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 오브 갓”, 빈곤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시티 오브 갓』(Cidade de Deus)

⊙ 감독: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주연: 마테우스 나크터가엘, 세우 호르헤, 알렉산드레 로드리게즈,
        레안드로 피르미노 다 호라, 필리페 하겐센

『콘스탄트 가드너』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의 2005년 개봉작 『시티 오브 갓』.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당 영화는 출중한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개봉 당시 평론가들의 극찬과 더불어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하는 등 삐까뻔쩍한 전적을 자랑하고 있으며 영화적 재미에 있어서도 높은 내공을 보여준다.

빈부 격차가 심각한 동네 중 한 곳인 브라질은 인신 매매, 살인, 마약 밀매 등 범죄율이 굉장히 높다. 특히 빈민촌을 중심으로 마약 밀매를 통해 형성되어 있는 갱들은 공권력 조차 손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당 영화는 이런 브라질의 현실을 60, 70년대 ‘시티 오브 갓’이라는 빈민촌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양아치들의 흥망사를 실화를 바탕으로 그리고 있다.

가이리치스러운 이야기 구성과 역동적인 화면,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유머는 무거운 주제를 재미있게 이끌어가고 있다. 하지만 어린 아이들조차 망설임 없이 살인을 자행하는 그들의 일상화된 폭력이 실화라는 당혹스러움으로 다가오면서 마냥 웃으며 보기에는 거꾸로 입은 빤스 마냥 너무도 마음이 불편하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중요치 않다. 브라질의 빈민가는 여전히 지독한 가난에 찌들어 있으며 그 속의 아이들은 폭력과 살인과 마약에 그대로 노출되어 범죄와 함께 성장하고 누군가의 총에 맞아 생을 마감하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빈민가 갱들을 소탕하기 위해 여념이 없다. 그러나 빈민가를 차단하고 공권력을 투입하는 등 강경하게 대처하고 있지만 오히려 갱단과 경찰의 총격전으로 무고한 사람들이 총에 맞아 사망하거나 엉뚱한 사람을 체포, 사살하면서도 아무런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 등 시민(정확히 빈민가 사람들)의 피해가 늘어가면서 이로 인한 빈민들의 반발은 커져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가난은 이미 개인의 문제를 넘어섰다. 사회 시스템의 문제로 인해 고착화되고 대물림 되는 가난은 한 개인의 힘으로 벗어나기에는 거의 불가능하다. 빠져나올 수 없는 가난은 사람을 절망으로 몰아가고 절망은 극단적 선택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아주 자주 그 선택은 폭력을 수반한다.

시스템에서 소외된 이들을 모두의 비용으로 감싸 안고 같이 가야 하는 건, 단지 그들의 절망을 끊고 희망을 심어주는 것에서 더 나아가 우리 모두가 행복으로 가는 최선의 길이기 때문이다.

영진공 self_fish

“나는 전설이다”, 현존하는 모든 좀비 이미지의 원류


2007년 개봉 영화 “나는 전설이다 (I am legend)”의 원작은 리처드 매드슨의 동명소설이다. 1954년작인 이 책은 (그냥 일반적인 기대만 갖는다면) 당연히 지루하고 식상하다. 우리는 이미 너무나 익숙한 좀비상을 가지고 있고, 이 책은 그 모든 좀비 이미지의 원류이니까.

제인 오스틴의 소설들이 온갖 HR 공식에 익숙해진 현대 관객들에게 식상해 보이듯, 그러나 또다른 의미로 재발견되고 재해석되듯, [나는 전설이다]가 출판 당대에 좀비라는 새로운 존재 – 이물적 존재이면서도 모태는 인간인 – 의 매혹으로 어필하였지만, 현대독자인 나는 이 소설의 엔딩의 혁명성에 깊은 인상을 받는다.

생존 그 자체를 위해 분투하는 존재임은 수가 얼마 남지 않은 인간이나 새로이 급증하고 있는 좀비나 마찬가지. 여기엔 선과 악이라는 윤리적 개념이 들어설 자리가 없으며, 생존투쟁의 승리만이 유일한 선이 된다. 인간과 좀비 간 전쟁에서 마침내 좀비가 사회를 구성하고 살 방법을 찾기 시작했을 때 최후의 인간 생존자는 죽어서 전설의 영역으로 입장해야 할 운명만이 남는다. 아마도 호모 사피엔스가 그런 방식으로 살아남았을진데, 호모 좀비쿠스 같은 이름을 가진 새로운 존재가 호모 사피엔스를 대체한다한들 ……

그러고 보면 수많은 호러영화들이 당연한 듯 인간의 승리로 막을 내렸던 것은 그 모든 좀비물의 조상인 이 소설에 대한 반역적인 퇴행, 혹은 퇴행적 반역인 건지도 모른다.

