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 게임기에 미래는 있는가?

 

 


 


 




 


가끔 가 보는 천하귀남님의 블로그( http://brainage.egloos.com/5763899 )에서 흥미로운 논쟁이 일어났다.


 


주인장인 천하귀남님이 스마트폰 게임 매출이 휴대용 게임기용 게임 매출의 4배에 달했다는 기사를 인용하며 스마트폰 때문에 휴대용 게임기의 미래는 어두울 것이라고 포스팅한 게 발단이었다. 그 글을 읽은 방문객 중 일부가 매출 통계 자료를 제시하며 스마트폰 출시 이후에도 휴대용 게임기는 꾸준히 잘 팔렸고, 스마트폰으로 인해 휴대용 게임기가 사라질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논쟁에 불이 붙은 것이다.


 


음, 확실히 통계 자료의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숲에 들어가면 나무만 보이듯이, 한 분야의 숫자만 들여다보면 전체를 보지 못하게 된다.




현재 휴대용 게임기 중에서 가장 잘 나가는 닌텐도의 3DS만 해도 그렇다. 2011년 2월에 출시된 이후 3DS의 누적 판매량은 2013년 7월 31일 현재, 전세계적으로 3248만대에 달한다( http://bylines.news.yahoo.co.jp/fuwaraizo/20130805-00026970/ ). 3천만대? 엄청나잖아!


 


그렇다면 스마트폰의 판매량은 어떨까. 흠, 가트너 발표에 따르면 2013년 1분기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2억 1천만대 수준 …… ( http://www.connectinglab.net/wordpress/?p=5664 ) 잠깐만, 1분기 시장 규모만 해도 벌써 3DS 누적 판매량의 7배네? 뭐야, 이거!


 


물론 스마트폰 사용자가 전부 다 게임을 하는 건 아니다. 일부는 전화기로만 쓸 테고, 거의 대부분 사람들은 SNS로 수다 떠는 데만 이용할 테니까. 최대한 보수적으로 계산하면 아마 10% 내외가 꾸준히 게임을 하는 사람일 것이다. 그렇다고 쳐도 이미 2013년 1분기 기준으로 2천 100만 명의 스마트폰 게임 유저가 늘어났다는 얘기가 된다. 당연히 이 숫자는 매 분기마다 가파르게 늘어날 것이다.


 


그리고 위 기사에 나오는 그래프를 보면 닌텐도 3DS의 2013년도 1분기, 2분기 판매량은 전년대비 약 30% 정도 감소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2년 1분기 : 208만대 / 2013년 1분기 : 125만대


– 2012년 2분기 : 186만대 / 2013년 2분기 : 140만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물론 게임기는 판매량이 최대치에 달한 뒤에는 조금씩 판매량이 줄어든다. 보통은 이럴 때 타이밍 좋게 약간의 개량을 가한 신제품을 발표해 사람들의 관심을 되돌려야 하는데, 정작 닌텐도가 내놓은 건 …… 3D 기능을 삭제한 염가판 게임기 2DS다!


 


더군다나 기사 본문에서도 언급하고 있지만, 일본 내에서조차 대학생 이상의 청년층에게는 스마트폰이 “가장 잘 쓰는 게임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소년층에게까지 확대되는 건 그저 시간 문제일 따름이다.


 


닌텐도 3DS의 2013년도 판매 목표량은 1800만대라고 한다. 그게 가능할지 어떨진 잘 모르겠다. 분명한 건 2013년도 스마트폰 판매량은 그 10배 이상 될 거란 사실이다. 즉, 전체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 휴대용 게임기는 이미 틈새 시장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게임 개발사 사장이라면 어느 쪽 게임을 만들지 고민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뻔히 보이는 걸 결정하는 데 고등수학이 필요한 건 아니니까.


 


일반인에겐 휴대용 게임기의 미래 따위는 별 상관없는 얘기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모두의 마블>을 즐기는 걸로 만족하고 있으니까.


 


휴대용 게임기의 영속성을 확신하는 건 하드코어 게이머뿐이리라. 업계 관계자들조차 그렇게 생각하진 않는 것 같다. 닌텐도만 해도 그렇다. 휴대용 게임기의 미래를 장밋빛이라고 믿는 이들이라면 오직 원가 절감에만 집착한 제품인 2DS 따위를 내놓을 리가 없지 않은가?


 


한 줄 결론 : 아무래도 어려울 거 같은데, 끗.


 


 


영진공 DJ 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