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로스F VF-25S”, 3년 만의 프라모델 만들기 (2/2)



하도 가뭄에 콩나듯 최신킷 (그래도 이것도 벌써 3년된 물건이지만)들을 만들어보니 기술이 대단하네요. 본격 비행기모형의 정밀함에는 못미치지만 일반 건프라보다는 훨씬 디테일이 뛰어나고 오밀조밀한 이 키트가 역시 접착제 없이 스냅타이트 방식으로 나온것, 게다가 무지무지 복잡한 변형구조까지 있으면서도 이정도까지 들어맞는다는게 놀랍습니다. (자꾸 변형하다보면 틈새가 점점 벌어져 마음이 아프긴 하네요) 



1. 개조포인트 찾아보기 


에어브러쉬도 없고 모델링 도구도 좀 부실하게 갖추다보니, 또 시간도 내기가 힘들다보니 원하는대로 마음껏 만들긴 힘들지만 (결코 실력이 없음을 인정하지 않음) 그래도 VF-25s가 아닌 가상의 미공군 실험기로서 만들어야하니 이런저런 부분에 손을 대고 싶어집니다.

발키리들이 SF 메카들중에서는 그래도 현실적인 디자인으로 칭찬받지만 구석구석 SF적인 요소들도 있고 마크로스의 시그니쳐 같은 디테일들도 있죠. 






우선 기수부분에 있는 투명부분. 무슨 센서인지 모르겠지만 VF-1 오리지널 발키리 때부터 항상 있어왔고 그래서 VF 시리즈 기체들의 특징이 된 디테일입니다. 친절하게 부품분할도 잘 해줬는데 갈아서 없애야하는 애석함.



또하나 VF-25에서 제가 맘에 안든게 저 뾰족한 부분입니다. 굳이 왜 튀어나와있는지 모르겠는데 제 생각엔 저것 때분에 전체 인상이 실제전투기 보다는 SF틱한 느낌이 은근히 더해졌다고 보여져서 없애고 싶은데, 뒷처리를 어떻게 해야하나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톱질/사포질 시작하고 생각해보기로… -_-;  (아시겠지만 사진들은 달롱넷에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빼놓을수 없는게 저 십자나사 모양. 발키리를 넘어서 마크로스의 아이콘같은, 정말 디자인 시그니쳐이죠. 마크로스의 일본공식 홈페이지에도 아이콘 처럼 쓰이더군요. 역할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현용전투기 스럽게 만들려면 없애야죠.
 


그외 에어 인테이크 위에 있는 저 슬릿입니다. 저것 역시 역대 발키리들이 다 있더군요. 보조 인테이크인지 역시나 역할은 모르겠는데 발키리의 특징같아서 없애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제일 은근히 골치아픈게 두부의 레이져 포트입니다. 초음속 전투기 노릇을 하려면 저런 돌출물은 없는게 좋지 않을까 하는데 문제는 저걸 떼고 나면 휑한 구멍이 생긴다는것, 그것도 제 실력엔 메꿔넣기가 매우 힘든 묘한 곡면이라 제일 고민입니다. 저 레이져포트 삭제는 다음 문제와도 이어지는데 …
 





역시나 가장 대놓고 SF스러운 디자인을 보여주는 머리이죠. 오즈마기도 건담같은 영웅상은 아니라더라도 은근히 멋을 부린 발키리계의 미남이란 말이예요. 극중에서도 눈을 번뜩이는 눈빛연기(?)를 몇번 했구요.

머리모양은 오리지널 VF-1의 심플한 디자인이 차라리 더 좋은데 (마크로스에 대해 알기전 본 스페이스 간담V의 디자인 쇼크가 기억나는…) 욕심에는 머리통은 비행기의 곡면을 이루는 부분을 빼고는 센서복합체로 만들고 싶습니다.

 





창작적인 면에서 가장 도전이 되는 부분이죠. 아파치 헬기 1/48를 구입해서 센서만 갖다 붙일까 싶기도 한데 아파치의 센서는 또 너무 유명해서 금방 티가 날것 같구요, 게다가 저 센서들이란게 그리 클 필요가 없는지 전차든 헬기든 붙어있는것들은 발키리 머리에 비해 너무 작아서 무슨 핑계(?)로 머리통을 제대로 된 크기로 유지해야하 고민중입니다. 이건 차차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기타 후미에 쉴드 대신에 보조제트엔진을 하나 더 달아줬으면 좋겠는데 그건 정말 자작해야할 수준이라 상상만 하고 있습니다. 외계인의 오버테크놀로지가 없는 상황이니 다리겸 제트엔진을 만들자면 출력이 상당히 손해를 볼것 같고, 그래서 2발이 아닌 3발 엔진으로 달아서 베트로이드때는 등에 제트팩이 하나 더 있는 것도 좋을듯 한데 이건 정말 아직 답이 안보입니다. 그냥 포기할 가능성이 가장 큽니다. 




