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ggy Back Principle

짱가의 ‘너 사이코지?’
2006년 9월 13일


인터넷에서 유명해지는 방법은 의외로 적다

보통 생각하는 가장 모범적인 방법은 남들이 생각지 못했던,
하지만 모두들 마음 속에 가지고는 있었던 어떤 컨텐츠를 생산하는 것이다.
물론 한두번이 아니라 꾸준히 만들어내야 한다.
그래서 공감을 얻으면 점차 유명해진다.

하지만 이럴 수 있는 사람은 아주 드물다.

그럼 다른 방법.

첫번째는 박물관을 구성하는 건데
자기가 만들지는 않았더라도 어디서 쓸만한걸 찾아서
계속 자기 둥지에 모아 두는 전략이다.
박물관의 큐레이터 같은 감식안만 가지고 있다면 역시 성공할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의 유명블로거들은 단순히 모으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나름의 자기 손길을 덧붙여서 자기 물건으로 재창조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두번째는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는 원칙을 따르는 것으로
욕먹기 좋은 글만 계속 올리는 거다.
문제는 욕먹기도 쉽지 않다는 거…
하지만 욕먹는 기술을 잘 닦으면 역시 심심할때 욕하러 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룰 수도 있다.

세번째 쯤이
이미 유명해진 어떤 사람을 물고 늘어지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 사람의 유명세에 뭍어서 자신도 덩달아 주목을 받는 것인데
일종의 Piggyback Principle 이다.
– 번역하면 무등타기 원칙인데 무등처럼
“어른 어깨위에 아이가 올라타서 자기를 태워준 어른보다 더 높은 위치에 서는 것”을 의미한다.
의외로 이 방법은 효과적이다. 괜찮은 먹잇감만 고른다면 꽤나 오래 뜯어먹으며 기생할 수 있다.
뭐, 따지고 보면 한나라당도 이 전략만으로 지금까지 연명하지 않았는가.

근데 문제는 유명인을 물고늘어지더라도
나름의 매력과 가치를 가지고 있지 못하면 그 유명인 덕분에 뜨기는 커녕
악평과 혐오만을 남기고 찌그러진다는 점이다.

무조건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다고 유명해지는 거 아니다.

인터넷에서 악명을 떨치던 이들 중에서도
나름 팬클럽까지 생기는 성공을 거둔 이가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한 쓰레기 취급을 받는 이가 있다.
그 차이는 자기 나름의 매력, 혹은 독창성이다.

남을 까더라도 재치와 유머를 발휘해서 까는 이가 있고
그저 보이는 것은 징그러운 집요함과 질투심 밖에 없는 이가 있다.

두번째 유형을 가끔 보는데 정말 안쓰럽다.
오죽 할일이 없으면 저러고 있을까…

최근에 어떤 싸이트에서 또 한명 이런 인간을 봤다.
참, 불쌍한 인간이다.

국립과학연구소장
짱가(jjanga@yonsei.ac.kr)

<예의 없는 것들> – 영화나 예의있게 만드세요

상벌위원회
2006년 9월 13일

『예의없는 것들』
감독: “박철희”
출연: “신하균”, “윤지혜”, “김민준”

옛날 백두산 호랑이가 하루에 담배 4갑 정도는 우습게 피워버리던 시절에는 동방예의지국이라 칭송받았던 우리나라였지만 작금의 현실에서는 예의 따위는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린 예의없는 것들이 차고 넘치는 실정이다. 뒷돈 챙겨먹는 의원이나 선량한 사람 등처먹는 조폭이나 기타 등등 짐승의 정신세계를 크로스오버한 인간들이 명랑 사회 건설에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예의없는 것들에게 크로캅의 불꽃 하이킥이라도 날려주고 싶지만 그러다 불꽃같이 산화할 위험이 있는 터 불타는 가슴만 쥐어든 채 노심초사 하는 사람들을 위해 감독이 대리만족이라도 쥐어줄 심산으로 만든 영화 같지만 오히려 불꽃 하이킥은 감독에게 한방 날려주고 싶은 마음이다.

