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종과 나비>, 감동과 교훈을 강요하는 자막 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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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도미니끄 보비(1952 ~ 1997)의 동명 자서전에 기초한 전기 영화로 갑작스런 뇌졸중 때문에 한쪽 눈 밖에 움직일 수가 없게 된 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병실에서 처음 의식을 되찾는 장면으로 시작해 치료사들과 대필가의 도움으로 책 한 권을 완성하고 마침내 세상을 떠나기까지, 주인공의 기억과 상상, 투병 생활과 다양한 감정 상태들이 섬세하게 직조되는 꼴라쥬를 선보입니다. 역경을 딛고 일어선 인물의 이야기는 하지만 작품을 통해서 직접적인 인생의 교훈이나 감동을 섣불리 강요하지 않으려는 줄리안 슈나벨의 연출도 좋지만 <잠수종과 나비>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약간 색이 바랜 옛날 사진들과 같은 느낌의 화면들입니다. 깐느와 골든글로브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작품이니 만큼 연출자가 누구인지는 미리 알고 봤지만 야누스 카민스키가 촬영 감독이었다는 사실은 오프닝 타이틀에 뜬 이름을 봤을 때에야 알았습니다. 장-도미니끄(마띠유 아말릭)의 1인칭 시점과 3인칭 시점을 자연스럽게 오고가는 편집은 <수면의 과학>(2005)에 참여했던 줄리엣 웰필링의 솜씨이고 전체적인 내러티브를 결정하고 어떤 장면들을 넣을 것인지를 선택한 것은 줄리안 슈나벨 감독이지만, 미동조차 할 수 없는 주인공의 눈동자가 되기도 하고 그런 주인공의 모습을 하나의 풍경으로 담아낸 카메라는 야누스 카민스키의 것이었습니다.1) <잠수종과 나비>는 정말, 아, 그 화면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아주 각별한 경험이 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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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패션 잡지 “엘르”의 편집장이었다길래 호사스러운 패션계의 이면이 상당 부분 다뤄질 것으로 내심 기대했으나 안타깝게도 저의 길티 플레저를 충족시켜주는 장면은 거의 없더군요. 영화 초반에 주인공이 화보 촬영 장소에 들르는 장면이 잠깐 나오는데 그나마도 아주 짧습니다.2) 병상의 주인공을 돕는 두 명의 미녀 치료사가 스크린 정면을 바라보며 이야기할 때는 쓰리썸 쪽 보다는 유아기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전달해줍니다.3) 주인공이 처한 상황에 비해 영화가 그다지 무겁지만은 않습니다. 잠수종을 입고 심해에 갖힌 절망적인 심정도 묘사되지만 그런 와중에도 고치 속에서 빠져나온 나비처럼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주인공의 자유로운 영혼이 <잠수종과 나비>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때때로 웃음을 유발하는 주인공의 나레이션도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적절하게 조율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책이 출간된 후 10일 후에 장-도미니끄가 사망했고 그의 아버지 또한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짤막한 자막으로 전달하는데, 그러나 국내 상영 버전에 삽입된 마지막 자막은 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이 느껴야 할 교훈과 감동을 강요합니다. 홍보 찌라시에 들어가는 것으로 충분했을 산술적인 배경 지식을 한글 자막으로 구구절절히 부가 설명하고 그런 주인공의 피나는 노력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를 자막으로 해설하는 행위는 한마디로 영화관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비예술적인 테러 행위라고 생각됩니다. 좋은 영화를 통해 기왕이면 더 좋은 영화 관람으로 기억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영화 수입/배급사의 바램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자막으로 그런 부가 해설을 넣는 건 정말 무식한 짓거리에 불과합니다. 작품과 관객 사이에 자연스럽게 형성되어야 할 정반합의 과정에 무슨 자격으로 그렇게 끼어들 생각을 한 건지 묻고 싶습니다. 역경을 이겨낸 감동 드라마로 기억하든 2시간 내내 휠체어에 앉아 침 흘리는 재미없는 불구자 영화로 생각하든 그건 보는 사람의 몫이지 당신들이 나서서 간섭할 부분은 절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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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들을 줄곧 촬영해온 야누스 카민스키의 카메라가 정말 특별하다는 것은 <뮌헨>(2005)을 보고 확실히 알았습니다. 영화의 관점 자체는 그다지 탐탁치 않은 작품이었지만 그가 찍어낸 장면들은 마치 고려상감청자를 마주하고 있을 때 전해오는 신묘한 기운을 느끼게 해주더군요. 눈에 보기에 너무 아름다운 것은 결국 손으로 만져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지 않습니까. 영화를 보면서 그런 심정을 느껴본 건 <뮌헨>이 처음이었어요. <잠수종과 나비>는 <뮌헨>과는 또 다르게 많은 것을 덜어낸 듯 하면서도 그 색감만으로도 영화의 기본적인 정서를 적절하게 조율해주고 있는 장인의 손길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입니다. 참고로 <잠수종과 나비>에서 주인공 역을 맡은 마띠유 아말릭과 언어 치료사로 출연한 마리-호세 크로즈는 모두 <뮌헨>에도 출연했던 배우들입니다.

