역시 MP 시리즈와 M16 계열의 단축형 소총(흔히들 CAR이라 불리는), 그리고 우지 등등을 사용했습니다.


여담이지만, 『다이하드』 만큼이나 이 영화에서도 베레타는 주인공 대접을 받습니다.
처음에 서로 가진 총을 소개할 때 10초 넘게 베레타가 보여지고 제원까지 소개 된데다
릭스가 혼자 앉아서 자살 쇼를 벌일 때의 장면은 거의 이 총의 조작 매뉴얼이죠. 어떻게 하면 베레타의 약실에 한 발을 안전하게 장전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먼저 탄창을 뽑고,
슬라이드를 뒤로 땡긴 다음,
안전장치를 안전상태로 내리고,
약실에 한발을 넣은 다음,
슬라이드 멈치를 누릅니다.
그러면 슬라이드는 앞으로 가면서 해머는 저절로 디코킹이 됩니다 …

여담 한 가지 더하자면, 베레타는 비교적 독특한 구조와 분해방식을 가지고 있는데, 그게 이 영화 연작의 마지막편인 『리쎌웨폰 4』에서 인용되기도 합니다. 98년작 4편에서는 천하의 마틴 릭스도 더 이상 펄펄 나는 젊은이가 아니죠. 그래서 중국의 갱인 와싱쿠(“이연걸”)에게 졸라 두들겨 맞습니다. 그것도 그로서는 전혀 상상해보지 못한 황당한 상황에서 말입니다.

릭스가 와싱쿠에게 베레타를 겨누자 우리의 손 빠른 연걸이는 순식간에 멜의 권총 슬라이드를 붙잡습니다. 붙잡으면서 슬라이드를 살짝 뒤로 밀었을 거고 이렇게 되면 방아쇠를 아무리 당겨도 헛놀게 되지요. 그리고는 손가락으로 베레타의 분해래치를 내려버립니다. 그러자 어이없이 슬라이드와 프레임으로 나뉘어 버리는 베레타 … 황당한 표정으로 그걸 바라보던 릭스는 그 다음부터 사정없이 두들겨 맞고 …

붉은 원 안의 부품(분해 래치)을 화살표 방향으로 돌리면 즉시 슬라이드를 본체로부터 뽑아 낼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재주를 “성룡” 아저씨도 영화 『러시아워』 에서 보여준 적이 있었죠. 상대방이 겨눈 총을 순식간에 분해하기는 중국 무술가의 전매특허인 듯 합니다.

참고로, 이런 방식으로 분해되는 건 베레타 뿐이 아닙니다. SIG 계열도 마찬가지입니다. SIG는 오히려 더 쉽죠. 반면에 글록을 이런 식으로 분해하려 했다가는 오발이 나서 사망하기 딱 좋고, 콜트나 스미스웨슨 계열은 분해하려면 아예 슬라이드를 뒤로 잔뜩 밀어야 하기 때문에 역시 불가능 합니다.



SIG 사의 자동권총인 P229. 역시 베레타와 비슷한 분해래치가 보이죠.

스미스 웨슨 사의 전형적인 자동권총. 분해래치가 따로 없죠. 이런 총은 슬라이드 멈치가 분해핀 역할도 겸합니다.


영진공 짱가

 

속편의 권총, 글록(Glock)

1990년 영화 <다이하드2> 에서 공항을 점거한 테러범들과 한판 붙은 브루스 윌리스는 곁에서 덜덜 떨고 있던 관제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저놈들이 들고 있는 총이 뭔지 알아? 저 건 플라스틱하고 세라믹으로 만들어져서 X레이에도 안 걸리는 졸라 신형이라고. 아마 당신 한달치 월급을 줘도 못살껄?”



이게 바로 그 대단한 권총이라고?
T-1000으로 뜨기 전의 로버트 패트릭이 테러범이네요.

1995년 영화 <언더씨즈2>에서 주인공 케이시 라이백(스티븐 시걸)이 테러범들에게 점령당한 기차에서 숨어있다 만난 객실종업원에게 권총을 쥐어주며 이렇게 말하죠.
“필요할 때는 손잡이를 이렇게 단단히 잡고 무조건 방아쇠만 당기면 되, 다른 건 신경 쓸 필요 없어.”
 



