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청객”, 영화는 길고 밀도는 엷다.



괴작 영화라는 “불청객”,
영화는 …… 그냥 괴작이었습니다.

적어도 그 수준에서는 잘 만들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그 수준이라는게, 디씨인사이드의 합성갤 수준이라는 점이죠.

몇몇 주어진 여건을 영리하게 활용한 장면이 있고,
SF가 뭔지를 알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걸로 버티기엔 영화가 너무 길었어요.

영화보다는 앞에 보여준 모큐멘터리(를 지향한 영상)와 광고전단지가 더 괜찮았다는,
광고전단지 귀퉁이에는 떠든사람 “무인촌, 삼명박’ 이라고 씌여 있더군요.

덧붙여 이런 영화는 ‘필름포럼’ 이라는 고상한 곳에는 좀 안어울린다는 ……
거기는 팝콘도 안 팔아요.

커피라고 파는건 점원 한명이 직접 드립핑하며 만드는 거라 한잔 만드는데 거의 5분.

우리는 바로 앞사람 커피 “완성”되길 기다리다가 영화상영 시작 전이라고 짤렸음.
아니 왜? 혹시 모르죠 그 점원이 영사기도 돌리는지 ……
거기 분위기로 봐서는 그런 일도 충분히 가능할 듯  -_-;;;

이런 B급 영화를 팝콘도 없이. 그나마 커피도 없이 어떻게 보란 말인지.
아, 진작에 콜라를 사들고 들어갈 것을 ……
혹시 가실 일 있으면 미리 음료수 사들고 들어가세요.

도대체 어떤 영화인지 궁금하시다면 감독의 전작인 단편영화 “진달래”를 보시길.


“불청객”은 이 영화를 60분 분량으로 늘렸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약간의 특수효과가 덧붙여졌고 아이디어의 밀도는 낮아졌죠.

“군대를 갔다왔더니 아저씨가 되었어”

아, 그래서 원빈이 아저씨구나…..

영진공 짱가

<백년해로외전>, 죽음을 변주한 러브스토리

짧은 영화로 긴 여운을 주려면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바로 참신함이다.(라고 생각한다.)
짧게는 3분에서 20분 내외의 단편영화가 장르든 이야기의 구성이든 코미디적 요소든
장편(상업) 영화의 고집(스타일)을 따르다 보면 쉽사리 식상한 분위기에 젖게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에 본 단편영화(라고 하기엔 조금 길지만), <백년해로외전>은 무엇보다 감독의 연출력과 영리한 배우들이 빛을 낸 참신하고 재치 넘치는 
품이었다.

영화는 여자친구를 사고로 잃은 한 남자의 그리움이 흐르는 시간 속에서 어떻게 존재하고 변해 가는지를 천천히 따라간다.
반면 여자친구는 죽은 사람이라 하기엔 너무 밝고 명쾌한 어조로 인생의 결정적 순간들을 마치 인터뷰에 응하듯 대답한다.

남은 자는 질질 짜지만 떠난 자는 쿨하다. 둘의 자세가
극명히 대비되는 지점에서 가슴 깊이 저릿한 슬픔이 전해진다. 사고가 일어났던 바로 그 시멘트 바닥 위에 몸이 구겨진 채로
누워있는 여자친구의 환영과 나란히 누워 “뭐 해줄까 응? 뭐 해줄까?” 떼를 쓰는 남자는 베개
대신 등에 멘 가방을 그녀의 머리 아래 놓아준다.

죽음이 곧 완전한 이별을 의미하는 건 아닐 거라던 감독의 심정은 영화 속 두 연인이 생사를 오가며 마주치고 또 대화하는 장면들에 고스란히 담겼다. <백년해로외전>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 ‘죽음’을 다루지만 분명한건 슬프고도 유쾌한 러브스토리이면서 청춘담인 동시에 잘 만들어진 감동의 단편 영화라는 거다. 

감독이 희망하듯 이 영화가 장편으로 새롭게 태어난다면, 제 1의 서포터가 되고 싶을만큼 반하기에 충분했다. 


강진아 감독의 <백년해로외전>은 작년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부문에 초청됐다. 바로 지난 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정기적으로 열리는 단편영화 상영회 ‘금요단편극장’에서도 상영된 바 있다. 작품 정보는 인디스토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www.indiestory.com


영진공 애플

“죽기직전 그들 (Just Before They Died)”, 고백의 힘을 믿기에 …

캄캄한 밤.
흉측한 모습으로 뒤집어진 자동차 내에 두 남녀가 보인다.
안전벨트에 간신히 의지한 여자는 거꾸로 매달려 있고
제대로 앉아있는 남자는 예리한 어떤 것에 가슴팍이 찔렸다.

큰 소리로 살려달라 외치면
여자의 얼굴은 터져버릴 듯 피가 쏠리고
남자의 가슴팍에선 꾸덕꾸덕한 피가 콸콸 쏟아진다.

살고 죽는 경계에 선 둘.

 


여자: 너 나 좋아한다며.
남자: 누가 그래?
여자: 수정이가.
남자: 아닌데.
여자: 아니야? 그럼말고…
여자: 나중에…사람들이 왜 너랑나랑 같이 있었는지 궁금해 하겠다
…..
……

여자: 내가 너 좋아해.

죽기직전… 뜻밖의 고백.

순간, 남자는 있는 힘을 다해 두 다리로
자동차 문을 쾅, 내리 찬다.
커다란 쇠덩어리가 거짓말처럼 떨어져 나가고
남자는 여자를 꺼내 들쳐 업고 걷는다.
이게 바로 김영관 감독이 연출의도에 밝힌
힘 나는 순간!.

<죽기직전 그들> 은
처참함과 유머러스함을 뒤범벅한
감독의 재기가 빛나는 단편영화다.
미장센영화제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부문에
상영, 관객과도 만났다.

영화이기에 현실보다 희화된 면이 없지 않지만
이게 바로 단편영화의 묘미가 아닐까.

고백의 힘! 힘나는 순간! 을 부정하기 않기에.
별 네개.

영진공 애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