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의 심리를 분석해보자!

 

 


 


 



 


 


“스파이더맨”은 한 마디로 성장드라마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소위 철없는 청소년이 거대한 힘을 갖게 되었을 때 가질 수 있는 심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스파이더맨은 ‘유전자 변이된 거미’라는 로또 복권에 당첨된 왕따 청소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 청소년은 평소에 인기도 없고 집도 가난하고, 좋아하는 여자에게 말도 제대로 붙여본 적 없는 왕따였죠. 그는 그런 자기 모습이 아주 싫었을 겁니다. 그런데 거미에게 물린 덕분에 정말로 그런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행운을 얻은 거예요. 문제는 그 행운이 너무 거대하다는 겁니다. 마치 거액 복권당첨처럼 말이죠. 처음에는 자신의 능력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 지 모릅니다. 로또 당첨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당첨된 사실을 알리자니 그것도 불안하고(여기저기서 도와달라 손을 벌리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범죄의 표적이 되기도 하겠지요), 그렇다고 숨기고 있자니 지금 처한 꿀꿀한 상황을 계속 참아내야 하고. 그래서 그는 어떻게 이 힘을 사용해야 할 지 고민에 빠집니다.


 


그런 상황에 놓여진 스파이더맨의 성격은 이상주의와 낙관성인데, 이것 역시 청소년기의 특성입니다. 청소년들은 대부분 마음 한구석에 이 세상에 정의는 살아있으며 모두가 조금씩 노력한다면 세상은 그 정의에 한걸음씩 가까워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물론 그런 희망 때문에 그만큼 쉽게 좌절하고 환멸을 느끼기도 하지만요. 개인적으로는 조금 손해 보더라도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일들이 있다고 생각하는 청소년들은 기부나 자원봉사에 관심이 많고 직접 하고 있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모두들 마음속은 스파이더맨과 비슷한 것이죠.


 


 


 



 


 


 


스파이더맨이 처음 접하는 중압감은 막대한 힘에 따르는 책임감이 아닙니다. 우선은 자기에게 생긴 비밀이 주는 부담감이 먼저죠. 그는 부모처럼 지내던 삼촌가족이나 친구에게도 자신의 비밀을 밝힐 수 없어요. 그런데 이런 경험은 누구나 한번쯤 하게 됩니다.


 


사람들은 사춘기에 일어나는 신체적인 변화(이차성징)와 호르몬의 균형이 바뀌면서 머릿속에 온갖 생각이나 욕망들이 떠오르는데 그런 것을 부모님이나 친구에게 말할 수 없으니 혼자 간직하게 되지요. 그러다 보면 서서히 ‘나’라는 개인의 독특성에 대한 자각을 하게 됩니다. 비로소 부모나 친구에게 의지하지 않고 혼자 생각하고 판단하는 개인으로 태어나는 거죠. 루소가 말한 제2의 탄생이나 청년심리학자 ‘홀링워스’가 말하는 심리적 이유기인 것이죠.


 


그렇다면 심리적인 요인은 능력발휘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요.


 


스트레스는 특히 중추신경계의 작용에 의존하는 여러 가지 섬세한 활동에 영향을 미칩니다. 속도를 다루는 수영 경기나 섬세한 호흡에 의존하는 사격, 타이밍이나 타격점에 의해 좌우되는 골프, 야구 같은 경기에서 선수들의 능력도 스트레스에 의해서 오르락 내리락 하지요. 그런데 스트레스가 너무 많아도, 너무 없어도 역시 경기력은 떨어집니다. 적당한 긴장이 필요한 거죠. 그래서 스트레스나 긴장이 경기력(혹은 여러 가지 수행performance)에 미치는 영향은 언제나 역 U자형 그래프를 그리죠. 이를 여키즈-도슨 법칙(Yerkes-Dodson law)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스파이더맨2 편에서 피터가 갑자기 능력을 잃어버리는 장면은 청소년기의 불안정함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청소년기에는 팔다리의 길이나 체중이 갑자기 늘어나기 때문에 예전에는 잘 하던 운동을 갑자기 못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갑자기 키가 커버리면 오르내리던 계단에서 걸려 넘어지거나 굴러 떨어지는 일을 겪게 됩니다. 그제서야 자기가 평소에는 아무생각 없이 숨쉬는 것처럼 하던 일이 의외로 복잡한 일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곤 하지요. 게다가 감정의 변화도 커서 어느 날은 우울하다가 갑자기 활기찬 모습을 보이고 화를 내다가 온순해지기도 하는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불안정한 것이 청소년기입니다.