문제의 <언더씨즈2>, 물론 ‘정상적’인 독자들은 그 따위 오덕 대사 보다는
캐서린 헤이글을 더 잘 기억하시겠지만 …

1998년도 영화 <도망자2>에서 연방보안관 제라드(토미 리 존스)는 SIG 스텐레스 모델을 갖고 있던 CIA 파견관 로이스(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그런 장난감은 버리고 이 총으로 바꿔”


그 총 회사에서 돈 얼마 받았수? 제라드 반장

이 세 주인공이 말하는 권총은 모두 같은 권총입니다. 바로 글록 Glock이죠.
공교롭게도 모두 속편 액션영화에 등장했다는 공통점이 있군요.

단, 브루스 윌리스의 대사는 완전히 뻥이고, 스티븐 시걸의 대사는 바로 사실 그대로이고, 토미 리 존스의 대사는 좀 과장이 섞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92년에 서태지와 아이들 이란 댄스그룹이 등장했더랬죠. 음악성에 대해서야 이견이 있을지 몰라도 문화적으로는 발라드 음악중심의 가요계를 랩댄스라는 새로운 장르로 뒤바꾸어버린 엄청난 그룹이었습니다. 사실 그전에도 랩은 존재했습니다. 현진영이라는 힙합댄스 전문 가수도 있었지만, 서태지는 노래와 그들의 출신성분과 가사와 그들의 행동 모든 것이 바로 청소년들이 원하는 바로 그 모습이었기 때문에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했죠.

권총업계에서도 이처럼 서태지에 비견될만한 세대개편을 이룬 존재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글록입니다.

우리가 뭘 어쨌다고 …

그럼 어째서 글록이 신세대 권총일까요?

1911년에 브라우닝이 Colt .45를 개발한 이후, 자동권총의 기본적인 시스템은 거의 완벽하게 완성되었습니다. 안전장치들(특히 공이차단장치)과 복열탄창과, 쇼트리코일 등의 반동흡수장치들 … 그래서 모두들 자동권총은 이제 더 이상 발전할 가능성이 없다고들 생각했죠.

하지만, 1980년대 오스트리아에서 플라스틱(정확히는 기능성 폴리머)으로 공구나 칼집 등을 만들던 사업가 ‘가스통’ 글록은 총의 소재를 플라스틱으로 만들어볼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가스통 글록은 원래 화학자였고, 폴리머 계열의 소재들을 개발하는 게 전공이었던 사람입니다. 하지만 총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것이 없었습니다. 아마 그래서 더 총에 대한 기존의 틀에 구애받지 않았던 것이겠죠. 그는 자기가 개발한 폴리머(쉽게 말해 플라스틱) 중의 한 종류가 내구성이 아주 강하면서도 유연성이 있어서 권총 같은데 써먹을 수 있을 거라 보았습니다. 그래서 일단의 총기설계자들을 불러 모아서 플라스틱 권총 프로젝트를 시작했죠.

그 결과 글록이라는 권총이 나온 겁니다.


총기업계의 이단아, 아웃사이더, 가스통 글록 회장

사실 글록 이전에도 플라스틱으로 만든 권총은 있었습니다. 1970년대에 독일의 HK(헤클러 운트 코흐)사에서 만든 VP70 이라는 권총이 그것이죠.

이 총은 특수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총이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냉전시대의 ‘리버레이터’ 권총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만약에라도 소련군이 서유럽을 침공했을 때, 서유럽 시민들이 무장저항을 하는데 사용하기 위해 개발한 총인거죠. 그래서 구조는 지독하게 간단해서 고장날 곳이 없되, 장탄수는 많고(20발), 개머리판도 장착해서 사용하면 3점사(3발이 연속으로 발사되는 것)까지 되는 특이한 총으로 개발되었습니다.

NATO는 이 총을 엄청 많이 사다가 서유럽 곳곳의 비밀아지트에다 보관해놓았다는데 … 문제는 이 총은 너무 간단함만을 추구하는 바람에 사용하기에는 상당히 불편했고, 뭐 전쟁도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냉전이 끝날 때 쯤에 거의 폐기처분 되었다죠.
 


최초의 플라스틱 프레임 권총 V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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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을 수납하는 통이 개머리판이 되고, 그 개머리판을 총에 붙이면 3점사가 가능해지는 총


구조는 거의 딱총 수준으로 단순하지만, 그 덕분에 장전하기도 힘들고

방아쇠도 열라 무거워서 쓰기는 힘든, 진짜 리버레이터 같은 총

* 리버레이터 권총이 뭔지 궁금하신 분은 여기로.. http://kr.blog.yahoo.com/funnyblog/1275581

그런데 이 VP70을 개발할 때 HK사에서는 좀 더 싸게 만들기 위해서 과감하게 플라스틱을 썼습니다. 슬라이드는 강철이지만 손잡이 부분(즉 프레임)은 플라스틱으로 만든 최초의 권총이 된거죠.