로또 당첨확률을 우습게 만들어버리는 ‘알고 보니 소꿉친구’ 설정과 삼천포를 넘나드는 역마살 낀 시나리오, 내 살이 사람살인지 닭살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양계장스런 연출, 웃으라고 만든 장면 같은데 전혀 웃기지 않고, 슬프라고 만든 장면 같은데 전혀 슬프지 않는 초자연적 능력 등 감독은 관객들을 전방위에 걸쳐 예의없는 상황들에 빠뜨리고 있다. 고로 당 영화는 관객에게 예의없는 것들을 응징하는 대리만족을 선사하는 것이 아니라 예의없는 상황을 체험하게 만드는 일종의 ‘체험. 삶의 현장’ 같은 영화이다.

예비역들이 보기에는 해병대 캠프 따위를 가는 것은 남극기지에서 선풍기를 공구하는 것 만큼이나 쓸모없는 짓으로 보이지만 돈을 내고 자기 발로 해병대 캠프를 찾아가는 사람들도 분명 존재한다. 그런 해병대 극기훈련 캠프에 참여해 무언가를 배우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예의없는 영화를 체험하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7천원을 넘어선 인생의 무언가를 배울 수 있겠지만 그저 예의바른 영화를 보고픈 사람이라면 하균 횽님한테 속지말고 다른 영화를 선택하길 바란다.

p.s 1 관객들이 감독 딴에는 코메디 영화라고 만들었을 법한 이 영화를 보며 딱 두 번 소리내어 웃었는데 그 중 한 장면은 윤지혜가 김소월의 시집을 들고 울던 장면이었다.

이건 정말 ‘뉴욕 한복판 빌딩 옥상에서 돌을 던졌는데 그 돌에 맞은 사람이 내가 초등학교 때 짝사랑하던 여자애였다’스런 초등학생이 발로 쓴 것 같은 스토리의 하이라이트라 하겠다.

p.s 2 “김민준”은 국어책 낭독하지 마라. 이건 영화지 낭독회가 아니란 말이다.

명랑 상벌 문화 공작소
Self_Fish(http://bung015b.egloos.com)

<천하장사 마돈나> – 꼼꼼하게, 잔잔하게

상벌위원회
2006년 9월 13일


조용조용. 킥킥. 약간 글썽. 하면서 볼 수 있는 영화다.
모두 다 짚고 지나가면서 절대 얕지는 않되, 오바도 안하는 영화라고나 할까.
그냥 몇 가지 단면적인 내 감상들만.

리얼리즘영화다.
정말 우리네 삶의 언저리에 있는 이야기를 한다. 아니 언저리가 아니라 중심부의 이야기에 대한 직격탄일 수 있겠지. 등장인물 하나 하나가 다 사회적 현실을 반영한다. 그렇다고 심각하게 얘기하며 프로파간다로 흐르거나 신파로 흐르지 않는다. 그냥 보여준다. 담담하게. 그래서 더 리얼하다. 아들과 다소 우스꽝스러운 근무복장을 입고 심각한 얘기를 나누다가도 일터에서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무릎을 인형처럼 굽혀 보이며 꼬마에게 손을 흔들어주는 “이상아”의 모습. 진짜 리얼리티란 딱 그만큼 아이러니하기도 하고 다소 코믹하기도 한 것 같다.

인천영화다.
내가 기억하는 첫 인천영화는 <고양이를 부탁해>인 것 같다. 서울 바로 옆이라는 공간, 분명 수도권이면서도 주류에서 살짝 비껴 간.. 어찌 보면 또 많이 비껴간 듯한. 그 상징적인 공간. 97년 IMF때 부터 닥친 불황의 광풍은 서울보다 그 도시를 훨씬 더 맵게 할퀴었다지. <고양이를 부탁해>도, <천하장사 마돈나>도 그런 인천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성장영화다.
성장영화라고 대 놓고 촌스럽게, ‘이러저러한 문제가 있었던 소년은 이러저러하게 세상을 알게 되고, 삶의 진실을 깨닫게 되면서 이러저러하게 성장하였습니다.’라는 영화가 아니다. 영화의 명 대사를 인용해 보자면 ‘무엇이 되고 싶은 소년이 아니라, 그냥 살고 싶은 소년의 모습을 그렸달까.’ 그래서 그 잔잔한 녀석의 행동이 더 절절한 거겠고.