많은 인간들이 자본주의적 인간을 중세적 인간보다, 혹은 자본주의적 냉혈인간을 온정주의적/윤리적 인간보다 진화한 것으로 믿고 있는 세상에서, 평균수명을 늘린 대신 면역결핍과 신종질병에 시달리는 현대 인류가 과거 인류보다 진화한 것이라면, 좀비가 인간보다 ‘진화한’ 존재라고 말한들 과연 언어도단이 될까. 아니, 우리들 중 대부분은 스스로 자각하지 못한 새에 이미 좀비가 됐는지도 모르는데. (이게 인간 특유의 자기합리화 방식 아니었던가.)

[나는 전설이다]의 엔딩은, 가상역사에서의 미래이자, 우리의 과거이기도 하다. 제우스가 새로운 신의 계보를 시작하며 신중의 신의 자리로 등극한 건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고 아버지가 속한 타이탄 족을 멸망시킨 이후이다.

[나는 전설이다]의 주인공 네빌은 결국 또다른 크로노스(제우스의 아버지, 타이탄족)인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운명을 수긍하는 그의 모습은, ‘마지막 인간’으로서 전설의 주인공이 될 존재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다.

영진공 노바리


 

 

 

“가르시아 효과”, 꽃으로도 때리지 말아야 하는 이유



 

가르시아 효과는 이 현상을 최초로 발견한 학자 John Garcia 박사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미각혐오학습(taste aversion learning)이라고도 한다.

당신이 어떤 음식A를 먹은 뒤에 독성물질로 인해 발생하는 전형적인 증상, 예를 들어 구토, 어지럼증, 두통, 복통을 경험하면 그 이후부터 그 음식A에 대해서는 전혀 식욕을 느끼지 않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 현상은 쥐부터 개나 닭이나 고양이나 사람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척추동물에게서 나타난다.

지렛대를 누르면 먹이가 나온다는 사실을 쥐에게 학습시키기 위해서는 최소한 하루, 어떤 경우에는 일주일간이 필요하다. 개에게 종이 울리면 먹이가 나온다는 사실을 연상시키기 위해서도 역시 일주일 이상의 인내심이 필요하다. 하지만 미각혐오학습은 단 한 번의 시행만으로 충분하다. 딱 한번만 먹고 배탈이 나면 순식간에 그 음식이 꼴보기 싫어지는 거다.

이 학습과정은 당신의 의지와도 무관하다.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자기가 왜 이 음식을 싫어하게 되었는지 기억 못하는 경우도 있다. 미각혐오학습은 당신의 무의식수준에서 이루어진다. 그리고 사실은 음식에는 아무 죄가 없어도 가르시아 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

멀쩡한 음식을 먹인 다음에 일부러 초음파를 위장에 쐬거나 롤러코스터를 태워서 속을 뒤집어놓아도 결국 우리의 몸은 롤러코스터나 초음파가 아니라 그 무고한 음식을 싫어하게 된다. 우리 몸은 구토, 어지럼증, 복통에 대해서만큼은 언제나 음식의 탓으로 여기도록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


어째서일까?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지렛대를 눌러 먹이를 먹는 법을 배우는 건 천천히 해도 안 굶어죽는다. 하지만 먹어서는 안되는 음식을 알기 위해서 여러 번 그 음식을 먹어야 한다면 우리는 살아남을 수가 없다. 아마 아주 먼 옛날에는 미각혐오도 지렛대처럼 느리게 배우는 개체들도 존재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독이 든 풀이나 지나치게 썩은 고기를 너무 자주 많이 먹은 덕분에 약해져서 자손을 남기지도 못하고 죽었다. 우리들은 모두 한 두번 만에 먹으면 안되는 음식이 뭔지 깨우칠 수 있었던, 그래서 살아남은 선조들의 후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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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시아 효과의 의미를 일반화해보자. 우리는 무언가 우리의 생존에 직결되어 있는 것일수록 더 빠르게 배울 수 있다. 그렇다면, 뭔가를 빠르게 배우게 하려면 그것을 생존과 직결시키면 된다. 생존의 문제를 다루는 곳은 뇌의 가장 깊은 곳에 자리잡은 편도체다. 이 편도체가 자극을 받으면 학습은 가르시아 효과를 따르게 된다.