당연히 글록의 연구개발팀도 이 총을 알고 있었고, VP70의 구조를 분석해서 플라스틱으로 총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모범사례로 삼았습니다. 어쨌든,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글록은 VP70 처럼 총의 윗부분(슬라이드, 총열, 스프링, 공이 등등)은 모두 강철로, 총의 아랫부분 중에서 손잡이와 방아쇠, 탄창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권총으로 시장에 등장했습니다 (손잡이의 스프링, 나사, 레일 등등은 당연히 강철입니다).

글록은 참신한 컨셉에 비해서는 개발 시간도 짧게 걸려서 1980년대 초반에 시제품이 나왔죠.
 


처음 나온 글록, 탄창도 겉은 플라스틱, 내피하고 스프링은 강철

이 총은 먼저 1982년에 P80 이라는 이름으로 오스트리아 군의 제식 권총으로 채용되었고, 그 다음에 세계시장, 특히 미국시장을 조금씩 두드리기 시작했죠. 하지만 반응은 미지근했습니다. 소수의 전문가를 제외하고는 모두 처음 보는 플라스틱제 권총이니 대중적인 관심을 끌긴 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이 권총을 사서 쏘려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죠.

사람은 근본적으로 보수적인 존재입니다. 자기가 알고 있는 상식이나 지식을 바꾸기 보다는 자기의 생각에 어울리는 것만 받아들이고 경험하려 하는게 사람이죠. 게다가 총에 대해서는 더욱 더 그렇죠. 총은 무기입니다. 무기는 유사시에 자신의 목숨을 맏겨야 하는 물건이죠. 총이 제대로 발사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내 목숨이 걸려있습니다.

그래서 총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위력이나 디자인 따위가 아니라 신뢰성입니다. 최후의 순간에 내 목숨을 걸고 믿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 바로 총이죠. 그러니 당연히 오랫동안 사용해봐서 검증된 물건을 쓰려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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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이라서 색깔도 이렇게 만들 수 있습니다.

물론 슬라이드는 페인트칠 했지만. 진짜 장난감 분위기.

그런데 장난감도 아니고 플라스틱으로 만든 진짜 권총이라니.. 이걸 어떻게 믿습니까?
신뢰성은 둘째 치고 내 손안에서 터지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지 않겠습니까?

오스트리아군이 제식 채용했다는 것을 보면 좀 믿어볼 수도 있겠으나, 오스트리아가 어디 붙어있는지도 모르는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사실 그런거 별로 중요하지 않게 여겼겠죠.

게다가 글록은 생긴 것도 참 못생겼습니다. 보통 생각하는 ‘권총의 멋’과는 거리가 멀죠. 밋밋하게 네모진 슬라이드에 그냥 손에 맞게 만들어진 손잡이가 전부거든요. 베레타처럼 우아한 곡선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콜트처럼 고전적인 굴곡이 있지도 않죠. 만화가들이 권총을 간략하게 묘사할 때 사용하는 모양과 아주 비슷하게 생긴 이 글록은 생긴 것도 정말 장난감 권총같습니다.

물론 이렇게 단순한 디자인은 최대의 실용성과 최대의 생산성을 고려한 결과죠. 하지만 총의 멋은 무조건 블루스틸(blue steel)이야! 라고 외치는 보수파들은 글록을 총으로 치지도 않았습니다.
 


억지로 S라인이라 우기는 안타까운 모습의 글록

그리하여 글록은 세계최대의 민간총기 시장인 미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구원의 여신이 나타났으니, 바로 헛소문들이었죠.

글록이 출시된지 얼마 후에 이 총이 X레이 투시기나 금속감지기에 걸리지 않는 특수권총이란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 국내일간지의 해외토픽란에도 소개가 될 정도로 화젯거리였죠. 유럽에서 플라스틱으로 된 권총을 만들었는데, 이게 플라스틱이라 금속감지기에 걸리지 않아 치안당국이 고심하고 있다는 식의 기사로 말입니다.