2. 희생양 키트


1/72 스케일의 에어로 킷들은 많으니 적당히 좋은 디테일의 제품을 하나 구입해서 랜딩기어등 VF-25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 연료탱크나 미사일도 달아주자고 생각해서 동네 하비샵에 오랫만에 갔습니다만 아뿔사 … 미국 하비샵들이 주로 기차모형이 주류인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한쪽을 꽉 채워주고 있던 프라모델이 이렇게 씨가 말랐을 줄이야 …
 







에어로 킷들은 저게 전부 … 그나마도 주로 2차대전기 중심이고 현용기제품은 아주 귀한 수준입니다.

VF-25와 가장 비슷한 분위기인 수호이27은 아예 아무 제품도 없고, 하세가와나 아카데미의 1/72 호넷정도를 생각했지만 1/72 호넷 역시 아무 메이커도 없었습니다.  쓸만한 1/72 현용기는 레벨의 F-16B 복좌형 하나,그나마 상자도 열어볼수 없어서 품질은 확인도 못하고 다행히 작례사진에 파일럿은 있길래 일단 구입했습니다.






데칼쪽으로 도움 안되게 영국공군인데다 무장은 사이드와인더만 들었네요 T_T
게다가 별로 안좋아하는 복좌형 F16




3. 조립 시작



반다이 VF-25의 스케일 오류가 가장 두드러지는 기수 부분. 파일럿은 1/100 수준으로 작으면서 랜딩기어는 지나치게 거대하고 튼실하죠.

저렇게 보면 랜딩기어가 사람키보다 큰 수준이 되어버리는 … T_T (게다가 랜딩기어는 어디로 수납이 되는거냐? 콕핏공간과 기수내부도 다 폴드파로 공간을 압축한다 뭐 이런 설정일까?)




F-16 키트의 콕핏과 파일럿 인형을 각각 비교했습니다. 진짜 욕심같아서는 콕핏 통째로 정상크기의 다른 현용기의 것을 옮겨 심고 싶지만 그것은 역시나 오버테크놀러지가 필요한 일이라 일찍 포기하고 인형이나마 심어보자로 결정했습니다.
 




반다이의 소인 파일럿 처럼 하체를 자르고 콕핏의 의자 부분을 좀 파내고
 앉혀봤습니다. 생각보다 나쁘진 않네요.





캐노피까지 덮고 멀찍이서 보면 그냥저냥 봐줄만 합니다. 차라리 저렇게라도 해주지 왜 인형을 그렇게 작게 만들었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네요. (처음에 말했던 마크로스식 디자인요소를 덮는답시고 퍼티를 바르고 갈았지만 라카도료를 뿌리고 보니 엉망입니다. 역시나 멀찍이서 보는걸로 넘어가기로 … -_-) 









프레임에 해당되는 부분만 먼저 조립했습니다. 늘씬하긴 한데 저렇게 얇게 제트엔진을 (그것도 조인트로 구부러지게) 넣는게 가능할까 싶네요. -_-; 




뾰족튀어나온 부분 일단 갈아서 줄여버리기. 




다리는 그대로지만 고관절부분조인트를 좀 긁어내어 그나마 쬐금 가동범위 연장.

이녀석도 변형킷이라서 그런지 답답한 고관절/짧은허벅지/긴종아리 등 제타플러스가 보여줬던 어정쩡한 다리포즈의 저주를 계승했더군요. 그래도 이녀석이 좀더 낫긴 하지만 …
 











마크로스 대표 문양들 메꾸기. 저 상태에선 괜찮아보이는데 색을 칠하고 나니 아주 엉성하더군요. (서페이서라는걸 그래서 하는거죠?) 그래도 그냥 갑니다. T_T 





4. 뽀샵 눈속임


아래부터는 가조 사진들입니다. 외장장갑을 모두 한가지 색으로 통일해서 칠하고 장갑들을 붙였습니다. 변형도 한번 해봤는데 정말 복잡하네요. 특히 어깨는 무슨 부러진 뼈조각 맞추기 하는 기분입니다. YF-19의 심플하면서도 뽀대나는 변형기믹이 다시한번 아쉽습니다.