이제 지금까지 당신 주변에서 일어났던 일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협박받으며 학습해본 적이 있나? “내일까지 이걸 다 외우지 못하면 밥을 굶을 줄 알아.” “시험문제 하나 틀릴 때마다 네 신체의 일부에는 강렬한 통증이 가해질 것이야.” “너 이걸 못하면 죽을 줄 알아.” 그 협박이 심각하고 진지해서 당신의 편도체가 자극을 더 많이 받을수록 더 효과적인 학습이 이루어졌을 것이다.

그렇다면, 체벌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며 어떤 경우에는 학습을 촉진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어떤 기억을 머릿속 깊이 각인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편도체는 지극히 단순한 것 밖에는 기억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대개의 경우, 그 내용은 매를 맞지 않기 위해서 외워야 했던 공식이나 연표나 구구단이 아니라 매를 때리겠다고 협박하던 교사인 경우가 많다. 즉, 어떤 교사가 가르시아 효과를 기대하고 체벌을 실시한다면 그 결과는 교사에 대한 원한을 깊이 간직한 학생들을 배출하는게 최선일 것이다.



영진공 짱가


 

“마크로스F VF-25S”, 3년 만의 프라모델 만들기 (2/2)



하도 가뭄에 콩나듯 최신킷 (그래도 이것도 벌써 3년된 물건이지만)들을 만들어보니 기술이 대단하네요. 본격 비행기모형의 정밀함에는 못미치지만 일반 건프라보다는 훨씬 디테일이 뛰어나고 오밀조밀한 이 키트가 역시 접착제 없이 스냅타이트 방식으로 나온것, 게다가 무지무지 복잡한 변형구조까지 있으면서도 이정도까지 들어맞는다는게 놀랍습니다. (자꾸 변형하다보면 틈새가 점점 벌어져 마음이 아프긴 하네요) 



1. 개조포인트 찾아보기 


에어브러쉬도 없고 모델링 도구도 좀 부실하게 갖추다보니, 또 시간도 내기가 힘들다보니 원하는대로 마음껏 만들긴 힘들지만 (결코 실력이 없음을 인정하지 않음) 그래도 VF-25s가 아닌 가상의 미공군 실험기로서 만들어야하니 이런저런 부분에 손을 대고 싶어집니다.

발키리들이 SF 메카들중에서는 그래도 현실적인 디자인으로 칭찬받지만 구석구석 SF적인 요소들도 있고 마크로스의 시그니쳐 같은 디테일들도 있죠. 






우선 기수부분에 있는 투명부분. 무슨 센서인지 모르겠지만 VF-1 오리지널 발키리 때부터 항상 있어왔고 그래서 VF 시리즈 기체들의 특징이 된 디테일입니다. 친절하게 부품분할도 잘 해줬는데 갈아서 없애야하는 애석함.



또하나 VF-25에서 제가 맘에 안든게 저 뾰족한 부분입니다. 굳이 왜 튀어나와있는지 모르겠는데 제 생각엔 저것 때분에 전체 인상이 실제전투기 보다는 SF틱한 느낌이 은근히 더해졌다고 보여져서 없애고 싶은데, 뒷처리를 어떻게 해야하나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톱질/사포질 시작하고 생각해보기로… -_-;  (아시겠지만 사진들은 달롱넷에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빼놓을수 없는게 저 십자나사 모양. 발키리를 넘어서 마크로스의 아이콘같은, 정말 디자인 시그니쳐이죠. 마크로스의 일본공식 홈페이지에도 아이콘 처럼 쓰이더군요. 역할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현용전투기 스럽게 만들려면 없애야죠.
 


그외 에어 인테이크 위에 있는 저 슬릿입니다. 저것 역시 역대 발키리들이 다 있더군요. 보조 인테이크인지 역시나 역할은 모르겠는데 발키리의 특징같아서 없애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제일 은근히 골치아픈게 두부의 레이져 포트입니다. 초음속 전투기 노릇을 하려면 저런 돌출물은 없는게 좋지 않을까 하는데 문제는 저걸 떼고 나면 휑한 구멍이 생긴다는것, 그것도 제 실력엔 메꿔넣기가 매우 힘든 묘한 곡면이라 제일 고민입니다. 저 레이져포트 삭제는 다음 문제와도 이어지는데 …
 





역시나 가장 대놓고 SF스러운 디자인을 보여주는 머리이죠. 오즈마기도 건담같은 영웅상은 아니라더라도 은근히 멋을 부린 발키리계의 미남이란 말이예요. 극중에서도 눈을 번뜩이는 눈빛연기(?)를 몇번 했구요.

