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내리는 빗방울을 말려 볼까?


“Stephen Frears” 감독의 2000년도 영화, 『High Fidelity』.
한국 제목은 너무나 기특하게도『사랑도 리콜이 되나요』

“John Cusack”, “Joan Cusack”, “Tim Robbins”, “Catherine Zeta-Jones”, “Jack Black” 등이 줄줄이 나오는 영화다. 배우 뿐만이 아니고 Rock 애호가들이라면 “오호~”라는 감탄사를 연발할 만한 노래들이 연이어 흘러나오기도 하는 영화이다.

오늘은 그 노래들 중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Scotland 출신의 “The Beta Band”가 부른 “Dry the rain”인데, 이들이 발표한 3개의 EP를 한데 묶어서 1998년에 발매한 “3 E.P.’s” 앨범에 수록되어 있다.


Dry the rain

By The Beta Band

This is the definition of my life
Lying in bed in the sunlight
Choking on the vitamin tablet
The doctor gave in the hope of saving me
In the hope of saving me

이것이 내 삶의 모습,
한 낮에 침대에 누워,
비타민 정을 먹다 목이 메었네,
그런 나를 살려 보겠다고 의사가 나타났지,
이런 나를 살려 보겠다네,

Walked in the corner of the room
A junk yard fool with eyes of gloom
I asked him time again
Take me in and dry the rain
Take me in and dry the rain
Take me in and dry the rain
Take me in and dry the rain the rain
The rain the rain the rain now

방 한 구석을 뱅뱅 맴돌던,
게슴츠레한 눈동자의 고물상 양아치,
나는 그에게 자꾸 물었네,
나를 데려가 빗방울을 다 말려버리게 해 줘,
나를 데려가 빗방울을 다 말려버리게 해 줘,
나를 데려가 빗방울을 다 말려버리게 해 줘,
나를 데려가 빗방울을 다 말려버리게 해 줘,
빗방울, 빗방울, 빗방울을,

Dusty brown boots in the corner
By the ironing board
Spray on dust is the greatest thing
Sure is the greatest thing
Since the last since the last

먼지를 뒤집어 쓴 채 구석에 쳐 박혀있는 갈색 부츠,
다림질 판 옆에 놓여있네,
먼지 위에 물 뿌리는 게 제일 멋진 일이지,
그래, 제일 멋진 일이야,
지난 번에 해 본 이후로, 지난 번에 해 본 이후로,

Walked in the corner of the room
A junk yard fool with eyes of gloom
I asked him time again
Take me in and dry the rain
Take me in and dry the rain
Take me in and dry the rain
Take me in and dry the rain the rain
The rain the rain the rain now

방 한 구석을 뱅뱅 맴돌던,
게슴츠레한 눈동자의 고물상 양아치,
나는 그에게 자꾸 물었네,
나를 데려가 빗방울을 다 말려버리게 해 줘,
나를 데려가 빗방울을 다 말려버리게 해 줘,
나를 데려가 빗방울을 다 말려버리게 해 줘,
나를 데려가 빗방울을 다 말려버리게 해 줘,
빗방울, 빗방울, 빗방울을,

If there’s something inside that you wanna say
Say it out loud it’ll be okay
I will be your light
I will be your light
I will be your light
I will be your light

가슴 속에 품고 있는 뭔가 할 얘기가 있다면,
큰 소리로 외쳐 봐, 괜찮아,
내가 너의 빛이 될 게,
내가 너의 빛이 될 게,
내가 너의 빛이 될 게,
내가 너의 빛이 될 게,

I Need Love, yeah
I Need Love

내겐 사랑이 필요해, 정말로,
사랑이 필요해,

영진공 이규훈

“인크레더블”, 재밌지만 비아냥 거리고 싶은 ……



맨!『스쿨 오브 락』의 잭 블랙 옹께옵서 그리 저항하려 했던 매엔!

우린 미디어에 비해서 늘 부질 없는 존재다.
우리가 미디어에 등장할 때는 늘 ‘국도를 달리던 버스와 24톤 트럭이 충돌해 사망18명 부상 27명’에 일부가 될 때, 혹 운이 좋으면 능력없는 애비의 비애가 절절한 ‘아빠의 도전’ 따위에서 말도 안되는 곤봉 돌리기 단 1회로 ‘그나마 능력있는 애비’가 되거나 아니면 ‘그것조차 못하는 무능력한 아빠’에 줄타기 때. 혹 운이 더 좋다면 연말 불우이웃돕기 행사에 돈 만원 자선냄비에 넣을 때 느닷없는 카메라에 선건 맞으며 별 생각도 해본적 없는 ‘불우청소년의 미래’ 따위를 읊어줄 때다.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그래, 도대체 얼마를 벌어오라는 거냐?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울어’ 가뜩이나 연말 경기 심란한데 어따대고 약올려?

