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리? 젤리 피쉬? 좀 알아보고 쓰자!

경향신문 기자는 젤리피시를 몰랐던 것인가? (클릭)

이건 경향 만의 문제가 아니다. 온라인 뉴스 기사를 제공하는 업체가 있는 것 같은데, 어쨌든 이 신문사들은 기사를 읽어보지도 않는 것인가?!  바다 한가운데서 투명한 생명체를 발견한 이 뉴질랜드 어부의 마음이 이런 것이었을까?

이 기사를 보며 든 생각은 “대체 이런 병신 같은 기사를 어디서 누가 만들었지?!” 였다. 젤리피쉬(jellyfish)의 뜻을 모르고 있는 듯한 느낌의 이 쓰다만 기사는 내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그러니까 이 생물은 물고기(fish)란 소린가, 아니면 젤리 피시(jelly fish)란 소린가, 해파리(jellyfish)란 소린가?

도대체 무엇이 이 멍청한 기사를 낳은 건지에 대한 궁금증이 내 존재의 근원 깊숙한 곳에서부터 일어났다. 그래서 원문 기사를 뒤졌다. 뉴질랜드 어부가 저 생물을 젤리피시라고 했는지, 아니면 그걸 다룬 외국 신문에서 젤리 피시라고 했는지, 아니면 우리 기자가 그냥 바보인지를 알아보려고.

검색 결과 이것에 관한 기사가 최초로 실린 곳은 영국 일간지 MailOnline 으로 보인다.
“Now that’s a jelly fish! Stunned fisherman catches wobbly shrimp-like creature that’s completely see-through”, MailOnline, Jan 21, 2014.

이 기사는 지극히 정상적인 과학기사의 그것을 보여주고 있다. 제목 첫 자에서 jelly fish를 언급할 뿐 본문에서는 투명한 새우 같다고 표현하고 있으며, 우리 입장에선 놀랍게도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해 그 생물체의 정체는, 살파류salps이며 Salpa Maggiore (Salpa Maxima)라는 이름까지 밝히고 있다.

혹시나 해서 같은 내용을 다룬 New zealand Herald 기사를 보았다.

“Fisherman left baffled by see-through marine creature”, New zealand Herald , Jan 22, 2014.

젤리피시 이야기는 없다. 그저 투명한 새우같이 보였다고만 말할 뿐 여기서도 전문가의 의견을 첨부하여 그 생물체에 관해 정확히 설명해주고 있다.

그러니까 도대체 외국에서 이 기사를 퍼 온 녀석은 뭘 보고 기사를 쓴 건가. 제목에 비유적으로 한 번 언급된 jelly fish를 전체인냥 ‘젤리 피시’라고 떠벌리고 있다. 내용도 충실히 가져온 것도 아니고, 이 생물이 무엇인지에 관해서는 우리나라 기사엔 제대로 적혀있지도 않다.

그나마 번역도 틀려서 이 생물이 남쪽 바다에 살고 있다고 적혀있는데 얼핏 읽어서는 따뜻한 남쪽 나라 바다인 듯한 느낌이다. 근데 얘네들 추운 바다에 살거덩! 아..정말..얘는 이렇게 기사를 써놓고도 돈을 받겠지?!

이하 내용은 위의 두 외국 기사에서 이 생물체를 소개하고 있는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얘네들의 과학 기사를 대하는 자세 정말 부럽다.

이 생물은 살파류 salps 로서 Salpa maggiore (Salpa maxima)라고 한다. 젤라틴 같은 몸으로 물을 펌핑하여 바닷속을 움직이고 추운 바다, 특히 남극해 Southern Ocean 에 풍부하게 서식한다고 한다. 햇볕이 드는 바다의 상층부에서 가장 작은 식물성 플랑크톤을 내부 필터 internal filters 로 포획해서 먹으며 심지어 박테리아조차 먹는다.

그래서 이들은 먹이 사슬에서 중간자 역할을 하며 물고기, 거북, 물개에게 중요한 먹이 공급원으로 해파리보다 훨씬 더 영양가가 많다. 이들은 생각하는 것 만큼 그렇게 희귀하지 않으며, 놀랍도록 빠른 번식률을 자랑한다.

그들은 홑 개체나 긴 체인을 형성하며 일부 살파류는 하루 만에 그들 개체군의 두 배가 될 수도 있다. 이들은 투명한 몸 때문에 발견하기가 힘들다.

* 20초부터 보시면 살파류의 멋진 강강술래(?)를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