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공 64호]<근조> 로버트 알트만 감독 별세

산업인력관리공단
2006년 11월 30일

알트먼 감독의 영화는 후기작 몇 편을 제외하고 국내에 제대로 알려진 적이 없다. 그의 대표작이라는 <내쉬빌>이나
<야전병원 매쉬>가 국내에 소개되었던가? 심하게 가위질된 <매쉬>의 비디오는 본 적이 있는 것같다. 하지만
그는 <플레이어>와 <숏컷>, <패션쇼>의 감독이었고, <고스포드 파크>의
감독이었다. 이 작품들은 모두 후기작들이다. <플레이어>의 오프닝 장면은 인구에 두고두고 회자되며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의 <부기 나이츠> 오프닝에서도 오마주 되었지만 정작 지금의 영화팬들이 로버트 알트먼 감독의 이름을 입에 올리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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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트먼 감독이 11월 20일 별세했다. 향년 81세셨고 TV물과 단편들을 제외하고 30여 편의 영화를 만드셨으니, 사실
만큼 사시며 만드실 만큼 영화를 만들다 가신 셈이지만, 그렇다고 섭섭함과 아쉬움이 없진 않다. 꼬장꼬장하고 성깔 있어 뵈는 흰
수염과 흰 머리의 풍채를 이미 10년 전부터 봤으면서도, 나는 그가 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언제나
정정하게 살아있으면서 그 특유의 냉소적이고 서늘한 분위기의 영화들을 2년에 한번, 3년에 한번씩 내놓을 거라 생각했다.

헐리우드의 스타감독이었고, 이후 헐리우드의 이단 감독이 된 로버트 알트먼의 명복을 빈다. 추모상영한다는 <프레리 홈
컴패니언>이나 보러가야겠다. <쇼생크 탈출> 때문에 선한 이미지로 ‘잘못’ 알려진, 팀 로빈스의 악당 연기와
그레타 스카키의 고혹적 아름다움이 빛났던 <플레이어>도, 오랜만에 다시 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겠다.

산업인력관리공단 조사1부 부장
노바리(invinoveritas@hanmir.com)

[영진공 63호]헤비죠의 중얼중얼 – 금요일 오후 – 1st single album

재외공관소식
2006년 11월 29일

clk1057.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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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한국, WASP/D&C)

참으로 평범한 연주의 음악이다. 그런데 자꾸 빨려드는 매력의 멜로디와 호소력 있는 목소리를 가진, 능력있는 밴드의 음반이다.
봄에 듣고 ‘앞으로 잘하는 밴드가 되겠구나’하고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어제 술자리에서 언급되어 다시 꺼내 듣게 되었다. 밴드가
음악을 잘 한다는 것은 여러가지 의미가 있을 수 있다. 연주를 환상으로 할 수도 있고, 곡을 깜짝 놀랍게 쓸 수도 있으며, 멤버
한 명, 한 명의 연주보다 밴드의 합주가 더 빼어난 것일 수도 있다.

“금요일 오후”는 맨 마지막 경우에 가깝다. 기타는 분위기를 잘 만들고 있지만 최고의 연주는 아니다. 베이스와 드럼도 충실하게
서포트를 하고 있지만 허를 찌르는 환상적인 하모니는 아니다. 그런데 이들 세 명이 합쳐지만 맛깔나는 음악이 나온다. 그리고
보컬리스트는 자기 색깔이 있으면서 연주와 쩍쩍 달라 붙는다.

이 음반은 단 네 곡이 들어있는 첫 싱글 앨범인다. 아직 다듬어야 할 부분이 너무 많지만 이런 신선한 음악이 들어있는 신인들의
음반들 가끔 접할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물론 이런 밴드들이 계속 음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하는 게 더 중요하겠지만.
모 잡지에선 굉장히 박한 점수를 줬던데, 내가 듣기에 3/5은 충분히 된다. 낮게 깔린 음악이지만 적당히 드라이브 걸린 톤의
기타는 곡에 숨통을 터주고, 지르기보다 멜로디를 충실히 노래하는 보컬은 노래의 균형을 잡아준다.