먹선도 데칼도 추가 도색도 암것도 없는 휑한 상태라 흑백사진과 포샵으로 분위기 눈속임하기 …














저게 진짜 현용기처럼 보이려면 이런저런 디자인요소가 문제가 아니라
왕창왕창 벌어진 장갑틈새가 정말 문제입니다.
아무리 패널라인이라고 생각하고 레드썬해려도 안되는. T_T

그리고 엔진부분이 약간 동체안으로 푹꺼진듯한 저 모양새도 거슬립니다.
전투기로 고정한 작례도 저 엔진은 별다른 손을 안쓴 경우가 많더군요.





 



처음 해본 배트로이드 변형.
머리에서 마스크는 안넣고 모자(?)에 해당되는 부분만 끼우니 전체 인상이
발키리에서 달라지는 느낌입니다.
깡마른 외형도 어느정도 가려지는 사진 앵글. 몸짱각도?

 



저 썰렁한 등에 그럴싸한 제트엔진 하나 붙여주고 싶은데
현실에 참고할만한 디자인이 있으려나? 있다한들 만들수 있으려나 …

 



날개랑 다리의 해치를 다 펴본 상태.
왠지 무슨 곤충이나 새인간 분위기가 나네요. 단바인?





마크로스 플러스에 YF-19을 처음 타본 이사무가 이리저리 곡예를 하다가
자유낙하 하는 장면이 생각나서 찍어봤습니다. (물론 포샵처리 했습니다)

 





아, 머리(새대가리)는 정말 어쩐다.

 





부실한 체격이 드러나는 앵글.
뭐 늘씬한 모델체형이라고 생각하자고 있습니다. 다리는 길잖아요? ^^



머리부분을 어떻게 해결할지, 머리의 레이져부분이 빠져서 생긴 구멍은 어떻게 때울지 데칼링과 컬러링은 어떻게 할지 등 갈길이 좀 남았습니다. 부실하게 넘어간 부분이 많지만 무조건 레드썬 하고 다음단계.

아무래도 계속 사진앵글과 포샵질로 부실한 부분은 가려주는 정책을 펼칠듯 하니 말이죠 ^^  긴스크롤 내려주셔셔 감사합니다. 



5. 설정


지난 번에 썼듯 지상전과 공중전을 동시에 수행할수 있는 일종의 advanced VTOL 기의 개발이며 일본 아니메메카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무리한 설정인데, 막상 조립해보고는 고민입니다.

이건 실제로 만들수도 없고 만든다고 한들 너무 무거워져서 전투기로서의 기동성도 없을것 같고, 일반 전투기에 비해 너무나 복잡한 구조라 양산성이나 정비성이 엄청나게 떨어질테고, 한마디로 가능성이나 실용성이 있으려나 싶네요.

그래서 스토리의 방향은



1. 막상 설계해서 시험기를 한대 제작했으나 위와 같은 문제점으로 인해 프로젝트는 중단된다. 


2. 사실은 L 박사가 트랜스포머와 마크로스F를 보고 꿈을 꿨던 것이다 – 잠에서 깨며 아쉬운 표정으로 끝 (-_-;)


3. 역시 외계인의 오버 테크놀러지가 필요한데, 마침 묘하게도 Area-51에서 본 기체의 개발이 이뤄지고 있었던 … (어이, 그만하지?) 




PS – 3년전 마크로스 F 방영할때 3D로 처리된 메카들을 보고 썼던 글이 있습니다.
[잡상] 아니메 메카의 3D화에 대해서 

거기에서 3D 메카의 장점에 대해 이렇게 썼습니다. 



…변형로봇을 3D로 만들경우에 디자인은 단순히 실루엣이나 외양을 캐릭터 디자인하는데에서 더 나아가 공업디자인적인 마인드로 각부위의 아귀가 들어맞게 모두 이뤄져야합니다. …완벽히 모든것이 들어맞는 수준까지는 아니겠지만 변신과정중 팔길이를 몰래 바꿔치기한다거나 손크기를 키우는식의 속임수는 되도록 쓰지 않기 위해서 애초의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각부의 정합성을 고려해야합니다. 약간은 반다이의 건프라 CAD 디자인과 비슷한 맥락이 되는것이죠. 그래서 ‘디자인된 캐릭터’ 만큼이나 ‘설계된 기계’의 정체성이 강해집니다. “ 

 

특히나 모형이나 장난감화를 염두에 둔다면 정교하게 계산된 변형기믹을 잘 설계해야겠죠. 손크기를 바꿔치기하는 꼼수를 쓰지 않구요 …..  흠 .. 근데 …