2) 그 와중에 발견한 인물은 카메오로 등장한 국제적인 껄떡쇠 레니 크레비츠였어요. 순간적으로 길티 플레저가 아니라 질투심만 자극하다 사라졌습니다. 그외 패션 디자이너와 사진 작가, 모델들이 순식간에 지나가는데 누구인지는 잘 모르겠더군요.

3) 장-도미니끄는 약간 그을린 피부의 물리 치료사(올라츠 로페즈 가르멘디아, 줄리안 슈나벨 감독의 실제 부인)가 이쁘다고 하는데 저는 역시 언어 치료사(마리-호세 크로즈) 쪽이 훨씬 좋더군요. 정신이 번쩍 들게 만드는 매력적인 눈을 가진 배우입니다.

영진공 신어지

<더 게임>, 윤인호 – “설정의 흥미로움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보여주는 게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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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는 좋았지만…


사금융계 최고의 큰손으로 재력과 권력을 가지고 있으나 몸은 이제 병이 든 강노식(변희봉)이 가난하고 젊은 거리의 화가 민희도(신하균)에게 막대한 보상이 달린 내기를 제안합니다. 자신이 지면 희도에게 30억을 주겠지만, 자신이 이기면 희도의 젊은 몸을 갖겠노라고. 거래에 응한 희도는 결국 내기에 지고, 노식에게 자신의 젊은 몸을 빼앗기고 맙니다. 깨어나보니 뇌와 척추를 서로 바꾸는 수술 끝에 자신은 노식의 늙고 병든 몸을 하고 있었던 거죠. 윤인호 감독이 이 영화에서 하고 싶었던 건 크게 두 가지로 보입니다. 하나는 저 거래 자체를 매우 정교하게 짜며 의미를 부여하는 것. 또 하나는 변희봉과 신하균이라는 두 배우의 1인 2역 연기를 화면 가득 펼쳐놓는 것이죠. 전자는 의외로 얘기할 것이 굉장히 많은 주제입니다. 특히 한국처럼 연령을 기준으로 부여되는 권위가 매우 강한 나라에서는 더욱. 영화도 그것을 위해 “나이도 어린 새끼가…” 와 같은 대사를 많이 사용합니다.



<더 게임>이 제게 주었던 정서적 반향 중 큰 줄기는 분명 우석훈, 박권일의 [88만원 세대]를 읽은 경험과 긴밀하게 맞닿아 있습니다. 사금융계 최고의 큰손이라는 정체성으로 우리가 짐작해볼 수 있는, 강노식이 가진 것은 무엇일까요. 권력, 재산, 명성, 그리고 그 나이와 자리에 걸맞는, 그 사람이 가진 ‘연륜’과 영악한 생존의 지혜입니다. 이 사람이 자기 주변인들 대하는 걸 보면, 사람 두셋 쯤은 우습게 손바닥에 가지고 놀 만한 무서운 사람입니다. 게다가 이 사람은, 거의 악마가 보장해주는 것과 같은 특별한 운을 가지고 있습니다. (살면서 한번도 내기에 진 적이 없었다는 말을 하고, 과연 이것은 이 영화에서 행해지는 두 번의 내기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하지만 이 사람의 최대의, 그리고 유일한 약점은 바로 몸이 늙고 병들었다는 것. 이런 사람이 가진 거라곤 젊은 몸과 여자친구, 그리고 그림에 대한 재능밖에 없는 사람에게서 젊음을 빼앗습니다. 어른, 특히 성공한 어른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에 대한 대가로 지불한 것을, 엄한 제3자한테 빼앗으려는 거죠. 영화는 외면상으로는 민희도의 돈에 대한 욕심을 다루는 것 같지만, 정말로 집중하는 것은 바로 강노식의 탐욕입니다. 이 사람은 민희도의 젊은 몸을 탐내고, 나아가서는 민희도의 여자친구, 즉 젊은 친구들 특유의 연애방식과 기억까지 탐을 냅니다.


