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의 예상궤도가 산으로 간 까닭은?

 

 

 

 

 

 

내 군생활 동안 함께 했던 81m똥포. 
하지만 다행히 관측병이라 이 똥포를 들 일이 별로 없었다는~

 

 

 

군 시절 난 81미리 곡사포의 관측병으로 복무하였다. 포대에서 보자면 그것도 포냐며 비웃겠지만 차에 싣기도 애매해서 주구장창 들고다녀야 하는 애물단지 81미리는 사실 보병 대대의 가장 큰 화력중 하나이다. 그러나 대부분이 한국전쟁때 운용하던 것이라 포가 완전히 고정되지 않아 사격하는데 있어서 애로사항이 꽃이 폈다.

 

흔들거리는 포의 작은 오차는 최대 사거리가 5km정도인 이 포에서큰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그 정도 거리라면 작게는 몇 십 미터에서 크게는 몇 백 미터까지 오차가 벌어진다. 그럼에도 간부들은 이 똥포를 가지고 점표적을 초탄명중 시키라고 요구하니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대대장의 왜 초탄을 명중시키지 못하냐는 말에 답답해진 난 과감히 손을 들고 포의 유동이 심해 아무리 좌표를 정확하게 찍어도(1997년도에 1960~70년대 지도를 주고선 좌표를 찍으라는 것도 넌센스!) 초탄 명중은 복불복이라고 말대꾸했다가 여럿 긴장시켰던 적도 있었다.

 

이처럼 고작 4~5킬로 거리의 사격에서도 작은 오차가 큰 변화를 초래하는데, 우주에서처럼 어마어마한 거리를 이동하는 소행성의 궤도를 예측하는데 있어서는 아주 작은 오차라도 매우 큰 문제가 될 것이다.

 

 

 

 

 

 

빛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양자이다. 그래서 물체에 압력을 가해 움직일 수 있다. 물론 그 힘은 매우 약하기 때문에 지구상에선 느낄 수가 없다. 그러나 마찰이나 공기 저항이 없는 우주 공간에서는 얘기가 다르다.

 

막대한 빛의 덩어리인 태양이 내뿜는 빛은 주변의 물체에 영향을 끼친다. 이러한 대표적인 예는 혜성의 꼬리이다. 지구에서는 움직이는 물체의 반대방향으로 꼬리가 끌리지만 우주에서는 태양광에 밀려 혜성의 꼬리는 태양에서 먼 방향으로 기다랗게 끌린다.

 

근래에는 미국과 일본 등의 국가에서 빛의 압력을 추진력으로 이용하는 우주선을 개발하는데 한창이기도 하다.  

 

그런데 태양광이 물체를 움직이는 작용에는 빛의 압력 말고도 또 하나가 있다. 그것은 야르콥스키 효과(Yarkovsky effect)라는 것이다.

 

 

 

 

 

 

야르콥스키 효과는 태양광으로 데워진 소행성 같은 소천체가 적외선을 방출함으로써 그 궤도가 변하는 현상이다.

 

소천체에서는 태양광이 비치는 부분과 비치지 않는 부분 사이에 엄청난 온도차가 생긴다. 온도가 높은 부분에서는 적외선이 많이 방출되는데 그 반동으로 천체는 적외선이 많이 나오는 방향의 반대 방향으로 힘을 받게 된다.

 

 

 

실제로는 소행성의 회전 때문에,

야르코브스키 효과는 좀 더 복잡하게 일어나는 듯 하다.

 

 

야르콥스키 효과를 발견한 러시아의 토목기사,

이반 야르콥스키Ivan Yarkovsky(1844~1902)

20년간 철도 회사에서 일하면서도 여러 과학 분야에서 활동하였으며
행성의 움직임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뭔지는 모르지만 말만 듣고서도 뭔가 엄청 있으나마나한 힘인지 감이 올 것이다. 아무리 우주 공간이라지만 이러한 힘이 물체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미미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아니, 그럴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소행성의 궤도가 야코프스키 효과에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어 학계는 충격의 구렁텅이에 빠졌다고 한다.

 

이 연구성과의 발단은 지구를 위협하는 우주 돌덩어리 ‘1999RQ36’의 등장 때문이었다.

 

 

 

생긴 것 부터 흉악한 우주 돌덩어리’1999RQ36′

 

요놈이 날아다니는 행색을 보니 백 년 후에 지구랑 대충돌의 랑데부를 일으킬 싹수가 보이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사에서는 요놈을 블랙 리스트에 올리고 예의주시하기 시작하였고 1999년과 2005년, 2011년의 3회에 걸쳐 소행성의 위치를 측정했다.

 

그런데 머리좋은 과학자 형님들이 계산한 궤도와 실제 관측궤도가 12년 동안 약 160km정도 어긋난 것으로 나타났다. 식겁한 형님들이 이래저래 고민 끝에 부랴부랴 야르콥스키 효과를 고려하여 계산해보니 그 결과와 관측결과가 일치하였고 그 뒤로 맘편히 잠들 수 있었다고 한다.

 

근데 이 야르콥스키 효과는 ‘1999RQ36’가 태양에서 가장 가까울 때 조차 약 14g 정도라고 한다. ‘1999RQ36’는 직경 560미터에 질량이 6800만톤으로 추정되니 14g의 힘 따위가 뭘 어쩌겠어하는 생각이 들겠지만 우주 돌덩어리들이 날아다니는 거리가 서울~부산 거리도 아니고 수천천천만만만 킬로미터이니 아주 작은 각도의 변화가 이처럼 큰 결과의 오차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래서 야르콥스키 효과를 고려하여 계산한 결과 2135년에는 소행성이 지구에서 22만마일(약 35만km) 정도 떨어진 지점을 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구에서 달까지 거리인 24만마일보다 가까운 지점이지만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은 극히 미미하다고 과학자 형님들은 이야기하고 있다.

 

한편 이번 야르콥스키 효과의 입증은 소행성의 궤도 예측에서 뿐만 아니라 소행성 탐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성과였다. 왜냐하면 소행성의 궤도 변화는 소행성의 질량을 계산할 때 있어서 오차를 일으키는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행성의 질량을 추정하는 일은 탐사선이 현지에서 사용하는 연료의 양을 짐작하는 데 중요한 구실을 한다.

 

소행성이 무거우면 중력이 강해지므로 탐사선이 사용하는 연료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사는 우리를 위협하는 돌덩어리 ‘1999RQ36’의 정체를 좀더 명확히 밝히기 위해 2016년 우주선을 날려 샘플을 채취하여 들고 올 생각으로 ‘오시리스-렉스’계획을 진행 중이다.

 

 

 

 

 

 

야르콥스키 효과의 성과는 2012년 5월 19일에 일본 니가타 현에서 개최된 ‘소행성, 혜성, 유성 2012(ACM 2012)’ 국제회의에서 발표되었다.

 

영진공 self_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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