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공 62호]그 남자가 입으면 동남아가 된다고?

언론중재위원회
2006년 11월 2일

세계일보, 스카이 새 광고는 동남아 비하?

“그 남자가 입으면 뉴욕이 되고,
그 남자가 입으면 동남아가 된다.”

스카이폰 새 광고 시리즈 ‘MUST HAVE’ 중 ‘감각’편에 속하는 카피란다. 캐안습… 인종차별이라며 스카이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데, 저런 광고가 나왔다는 사실 자체보다도 ‘나올 수 있었다’는 사실이 더 무섭다. 동남아나 아프리카(요즘엔 중국까지도)를 깔아보는 게 유머코드로 작동할 수 있는 상징체계가 이미 사회성을 획득해버린 것이다. 이미 작동하고 있는 상징체계가 있으니 이를 이용한 광고가 나오는 건 마케팅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자본주의 세상에선 오히려 ‘당연한’ 일. ‘태국왕자’나 ‘옹박’의 캐릭터, 중국어 CF송을 부르는 커플(이 경우는 제대로 진짜 중국어를 한다고 들었다만)이 출연하는 TV 개그 코너에서 미친듯이 터져나오는 웃음들엔 아무런 껄끄러움도 자성의 분위기도 없다. 블랑카는 한국인들을 꼬집기라도 했지.

마케팅 관점에서라면, SK에서 팬택으로 넘어간 후 명품의 대중화(…)로 마케팅 기조를 바꾼 스카이가 이를 알리는 데에는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반발을 예상 못했을 리 없을 거고, 욕을 먹더라도 일단 ‘대중화라는 새로운 기조를 알리는 데에’ 초점을 맞췄을 테니까. 아마도 인종차별이라며 발끈하고 불매 / 안티로 돌아설 소비자는 소수이며 전체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거라 판단했겠지. 시대착오적 카피로 안티를 형성해낸 현대카드(“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명퇴와 해고의 시대에 나온 아주 걸작 카피…)가 일단 브랜드 인지도 확산에 성공한 뒤 미니/혜택 풍부를 강조하는 전략으로 돌아서서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는 예를 충실히 답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만, 현대카드가 현재 타 기업카드 점유율을 역시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걸 보면, 스카이도 한동안 고전을 좀 하지 않을까. 그러나 스카이가 새 광고 시리즈를 시작하면 사람들은 이 광고를 잊을 것이다. 나라도 잊지 않기 위해 앞으로 스카이폰을 동남아폰으로 불러야지 싶다. 이것 역시 저 차별의 상징체계를 더 강화시키는 한계가 있긴 하지만.

… 실제로 동남아에는 우리가 간단히 ‘동남아’라 묶을 수 없는 다양한 역사와 종교와 풍습과 생활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살며 국가수도 여럿이다. 언제나 차별은 타자화를 전제하며 타자화는 한 카테고리로의 부당한 환원 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계급과 부의 정도를 통해 현현한다.

공화국 언론중재위 서기관
노바리(invinoveritas@hanmir.com)

[영진공 62호]<피와 뼈> – 기타노 다케시

산업인력관리공단
2006년 11월 2일


처음 이 영화를 볼려고 마음먹은 이유는 순전히 기타노 다케시 때문이었다 . (개인적으로 약간 좋아하는 취향이다) 영화 내용이나 그런것에는 별다른 흥미가 없었다 . ‘오사카의 김준평’ 이라는 카피라니 . 딱 봐도 재미없어 보이잖아 . ‘조센징 ! 조센징 !’ 이라며 억압받던 재일교포가 졸라 성공하는 , 막판쯤가면 눈물이 질질 흐르는 인간극장일거란 느낌이 딱 들지 .

배우로써의 기타노 다케시는 참 좋다 . (그렇다고 감독으로써는 별로라는건 아니다 . 둘 다 좋지만 배우쪽이 좀 더 매력있다 .) 관객들이 느껴야 하는 바를 정확히 전달해주는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 . 그의 그런 능력은 그의 연기에 있어서 어떤 여백의 미가 느껴지기 때문인것 같다 . 그는 화려한 연기로 시선을 압도하는 것이 아닌 , 수수하면서도 여백이 느껴지는 자신의 감정표현으로 인해 관객이 생각할 시간을 마련해준다고나 할까 .