이 영화를 이렇게 이해하는 건 아마도 제가 아직 ‘가진 것 없는 젊은 사람’이어서일 겁니다. 분명 이 영화 역시 강노식보다는 민희도의 편에 서 있고, 그에게 막대한 그 돈이 필요한 명분까지 제시해 줍니다. 그는 그 돈을 자신을 위해 사용하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민희도가 그런 어리석은 내기에 응했던 것은 돈에 대한 탐욕이 아니라, 젊은 사람 특유의 미숙함과 어리석음 때문이었습니다. 이 밑에는 청춘이 가질 수밖에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주어진 환경에 대해 어찌해볼 수 없다는 절망감이 깔려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것이 그토록이나 처절한 결과를 받을 만큼 큰 죄일까요? 원래 청춘 자체가 미숙하고 어리석을 수밖에 없습니다. 완숙함과 지혜를 얻기 위해 우리는 청춘을 지불하고, 대신 늙은 몸을 얻게 되는 것 아닙니까? 그러니 아무리 내기 자체는 공정한 룰에 의해 공정하게 진행되었다 해도, 이 게임은 처음부터 불공평 거래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지금의 한국사회에서, 여전히 권력을 탐하는 나이든 보수층 – 사실 그들은 진짜 보수도 아니고 수구에 불과합니다만 – 의 탐욕과 노추를 혐오스럽게 묘사하는 한편, 이들에게 ‘당할 수밖에 없는’ 젊은 층 – 영화에선 신하균이 연기하지만 아마도 정말 감독이 그리고 싶었던 건 지금의 386, 정확히 노무현과 그 또래들, 그리고 그를 지지하는 지지자들일 겁니다만 – 의 비애와 피해의식을 은유한 거라 봐도 별 무리 없을 것 같아요. (전 386에게 ‘동원’되는 X세대의 구도라는 게 무척 싫습니다만. 민희도는 아무리 나이를 먹었어도 30대 초반. 386으로 분류되기엔 너무 어립니다. 신하균이란 실제 배우 역시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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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했던 한때. 여자친구 역에는 (너무 예쁜) 이은성 양이 출연을.


그러나 나이 권위주의가 좀더 강한 한국에서 이들의 거래는 재미있는 뉘앙스를 갖게 됩니다. 적어도 한국은 무조건 ‘젊음이 권력’인 사회만은 아닙니다. 즉 이들의 실제 정신연령이 어떻게 되건, 신체가 가진 나이로 인해 젊은 몸의 강노식은 나이보다 과소평가를 받거나 억울한 폄하를 당하고, 강노식의 몸을 한 민희도는 깍듯한 예의에 의거한 대우를 받게 되기도 하는 거죠. 그렇기에 민희도의 몸을 갖게 된 – 즉 신하균이 연기하는 – 강노식은, 거칠 것 없는 악마가 젊고 어린 몸 안에 갇혔다는 느낌을 줍니다. 반면 강노식의 몸을 입은 – 즉 변희봉이 연기하는 – 민희도는 늙고 병들어 거추장스러운 몸 안에 펄펄 뛰는 청춘이 갇힌 느낌. 둘 다 몸의 구속 안에 대단히 갑갑하게 갇힌 상태입니다. 그러나 물론 보여줄 것은 신하균 쪽이 변희봉보다 더 많습니다. 과연, 두 배우는 매우 재미있는 연기를 보여줍니다. 그런데 저는 별로 만족스럽지가 않군요. 일단 신하균이 더 잘 하는 건 순수한 악 그 자체이지 노회한 탐욕가의 악이 아니거든요. 기가막히게 변희봉의 강노식을 흉내내는 건 사실이지만, 어쩐지 몸이 바뀐 뒤의 신하균의 연기는 캐릭터의 불편함이 아닌 배우의 불편함이 더 많이 묻어나옵니다. 변희봉은 계속 웃음을 유발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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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바뀐 두 사람. 결국 이 영화가 강조하는 건 강노식의 탐욕이다.