퀴어영화다.
그렇다고 우리나라안에서의 퀴어에 대한 인식문제라든지 그들의 어려움과 안타까움이라든지를 대놓고 다루지 않는다. 그냥 동구의 고민은 삶의 여러가지 고민들 중에 한가지 고민으로 받아들여진다.아빠가 복직문제를 두고 고민하는 거나, 엄마가 가출한 거나, 동구가 여자가 되고 싶은 거나, 동구 친구가 맨날 무엇이 될 것인가를 고민하는 거나 다 똑같은 고민인 것이다. 그래서 퀴어영화이면서 전혀 이상한(queer) 구석이 없다.

코메디영화다.
“초난강”, 어찌나 귀여워 주시고, 못난이 삼형제들 어찌나 귀여워 주시던지.

그래서 제일 좋았던 걸 요약해서 말 하자면 서로가 별난 사람들인 그들이 서로를 별나지 않게 대한다는 것. 서로가 서로를 대하면서 서로를 타자화하지 않는 다는 것. 그래서 관객들도 거기에 나오는 인물들을 모두 ‘타자’로 생각하지 않고 볼 수 있다는 것. 그게 이 영화의 가장 좋았던 점이었던 것 같다.

마지막 잡담. 사람들 다 연기 잘 하더라.
“백윤식”- 영화에서 별 역할 없는데, 그냥 그 표정 한번 지어 주는 걸로 먹어주더라.
못난이삼형제 – 아주 지대로 콤비들이다. 저런 디테일한 설정을 할 수 있다는 거. 그리고 중간 중간 양념으로 너무 훌륭하게 써먹는다는 거 (아니, 오히려 양념이 아니라 이 영화의 핵심일 수도 있다.) 정말 작가로써의 역량인 것 같다.
“김윤석” – “유호정” 남편으로 나올 때 부터 참 안되어 보였었는데, 왜 미중년인 이 남자가 맨날 망가진 역할로만 나오는지 모르겠다. 아. ‘피도 눈물도 없이’의 독불 캐릭터 이후로 폭력을 쓰는데도 미워할 수 없었던 캐릭터. 그 캐릭터를 너무 잘 소화해 낸다. 멋져.
“이상아” – 엄마 연기를 어쩜 글케 잘하니. 진짜 엄마가 애 걱정하는 게 어찌나 짠해 보이던지. 애 둘 엄마인 우리 언니, 이상아랑 같이 울더라.
“류덕환” – 얘 연기잘하는 거야. 그냥 더 설명할 필요가 없어서 pass~

상벌위원회 선임차장
라이(ley78@hanmail.net)

2주 간의 분노와 화해

2006년 9월 13일
공화국 교시

8월 13일 도쿄에서 야스쿠니 참배 반대 집회에서 시작되어 8월 25일 홋카이도 최북단 사르후츠무라에서 강제징용 노동자 유해발굴로 마무리된 2006년 8월의 2주일은 내리쬐는 햇살보다 더 뜨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동아시아 공동 워크샵 참가자들은 이 시간의 의미와 감동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아니, 동아시아의 사람들이 가슴을 열고 만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러한 고민의 시작에는 아시아의 거의 모든 나라들이 공유하지만 매듭짓지 못했던 하나의 슬픈 역사가 놓여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제국주의 일본이 아시아를 침탈했던 사건입니다. 일본 제국주의는 일본의 선량한 국민들은 물론, 홋카이도, 오키나와, 조선, 대만, 중국의 너무도 많은 사람들을 고통과 혼란으로 몰아갔습니다. 원치 않는 전쟁으로 내몰린 아시아의 사람들, 인간 이하의 대우를 받으며 억지로 끌려가야 했던 노동, 성(性)유린, 민족 파괴, …..

강제연행된 조선인의 사무친 낙서

강제연행 조선인의 모습

1997년도 워크샵 유해발굴 ⓒ김성용, 1997

아시아를 재앙으로 몰아갔던 제국주의 일본은 미군의 원폭투하 이후 막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원폭으로 인한 피해를 내세우며 자신들이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였다는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 또한 수많은 아시아 사람들을 고통으로 몰아갔던 제국주의의 핵심 세력(전범)들을 일본 수호 전쟁신으로 모시며 국가 지도자들이 나서서 참배하고 받들고 있습니다. 더욱 경악할 것은 억울하게 끌려갔던 아시아 사람들의 유해는 ‘외국인’이기 때문에 일본의 책임이 아니라며 보상과 유해 반환을 거부하면서, 전쟁에 내몰렸던 아시아 각국의 전사자들의 영혼은 ‘일본인(식민지 일본의 주민)’인 상태에서 죽었기 때문에 일본의 전쟁신으로 만들어버린 사실입니다. 일본 전쟁신을 모시는 제국주의의 상징 야스쿠니 신사에는 수 천명의 아시아인들이 유가족의 동의나 허락 없이 무단으로 합사되었있습니다. 이는 제국주의의 망령 속에 억울한 영혼마저 얽혀놓은 것과 다름없습니다.