아무튼 카피만 보면 나처럼 오해할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는 누구에게서도 억압받지 않는다 . 끊임없이 여자를 강간하고 , 반항하는 것들에게는 폭력을 행사하며 , 돈을 갚지 않는 자를 낭떠러지 끝으로 몰고간다 .

재미있는 캐릭터다 . 김준평은 . 이 영화는 순전히 김준평이라는 캐릭터 하나만으로 두시간 넘게 이야기를 끌고 가는데 그것이 하나도 지루하지 않다 . 보통 영화라면 갈등을 불러일으킬만한 요인이 주인공에게 작용을 하게 되면 그것에 대해 주인공은 인간적인 고뇌도 하고 그런건데 갈등에 대한 김준평의 반응은 오로지 폭력이다 . 주먹으로 때리고 , 몽둥이로 때리고 , 발로 걷어차고 , 집안을 다 때려부수고 , 계단에서 밀어 떨어뜨리고 , 숯으로 얼굴을 지진다 . 그의 주변에서는 끊임없이 재미있는 일들이 일어나고 , 덕분에 우리는 끊임없이 악독한 인간 김준평의 폭력을 쉬지않고 감상할수 있다 .

최양일 감독은 , 김준평 역할에 기타노 다케시가 적역이라고 생각했다는데 ,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 다른 배우가 그 역을 했더라면 , 쓸데없이 캐릭터에 감정이입이 됐을거다 . 다케시는 아주 적역이다 . 미워할수 없지만 그렇다고 동정해서도 안되는 캐릭터를 표현할수 있는 사람은 내가 아는 한은 아마도 그밖에 없다 .

추가정보 : 기타노 다케시에게서 섹시함을 느끼는 나같은 사람이라면 초강추 . 그의 알몸이 너댓번은 나온다 .

산업인력연구소 3팀
담패설(http://dampaesul.ddanzimovie.com)

[영진공 62호]<팀 아메리카: 세계경찰>

상벌위원회
2006년 11월 1일

포스트시즌의 야구경기는 휴식시간이 평소보다 길다. 몇 개 안되는 광고를 지겹게 틀어대기에 공수 교대가 이루어질 때마다 다른 채널을 틀다가 만난 게 바로 <팀 아메리카: 세계경찰>이다. 손발에 실이 달린 인형들이 나오는 애니메이션인데, 김정일이 세계 테러의 지도자로 나오는 것도 특이했다.

내가 본 첫 장면은 이랬다. 파리에 나타난 테러범을 팀 아메리카가 쫓는다. 그 중 한 남자가 미사일을 발사한다. 미사일은 애꿏은 에펠탑에 명중, 탑을 없애 버린다. 그가 말한다. “젠장, 빗나갔어!”
그러자 비행기를 조종하던 여자가 나선다. “내가 할께!”
여자는 루브르 박물관으로 숨은 테러범에게 미사일을 날린다. 명중하긴 했지만 루브르 박물관의 절반이 날아간다. 여자의 말, “성공이야!”
그러니 작전이 끝나고 “우리가 또 세계평화를 지켰어!”라고 말하는 팀 아메리카 대원들에게 시민들은 뜨악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이 다음부터는 상황이 역전, 영화를 보는 중간중간에 야구 스코어만 확인했다. 9-6의 스코어가 난 난타전이었는데 말이다 (하긴, 난 투수전을 훨씬 더 좋아한다).

테러방지를 빙자해 사실상 테러를 하는 그들에게 시민들은 항의를 하기 시작했다. 피켓을 들고 팀 아메리카 본부가 있는 러시모어 산에 모인 사람들 중엔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도 있었는데, 무어는 폭탄을 몸에 감고 본부로 들어가 자폭을 하고, 대원들도 김정일에 의해 포로가 되거나 폐인이 된다. 좌절한 대원이 술을 먹고 오버이트를 하는 장면은 어찌나 리얼하던지 어제 마신 술이 올라오는 느낌이었다. 헐리우드 공식답게 조직을 배신하고 떠났던 게리라는 대원의 활약에 의해 세계를 날려 버리려는 김정일의 음모는 분쇄된다는 교훈적인 내용, 하지만 영화 곳곳에 기가 막힌 장면들이 가득 들어있다.

