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탄”, 싼티 작렬!!!

영화 <타이탄>은 알만한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A급 인척 하는 B급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제작비는 1억2천5백만불로 “반지의 제왕” 시리즈보다 많은데 어떻게 이렇게나 싼티가 작렬할 수 있나 …

물론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3편을 통으로 찍어서 편당 제작비가 9 천4 백만불로 균일하다.
게다가 벌써 9 년 전 영화이니 화폐가치를 반영하면 비슷하거나 더 적다고 말할 수도 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

세트 티 팍팍 나는 배경들, 딱 소품으로 만든 티 나는 소품들,
스틱스 강의 뱃사공은 무슨 놀이공원 유령의 집에 나올 것 같고,
인간 이외의 크리쳐들은 가면 뒤집어쓰고 나온 분위기 팍팍.
CG 크리쳐들, 특히 메두사는 CG 티 팍팍 …

이 영화를 보면 피터 잭슨, 리들리 스콧, 길레르모 델 토로 같은 감독이
왜 A급 감독인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아니, 그 감독들의 스탭 수준 차이일지도…

똑같이 돈들여 CG 쓰는데 그 결과물은 이렇게 다를 수가 있는 거다.

요건 오리지널의 한 장면 ...

그나마 이야기는 꽤나 속도감 있는데, 덕분에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얄팍하고 줏대없다.
일단 제우스부터가 뭘 원하는지 알 수가 없는 놈이다.

물고기 씨를 말려서 인간들의 원망을 사더니, 인간을 징벌하라는 하데스의 말에 홀랑 넘어가질 않나, 그러면서도 페르세우스는 또 왜 돕나?
얘 하는 짓을 보면 지능이 낮거나 정신분열이거나, 아니면 다중인격이거나 셋 중 하나다.

나머지 애들도 일관성 없기로는 다 비슷하다.
드라코(카지노 로얄의 르쉬프)가 신이나 데미갓을 대하는 태도는 참으로 들쭉날쭉,
페르세우스가 데미갓이라고 죽일려고 들때는 언제고, 갑자기 스승님 행세를 하시네 …

들쭉날쭉으로는 페르세우스도 빠지지 않는다.
제우스 싫다며 칼을 안써서 결국 동료들 다 죽게 만들더니 동료들이 진짜로 다 죽어버리니까 제우스가 준 칼을 냉큼 칼집에 넣는다. 그래도 그 동작은 꽤나 멋진데, 결정적으로 그 이후에는 그 칼을 안써 …-_-;;;

이 영화에 나오는 인물중에 그나마 꾸준한 애는 하데스 뿐이다.
언행일치에 동기와 행동에 일관성이 있다.
단지 어둠속에 있어서 좀 삐뚤어졌을 뿐이지 가장 정상적인 애다.

그 와중에 지 어미가 목숨걸고 자랑질 하던 안드로메다 공주는 턱이 권투선수 급이라 옆에 서 있는 시녀가 더 예쁘니, 영화를 보는 내 마음은 말 그대로 안드로메다로 …

결정적으로 이 영화 제목은 붕어가 없는 붕어빵과 비슷하다.
이미 타이탄족은 멸망한 다음의 이야기라서 타이탄 족은 안나온다.

요약하면,
전체적으로 앞뒤 안맞고 구멍은 숭숭 뚫린데다,
싼티 작렬!!!!!!!!!!!!!!!!!!

웃으며 보기에는 적절하나 그 이상은 무리다.
 

* ps1: 스토리의 엉성함은 이 영화가 리메이크 라는 점을 고려해 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근데 레이 해리하우젠 시절에야 거대한 괴물들이 움직이는 것만 보여줘도 관객들이 감동했다지만 지금은 다들 그게 CG라는 걸 알고 있는데도 이렇게 만들다니 …


* ps2: 최근 들려오는 소식에 따르면 원래 감독의 의도와는 달리 제작사의 입김으로 이야기가 완전히 재구성되었다고 하더라. 근데 원래 이야기의 상태도 그닥 나았을 것 같지는 않다. 결정적으로 그 싼티작렬 화면은 그딴 변명으로 어쩔 수 있는게 아니잖아!!!

영진공 짱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