왼쪽은 배트로이드/거워크용 손, 오른쪽은 파이터 모드에서 꼬리부분에 숨어들어가는 손부품. 손크기가 거의 절반으로 줄어버렸습니다! -_-;

손크기를 키우는식의 속임수”는 되도록 안쓰고 싶었겠지만 역시나 어쩔수 없었군요? 저것도 폴드파로 공간을 압축한 … (퍽)

영진공 노타입

“마크로스F VF-25S”, 3년 만의 프라모델 만들기 (1/2)




 아마도 향후 10년간은 못할 프라모델 만들기의 마지막이 될듯한 싶은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아이들 다키워서 보내고 나면 침침해진 눈과 떨리는 손으로 다시 해야지요.(정말?) 



1. 박스열기

 

반다이의 마크로스F 1/72 오즈마기 VF-25S입니다. 2008년에 나온 것이니 3년이 지나 만들어보는, 대세와는 전혀 무관한 갑작스런 만들기입니다. 건담쪽이 시들한데다, 전에 부터 만들어보고 싶었던 조립식이라 시작했습니다.








1년 반 전쯤 HLJ에서 반값세일하길래 언젠간 만들겠지 하며 질러두곤,
 묵혀왔던 오즈마기, 드디어 박스가 열렸습니다.
 




화려한 액션씬이 많았던 마크로스F. 

마크로스하면 꼭 나오는 상징적인 전탄발사!
(저렇게 하면 미사일들끼리 막 부딛혀 터지지 않을까?)





마크로스F는 액션중심으로 재밌게 봤습니다만은 시리즈에 대한 관심은 사실 크지 않습니다. (아, 노래들, 특히 요코 카노가 맡은 음악들은 정말 좋아합니다.)  우선은 SF물들중 외계인이 등장하는 스토리에 이상하게 흥미가 떨어지는 취향인지라 젠트라디라는 거인족이 나오는 마크로스 사가는 관심을 별로 못느꼈죠. 다만 80년대기준으로 봐도 튀는 뛰어난 액션연출이 기억에 남고, 또 외계종족이 나오고 뭔가 환타스틱한 스토리이어야할 시리즈가 유난히 많은 등장메카 VF시리즈는 건담을 부끄럽게할 만큼 리얼한 매력을 풍겨서 지나칠수가 없습니다.


2. 설정


이제 프라모델 만들기. 만들기야 그냥 그것으로 즐기면 되는것이지만 건플라 만들땐 이런저런 배경설정이 있어야 재밌어하는 제 성격상 처음 만들어보는 마크로스 기체에도 스토리를 넣고 싶은데  어떻게든 젠트라디니 거대우주전함이니가 없는 상황에서 존재하는 VF-25를 만들고 싶어서 궁리한끝에 생각한것이 미국방성의 실험기 개발사업입니다.

그것도 마크로스라는 애니메이션에서 영감을 받아 개발에 착수된 가변형전투기라는것이죠. 찾아보니 실험기는 X-29 처럼 X로 시작하길래 이름을 X-74으로 잡아버렸습니다. (VF-25이니 X-25를 하고 싶었지만 이미 쓰였더군요. )





어릴때 보면서 미래형 최신 전투기 처럼 각인된 X-29. 전진익 시험용. 

전진익 디자인인 마크로스 플러스의 YF-19 가변 프라모델이 제대로 나왔다면
 그걸 만들고 싶었을겁니다. 반다이, 쫌.







VF-1의 디자인 리파인이라 할수 있는 VF-0.
이것도 변형키트로 반다이가 신경써서 만들어주면 좋겠는데. 쫌.
 




원래 이름을 붙이고 싶었던 X-25의 실제기.
추락한 파일럿의 탈출용 초경량 자이로콥터로 1955년에 연구된 실험기라는군요.
 


3. 스토리


전투기로서의 기능과 함께 동체의 일부나 전체를 변형시켜 지상전 임무에 바로 투입 가능한 전천후 가변형 전투기 개발을 목표로한 실험기의 야심찬 개발 계획. 그 발단은 영화관. 트랜스포머에서 스타스크림의 전천후 전투장면에서 시작되었다.

군기밀상 신상이 공개되지 않은 신무기개발연구원인 L박사는 트랜스포머를 즐겁게 감상한후 변형전투기에 대한 구상(이라기보다 상상)을 시작하게 된다. 





오토봇과 지상에서 총격전을 벌이다가 비상하여 공중전을 수행하는 스타스크림.
야비한 캐릭터만 아니면 참 멋진데.
 





