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니셔 2”, 뼈와 살이 저미는 밤!!!

내가 돌프 룬드그렌의 [퍼니셔]를 봤던 것이 아마도 고등학교 때였을 거다.
뭐랄까, 어린 마음에 보기에도 참 엉성한 영화였다.  그리고 [퍼니셔]가 미국 만화의 슈퍼 히어로란 사실을 알고선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놈의 슈퍼 히어로가 총질을 하고 다닌담?”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퍼니셔가 나오는 스파이더맨 만화를 구해 읽고, 쓸데없는 배경 지식을 전해들은 뒤로 나는 생각을 고쳐먹었다.  그래, 뭐가 어쨌건 양키는 칼질이나 주먹질보단 총질이 더 잘 어울려.  그리고 총질을 해대는 슈퍼 히어로야말로 진정한 양키들의 슈퍼 히어로 아니겠어?
그러나, 돌프 룬드그렌 형님께서 첫 빠따를 워낙 졸렬하게 말아잡수신 탓에, 퍼니셔가 또다시 영상화되긴 어려울 것 같았다.  기껏해야 TV 애니메이션 [스파이더맨]에서 조연으로 나와 아둥바둥대는 꼴을 선보이며 보는 이들의 측은지심을 자극할 따름이었다.  역시, 한 번 말아먹으면 별 볼 일 없어지는 건 한국이나 미국이나 별 차이 없네?

21세기 들어와 마블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영화 [스파이더맨], [엑스맨] 등이 빅히트를 치면서 [퍼니셔]도 다시 한 차례 영화화가 되었다. 그러나 이건… 돌프 형님판보다도 더 형편없이 졸렬한 영화였다. 가족을 죽인 웬수 색희들에게 복수를 하려면 화끈하게 총질을 해야지! 넌 왜 몰래 숨어서 삽질만 하는 거냐? 너 퍼니셔 맞아? 혹시 2메바 아냐?

<돌+프 퍼니셔, 1989>

그리고 또 몇 년이 흘렀다.
[퍼니셔]는 영화계에선 완전히 잊혀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
[퍼니셔: 교전지대, Punisher: War Zone]이란 영화가 새롭게 나온 것이다!
이 영화, 작년 12월에 개봉했는데 쫄딱 망했다고 한다. 그래서 관심 밖, 아웃오브안중의 영화였다. 어쨌건 [퍼니셔]를 벌써 두 편이나 봐 줬으면 됐잖아. 내가 더 봐줘야겠어?
그런데 어쩌다 보니 저번 주말에 이 영화를 보고야 말았다. 인간, 너무너무 심심하고 할 일이 없으면 가끔 엉뚱한 일을 하기 마련이니까.

그리고, 이 영화를 다 보고 난 다음, 나는 한탄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젠장….. 내가 왜 이 영화를 이제야 본 거람?!”
  청소년 열람 불가  


[#M_成人은 봐도 됨|별 것도 아니구만 … |
…. 오늘 밤도 퍼니셔, 프랭크 캐슬은 씨밤바 마피아들의 모가지를 접수하러
훼밀리 마트…. 아니, 훼밀리의 호화 저택에 잠입하셨답니다. 그리고 세상에나, 순식간에 설흔 명이 넘는 악당 색희들을
벌집으로 만들고, 목을 따고, 대가리를 부셔서 저세상으로 보내버리셨죠. 근데 도망친 색희들이 있네요? 퍼니셔 아저씨는 그
씨밤바들을 잡으러 가셨죠. 근데 악당 색희인줄 알고 골통을 날려버린 녀석이 알고 보니 잠입수사중인 FBI네요? 짜증 만빵이 된
퍼니셔 아저씨는 엄한 악당 색희를 분쇄기에 넣고 갈아버렸어요. 쿄쿄쿄.

근데 이 악당 색희가 살아나네요? 얼굴을 꿰매 붙이긴 했는데 이건 뭐 완전히 박수동
만화에 나오는 옥떨메(옥상에서 떨어진 메주)가 된 거에요. 근데 옥떨메라고 하면 폼이 안 나니까, “내는 오늘부터
지그소우다!”라고 하는 거예요. (니가 ‘쏘우’냐???) 그러더니 퍼니셔를 갈아버리겠다며 이를 가네요. 흥!

그러는 동안 퍼니셔 아저씨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자기가 죽인 FBI 요원 가족을 찾아가 제발 자기 가슴팍에 구멍을 뚫어달라고 말해 보기도 하죠. 하지만 자식 교육에 악영향을 끼칠까 걱정한 미망인이 그 부탁은 거절하고 말았지요.

아무튼 지그소우는 죽은 FBI 요원 가족을 집적대기 시작하고, 그 사실을 알게 된
퍼니셔 아저씨는 짜증이 완존 꼭지까지 돌아서 지그소우를 작살내기로 결심한답니다. 그리고 탄창 꼭꼭 끼운 총을 들고, 씨밤바 악당
색희들을 인정사정 보지 않고 쏴 갈기기 시작하는데 …


* 공교롭게도 영화의 주요 인물들은 모두 드라마를 통해 우리에게 낯익은 이들입니다.  퍼니셔역의 레이 스티븐슨은 영드 ‘롬”의 ‘풀로’이고, 지그소우는 미드 ‘와이어’의 형사 ‘지미’, 그리고 미망인역의 줄리 벤츠는 ‘덱스터’의 부인 ‘리타’라능 … 그러고보니 줄리 벤츠는 ‘쏘우5’에서도 (원조)지그소우에게 괴롭힘을 당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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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대충 이런 스토리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스토리는 전혀 중요치 않다. 중요한 건 퍼니셔가 유쾌상쾌통쾌하게 총질을 해대며 악당들을 장렬하게 박살낸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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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으로 안면을 분해하고, 기관총으로 벌집을 만들고, 유탄발사기로 아예 공중에서 사지분해를 시키는 등, 그야말로 “이 씨***, 다 죽여버리겠다!”라는 분노의 절규가 쉴 새 없이 울려퍼지는 악-숀 씬의 연속이다. 그래, 이거다 이거! 그동안의 퍼니셔 영화들이 보여주지 못했던 걸 네가 유감없이 보여주는구나!

누가 뭐래도 액션 영화의 진수는 액션이다. 그리고 양키 액션의 진수는 총질이다. [퍼니셔 : 교전지대]는 [이퀄리브리엄]에 이어 그 사실을 여실히 증명해 보인 영화다.
그런데 이해가 안 되는 건 이거다. 왜 이 영화가 망한 거지? 재밌기만 하구만. 너무 잔인해서 그런가?
별점 : 5점 만점에 5점 – 단, 이건 어디까지나 B급 악-숀 영화광의 관점에서 매긴 점수!
영진공 DJ 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