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중앙에게도 상 하나쯤 주자. 응?, <언론중재위원회>, <영진공 66호>

언론중재위원회
2006년 12월 30일

원체가 사돈의 팔촌… 이건 너무 흔하고 넓은 범위다. 사촌범위 내의 가족친지가 9시 뉴스에 나온다거나 꼭 한번쯤 다시보고 싶었던 영화들을 틀어준다거나 누가뭐래도 졸라 섹시한 나만의 천… 어흥.. 흠흠. 암턴지간에 섹시한 이횰이 새 배경곡을 깔고 새 의상을 입고 춤을 춘(그러니까, 3집 앨범을 발표한다거나)다거나 하는 일이 있기 전에는 TV를 잘 켜지 않는 나는, 각종 연말 시상식에는 특히나 더더욱 완전히 관심이 없어진다. 물론, 그 시상식에서 이횰이 새 배경곡을 깔고 새 의상을… 하기 전에는 말이다.

거의 열흘을 인터넷조차 잘 하지 않고 방구석에서 칩거(뭘 했냐고는 묻지 마시라.. 원래 관심 없다고? 그건 좀 섭하잖아)했던 나는 그 소식을 얼마전에 들었다.
사실, 뒷북도 이런 뒷북이 없다. 내 뒤통수에 돌을 던지려거든 뭐 그러등가 해라.

동방신기가 가요대상을 받았다.

윤은혜는 최우수연기자상을 받았다.

… 이쯤되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가수상”과 “연기자상”의 잣대에 아무래도 혼란이 오지 않을수가 없다. 그러니까, 흔히들 생각하는 기준으로 가수와 연기자에게 상을 줘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혹시 틀린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번쯤 해 볼때도 되지 않았느냐는 말이다.

유구찬연한 역사와 전통과 고집과 아집을 자랑하며 온나라 국민의 정신계몽에 선봉장으로 존나 힘쓰는 우리 방송/언론사 아찌들이 행한 일이라면, “그게 뭐냐”식의 탓부터 하기 전에 일단 거기에 맞춰서 이해해보려고 애쓰는 노력도 한번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이기도 하다. 내 말은.

내가 미친게 아니다. “팝콘 심리학”에서 짱가 박사님도 말씀하시지 않았나?
인간은, 자신의 상식을 넘어서는 어떤 일이 발생하면 일단은 어떻게든 그 사실을 억지로 끼워맞춰 이해를 해 보려고 노력을 하게 되기 마련이다. (엉성한 발췌, 송구스럽습니다. 용서해 주세요-_-;;)

그래서, 나 거의없다는 어떻게든 이 현상을 이해하려고 삼일밤낮을 먹고자고싸고딸치고놀고공부하고친구만나며운동하는 시간만 빼놓고 고민의 고민을 거듭, 저 수상자들의 공통점을 키어코 찾아내고야 말았건 것이다.

대단하지 않냐? 아니라고? 끝까정 들어봐라 대단하다는 말이 절로 나올 것이다.

자, 연기자상을 수상한 “연기자” 윤응혜양의 사진들을 잠시 보시자. 이 사진들속에 그뇨가 당연무쌍하게도 상을 받아야만 하는 이유가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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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겠는가? 어렵다고?  그렇다면 좀더 많은 힌트를 보여주게따. 이것도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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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으셨는가? 연기력, 외모 같은 해묵은 잣대로 재지 말고, 그뇨가 진정 대한민국 톱클래스 그 중에서도 탑 오브더 탑으로 꼽힐 수 있는 잣대를 억지로 찾아보란 말이다.

고것은 바로 일관성이다.

보라. 무슨역을 연기하던, 광고를 찍던, 심지어는 지가 찍는 셀카에서조차 사정없이 흡사(아마도 가장 자신있는)한 표정과 각도와 앵글을 유지하는 저 노력을 보란 말이다. 

이에 비하면,
” 담배를 아주 맛있게 피우는”장면에서조차 겉으로만 슬쩍 빨았다가 다시 뱉어내는, 소위 ‘겉담배’를 철통같이 고수하며 정말로 담배를 맛있게 피움으로서 자신의 이미지에 가해질지도 모르는 이미지 손상과 팬들의 실망/악성 댓글을 사전에 완벽하게 차단하는 이영애의 이미지 고수 신공정도는 독고구검 앞에서 사과깎는 과도의 수준이 아니겠는가 말이다.
거기서 멈추랴? 부자연스러움이 뭔지에 대한 사전적 해석을 온몸으로 설파하는 그뇨의 몸놀림과 “어색”을 정확하게 형상화시킨 한결같은 표정연기와 시청자들의 한국어듣기 능력을 무한대로 끌어올리는 그뇨만의 발성과 발음 역시 시종일관 유지되고 있어버리니, 이 절대무적 한결같음 앞에 그 누가 무릎꿇지 않을 것이냔 말이다.
일관성만을(오로지!오로지!) 잣대로 놓고 본다면 그뇨는 메릴 스트립 못지 않다.
한국의 보물급 여배우인 것이다. 어찌 상을 안 주리오.