머리모양은 오리지널 VF-1의 심플한 디자인이 차라리 더 좋은데 (마크로스에 대해 알기전 본 스페이스 간담V의 디자인 쇼크가 기억나는…) 욕심에는 머리통은 비행기의 곡면을 이루는 부분을 빼고는 센서복합체로 만들고 싶습니다.

 





창작적인 면에서 가장 도전이 되는 부분이죠. 아파치 헬기 1/48를 구입해서 센서만 갖다 붙일까 싶기도 한데 아파치의 센서는 또 너무 유명해서 금방 티가 날것 같구요, 게다가 저 센서들이란게 그리 클 필요가 없는지 전차든 헬기든 붙어있는것들은 발키리 머리에 비해 너무 작아서 무슨 핑계(?)로 머리통을 제대로 된 크기로 유지해야하 고민중입니다. 이건 차차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기타 후미에 쉴드 대신에 보조제트엔진을 하나 더 달아줬으면 좋겠는데 그건 정말 자작해야할 수준이라 상상만 하고 있습니다. 외계인의 오버테크놀로지가 없는 상황이니 다리겸 제트엔진을 만들자면 출력이 상당히 손해를 볼것 같고, 그래서 2발이 아닌 3발 엔진으로 달아서 베트로이드때는 등에 제트팩이 하나 더 있는 것도 좋을듯 한데 이건 정말 아직 답이 안보입니다. 그냥 포기할 가능성이 가장 큽니다. 




2. 희생양 키트


1/72 스케일의 에어로 킷들은 많으니 적당히 좋은 디테일의 제품을 하나 구입해서 랜딩기어등 VF-25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 연료탱크나 미사일도 달아주자고 생각해서 동네 하비샵에 오랫만에 갔습니다만 아뿔사 … 미국 하비샵들이 주로 기차모형이 주류인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한쪽을 꽉 채워주고 있던 프라모델이 이렇게 씨가 말랐을 줄이야 …
 







에어로 킷들은 저게 전부 … 그나마도 주로 2차대전기 중심이고 현용기제품은 아주 귀한 수준입니다.

VF-25와 가장 비슷한 분위기인 수호이27은 아예 아무 제품도 없고, 하세가와나 아카데미의 1/72 호넷정도를 생각했지만 1/72 호넷 역시 아무 메이커도 없었습니다.  쓸만한 1/72 현용기는 레벨의 F-16B 복좌형 하나,그나마 상자도 열어볼수 없어서 품질은 확인도 못하고 다행히 작례사진에 파일럿은 있길래 일단 구입했습니다.






데칼쪽으로 도움 안되게 영국공군인데다 무장은 사이드와인더만 들었네요 T_T
게다가 별로 안좋아하는 복좌형 F16




3. 조립 시작



반다이 VF-25의 스케일 오류가 가장 두드러지는 기수 부분. 파일럿은 1/100 수준으로 작으면서 랜딩기어는 지나치게 거대하고 튼실하죠.

저렇게 보면 랜딩기어가 사람키보다 큰 수준이 되어버리는 … T_T (게다가 랜딩기어는 어디로 수납이 되는거냐? 콕핏공간과 기수내부도 다 폴드파로 공간을 압축한다 뭐 이런 설정일까?)




F-16 키트의 콕핏과 파일럿 인형을 각각 비교했습니다. 진짜 욕심같아서는 콕핏 통째로 정상크기의 다른 현용기의 것을 옮겨 심고 싶지만 그것은 역시나 오버테크놀러지가 필요한 일이라 일찍 포기하고 인형이나마 심어보자로 결정했습니다.
 




반다이의 소인 파일럿 처럼 하체를 자르고 콕핏의 의자 부분을 좀 파내고
 앉혀봤습니다. 생각보다 나쁘진 않네요.





캐노피까지 덮고 멀찍이서 보면 그냥저냥 봐줄만 합니다. 차라리 저렇게라도 해주지 왜 인형을 그렇게 작게 만들었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네요. (처음에 말했던 마크로스식 디자인요소를 덮는답시고 퍼티를 바르고 갈았지만 라카도료를 뿌리고 보니 엉망입니다. 역시나 멀찍이서 보는걸로 넘어가기로 … -_-) 









프레임에 해당되는 부분만 먼저 조립했습니다. 늘씬하긴 한데 저렇게 얇게 제트엔진을 (그것도 조인트로 구부러지게) 넣는게 가능할까 싶네요. -_-; 




뾰족튀어나온 부분 일단 갈아서 줄여버리기. 