어리광도, 격려도 삐딱하게 볼 수 밖에 없는 처연한 세상에 부딪혀 살아가는 샐러리맨들, 자영업자들의 비애가 나만의 문제라고 볼 수 없다.

초능력자 집안의 알콩달콩한 살이를 마음편하게 못보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제발 2등만 하라는 아빠, 미모에 아량에 아이들 뒷치락거리용으로 고무처럼 온몸이 늘어나는 초능력을 가사용으로 소모하는 엄마, 주체할 수 없는 능력을 가진 아이들. 90년대의 맨들이 자아에 대한 고독으로 몸부림을 잠시 쳐 주신 뒤 역시 ‘맨’은 맨이야를 외치며 치기어린 자기번민의 시간을 성장통처럼 가져온 맨님의 변화는 이제 인크레더블에서 그 절정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 재미있다. 엄청 웃긴다. 재치 있고 오, 당시의 그 놀라운 3D능력. 내가 3D 오퍼레이터가 아니라서 모르겠는데 거 뭐냐? 폴리곤이라고 하나? 놀랍도다.

근디 말이다. 저 모든게 나한테는 마치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라고 노래부르며 비아냥 대는 처자식마냥 얄미워 보이냔 말이다. 그보다 차라리 잭블랙이 아이들에게 ‘니들은 맨을 쳐부셔야!”라고 외치던 자본주의 공교육 시스템에서는 절대 해서 안될 말들이 절절히 들리냔 말이다. 왜, 루저의 감정이 나에게 가슴 절절해 지는 거냔 말이다.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하며 노가다 잡부에서 사시에 합격한 누구를 저주했던 고등학생들이나,
‘초능력이 미워요’를 남발하던 (배트,스파이더)맨들을 아니꼽게 보는 나나,
‘인크레더블’의 초능력 가족의 푸념에 절망해야 하는 이 땅의 샐러리맨들이나



어디 도.망.칠.데.가.없.다.

부대끼는 건 지금도 벅차고 낙타의 등이 부러지는 건 언제나 마지막 한 짐 때문이다.

이노래가 이럴 땐 딱이다.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스끼다시 내 인생


영진공 그럴껄

[쿵푸팬더], 협(俠)이 없어서 재밌고 좋았다능 … ^^

 


<쿵푸팬더> … 어릴 때 부터 길러진 무협언니가 이 영화를 마다할 수는 없었답니다.

목소리 연기는 논외로 할께요. 아주 훌륭했으니깐요. 특히 ‘귀여운 얼굴’의 마스터에 후까시 잡는 더스틴 호프만 목소리. 죽음이었어요. 잭 블랙 팬더목소리 완전 듁음이었고, 안젤리나 졸리나 바이퍼 맡은 루시 리우는 분량이 적어서 아쉬웠죠. 몽키마스터 목소리가 성룡이라더니 이건 좀 속은 기분.

일단 저는 ‘팬’더의 ‘팬’심이 맘에 들었어요. 방안에 액션 피규어 있고, 포스터 덕지덕지 붙어있고. 딱 성룡포스터 붙어 있는 우리네 중고생때 방을 보는 것 같고. 국수 꿈 꾸라는 팬더 아버님 말씀은 용꿈 꾸고 학력고사(혹은 수능)잘 보라는 우리네 아버지 말씀 닮았고, 내려와서 국수 서빙하라는데 방에서 되도 않는 무술흉내 내고 있는 것도 넘흐 좋았고. 팬더의 수련장면 실망하지 않았어요.

예고편에서 만두먹는 걸로 훈련하는 장면에서 부터 그 생각이 들었는데요. 예전 성룡이 아주 어린시절 작품보면, 취권이었나? –;;; 그 무공 센 할아버지하고 나와서 할아버지는 대충대충하는데 성룡은 완전 용쓰고. 물동이도 나르고, 그러면서 훈련하는 그런 장면들 있잖아요. 암튼 딱 그거 생각이 들었는데 정말 비슷했어요. 넘흐 귀엽잖아요.

무는 있되, 협은 없어서 진짜~ 좋았어요. 저는 무협영화 좋아하는데요. 무협영화에서 별로 안 좋아하는 대목이 두 대목이 있어요. 첫번째가 ‘넘흐나 범접할 수 없이 알흠다흔 여힌네에 대한 무우사~의 순정’ 저 이런거 나오는 거 정말 싫어해요. 여자애들 좋아하는 천장지구 같은 것도 정말 싫어하고.