물론 이건 기본적으로 사실과 다릅니다. 앞서 말했듯, 글록은 프레임(손잡이부분)만 플라스틱이고 총알이나, 총열, 슬라이드, 그리고 내부 장치들은 거의가 금속입니다. 그러니 금속탐지기에 안걸릴리가 없죠. 하지만 이 헛소문은 글록이란 권총에 대해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자아내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사실 처음 모델은 엑스레이로 찍으면 형태가 잘 안보인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금속부품들만 보이죠


가방에 들어간 글록, 찾으실 수 있나요?


이것도 억지로 윤곽선을 넣어서 잘 보이지만, 어쩌면 좀 헷갈릴 수도 …

이 소문은 처음에 글록 미국지사의 부사장이 퍼트리기 시작했다는데, 소문의 확산에는 위의 <다이하드2> 같은 영화들이 한 몫을 했을 겁니다. 나중에는 미 연방정부에서 글록을 판매금지시킬 것이라는 헛소문까지 돌아서 갑자기 많이 팔리기 시작했죠. 사람들은 언제나 마감세일에 약하니까요.

하지만 정작 총이 쓸만하지 못했다면 저런 식의 헛소문에 기댄 인기는 거품에 불과했을 겁니다. 진짜 임팩트는 그 다음에 왔습니다. 바로 미국 경찰들이 이 글록의 “진가” 를 발견한거죠.


그럼 글록은 다른 총에 비해 뭐가 더 우수할까요?

첫째, 엄청 튼튼하고 고장이 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플라스틱 총이라고 신뢰성을 걱정했는데, 알고보니 정말 신뢰할만한 총이었다는 거죠. 고장안나는 물건은 공통적으로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습니다.

일단 단순해야 합니다. 그리고 부품들 자체의 품질이 좋아야죠. 마지막으로 전체 구조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 잘 작동하도록 설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부품이 적은데 제대로 만들어졌고, 설계도 제대로 되어 있으면 당연히 고장이 안납니다. 글록이 바로 그런 원칙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글록은 해머도 없고 해머스프링도 없으며, 방아쇠를 제외하면 외부 안전장치도 없습니다. 그 덕분에 부품숫자도 매우 적죠. 그리고 그 적은 부품들은 모두 최고의 품질기준에 맞춰서 생산되었습니다. 특히 강철제 총열과 슬라이드는 “테니퍼’ 코팅이라는, 다이아몬드보다 단단하다는 고강도 피막을 입혀서 내구성을 최대한 강화시켰습니다. 플라스틱 부품들도 그냥 플라스틱이 아니라 가스통 글록이 개발한 최고의 폴리머로 만들어졌죠.

당연히 고장 안나고 튼튼한 총이 되었습니다.



VP70 만큼은 아니지만 엄청 간단한 구성


겉으로 보이는 안전장치는 바로 이것, 방아쇠 내부의 걸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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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으로 방아쇠를 당겨야먄 해제가 되는 방식,

한눈에 봐도 원리를 알 수 있는 엄청 단순한 구조.

물론 최근에는 글록도 터지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만, 그건 총을 정말 험하게 다룬 경우 + 총이 무척 낡은 경우가 겹쳐서 생긴 것들이라고 하더군요.



글록에는 완전자동 모델이 있습니다. 터미네이터3 에도 나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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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저리 막굴리며 규정보다 강력한 탄을 넣어 쏘다 보면 이렇게 터지는 수도 …

둘째, 플라스틱 소재의 장점도 큰 몫을 했습니다.

일단 플라스틱은 가볍죠. 게다가 제작비도 적게 듭니다. 그리고 열전도율이 낮아서 쉽게 뜨거워지지도 않고, 겨울에 손이 얼어붙을 염려도 없죠. 게다가 유연성이 있어서 총 자체가 반동을 어느 정도(고무와는 달라서 그리 대단하지는 않겠지만) 흡수하기도 합니다. 울라!

글록은 이런 장점을 모두 살렸습니다. 당시 경찰들이 많이 쓰던 베레타92 권총이 총알없이 총만 950그램 정도이고, 콜트45 는 1킬로가 좀 넘는 무게인 반면에 글록은 620그램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하루 죙일 허리에 권총차고 다녀야 하는 경찰 입장에서는 300그램 가벼운 것만 해도 엄청 대단한 거였죠.