이것은, 애초의 설정의 흥미로움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실제로 두 사람의 거래 뒤에 보여주는 게 별로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거래 내용 자체는 매우 흥미롭게 묘사되는데, 정작 몸이 바뀐 뒤 영화는 두 사람이 각자 새로운 몸을 탐닉하거나 적응하지 못해 지내는 얼마간의 에피소드를 지루하도록 길게 묘사합니다. (그런데 전에도 밝혔지만, 모든 것에 심지어 젊은 몸까지 갖게 된 강노식이 고작 하는 게 나이트에서 돈 뿌리면서 여자 끼고 술 먹는 거라니, 웃기지도 않습니다.) 몸을 빼앗긴 민희도의 그 기막히고 억울한 심정은 노름꾼 삼촌인 손현주와의 대화씬을 통해 드러나는데, 이 씬은 별 의미도 없이 지루하고 길게 반복될 뿐만 아니라 민희도의 응당 그 감정이 제대로 드러나지도 않고, 오히려 관객들을 계속 웃게 만듭니다. 이들이 마침내 처음 민희도를 데리러 왔던 강노식의 부인(이혜영)을 찾아가서 비로소 강노식 대 민희도의 진영이 완성되는 게, 무려 영화 러닝타임이 한 시간이 지나서입니다. (이 순간에 일부러 시계를 봤다죠.) 그러니 뭐 할 게 있겠습니까. 어수룩하게 뭔가 시도하는가 싶더니 하는 둥 마는 둥… 뭐 막판에 반전 하나가 주어지긴 하지만, 그래서 어쩌라고요. 이 영화는 제목에서 제시한, 제대로 된 ‘게임’을 하고 있는 게 아니라, 그저 몸을 빼앗긴 민희도의 신세한탄을 하다가 별 반격도 못한 채 그냥 주저앉고 맙니다. 이러면 안 되죠. 적어도 ‘게임’이라 하면 앙편이 대등한 힘을 갖고 공격을 하면 반격도 하고 해야 하는 거죠. 아니면 그 강렬한 정서를 묘사하며 차라리 포커스를 민희도에게 맞추던가요.


결국 이 영화는 애초에 흥미로운 설정과 아이디어 하나만 갖고, 이것만 보여준 채 이야기는 발전시키지 못하고 주저앉아 버리고 맙니다. 신하균과 변희봉같은 좋은 배우들을 데려다 고작 재주넘기나 보여주는 건 배우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봐요. 신하균의 연기가 기술적으로는 흥미로우면서도 별 감흥이 느껴지지 않는 건 결국 이야기의 부재, 플롯의 부재 때문입니다. 아이디어의 신선함만으로는 최소 한 시간 반의 장편영화를 채울 수가 없다는 건 너무나 당연한 사실. ‘스릴러’라는 장르가 이런 식으로 낭비되는 것은 제가 아무리 스릴러 장르의 열혈팬이 아니라 해도 씁쓸함이 가시지 않는군요.


영진공 노바리

ps1. 이혜영의 출연씬이 팍 줄었습니다. 아니 이런 폭풍간지의 멋진 언니를 데려다가 고작… ㅠ.ㅠ


ps2. 안비서 역의 배우는 장항선의 아들이라고 합니다. 외람되오나 아버님 쪽이 훨씬 멋지십니다.

[블로거! 영화와 놀다!] 밥 딜런(Bob Dylan), “All Along The Watchtower”

밥 딜런 (Bob Dy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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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년 미국의 미네소타에서 출생한 그는 1962년에 데뷰앨범을 발표하였다.
이후 지금까지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그는 수 없이 많은 히트 앨범과 히트곡을 발표한 대형가수이다.