2006년 8월 한국, 일본, 대만, 오키나와 시민들은 도쿄 시내에 모여 일본 제국주의자들과 정치지도자들에게 야스쿠니 신사 참배 반대와 아시아인들의 무단 합사를 반대하는 뜻을 강력하게 전달하였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항의의 몸짓이 아닙니다. 일본의 우경화와 제국주의화를 그대로 두고보지 않겠다는 아시아 시민들의 강력한 의지의 표명입니다. 땀이 줄줄 흐르는 8월 중순의 도쿄를 아시아의 시민 천 여명이 함께 촛불을 들고 거리를 걷는 것은 일본 역사 상 보기드문 강력하고 힘찬 모임이었습니다.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많은 일본 언론들이 이 행동에 주목한 것도 일본의 우경화에 대해 얼마나 아시아 각국의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는지를 일본 언론들도 감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촛불로 동아시아 평화의 연대를 꿈꾼다

천여명의 함성이 도쿄의 거리를 삼켰다

거리에 나서기 전 모습 ⓒ김두진, 2006

어둠의 야스쿠니에 ⓒ강현진, 2006

촛불로 밝힌 야스쿠니 NO! ⓒ조현상, 2006

8월 15일 저녁, 동아시아 공동워크샵 참가자들은 도쿄를 떠나 일본 최북단의 작은 마을 사르후츠로 향했습니다. 바로 우리가 분노했던 그 일제에 의해 강제징용되어 일본군 비행장을 짓다가 쓰러져간 조선인 노동자들의 유해를 발굴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 발굴을 위해 한국과 중국 뿐 아니라 150여 명이 넘는 일본인들이 발굴장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발굴이 진행되고 몇 점의 뼈조각으로 남은 조선인 노동자들의 유해를 찾아가면서 분노를 가라앉히고 화해하는 법을 배워갔습니다. 일본의 건전한 사고를 갖는 시민들과 함께 삽질을 하고 억울하게 죽어간 노동자들에게 제사를 올리고, 한, 중, 일의 과거에 대해 토론을 하며 함께 미래를 향할 것을 다짐하게 된 것입니다.

발굴 전 교육 ⓒ김하늬, 2006

출토된 유해를 앞에두고 제를 올리는 스님들 ⓒ김하늬, 2006

출토된 갈비뼈와 엉덩이뼈 ⓒ한양대학교 박물관 유골발굴단, 2006

노출된 유골조각, 사발, 병 ⓒ김성용, 2006

수습된 유골조각 ⓒ김성용, 2006

수습된 유골조각 ⓒ김성용, 2006

출토된 유해 ⓒ박재현, 2006

감식소로 옮겨진 유해 ⓒ김하늬, 2006

출토된 유해분석 ⓒ충북대 유해발굴센터, 2006

정치적 노선, 이념, 사고방식을 떠나 순수한 인간에 대한 존중과 예의! 우리는 같은 아픔의 역사를 가졌던 아이누들을 만나 고통을 나누고 기쁨을 키우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일본의 과거에 대해 냉철히 고민하는 젊은 일본 대학생들을 만나 역사의 매듭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밤이 새도록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더 철저하고 엄밀하게 과거에 대한 진상을 밝힐 때, 더 큰 화해와 진정한 동반자로서의 신뢰가 시작됨을 함께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분노 뿐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과 사랑이 바탕이 되어야 함도 알았습니다.