게다가 글록은 존 맥클레인의 말과는 전혀 달리 값도 쌌습니다. 베레타가 800불이 넘고, 지그는 1000불이 넘던 시절에 글록은 600불 정도면 살 수 있었죠. 원래 시장에는 값싸고 질 좋은 물건은 없습니다. 싼게 비지떡이죠. 요즘 보니 이런 원칙도 모르는 인간도 있긴 있더군요.

하지만 권총업계에서 거의 유일무이하게 그런 물건이 나온 적이 있었으니 바로 글록이 그랬죠. 그 혁신적인 가격과 품질은 모두 소재의 혁명, 즉 플라스틱 덕분이었습니다.



플라스틱이라 색깔도 다양하게 넣을 수 있습니다. 이건 글록2세대 버젼.

앞서의 1세대 초기형과 차이점이 뭘까요?


글록의 2세대 버젼은 프레임에 홈을 파놨습니다.

그 홈에다가 라이트나 레이져 등을 쉽게 장착할 수 있죠.


원래 이렇게 홈파놓기는 HK가 시작했으나 좀 아쉬운 점이 있었고,


제대로 파기 시작한 거는 글록이 처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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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총이 인기 있으면 부가장치 업체들도 늘어납니다.

총열아래 스프링가이드를 레이저 포인터로 바꾸는 옵션

셋째, 조작이 간단합니다.

앞서 말했듯 글록은 공이도 따로 없는 스트라이커 방식입니다. 외부 안전장치도 없죠. 하지만 내부에는 3중의 안전장치가 되어 있습니다. 방아쇠를 당기지 않는한 오발은 없죠. 결국 일단 장전만 해놓으면 그냥 방아쇠를 당기기만 하면 발사되고, 방아쇠를 당기지만 않으면 절대 발사되지 않는 총이 된 겁니다.

게다가 방아쇠는 당기는 거리가 길어서 손가락 잘못 움직여서 오발될 가능성도 많이 줄였죠. 사실, 글록은 더블액션 리볼버 권총들의 특성과 비슷합니다. 미국 경찰들이 제일 선호하는 것이 바로 간단한 조작 + 확실한 작동인데, 바로 그것을 충족시킨 거죠.

덧붙여, 스트라이커 방식은 총신의 높이를 낮출 수 있어서 반동의 통제에도 유리합니다. 권총 쏠때 반동을 잘 통제하려면 총을 높이 잡아야 합니다. 우리나라 드라마 아이리스를 보면 여자 요원들은 죄다 권총쏘다가 총 놓칠 것 같은 포즈더군요.

총 그렇게 잡으면 안됩니다. 이 파지법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기회가 되면… 저 말고도 이 문제를 설명해줄 진짜 전문가들이 많은 주제라서.
 


소연씨, 총 그렇게 잡으면 쏘다가 놓치는 수가 생겨요

글록의 이런 성장은 처음 언급한 영화들에서도 반영되어 있습니다.
글록이 미국시장을 두드리던 초기에 해당하는 영화 <다이하드2>는 글록에 대한 헛소문으로 점철되어 있죠. 글록의 실체를 모르던 시절입니다. 그러다가 군과 경찰의 전문가들에게 글록의 진가가 확인된 시점에 나온 <언더씨즈2>에서는 글록의 장점들이 간단히 언급됩니다. 간단한 총. 바로 그것이죠. 마지막으로 <도망자2>에서는 아예 주인공이 글록 빠돌이로 나오죠. 왜냐면 대부분의 미국경찰들이 바로 그런 상태였거든요.

지금도 글록은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권총 시장에서 최강자의 위치를 점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제는 다른 업체들에서도 다양한 플라스틱 권총을 만들면서 글록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으니, 조만간 이 판도도 바뀌겠지요.

영진공 짱가

디카프리오는 BB총으로 테러리스트를 잡는다???

 

-= IMAGE 1 =-


조만간 개봉할 영화 <바디 오브 라이즈>,
레오나도 디카프리오가 주연이고 러셀 크로가 조연, 그리고 감독은 리들리 스콧..
딴거 볼 필요 없이 위의 이름들 만으로도 저 같은 총덕들은 꼭 봐야 할 영화죠.
요즘 지하철 무가지들마다 이 영화에 대한 홍보 기사들이 넘쳐나는데
함께 실린 포스터를 “유심히”(-_-) 보다가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일단 포스터부터 보시죠.

네, 저 같은 인간들은 여기서 특히 디카프리오가 들고 있는 바로 그것!!!!! 에 주목한답니다.