그 중 한 장면. 게리가 같은 대원인 여자와 사랑에 빠진다. “죽지 않는다는 맹세만 해주면 난 당신과 사랑을 나눌 거예요”란 말에 게리는 맹세를 하고, 둘은 키스한다. 여기까지야 뭐 그러려니 했다. 하지만 그 다음 장면은 침대에서 둘이 사랑을 나누는 장면. 인형극이라 그리 야하단 생각은 안들었지만, 하는 장면이 3분 가까이, 그것도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온갖 체위를 다 보여주면서 진행될 때는 정말이지 “깬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인형 머리가 팍팍 잘리는 등 잔인한 장면이 많이 있지만, 이 영화가 19세 관람불가인 이유를 제대로 알아버렸다.

게리가 부르는 노래 가사. “마이클 베이, 난 당신이 필요해요. 밴 애플릭에게 연기수업이 필요하듯 내겐 당신이 필요해요. 마이클 베이, 진주만은 정말 졸작이었어요.”

게리가 다시 조직에 들어갈 때.
남자 대장: 자네를 처음 봤을 때 자넨 내가 오럴을 시킬까봐 내 차에 타지도 못하는 겁쟁이 배우였지.
게리: …
대장: 내가 자넬 어떻게 믿을 수 있지?
이러면서 대장은, 세상에, 게리에게 오럴을 시킨다. 흡족한 표정으로 대장이 하는 말, “좋아, 자넨 조직에 헌신할 준비가 되어 있어.”

영화엔 수많은 배우가 실명으로 등장하며, 감독은 그 배우들을 마음껏 조롱한다. 이 영화가 상영금지된 이유도 아마 거기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감독은 알렉 볼드윈의 팬인 듯, 주인공 게리의 입을 통해 “알렉 볼드윈은 최고예요!”란 대사를 날린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게리가 김정일의 사주를 받은 알렉 볼드윈과 연기대결을 펼쳐 승부를 내는 대목. 이런 결말 역시 ‘깬다’는 말이 나오지 않는가. “힘센 놈이 나쁠 때도 있지만 그래도 미친 놈을 이기는 건 힘센 놈이다” 게리가 관객들에게 한 이 말은 알쏭달쏭했던 이 영화의 주제가 미국의 테러리즘을 이해해 달라는 말이 아닐까 생각하게 했다. 낙타가 물을 먹는 장면 등등 인형극으로 만든 세트들은 정말 볼만했으며, 간간이 재미도 있었지만, 매니아들만 좋아하는 전형적인 영화인 듯싶다.

상벌위원회 부국장
서민(bbbenji@freechal.com)

[영진공 62호]청렴결백 완전소중 각하 만쉐이!

구국의 소리
2006년 11월 1일

밤하늘의 광명성처럼 빛나는 구국의 영웅이자 국민여동생 문근영보다 훨씬 더 귀여운 국민오빠 박정희 각하의 부활을 갈망하며 전두환과의 커플링을 시도하는 [월간 박정희] 동인지를 만드는 동인 작가 여러분들이 반드시 참조하셔야 할 자료를 하나 구했습니다.

박정희는 친인척비리가 하나도 없었다던데 정말일까?

인생 다 그런 거죠. 한자리 해먹고 곁다리는 친인척들 나눠주는 재미도 없다면 그 누가 부하들 데리고 한강다리 건너서 정부 건물을 불법으로 점거하려 들겠어요? 안 그래요?

이런, 벌써부터 박정희 동인 작가 여러분이 절규하는 소리가 들리는군요. [슬램 덩크] 마지막 권에서 북산이 패배했다는 나레이션을 보고 충격 먹은 망가 마니아들처럼 말이죠.

“제발 꿈이라고 말해 줘!”

때로 현실은 악몽보다 지독한 법이죠. 암은요.

구국의 소리 ‘박양을 찾아서’
DJ. HAN (djhan@thrun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