그런데 우리에게 그의 이름은 익숙하지만 그의 노래는, “Blowin’ In The Wind”외에는 거의 알려져있지 않다.
그를 일컬어 “음유시인”이라 하고 “저항가수”라 하지만, 정작 그가 무엇을 이야기했고 무엇에 저항하려 했는지도 잘 알려져있지 않다.

마침 최근에 그에 대한 영화 <I’m Not There>가 제작되었고, 국내 수입사가 이를 “좌충우돌! 블로그, 영화와 놀다” (“좌충우돌! 블로그, 영화와 놀다” 전체 프로그램 ) 행사에서 시사한다고 한다.

이에 영진공에서는, 이 영화에 삽입된 밥 딜런의 대표곡들을 가사 검열해 보고자 한다.
블로거들의 영화 축제가 성공하기를 기원하면서, 과연 밥 딜런이 무엇을 노래하고자 했는지 살펴보려는 취지에서이다.

오늘 살펴 볼 밥 딜런의 작품은 “All Along The Watchtower”.

1962년의 데뷰앨범 <Bob Dylan>이후 1966년의 7집 <Blonde On Blonde>에 이르기까지, 쉬지 않고 저항의 메시지를 노래에 담아 불러왔던 밥 딜런.
가수란 감미롭고 달콤한 목소리로 사랑타령을 읊어대기만 하는 이가 아니라,
자신의 언어로 세상의 부조리에 저항하고 삶의 고난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사람이기도 하다는 것을 그는 직접 보여주었던 것이다.

그러던 그는 1966년 7월에 불의의 교통사고를 계기로 칩거에 들어갔고, 우드스탁에 있는 집에서 음악만들기에 전념하게 된다.

그리고 1년 여가 지난 후 밥 딜런은 8집 <John Wesley Harding>을 발표하면서 활동을 재개하게 되는데, 이 앨범은 그의 음악활동에 있어서 하나의 전환점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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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까지 직접적이고 적극적으로 저항의 메시지를 노래에 담았던 그가, 이 앨범에서는 한 발짝 뒤에서 세상을 보며 은유와 관조가 담겨있는 노래들을 선보였고, 그리고 이후 그가 종교에 귀의하게 되는 단초들이 보이는 앨범이기 때문이다.

이 앨범의 그러한 성격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곡이 “All Along The Watchtower”인데, 이 곡의 가사는 중세시대의 어느 조커와 도둑이 부조리한 세상을 한탄하며 종말에 대한 언급을 하는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이 곡은 이후 Jimi Hendrix가 다시 불렀는데, Bob Dylan 자신도 Jimi의 버전이 더 좋다고 평가하기도 하였다.

All Along The Watch Tower
By Bob Dylan
By Jimi Hendrix


밥 딜런 버전


지미 헨드릭스의 라이브


There must be some kind of way out of here
Said the joker to the thief
There’s too much confusion
I can’t get no relief
Businessman they drink my wine
Plow men dig my earth
None will level on the line
Nobody of it is worth
Hey hey

“뭔가 수를 내야지, 원” 
조커가 도둑에게 말했습니다. 
“너무 혼란스러워서 …”
“도저히 마음을 놓을 수가 없어.”
“상인들은 내 술을 뺏어 먹고”
“농부들은 내 땅에 곡식을 멋대로 심고”
“아무도 분수를 안 지켜”
“제 값어치를 모르는 것들이야”
“이런, 제길 …”

No reason to get excited
The thief he kindly spoke
There are many here among us
Who feel that life is but a joke but uh
But you and I we’ve been through that
And this is not our fate
So let us not talk falsely now
The hours getting late
Hey

“너무 역정내지마.”
도둑이 부드러운 어조로 대답하였습니다.
“요즘 사람들 중엔 말야”
“사는 게 장난인줄 아는 이들이 아주 많아”
“하지만 당신과 나는 온갖 풍상을 다 겪었잖아”
“우리의 운명은 남들과 다를 거야”
“그러니 너무 나쁘게만 보지말자고”
“어차피 종말이 다가오고 있으니까”
” … “

All along the watchtower
Princes kept the view
While all the women came and went
Bare-foot servants to, but huh
Outside in the cold distance
A wild cat did growl
Two riders were approachin
And the wind began to howl

망루 위에서,
왕자들이 사방을 감시하고 있네,
여인네들이 오고 가고,
맨발의 종들도 오가고 있네,
하지만 저 멀리 추위 속에서,
야생고양이가 그르렁대고,
두 사내가 말을 타고 달려오고 있네,
바람은 성난 목소리로 울부짓기 시작하고 …


영진공 이규훈

<람보 4>, 큰형님 나오십니다. 모두들 정숙!