다리는 그대로지만 고관절부분조인트를 좀 긁어내어 그나마 쬐금 가동범위 연장.

이녀석도 변형킷이라서 그런지 답답한 고관절/짧은허벅지/긴종아리 등 제타플러스가 보여줬던 어정쩡한 다리포즈의 저주를 계승했더군요. 그래도 이녀석이 좀더 낫긴 하지만 …
 











마크로스 대표 문양들 메꾸기. 저 상태에선 괜찮아보이는데 색을 칠하고 나니 아주 엉성하더군요. (서페이서라는걸 그래서 하는거죠?) 그래도 그냥 갑니다. T_T 





4. 뽀샵 눈속임


아래부터는 가조 사진들입니다. 외장장갑을 모두 한가지 색으로 통일해서 칠하고 장갑들을 붙였습니다. 변형도 한번 해봤는데 정말 복잡하네요. 특히 어깨는 무슨 부러진 뼈조각 맞추기 하는 기분입니다. YF-19의 심플하면서도 뽀대나는 변형기믹이 다시한번 아쉽습니다.



먹선도 데칼도 추가 도색도 암것도 없는 휑한 상태라 흑백사진과 포샵으로 분위기 눈속임하기 …














저게 진짜 현용기처럼 보이려면 이런저런 디자인요소가 문제가 아니라
왕창왕창 벌어진 장갑틈새가 정말 문제입니다.
아무리 패널라인이라고 생각하고 레드썬해려도 안되는. T_T

그리고 엔진부분이 약간 동체안으로 푹꺼진듯한 저 모양새도 거슬립니다.
전투기로 고정한 작례도 저 엔진은 별다른 손을 안쓴 경우가 많더군요.





 



처음 해본 배트로이드 변형.
머리에서 마스크는 안넣고 모자(?)에 해당되는 부분만 끼우니 전체 인상이
발키리에서 달라지는 느낌입니다.
깡마른 외형도 어느정도 가려지는 사진 앵글. 몸짱각도?

 



저 썰렁한 등에 그럴싸한 제트엔진 하나 붙여주고 싶은데
현실에 참고할만한 디자인이 있으려나? 있다한들 만들수 있으려나 …

 



날개랑 다리의 해치를 다 펴본 상태.
왠지 무슨 곤충이나 새인간 분위기가 나네요. 단바인?





마크로스 플러스에 YF-19을 처음 타본 이사무가 이리저리 곡예를 하다가
자유낙하 하는 장면이 생각나서 찍어봤습니다. (물론 포샵처리 했습니다)

 





아, 머리(새대가리)는 정말 어쩐다.

 





부실한 체격이 드러나는 앵글.
뭐 늘씬한 모델체형이라고 생각하자고 있습니다. 다리는 길잖아요? ^^



머리부분을 어떻게 해결할지, 머리의 레이져부분이 빠져서 생긴 구멍은 어떻게 때울지 데칼링과 컬러링은 어떻게 할지 등 갈길이 좀 남았습니다. 부실하게 넘어간 부분이 많지만 무조건 레드썬 하고 다음단계.

아무래도 계속 사진앵글과 포샵질로 부실한 부분은 가려주는 정책을 펼칠듯 하니 말이죠 ^^  긴스크롤 내려주셔셔 감사합니다. 



5. 설정


지난 번에 썼듯 지상전과 공중전을 동시에 수행할수 있는 일종의 advanced VTOL 기의 개발이며 일본 아니메메카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무리한 설정인데, 막상 조립해보고는 고민입니다.

이건 실제로 만들수도 없고 만든다고 한들 너무 무거워져서 전투기로서의 기동성도 없을것 같고, 일반 전투기에 비해 너무나 복잡한 구조라 양산성이나 정비성이 엄청나게 떨어질테고, 한마디로 가능성이나 실용성이 있으려나 싶네요.

그래서 스토리의 방향은



1. 막상 설계해서 시험기를 한대 제작했으나 위와 같은 문제점으로 인해 프로젝트는 중단된다. 


2. 사실은 L 박사가 트랜스포머와 마크로스F를 보고 꿈을 꿨던 것이다 – 잠에서 깨며 아쉬운 표정으로 끝 (-_-;)


3. 역시 외계인의 오버 테크놀러지가 필요한데, 마침 묘하게도 Area-51에서 본 기체의 개발이 이뤄지고 있었던 … (어이, 그만하지?) 