암튼, 두번째가 좀 아이러니하기는 하지만 바로 ‘협(俠)’이에요. 아놔… 제발 그 ‘의협심’, ‘형제애’, ‘복수심’, ‘가문을 일으키겠다는 굳은 결의’ 이따위 것 없으면 안되는 겁니까? 쿵푸팬더가 보통 무협지의 줄거리를 그대로 답습하면서 아주 빠져있는 대목이 있으니, 그건 그가 무사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俠”이 전혀 없었다는 거에요. 아시죠 보통 무협지 줄거리?

hk26.bmp
1) 강호의 명문가가 멸문지화를 당한다.
2) 명문가의 먼 친척, 혹은 그 집의 충실한 종이 어찌 어찌 하여 어린 아이 하나를 살려낸다. 3) 어린 아이는 자신의 신분을 모른 채 자라난다.
4) 어느 날 자신의 정체성을 알게 되고 고뇌한다.
5) 산으로 들어가 우연한 기회에 스승을 만나 고수가 된다.
6) 원수를 만나 우여곡절 끝에 원수를 물리치고,
7) 그 과정에서 원수의 사연을 알게 된다.
8) 모든 것이 무상함을 깨닫고 초야에 묻힌다. or 강호를 평정하고, 정의가 찾아온다.

<경고!!!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가 다수 출몰하오니 각별한 주의를 요합니다.>

근데 팬더 얘를 보면,
1) 강호의 명문가가 멸문지화를 당한다… 따위는 없다.
2) 팬더 아빠가 오리인게 이상하기는 하지만, 암튼 데려다 길렀건 어쨌건 간에 충실한 종이 길렀는지 어쨌는지는 모르겠다.
3) 팬더는 액션피겨를 보며 무사가 되는 꿈을 꾸며 자라난다.
4) 어느날 자신의 정체성을 알고 열라 신나한다(!!!)
5) 스승이 뻗대다가 자기를 받아줘서, 먹으면서 신나게 훈련하다가 고수가 된다.
6) 얼떨결에 원수인지 뭔지 알수없지만, 암튼 타이렁을 만나 물리친다.
7) 주민들을 구한다.
8) 무상하긴 뭘. 더 신나한다.


팬더 얘는 애초 부터 뭘 바라고 무공을 익힌 애가 아니라서, 용의 문서에도 관심이 없었고. 타이렁이 마을을 망치고 간 과거가 있지만 그렇다고 ‘정의를 되찾겠다’는 멋진 모토도 없구요. 중간에 마을사람들이 대피하고 이런 소동이 있긴 했지만, 팬더가 무슨 꼭 마을 사람을 구하려고 한 것도 아니고, 그냥 좋은 스승과 좋은 사람들을 보호하겠다는 마음 30%에, 잘 배운 무공 한번 머찌게 써보자 하는 순수한 후까시 70% 정도만 있었던 듯 …

얘는 원래부터 적개심으로 무공을 키운 것도 아니거든요. 그래서 나중에 다 이기고 나서도 무상하니 어쩌니 하는 것 없고, 그냥 더욱 신나는 무술세상이 된 것 같아요. 저 이거 정말 좋아요. 류승환 감독 말 마따나 저는 액션 그러니까 사람의 움직임이 주는 쾌감 자체를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거따대고 뭔 꼴 같잖은 복수심, 형제애, 문파를 일으키겠다는 각오, 고독함. 이런 거 같다 붙이는 거 심히… 걸리적 거렸어요. 그래서 아마 제가 성룡을 특히나 좋아하는 듯. 늘 즐겁잖아요. 위트있고. 성룡이 되도 없는 후까시 부리지 않고 온 몸을 던지는 게. 그게 정말 맘에 들었었죠.


어쩌면 영화가 말하는 ‘순리’란, ‘운명’이란 ‘즐길 줄 아는 평범한 사람이 해 낸다.’ 라는 것이었는지 모르겠어요. 시푸가, 그리고 furious 5가 타이렁을 막을 수 없었던 건, 바로 그들이 Furious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 다섯은 순수하게 武를 즐기는 게 아니라, 사실 예전에 타이렁과 동료였던 시기에는 타이렁을 이기고 용의 전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 그리고 타이렁이 간 후에는 타이렁을 물리치겠다는 생각으로 훈련을 해왔다는 거에요. 수동적(상대를 막겠다)목적론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훈련하는 사람들은 당근 더 큰 목표를 가진 적극적 대상 그 자체(막아야 할 대상)를 막을 수가 없지요.

‘막긴 뭘 막냐’ 이게 대사부 거북이 할아버지가 했던 예언인 것 같아요. 평범한 팬더 포가 그야 말로 ‘사심이 없어서’ 드래곤 워리어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국수에 특별재료도 안들어 간다. 용의 문서(그러니까 궁극의 필살기)는 빈칸이다. 이런거. 다 평범한 사람이 순수하게 할 때 뭐든 할 수 있다는 게 순리다. 이런거 아닌가요?


암튼요!!! 협이 없어서 좋다구요!!!

영진공 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