형님 수고 하셨습니다.

예순의 나이에 권투 하시기에도 힘드셨을텐데
이제 화살과 기관총으로 정글을 다시 누비셨더군요

모두 아랫 것들이 정의를 잃어 버려서
편하게 쉬셔야 되는 형님이 다시 등장하셔야 되서
죄송하게 생각 합니다.

더 이상 세상이 정글의 약육강식으로
다스려지지 않아야 할텐데

걱정입니다
그런 세상이 오기까지 형님이 얼마나 더 힘을 쓰셔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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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이 다시 돌아 오셨습니다.
사실 람보4는 작년 록키, 라스트 발보아가 흥행에 실패 했다면 아마 제작이 이루어 지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형님이 징하게 마음먹고 환갑의 나이에 몸만들기를 다시해서 재기 하시지 않았더라면 람보도 황당했던 3편을 마지막으로 냉전시대의 찬란했던 액션물로 그대로 잊혀지지 않았을까합니다

하여간 20여년도 지나서 형님은 다시 돌아 왔습니다. 여전히 스크린에서 형님은 몸짱으로 몸받혀 인질을 구하려 정글에서 화살에다 기관총으로 다시 활약 하십니다. 힘이 달리셔서 그런지 2편에서 제일 인상적이였던 M60을 거의 한손으로 난사 하시던 모습을 보여 주시지는 못하지만 현재 몇 안남아 있는 지구상 금단의 지역 미얀마를 배경으로 20여년전 보다 더욱 더 현란하게 잔인해진 특수 효과 덕에 90여분의 형님 원맨쇼는 정신없이 휘익하고 지나 가더군요.

결과적으로 1편의 인상적인 반전 메세지와 우수에 젖은 눈빛은 조금 약해지고 좀 사라지고 2편의 충실한 액션도는 약해졌지만 황당 무지로이소이다의 3편 보다는 훨씬 잘 만들어진 영화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형님의 우수 짙은 눈 빛 목소리는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20여년 전으로 돌아가는 느낌이였습니다.

초심으로 돌아갔다고 할까요 3편이 너무나 황당하게 스케일을 키워서 망가졌기에 록키 발보아에서도 그랬듯이 록키 4도 1편의 느낌과 2편의 정글신을 잘 조합해서 간단하게 스토리도 가져가고 깔끔하게 만들었습니다. 무기도 단순한 일반 무기로 마무리 하면서 1당천 이런건 아닌 걸로 가져간게 미국에서 한나몬타나에 일격을 당하긴 당했지만 거의 일등 비슷한 2등으로 박스 오피스도 선전 하였습니다.

영화가 R등급 (성인 등급)이였음에도 이정도 성적이면 성공이라고 제가 보러간 날도 보면 제 나이 또래 사람들이 많이 보였는데 일종의 추억으로 30-40-50대들에게 어필 한 것 같기도 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작년과 마찬가지로 나태해져 있던 자신에게 경각심을 받았습니다 예순에도 몸으로 때우시는 그럼에도 카리스마를 뿜으시는 형님을 보면서 스탈론 형님은 록키와 람보 2개만으로도 명인의 반열에 올르실 자격이 있다고 생각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역시 지난달 기자회견을 하신 나훈아 큰 형님의 생각도 절로 나게 되더군요 훈아형님의 기자회견에서 넘쳐 흐르던 그 포스 노익장이 아닌 타고난 카리스마의 전설이 람보 형님에게서도 훈아형님에게서도 느껴져 아직 한참 어리다고 할 수 있겠지만 많은 교훈이 되었습니다.

람보시리즈를 보면서 80년대에는 외세의 제국주의의 발현이니 하면서 대학시절 수많은 비판과 술안주가 오고 간 기억이 떠오릅니다만, 사실 이런 영화는 그냥 재미로 보고 찝찝한건 흘려 보내는 게 정신건강에 더 좋을 듯 합니다. 게다가 일편은 디어헌터와도 같은 확실한 반전 메시지도 액션에 살아 있긴 있어지만요.