비가 오는 가운데 발굴 준비

일본 참가자 ⓒ김하늬, 2006

토론 모습 ⓒ김하늬, 2006

헌화하는 일본 참가자 ⓒ김하늬, 2006

정말 무더운 8월이었습니다만, 우리는 동아시아의 평화로운 미래를 위해 더 뜨겁게 고민하고, 더 치열하게 싸우며 서로를 보담을 방법을 조금씩 배우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좀 더 정교하게 동아시아의 과거를 발굴할 상시 운영 기구를 한, 중, 일 정부에게 요구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타오르는 가슴을 가진 동아시아 시민들의 염원을 담아 공식적이고 항구적으로 일제의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찾아내고 보상하는 기구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리의 8월이, 그 아름다운 기억이 한 번의 지나가는 타오름으로 버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경험들이 동아시아의 더 크고 환한 미래를 비추는 횃불의 첫 심지가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어느 유족분의 말씀이 생각합니다. “이렇게 학생들이 나서서 우리 아버지를 찾는데, 정부는 무얼했나?” 그렇습니다. 이제, 이 일에는 정부가 나서야 합니다.

현지주민과 유족의 만남 ⓒ김하늬, 2006

사찰로 옮겨지는 유해 ⓒ김하늬, 2006

마지막으로 우리의 블로그와 다음 미디어 기사에 놀랄만큼 뜨거운 반응을 보여준 네티즌 여러분과 미디어 다음 측에도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이 우리의 기사에 호응을 보내주실 때마다 우리는 더 힘을 내서 삽을 들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의 관심과 참가자들의 감동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의 이 느낌은 동아시아의 미래를 위한 기름진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헤비죠 그리고 평화마을 블로거 일동.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 우에노 주리양, 알라뷰~

상벌위원회
2006년 9월 13일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龜は意外と速く泳ぐ)

감독 : “미키 사토시”

출연 : “우에노 주리”, “아오이 유우”

내셔널 지오그라피의 갈라파고스 거북에 관한 생태 다큐멘터리스런 제목과는 달리 냉혹한 스파이들의 세계를 그리고 있는 표리부동한 영화다. 에콰도르 해변에 널부러져 있는 갈라파고스 거북 마냥 평일 한낮 방바닥에 쳐딩굴며 ‘스파이 인생이란. 멋지지 않을까’ 하는 허무맹랑한 잡생각이나 일삼다가 학교가는 동생에게 스탬핑 킥에 맞고 엄마에게 암바를 당하는 우리네 한량들을 향해 스파이란 직업이 얼마나 무섭도록 평범한(!) 과정을 수반하는지에 대한 엄중한 경고와 사회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그릇된 스파이 이미지에 일침을 가하고 있는, 사회 고발 영화와는 아무 관계가 없는 신변잡기 환타지 개그영화 되시겠다.

스파이의 본분은 9할 대의 부킹 타율이 아닌 평범함으로 무장된 ‘잠복’능력 임을 발랄한 상상력으로 그려내며 주위의 평범한 이웃들을 한번 더 의심스런 눈초리로 쳐다보게 만드는, 60년대 우리 사회를 풍미했던 간첩 히스테리의 아련한 향수마저 느끼게 해주고 있다. 하지만 기막힌 상상력이니 이쁜 색감의 화면이니 조연들의 개그발랄한 연기니 해도 “우에노 주리”가 없었다면 영화는 등껍질 없는 갈라파고스 거북이 되어버렸을 것이다. 이미 영화 <스윙 걸스>에서 주옥같은 개그연기를 선보였던 그녀는 당 영화에서도 허파 콩딱콩딱하게 만드는 연기를 선사하며 영화의 완성도를 63빌딩 높이 만큼 높여주고 있다. 아마 영화를 보며 자신도 모르게 ‘난 이제부터 우에노 주리의 팬이 되버릴테다!“란 말을 읆조리고 있는 자폐적 현상을 체험하는 남성들이 많을 것이라 사료된다. 물론. 본인은. 체험했다. 덜덜덜~

누구보다 맛있는 라면을 끓일 수 있었지만 주목받지 말아야 할 스파이라는 신분으로 인해 한평생 평범한 그저그런 라면을 끓여야 했던 라면가게 스파이 아저씨의 뜨거운 눈물은 당 영화의 주제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주옥같은 장면 중 하나로 영화는 당신의 감수성을 관통하여 허파에 이르기까지 감동의 5.56m 탄환을 박아 넣어 줄 것이다.

p.s 지난 6월 23일 176세의 나이로 삶을 마감한 다윈의 갈라파고스 거북을 애도하며…..

명랑 상벌 문화 공작소
Self_Fish(http://bung015b.eglo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