PS – 3년전 마크로스 F 방영할때 3D로 처리된 메카들을 보고 썼던 글이 있습니다.
[잡상] 아니메 메카의 3D화에 대해서 

거기에서 3D 메카의 장점에 대해 이렇게 썼습니다. 



…변형로봇을 3D로 만들경우에 디자인은 단순히 실루엣이나 외양을 캐릭터 디자인하는데에서 더 나아가 공업디자인적인 마인드로 각부위의 아귀가 들어맞게 모두 이뤄져야합니다. …완벽히 모든것이 들어맞는 수준까지는 아니겠지만 변신과정중 팔길이를 몰래 바꿔치기한다거나 손크기를 키우는식의 속임수는 되도록 쓰지 않기 위해서 애초의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각부의 정합성을 고려해야합니다. 약간은 반다이의 건프라 CAD 디자인과 비슷한 맥락이 되는것이죠. 그래서 ‘디자인된 캐릭터’ 만큼이나 ‘설계된 기계’의 정체성이 강해집니다. “ 

 

특히나 모형이나 장난감화를 염두에 둔다면 정교하게 계산된 변형기믹을 잘 설계해야겠죠. 손크기를 바꿔치기하는 꼼수를 쓰지 않구요 …..  흠 .. 근데 …



왼쪽은 배트로이드/거워크용 손, 오른쪽은 파이터 모드에서 꼬리부분에 숨어들어가는 손부품. 손크기가 거의 절반으로 줄어버렸습니다! -_-;

손크기를 키우는식의 속임수”는 되도록 안쓰고 싶었겠지만 역시나 어쩔수 없었군요? 저것도 폴드파로 공간을 압축한 … (퍽)

영진공 노타입

“리썰 웨폰”, 권총 소품으로 표현하는 세대 차이



영화에서 주인공들 간의 차이를 얼마나 잘 표현하느냐는 그 영화의 힘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영화 『친구』 의 네 친구들은 모두 친하지만 서로 다릅니다. 각자의 삶의 방식이란 게 따로 있지요.

그것은 그들의 어릴 적 에피소드들에서부터 어른이 되었을 때까지 일관적으로 유지되고, 그래서 우리는 그 친구들을 실제 생생하게 살아있는 사람들처럼 느낍니다.


외모 만큼이나 성격도 서로 달랐던 네 친구

『엑스파일』은 또 어떤가요. 사실 이 시리즈에서 다루는 소재인 UFO와 외계인, 음모이론 등은 예전부터 여기저기서 써먹은 것들입니다. 그러나 엑스파일에는 이전 선배들이 갖지 못했던 것을 하나 더 가지고 있지요. 바로 등장인물들 간의 사고방식의 명백한 차이와 그로 인한 갈등입니다.

멀더는 지나치게 직관적이고 귀납적인 사고를 하는 반면에, 스컬리는 경험과 과학적 원칙을 중시하는 연역적인 사고를 하지요. 이 시리즈에서 제일 많이 나오는 대사가 “스컬리 나예요” 라는 멀더의 대사와, “멀더 지금 어디 있어요?”라는 스컬리의 대답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그만큼 멀더는 자기의 직관대로 좌충우돌하는 반면, 스컬리는 멀더가 흘리고 간 단서들을 주워 모으며 제 자리를 지키는 모습이 많이 등장한다는 얘기겠지요. 주로 이렇게 서로 다른 성격의 두 등장인물을 데리고 줄거리를 끌어가는 형식의 영화를 ‘버디영화’ 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리고 서로의 차이를 보여주는 방식은 위에 말한 것처럼 아주 세련된 성격묘사도 있지만, 단순하게 선호하는 소품들이나 방식을 다르게 보여주는 것으로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숀 할아버지와 캐서린 양이 등장하는 영화 『엔트랩먼트』를 보면 이 두 도둑이 도둑질을 준비하는 방법에서 차이가 드러납니다. 우선 숀 영감은 구세대답게 레이저 광선을 빨간 털실로 재현해 놓고서는 캐서린양을 뺑이 돌리죠. 물론 그 덕분에 우리는 그녀가 아름다운 몸을 이리 뒤틀고 저리 뒤트는 광경을 감상하긴 하지만 … 쩝 …

… 정작 캐서린양은 감이 안 온다고 불만입니다. 그러던 그녀는 마침내 컴퓨터 3D그래픽으로 레이져 광선의 위치를 재현하고 나서야 ‘야! 이제 어떻게 하면 될지 알겠다!“ 라고 외치죠.