바로 그것 !!!


클로즈업 !!!

근데, 이 권총의 정체가 모호합니다.
해머 없이 뒤가 각진슬라이드를 보면 글록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섬세이프티(엄지손가락으로 걸거나 해제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달려있군요.
글록은 방아쇠 빼고는 외부 안전장치가 전혀 없는 총인데 말입니다.
게다가 일반적인 권총치고는 덩치가 너무 큽니다.
뭐 데저트이글이나 그리즐리도 아닌데.
더욱이 가늠쇠는 슬라이드의 맨 뒤가 아니라 조금 앞에 있죠. 데토닉스처럼…
세상에 이런 권총이 있었나? 저 같은 총덕도 모르는 양산형 권총이라니…
그럼 이 녀석은 도대체 뭘까요?

여기서 다른 포스터를 한장 보시겠습니다.
외계인이든 뭐든 걸리면 전부 목을 꺾어버리시는 스티븐 시걸 옹께서 주연과 제작을 겸임하신 영화, <파이어 다운> (원제는 Fire down below) 입니다.
1997년에 개봉한 영화죠.

일단 이 순간에도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지 않은 정석 그립을 보여주시는 시걸옹께 박수한번 치고, 스티븐 시걸이 쥐고서 인상쓰는 권총을 함 보세요. 아까 그 녀석과 비슷하지 않습니까?

네, 사실은 비슷한 정도가 아니라 같은 총입니다.

이 총은 실총도 아니고, 실총을 흉내낸 모형총도 아니며, 영화에 등장하는 SF건도 아닙니다. Marksman 이라는 이름의 미국에서 취미삼아 비비탄(미제 비비탄은 제가 알기론 납탄)이나 다트, 펠렛 같은 것을 쏘는 공기총이죠.


포스터에 등장한 총, 마크맨


섬세이프티가 어떤 것인지 잘 보여주는 그림, 이걸 보면 정작 이 녀석에겐 이게 섬세이프티가 아닌듯.


비비탄은 여기다 넣습니다.

구형은 이미 단종되었고 요즘에는 약간 고쳐서 신형이라고 파는 듯…


국내에도 소장한 사람이 있습니다. 디시 총갤의 키튼님 사진…

왜 이 공기총이 영화 포스터에 등장하는지(그것도 10년 간격을 두고)는 모르겠습니다.
제 추측에는 두 영화 다 포스터 사진을 같은 스튜디오에서 찍은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 스튜디오에서는 뭔 총을 쥐어줄 지 애매한 경우에 이 총을 쥐어주는 모양이죠.
저 같은 일부 괴상한 관객을 제외하고는 이런 물건에 별로 관심이 없을 것이고
따라서 뭔가 큼직하니 있어보이는데다 대충 이총 저총 어설프게 닮은 이 녀석이라면
무난히 넘어갈 수 있을테니까요.


애먼 총 들고 사진찍느라 수고하신 디카프리오 군

만약 그렇다면 이 놈은 다른 영화 포스터에도 등장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 스튜디오를 거쳐간 포스터라면 충분히 가능하겠죠.
혹시 다른 곳에서 이 녀석을 보신 분이 계시면 제보해주세요.

참고로, 본 영화에선 저런 괴상한 물건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디카프리오는 글록을 쓰는군요. 참 성능 좋은 총이죠…

원본 크기의 사진을 보려면 클릭하세요
글록, 크기로 보아 19나 23 같은 컴팩트 모델인듯…


영진공 짱가

덧1) 이 영화 미국에서 별로 흥행이 안되는 모양입니다.
요즘같은 경제위기 시대에는 총질보다는 판타지나 코미디가 나을지도 모르죠.

덧2) 국내 인터넷에 공개된 포스터에는 또 들고 있는 총이 다릅니다. 뒤에 해머도 보이고 총도 좀 작아졌죠.  아무래도 포샵질을 한 듯 … 사실 이런 식의 포샵질은 꽤 많습니다.  일단 주연배우 얼굴만 찍고 권총든 손 사진은 딴걸 가져다 붙이는 경우가 종종있죠.  나중에 기회가 되면…

덧3) 시걸의 영화 <파이어다운>에는 미드 팬들에게 꽤나 익숙한 얼굴이 등장합니다.


엇, 이 얼굴은?


바로 CSI의 캐서린 반장님이죠. 이 양반, 10년 전 모습이 더 나이들어보인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