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만 잘하면 장땡일까?


호모 사이언스- 수학이 당신의 손발을 평안케하리니 ……

에라토스테네스는 인공위성은 커녕 호랑이가 담배를 피고 곰이 마늘과 쑥을 먹고 사람이 되던 시절, 기하학을 이용하여 지구의 둘레를 재는 신기를 보여주었다. 그런데 그 계산과정을 들여다 보면 에라토스테네스가 단지 기하학만을 잘했기 때문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귀신도 울고 갈 포토샵 실력을 가졌더라도 일류 그래픽 디자이너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처럼 에라토스테네스는 뛰어난 기하학 실력과 더불어 그에 걸맞는 높은 통찰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업적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그는 지구가 구형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1400년대 말 콜럼버스가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배를 몰고 수평선 너머로 가는 촌극을 벌이기 훨씬 이전, 이미 고대 그리스인들은 지구가 둥글고 우주의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작은 크기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지구가 광활한 우주에 떠 있는 작고 둥근 물체라면 우주의 다른 물체들, 가령 태양은 지구에서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을 것이고, 거리가 멀기 때문에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 빛은 언제나 서로 평행할 것이라 가정했다.



더불어 운도 따라줬다. 나일강의 잦은 범람은 이집트 정부로 하여금 매번 왕립 측량대를 파견하여 지형을 측량하게 만들었다. 그 덕에 알렉산드리아와 시에네는 거의 같은 자오선 상에 놓여 있다는 것과 두 도시 사이의 거리를 정확히 알 수 있었다.



아리스토텔레스도 그의 저서 [천체에 관하여]에서,
지구가 구형이어야 하는 이유를
다양한 방법으로 증명했다.
예를 들어 월식 때 지구가 달에 드리우는 그림자의
모양이 언제나 굽어 있다거나,
여행자들이 북쪽을 여행할 때 보이는 별과,
남쪽을
여행할 때 보이는 별이 서로 다르다는 것 등이다.
이러한 것들은 지구가
둥글어야만 가능한 현상이다.


이렇듯 지구의 둘레를 측정하는 실험에는 우주를 바라보는 에라토스테네스의 정확한 통찰이 없었다면 그가 아무리 기하학 대마왕이라 하더라도 그림자 길이를 잼으로써 지구 둘레를 계산하려는 시도 따위는 애초에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그 예로 고대 중국에서 지도 제작에 관한 내용을 담은 [회남자]라는 책을 들 수 있다. 이 책에는 한 시점에 두 장소(북쪽과 남쪽)에 동일한 높이의 해시계 바늘을 세우면 그림자의 길이가 서로 다르다는 기록이 있다. 그런데 저자는 에라토스테네스와는 달리 지구가 틀림없이 편평하다고 가정했다.

그래서 바늘의 그림자가 짧은 쪽은 태양에 보다 가깝게 있어서 그런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그러므로 그림자 길이의 차이를 통해 하늘의 높이를 계산할 수 있다는 엉뚱한 결론에 도달했다.

* 참고 및 발췌:
   로버트 P. 크리즈 저, 김명남 역,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실험 열 가지, 지호, 2006


영진공 self_fish

“수학만 잘하면 장땡일까?”의 1개의 생각

  1. 이미 기원전에 지구의 둘레를 정확히 측량한 당대의 2인자였지요..!
    글을 보면서 새삼 에라토스테니스를 떠올려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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