사족: 4편을 보면서 문득 작년 한국을 휩쓸었던 아프칸 선교 사건이 생각나더군요. 줄거리의 모멤텀이 굉장히 비슷합니다. 가면 안된다고 하는데 부득 부득 우겨서 가고 사고가 터집니다. 영화에서는 람보 형님이 계셔서 해피엔딩을 끝납니다. 우리도 해피엔딩이였지만… … 우리도 형님 몇분 키워야 되지 않을까요 ^^;


영진공 클린트

영화진흥공화국 Best & Worst (2월 28일~3월5일)

[편집자주] 드디어 영진공에서 줄세우기를 시작합니다.  그간 점수매기기라는 형식이 너무 일방적인 의사전달이 아니냐는 우려에서 자제해 왔었지만, 우리의 생각을 가벼운 코멘트로 전달하는 것도 좋은 의사소통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여러 조언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영진공 Best & Worst”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이 코너는 주간과 월간으로 나누어 진행하게 됩니다.  “주간”의 경우 기대치와 감상치를 함께 고려하여 Best와 Worst를 선정하고요, “월간”의 경우 애프터 서비스 개념으로 감상치에 근거하여 Best와 Worst를 선정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주간 Best & Worst”는 이번 주에 보아야 할 영화와 피해야 할 영화를 권고하는 거고요, “월간 Best & Worst”는 리뷰의 형식으로 진행 됩니다.

그리고 월간에는 “영퀴 (영화 퀴즈)”를 통해 작은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오니 공화국 시민 여러분의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

이번 주 (2. 28. ~ 3. 5.) 영진공의 선택은 깐느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고 국내 상륙한 루마니아 영화, <4개월, 3주… 그리고 2일>입니다.  막상 영화를 보고나면 다른 평가를 하게될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만 일단 가장 궁금하고 그래서 가장 보고싶은 영화로 꼽히기에는 손색이 없는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낙태를 소재로 하고 있는 데다가 충격적인 영상이 준비되어 있다고 하니 임산부, 노약자, 기타 심신이 약하신 분들은 참으시는 것이 좋을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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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암살 사건을 소재로 하는 <밴티지 포인트>가 두번째로 가장 보고 싶은 영화로 선정되었습니다.  화끈한 액션 씨퀀스를 선보이는 예고편이 2월 25일 새로운 대통령의 취임식을 치른 국내 사정과 맞물려 큰 관심을 끌게 된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외 홍상수 감독의 베를린 영화제 출품작 <밤과 낮> 등이 영진공의 관심과 지지를 받았습니다.

*** 4개월, 3주… 그리고 2일 : 기대치 점수 : 7점 / 2명 = 3.5


신어지 : 숨죽이며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4점
짱가 : 보는 사람 복장 많이 터트린다며? 3점


*** 밴티지 포인트 : 기대치 점수 : 22.5점 / 7명 = 3.21

백운수 : 예고편 죽이더만. 근데 예고편이 다일거 같어 2.5점
신어지 : 광고를 너무 많이 하더라. 3점
함장 : 예고편에 쩔었다. 5점
짱가 : 배우들만 믿고 가고 싶지만… 3점
페니웨이 :시간 분할의 묘미+명배우들의 조합=기대치 상승 4점
엽기민원 : 나도 예고편에 쩔었다. 4점
버디 : 관심없다. 1점

*** 밤과 낮 : 기대치 점수 : 15명 / 6명 = 3

백운수 : 생활 말고 다른 걸로도 마스터베이션 좀 해 보지. 그래도 홍상수니까 2점
신어지 : 기쁘다 홍상수 감독 오셨네. 5점
엽기민원 : 과연 홍상수는 흥행에 성공할까? 3점
함장 : 홍상수는 싫은데, 박은혜가 벗을까?. 3점
버디 : 나도 홍상수는 별로다. 2점

