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arl Jam –

사용자 삽입 이미지곧 개봉 예정으로 오늘 시사회에서 본 영화 <레인 오버 미>는 9.11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이의 소위 ‘외상 스트레스 증후군’을 다룬 영화인데, 영화의 제목의 출처이자 영화의 주제가로 쓰인 곡인 ‘Love, Reign o’er Me’는 원래 Pete Townsend가 곡을 썼다.

The Who의 오랜 명곡. 엔딩 자막이 올라가면서 거의 절규에 가까운 보컬로 이 노래가 흘러나오는 걸 들으며 가슴이 뭉클해지다가, 설마 이 목소리, 에디 베더? 했었는데, 맞았다. 펄 잼이 카피한 버전이 영화의 주제가로 쓰인 것. 미국인이 아닌 제3국 사람으로서 9.11 후유증을 극단으로 밀어부치는 이 영화를 보며 가슴 한쪽으로 살짝 삐딱해 있었다가, 에디 베더의 절규에 마음이 좀 움직였다. (아 정말, 에디의 목소리에는 야수성 가득하면서도 사람 마음을 그냥 무장해제시켜버리는 진정성과 큰 울림이 있다. 내공 높은 무당 같은 사람. 뮤지션으로서뿐만 아니라, 한 사람의 인간으로, 또 남자로, 내가 본 가장 아름다운 사람 중 하나다. 노래를 완벽하게 잘 부른다기보다, 충만한 필로 부르는 사람.)

그래, 미국땅에서 평범하게 일상을 영위하고 있던 그 사람들이 도대체 무슨 잘못이겠는가. 국가의 부도덕의 대가를 죄없는 사람들이 대신 지고 치른 셈이지 않나. 그네들이 그 상처를 서로 보듬는 걸 보며, 위로의 말을 건넬지언정 비아냥대진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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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 붙인 버전은 올해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라이브할 때의 모습.


혹시 정규 앨범에 속해 있는데 내가 여태 몰랐던 건가 싶어서(난 펄잼 정규앨범 다 가지고 있거든…) 찾아보니, 아니구나, 그럼 그렇지. 올해 6월 코펜하겐 공연 때 처음 불렀고, 그 다음 8월 시카고 공연 때, 이렇게 딱 두 번 연주했다. 음, 올해 크리스마스 싱글에 포함되려나? 아니면 그냥 라이브 앨범이나 B면곡 모음에 붙이려나? 요 몇 년간 펄잼은 꾸준히 명밴드들의 명곡들을 커버하고 있다. 아무렴, 지금 남은 락밴드의 혈통 중 가장 정통성을 인정받는 마지막 밴드로 자리잡아가는 듯. 닐 영도, 패티 스미스도, 도어즈도 더 후도 모두 펄잼과 공연했다. 에디가 어르신들한테 이쁨 좀 받나봐. (왜 아니겠어?)



ps. 역시. 2006년 크리스마스 싱글에 실렸던 곡이라 한다. 보노와 함께 연주했던 Rockin’ in the Free World와 함께 실렸다는데… 아악 올해는 반드시 텐클럽 가입해서 크리스마스 싱글 받고야 말리라.



영진공 노바리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