그런지의 세례를 받았지만, 일방적이진 않다. “더스티 블루(Dusty Blue)”나 금요일 오후와 같이 그런지 사운드를 기본으로
갖고 있지만 자기 색을 찾으려는 노력이 묻어나는 음악을 내놓는 밴드들이 있음에 내가 한국록을 좋아한 것이 헛되지 않았음을 느낀다.

p.s. 첨으로 음악을 달아본다. 음반 전체를 통해 가장 박력(!) 있는 「마법의 상자」라는 곡이다. 아무래도 내 취향은 좀 쎄(!)야 필이 오는듯…… ㅋㅋㅋ

p.s.2 이 친구들에게 BXXX처럼 만들어 주겠다며 접근한 회사가 있었단다. 밴드는 곧 갈등에 빠졌고, 결론은 몇 년 반짝
음악할 게 아니라 평생 같이 가고 싶어서 밴드를 하는 것이라서 거절했단다. 아마 인디판에서 가요 관계자들이 봐도 괜찮은 음악을
하는 밴드들, “시베리안 허스키”, “더스티블루”, “더 문”,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보드카레인”, 등은 모두 한 번 쯤
빠져봤음직한 유혹이다. 그리고 빠져도 난 욕하고 싶지 않다. 자본주의의 속성인걸. 그러나 너무나 천박한 한국식 자본주의에서
나중에 결과가 어떠할 지는 이미………………..

음악이란 중얼중얼
헤비죠 (http://heavyjoe.ddanzimovie.com)

[영진공 63호]전문직의 현실

구국의 소리
2006년 11월 29일


즘 정지영씨의 대리번역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동시에 번역가들의 양심고백과 기사에 달리는 그들의 한맺힌 리플들로 열악한
번역환경과 번역가들의 고행(?)이 수면위로 홀라당 떠올랐다. 대학교 시절 아주 잠시나마 번역가를 생각했던 나나 주변의
지인들로서는 생각과는 다른 열악한 번역가의 처우는 적잖이 놀라운 사실들이었다.


번역가도 그렇겠지만 티비에서 번지르르하게 그려지는 전문직들은 사실 알고보면 3D업종이나 별반 다를게 없는 경우가 많다.



중에 하나는 디자이너. 드라마에선 언제나 번지르르한 차림으로 일은 대체 언제 하는건지 맨날 연애질이나 쳐지르고 있는 디자이너를
보며 철없는 어린 청춘들은 나도 멋드러진 디자이너가 되고 말테야 라고 두 주먹을 불끈 쥐겠지만 데이트 비용 대기도 빠듯한 박봉에
‘그나마 데이트 하면 다행이게. 퇴근을 시켜줘야 만나든 싸우든 하지’라고 말할 정도로 야근을 밥 먹듯이 하는 우리나라의 대다수
디자이너들의 현실을 안다면 쥐었던 두 주먹을 슬그머니 피고 싶어 질 것이다.



리고 요즘들어 과거의 웹디자이너 거품처럼 과잉 양산되는 일러스트레이터 역시 마찮가지다. 언제부턴가 일러스트 작가라는 직업이
떠오르면서 우후죽순 학원들이 생기고 많은 새내기 작가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러스트계도 생각하는 것만큼 알흠다운 곳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른 물가와 인건비는 시간이 흐를수록 오르고 있음에도 희안하게 그림 단가는 IMF이후로 떨어져가고 있으며
새내기 작가를 껌값에 써먹으려하는 악덕 출판사들. 아직도 저작권에 대해 무관심한 중소 출판사들 등 참으로 피곤한 인생길이 펼쳐져
있는 곳이다. (이쪽 바닥에 관한 자세한 얘기는 차후에 다시 썰을 풀어 놓기로 하고…..)



튼 번역가나 그림작가나 글작가나 디자이너나 등등의 창작계통의 전문직은 아무리 박봉이며 열악한 환경이더라도 도전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끊임이 없을 것이다. 그건 이러한 일들을 단순히 돈을 벌려는 목적보다 그 일이 정말 좋아서 하는 사람들이 더 많기
때문일 것이다.


문제는 이런 사람들의 열정을 싼값에 이용해 먹으려는 사람들이며 슬프지만 사회에는 이런 못된 인간들이 참으로 많다는 것이다.

열정은 사람답게!
Self_Fish(http://bung015b.egloos.com)

[영진공 63호]최근 박정희 관련

구국의 소리
2006년 11월 28일

요즘 야후 뉴스 박정희 관련 기사에 달리는 댓글의 분위기가 좀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무조건 박통 찬양이 다수를 점유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상당히 비판적인(그러면서도 참신하고 설득력도 있는)
댓글들이 아주 많이 늘어났습니다.

그 이유는 뭘까요?

의식있는 대중이 입을 열기 시작했다?
별로 그럴듯 하지 않습니다.
왜 지금 갑자기 그러겠냐고요.

그것보다는 박근혜 vs 이명박 구도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박통 기사에서 박통 까는 애들은 이명박 편드는 애들이라는…
근데 사실 이명박도 한때 제2의 박통이미지 였는데…ㅎㅎㅎ

뭐 잘들 놀아보라죠.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을까.

요즘 들어 자주 구국의 소리로 마실 나오는
국립과학연구소장
짱가(jjanga@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