바로 이 장면

그렇습니다. 한 명은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는 시뮬레이션을 사용한 반면, 다른 한 명은 컴퓨터를 통해 묘사되는 3D 시뮬레이션을 선호했던 거죠. 도둑질에도 세대차이는 있어서 아날로그 세대인 숀 영감과 디지털 세대인 캐서린양은 이렇게 서로 달랐던 겁니다.

포스터에서부터 강조되는 베레타. 하지만 좌우가 바뀐데다 지금 막 오발직전 ... -_-;;;

그리고 영화 『리썰웨폰』(1987)에서는 그 세대차이가 바로 총을 통해서 나타납니다.
이 영화는 처음 시작부터 이 둘이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우선 한 명(로저 머터프 반장역의 “대니 글로버”)이 전형적인 중산층 가정에서 다정한 아내와 자녀들에게 둘러싸여 생일케이크를 뒤집어쓰며 나이 들었다는 걸 자랑합니다. 그러는 동안, 다른 한 명(마틴 릭스 경사 역의 “멜 깁슨”)은 집이라고 할 수도 없는 캠핑카에서 강아지랑 단 둘이 살며 벌거벗고 자다가 부스스 일어나서는 곧장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 먹습니다. (여담이지만, 이 장면 덕분에 한동안 멜깁슨은 헐리웃에서 가장 섹시한 엉덩이로 불렸습니다. 1991년 『델마와 루이스』에서 “브래드 피트”가 그 명칭을 Get 하기 전까지는 …)

이 영화에서 로저 머터프(“대니 글로버”)는 은퇴를 눈앞에 둔 노땅 경관입니다. 산전수전 다 겪은 역전의 노장이고, 그만큼 안정되고 차분합니다. 반면에 마틴 릭스(“멜 깁슨”)는 특수부대 출신에 이제 막 경찰 일을 시작한 젊고 불안한 경찰입니다. 정서적으로는 불안하고 언제 사고를 칠지 모르지만, 열의와 에너지는 펄펄 넘치죠.

빙글빙글 웃으며 노친네 기 죽이는 릭스

그리고 이 둘의 차이는 서로가 선호하는 총기의 차이로 더 명확히 드러납니다.
영화 초반부에 두 주인공이 주차장에서 서로 자기가 가진 총을 보여주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때 머터프는 릭스의 총을 보며 이렇게 말하죠.
“흠, 베레타군, 자동발사에 15발이 장전되고, 탄피배출구가 넓어 잼이 걸릴 가능성이 낮다지?”


그러자 릭스 역시 머터프에게 선배님 총을 보여 달라고 하더니 이런 식으로 말하죠.
“스미스 웨슨 리볼버군요. 여섯 발 장전이죠. 근데 이 총, 나가기는 하나요?”

그리고 얼마 후에 사격장에서 둘이 자기 실력을 뽐내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우선 머터프 아저씨가 사거리 7m쯤에서 자신의 리볼버로 표적의 정 가운데를 맞추고는 의기양양해 합니다. 그러자 릭스는 그 표적을 사거리 30m 정도로 밀어놓은 다음 자신의 권총으로 멋진 스마일마크로 장식해 줍니다. 이죽거리며 자리를 뜨는 멜과 순식간에 똥씹은 표정이 되어버리는 대니 영감의 대조 …


영화에서 머터프의 총으로 사용된 스미스웨슨 리볼버

로저 머터프 반장이 사용하는 총은 스미스 웨슨사의 전형적이고 미국적인 38구경, 혹은 .357 매그넘의 리볼버입니다. 리볼버들이 모두 그렇듯, 여섯 발 밖에 장전이 안되고 재장전도 오래 걸리고 귀찮습니다. 실제로 경찰용 총기로서 리볼버는 이제 시대에 뒤떨어진 물건이라는 소릴 들을 만큼 구세대적인 물건이죠.

요즘 관점에서 심하게 말하자면 이건 그냥 총이 있다고 보여주기 위해 있는 물건이지, 실제로 누구와 총싸움을 하기 위해서 들고 다니는 물건은 좀 아니라고 봐야겠지요. (물론 .357 매그넘의 위력이나 실용성을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 탄약의 힘만 따진다면 같은 9mm라도 357 매그넘은 9미리 파라블럼 보다 훨씬 강력하고, 반동도 실용성을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니까요)

영화에서 릭스의 총으로 사용된 바로 그 베레타. 일반형보다 슬라이드 멈치가 연장되어 있습니다.

반면에 마틴 릭스가 사용하는 베레타는 그야말로 (당시로서는)최첨단의 신세대 전투용 권총이죠.