** 람보 4 : 라스트 블러드 : 기대치 점수 : 19.5점 / 7명 = 2.78

버디 : 불러주는 데는 없고, 과거의 영화는 있고… 음식도 다 거덜난 파장 분위기의 잔치집을 누가 가볼라나? 2점
백운수 : 제발 처음 흘린 피(First Blood : 람보 1편의 원제)를 더이상 욕되게 하지 말았으면 좋겠으나… 1.5점
신어지 : 록키 발보아도 아직 안봤는데. 3점
엽기민원 : 노인의 투혼을 기대한다. 3점
짱가 : 라스트 블러드 – 정말 이번이 라스트라면…, 4점
페니웨이 : 라스트 블러드 – 점점 살인기계로 돌변해가는 인간백정 람보. 2점
함장 : 옵화 더 늙기 전에 유종의 미를 거두어 봥. 4점

** : 기대치 점수 : 14점 / 6명 = 2.33

버디 : 그래도 연걸이. 그 발차기, 견자단외에는 그 누구도 흉내 못낸다. 2점
신어지 : 프레데터와 에일리언도 싸움 붙이는 판에 이쯤이야. 2점
엽기민원 : 제2의 시갈, 스타뎀엉아와 연걸엉아의 대결. 기대보단 궁금 4점
짱가 : 이연걸이랑 스테텀, 둘이 사귀냐? 이름도 원에서 워…, 2점
페니웨이 : 간지나는 두 마초의 대결. 그러나 불안감이 앞서는 이유는? 1점
함장 : 워쩌라고?. 3점

** 터질거야 : 기대치 점수 : 9점 / 4명 = 2.25

버디 : 글쎄? 관심 없네. 1점
신어지 : 덴마크에서 여기까지 올 정도라면. 3점
짱가 : 별로 안터진다던데, 2점
함장 : 웃음보가 터질거야??. 3점

** 리벤지 45 : 기대치 점수 : 12점 / 6명 = 2

버디 : 그래도, 요보비치니까. 여배우는 많아도 그 정도 스타일 나오는 여배우는 없다. 2점
신어지 : 전라를 강조하는 헤드카피가 의심스럽다. 2점
엽기민원 : 액션이냐? 별로 안땡긴다. 2점
짱가 : 미국판 최민수, 그것도 여자의 나르시즘을 보고 싶다면… 2점
페니웨이 : ‘요보비치군’ 다시금 전사로 돌아오나? 2점
함장 : 요보비치 언니는 원래 빰므파탈 아냐?. 2점

* 바보 : 기대치 점수 : 13점 / 7명 = 1.85

버디 : 신현준도 하는 바보. 기대없다. 1점
백운수 : 기대된다, 얼마나 바보스러운 영화일지… 1점
신어지 : 강풀 원작의 제 1탄이 드디어 오셨는가. 3점
엽민 : 아무리 강풀영화라도 차태현, 하지원영화에 기대한적없다. 2점
짱가 : 나는 착한 주인공 보다 정의로운 주인공이 더 좋다, 1점
페니웨이 : 차태현 보다는 박희순이 더 기대됨 3점
함장 : 사는 것도 바보 같은데 영화관에서도 바보를 봐야 하나. 2점

* 사랑보다 황금 : 기대치 점수 : 8점 / 5명 = 1.6

버디 : 사랑도 하고, 돈도 벌고. 여배우 엄마때문에 미워하진 않지만, 행복해 죽겠다는 것들 정말 재수없다. 1점
신어지 : 로맨싱 더 골드? 배우들이 좋네요. 3점
짱가 :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 기대도 안해. 1점
페니웨이 : 그저 그런 로맨틱 코미디일듯 1점
함장 : 김중배는 영원한데 헐리웃이 캐사기친다. 2점

* 쿵푸덩크 : 기대치 점수 : 11점 / 7명 = 1.57

버디 : 난 주걸륜도 싫다. 1점
백운수 : 감독도 못 믿겠는데, 저우제룬을 보면 이서진이 떠올라… 1점
신어지 : 주성치라면 또 모를까. 2점
엽기민원 : 아류작 삘이 너무 난다. 1점
짱가 : 주성치 없는 오맹달, 과연?… 3점
페니웨이 : 소림축구 이후 자리잡은 무술의 스포츠화 2점
함장 : 주걸륜 빼고 뭐 보겠니?. 1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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