자, 그렇다면 새로운 잣대로 가요대상을 지켜보자. 이해가 어렵지 않다.
오히려 당연하다.

무슨 노래를 부르건, 어떤 안무를 하건, 머리모양이 제패니즈 비주얼 록 그룹 부럽지 않은 온사방천지 삐죽머리(수만씨가 사랑하는 “전사이미지”다)에서 당장 담날 웨이브탱탱 윤기좔좔 찰랑찰랑 생머리로 바뀌건간에 한결같은 화음한결같은 음질로 들려주는 우리의 동방신기 역시 그 변치않음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아카펠라’그룹이 아니냔 말이다.
세상 어느 아카펠라 그룹이 이와같은 한결같음을 유지할수 있단 말인가? 그들의 화음은 SM에서 제작한 방송용 CD가 빡나기 전엔 영원할 것이다.

심지어 그들은, 행여 팬들이 지들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볼까 봐 개나소나 한번씩 다 불렀던 노래를 재활용(빨간풍선..인가?)해 부르며, 같은 기획사 선배들인 HOT의 의상을 재활용해서 입어주는 한결같음까지 보여주고 있으니.. 이 흐르는 황하강과도 같은 한결같음의 물결 속에 어찌 무릎꿇지 않으리요. 상 줘 당연하지 않은가 말이다. 잘해따. 아주.
(윤응혜 사진은 갖다 붙이면서, 왜 동방신기 노래 mp3은 없냐고? ….미안하지만 나 그렇게 인내심 넘치는 사람이 못 된다. 실수로 플레이라도 누르면 어쩌란 말인가.)

자, 보시라. 한큐에 이해가 가지 않는가?
절 때 그들은 “가창력”이나 “연기력” 심지어는 “안무능력”이나 “외모”따위로 수상자를 결정한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우리가 그레미나 아카데미처럼 남들 다 하는대로 심사해야한다는 법이라도 있단 말인가?(상 이름은 좀…따라하더라도 말이다)
우리민족은 변치않음을 커다란 미덕으로 삼고 있다.우리에겐 우리만의 기준이 있는 것이다.
한점이라도 의혹에 찬 눈으로 시상대를 바라본 사람들은 모두 반성해라.

이 얼마나 공정무쌍한 수상이란 말인가.

그런데 나는 이쯤에서 건의하고 싶은 것이 하나 있다.
기왕 수상하는 거, 예술분야만 할 것이 아니라 타 분야에서도 괄약할 만한 한결같음을 유지하는 숨은 공로자들을 찾아 그들에게도 수상의 기쁨을 안겨주는 것이 어떨 것인가 하고 말이다.
그리고, 만약 언론 부분 수상자를 뽑아보라고 한다면, 난 주저없이 중앙일보를 뽑고 싶다.

이 생각은, 저번 주말 찜질방에서 무심코 집어든 중앙일보 논설란을 보고 더욱 구체화되었다.
모모 대학의 논술담당 교수라는 그 분은, 매우 심각한 어조로 요즘 젊은이들의 문장력과 어휘구사력에 문제가 있음을 걱정하고 있었다. 주술 불일치 문장, 말하고자 하는 의도가 분명치 않은 문장 등등…
그 분은 이 모든 현상의 원인으로서 “확실한 말을 주변에서 들을 기회가 없기 때문” “주변에서 확실한 문장을 구사해주는 어른이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는데..
과연 그 다음에 나온 말은 무엇이었을까.

물어 뭐하나.
“대통령이 앞뒤가 맞는말을 못해주니, 나라 청소년들이 보고 배운다.”

한줄 요약하면,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 라는 말씀이었다.
대단하지 않은가 말이다.
내가 자주 들락거리는 곳의 주인장이 열혈(사실은 따라온 경품 덕에) 중앙일보 독자인 덕분에, 그곳에 갈 때마다 나는 심심찮게 중앙일보를 넘겨 보곤 했었다.
그리고 내가 아는 중앙일보의 논설란은 단 한번의 변화도 없이 위의 논조를 쭈~욱 유지해 오고 있는 것이다.
온갖 변화무쌍한 테크닉을 구사하며 대통령을 까던 좃선 대단한거야 이제 뭐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 놀라운 변신술또한 대적할 자 없다.
하지만 좃선과 똥아의 뒤를 이어 근근히, 한결같이 태도로 ‘깐 데만 죽어라고 까는’ 중앙의 숨은 공로가 있었음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된다. 이거 한번쯤은 상 줘야 한다.
아마 중앙의 일관성에 대적할 자는 고1때부터 대학진학, 해외유학, 전신성형의 어마어마한 변화를 겪으면서도 그 뇌만은 한결같은 진공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귀여니 정도나 되야 가능할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말이다. 씨바.

언론중재위 산하 공정 노출 2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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