하지만 비현실적인 영화속 캐릭터의 디자인을 보고 다른 사례를 찾던 L박사는 어릴적에 보던 Robotech(일본원제 마크로스)에 등장했던 Veritech (발키리)를 떠올리게 된다.





거대전투로봇이라는 다분히 아동적인 발상과는 달리 발키리가 보여줬던 비행기와 그 중간단계처럼 보이는 gerwalk 모드는 현재 사용되는 추력편향노즐 (thrust vectoring nozzle)의 확장된 개념으로서 충분한 의미와 실현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L은 전투기에서 제트엔진전체를 가동하여 엄청난 자유도의 추력편향은 물론 착지시 다리 역할도 하도록 하는 연구에 대한 개발사업계획서를 제출하여 주변의 비웃음을 뒤로하고 기적적으로 예산을 따내게 된다. (어차피 지어내는 이야기이니 대충 그런줄…^^)  



L박사의 개발팀에는아니메메카 오타쿠성향의 연구원들이 대거 지원하는 바람에 인원 선정에 애를 먹을만큼 폭발적인 관심을 얻었고, 그 덕분인지 일반적인 프로젝트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인, 마크로스 애니메이션 제작사를 비밀리에 접촉하고 메카디자인을 담당했던 디자이너를 초청하는 일까지 쉽게 성사되었다.  복잡한 판권문제로 80년대 마크로스 (로보텍) 이후의 속편 시리즈를 접할 기회가 적었던 제작팀은 오리지널 이후 지속적으로 진화한 후속 VF기들의 변형메커니즘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전해지는데, 이는 화면상에서만 그럴듯해 보이는데서 만족하지 않고 마치 가상의 병기를 설계라도 하듯 집착적으로 디테일에 신경을 쓴 메카디자인의 퀄리티 때문이었다.

당시 기획단계이던 마크로스 신작에 등장하는 최신판 발키리 VF-25의 디자인과 CAD 자료까지 얻게된 개발팀은 vf-25의 비행체 형태가 실제 비행에 적합하다는 의외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바탕으로 아예 VF-25을 실제 개발의 베이스로 선택하여 연구를 시작하여 아니메의 메카를 두고 한쪽에서는 장난감/프라모델 설계를, 동시에 다른쪽에서는 실제 기체의 설계가 진행되는 상당히 만화적인 상황이 일어나게 된것이다.

 













VF-25의 디자인 일러스트레이션

 






CAD로 모델링되어 극중에 CG로 등장할 VF-25기








미그29기의 추력편향노즐.
이것이 발가락을 까딱까딱하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다리 전체를 쓰는 시대가 온다!
 




VF-25의 완구 이미지.
완구시제품 역시 개발진에 보내어져 참고자료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연구원들의 책상마다 액션피겨들이 다양하게 진열되어있는
보기드문 광경이 연출되었다고 한다.
 




애초에 전투기와 거워크 형태의 비교적 단순한(?) 변형을 목표로 삼았던 개발작업은 고층건물이 밀집된 지상에서의 본격적인 시가전에서의 대응성에 대한 추가연구를 지시받고 비행체를 수직으로 세울 경우 얻어지는 전술적인 우위에 주목 인간형 모드(배트로이드)로의 변형까지 연구를 확대하고 애초의 개발예산의 400%를 초과한 추가예산을 배당받는다. (일본방위성이 건담을 실제 병기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소식에 흥분했던 오타쿠들이 미국방성에도 꽤 많지 않았나 추측이 된다.)






세부는 다르겠으나 전체적인 실루엣은 완성기와 흡사한
VF-25의 인간형 배트로이드 모드 (완구 이미지)
 


4. 놀고 있네.


재밌게 놀아봤습니다 ^^. SF영화에 등장했던 상상의 물건에서 영감을 얻어 실제로 개발되는 무기나 도구들이 있다는 얘기를 들으니 마크로스라고 못할쏘냐 싶은겁니다. 손목시계에 들어간 스파이 카메라 뭐 이런거보다 덩치나 규모가 좀 크다 뿐이지 결국 비슷한 케이스 아니겠습니까? 흠흠


어차피 프라모델은 만들 시간도 여건도 잘 안되는 상황에서 급하게 후다닥 하나 만들면서 정작 더 즐기는건 이런 (말도 안되는) 뒷얘기 만들어내기입니다. 뭐 이게 제가 프라모델을 즐기는 나름의 방식이라고 해야겠죠.  잘은 못만들고 시간도 많이 못들이지만 오랫만에 조립식 하려니 즐겁습니다. ^^




영진공 노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