미군에서 제식으로 채용한지 얼마 되지 않는 최신형 자동장전식 권총인데다, (그리고 당시에 막 LAPD의 제식권총이 되었다죠) 디자인도 신세대답게 말끔하고, 사용하는 탄환도 당시 신형권총의 상징인 9mm 파라블럼 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열장전식 탄창(더블컬럼 이라 불리는)은 15발을 장전하고, 재장전도 아주 쉽습니다. 그야말로 쏘기 위해 들고 다니는, 총싸움에는 제격인 물건이죠.

결국 이 두 총은 등장인물의 서로 다른 성격을 부각시키는 소품으로서도 아주 적절한 역할을 한 셈입니다.

그 외에 이 영화에 등장한 총들을 한번 살펴보자면, 릭스가 사막에서 악당들을 저격할 때 사용한 게 독일 HK사의 저격전용 소총 PSG-1입니다. 1만 불 쯤 되는 고급저격총이지만 한계도 많은 총입니다.

정밀도는 높은데 스코프가 고정장착되어 있어서 600미터 이내에서의 저격에만 최적화되어 있고, 야시경도 못쓴다는 점. 총이 섬세해서 손질을 잘 해줘야 제대로 성능을 발휘한다는 점. 그리고 결정적으로 너무 무겁다는 점. 8kg 이 넘죠.

그리고 악당들은 대개가 역시 MP 시리즈와 M16 계열의 단축형 소총(흔히들 CAR이라 불리는), 그리고 우지 등등을 사용했습니다.


여담이지만, 『다이하드』 만큼이나 이 영화에서도 베레타는 주인공 대접을 받습니다.
처음에 서로 가진 총을 소개할 때 10초 넘게 베레타가 보여지고 제원까지 소개 된데다
릭스가 혼자 앉아서 자살 쇼를 벌일 때의 장면은 거의 이 총의 조작 매뉴얼이죠. 어떻게 하면 베레타의 약실에 한 발을 안전하게 장전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먼저 탄창을 뽑고,
슬라이드를 뒤로 땡긴 다음,
안전장치를 안전상태로 내리고,
약실에 한발을 넣은 다음,
슬라이드 멈치를 누릅니다.
그러면 슬라이드는 앞으로 가면서 해머는 저절로 디코킹이 됩니다 …

여담 한 가지 더하자면, 베레타는 비교적 독특한 구조와 분해방식을 가지고 있는데, 그게 이 영화 연작의 마지막편인 『리쎌웨폰 4』에서 인용되기도 합니다. 98년작 4편에서는 천하의 마틴 릭스도 더 이상 펄펄 나는 젊은이가 아니죠. 그래서 중국의 갱인 와싱쿠(“이연걸”)에게 졸라 두들겨 맞습니다. 그것도 그로서는 전혀 상상해보지 못한 황당한 상황에서 말입니다.

릭스가 와싱쿠에게 베레타를 겨누자 우리의 손 빠른 연걸이는 순식간에 멜의 권총 슬라이드를 붙잡습니다. 붙잡으면서 슬라이드를 살짝 뒤로 밀었을 거고 이렇게 되면 방아쇠를 아무리 당겨도 헛놀게 되지요. 그리고는 손가락으로 베레타의 분해래치를 내려버립니다. 그러자 어이없이 슬라이드와 프레임으로 나뉘어 버리는 베레타 … 황당한 표정으로 그걸 바라보던 릭스는 그 다음부터 사정없이 두들겨 맞고 …

붉은 원 안의 부품(분해 래치)을 화살표 방향으로 돌리면 즉시 슬라이드를 본체로부터 뽑아 낼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재주를 “성룡” 아저씨도 영화 『러시아워』 에서 보여준 적이 있었죠. 상대방이 겨눈 총을 순식간에 분해하기는 중국 무술가의 전매특허인 듯 합니다.

참고로, 이런 방식으로 분해되는 건 베레타 뿐이 아닙니다. SIG 계열도 마찬가지입니다. SIG는 오히려 더 쉽죠. 반면에 글록을 이런 식으로 분해하려 했다가는 오발이 나서 사망하기 딱 좋고, 콜트나 스미스웨슨 계열은 분해하려면 아예 슬라이드를 뒤로 잔뜩 밀어야 하기 때문에 역시 불가능 합니다.



SIG 사의 자동권총인 P229. 역시 베레타와 비슷한 분해래치가 보이죠.

스미스 웨슨 사의 전형적인 자동권총. 분해래치가 따로 없죠. 이런 총은 슬라이드 멈치가 분해핀 역할도 겸합니다.


영진공 짱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