 


 


 



 


 


 


[뽀나스]


아이언맨은 우울증환자에 가깝습니다.


남자들은 대개 마음에 상처를 입으면 동굴로 기어들어가는데 아이언맨 수트는 최첨단 동굴이라고 볼 수 있거든요. 아이언맨이 어떤 상처를 입었냐고요? 토니 스타크의 상징 자체가 뻥뚫린 가슴 아닙니까. 텅빈 가슴을 기계심장으로 채워넣은 남자가 토니죠.


 


어쨌든 다른 수퍼영웅들은 나름의 트라우마가 있던가 태생이 다르던가, 혹은 사고가 있었던가 하는데 토니스타크는 그 좋은 머리와 엄청난 재산을 활용하여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구원할 수 있었음에도 굳이 아이언맨을 고집한다는 점에서 병이 매우 깊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영진공 짱가


 


 


 


 


 


 


 


 


 


 


 


 


 


 


 


 


 


 


 


 


 


 


 


 


 


 


 


 


 


 


 


 


 


 

“어벤져스”, 너는 홀몸이 아니란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도 울었나 보다.”


 


 


근래 Made in 마블 코믹스 표 영화를 보던 내 마음을 표현해준 것은 이 시 한 구절이었다. 제아무리 매니아가 아니라면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없는 영화라고 해도, “아이언 맨 2″부터 “토르”, “캡틴 아메리카”로 이어지는 마구잡이식 재고 대방출, 찍고보자식 영화 완성도의 꼬라지는 그야말로 암담한 수준이었다.


 


그건 매니아란 변명으로도 정당화 될 수 없는 지경이었다. “배트맨”과 “엑스맨”의 완성도는 원작을 보지 않은과연 영화 붐을 타고 미국산 코믹스들이 번역 되기 전에 그 원작을 본 이들이 몇이나 되겠는가이들도 충분히 감동할 수 있게 만들지 않았던가.


 


 


 



 


 


 


그리고 드디어 2012년 세계 종말이 오기 전에 등장한 어벤져스. 대체 어떤 세기의 대작을 만들었길래 앞의 작품들을 그렇게 분탕칠 해야 했는지, 수능 시험 성적표를 앞에 둔 수험생 아니 재수생 마냥 내 가슴이 다 설레었다.


 


그렇게 “어벤져스”는 마블이 빨리 보여주고 싶어서 안달 났던 것이 이해가 갈 만큼 평일 관람료 8,000원을 후울~쩍 뛰어넘는 재미를 던져주는 작품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앞서 마구 뱉아내던 작품들을 꾸역꾸역 보느라 딱딱하게 굳어버린 내 말초신경을 시원스레 경락 마사지해주었다.


 


그러나 “어벤져스”는 홀몸이 아니다. 앞서 3개의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등장한 작품이 아니던가. 나 역시 울며 겨자 퍼먹는 심정으로 앞선 작품들을 다 보았기 때문에 어벤져스를 향한 나의 기대치는 평일 관람료 기준 아이언맨2(8,000)+토르(8,000)+캡틴 아메리카(8,000)이 포함된 32,000원이었다. (안타깝게도 어느 한 작품 조조로 보지 못했다.)


 


 


 




 


 


 


그래서 과연 “어벤져스”가 나에게 32,000원 어치의 기대감을 만족시켜 주었냐고 한다면 글쎄다. 연애에서도 상대방과 밀고 당기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보스급인 사슴머리의 존재감은 옥의 티가 아니었을까 한다. 기껏해야 헐크의 1회용 개그 소재 정도였으니 이렇게 폼 안나는 보스는 참으로 오랜만이다.


 


주인공들이 워낙 넘사벽이라 적과의 싸움보다는 지들끼리 싸울 때 오히려 더 땀을 쥐는 긴장감을 느끼게 해준 것도 색다른 경험이었다. 그래서 나의 점수는 32,000원 만점에 24,000원까지다. B급도 아닌 C급 특촬물스러웠던 영화 캡틴 아메리카는 지금 생각해도 안주 없이 소주 한 병 까게 만들 정도이니 말이다.


 



그런 전차로 니들이 진정 히어로라면 지구의 미래를 걱정하기 앞서 우리의 호주머니를 생각해서 앞으로 이 이상의 수준으로 3편 정도 더 나올 수 있게 혼신의 힘을 다해주길 바라는 바이다. OK?!



영진공 self_fish


 


 


 


 


 


 


 


 


 


 


 


 


 


 


 


 


 


 


 


 


 


 


 


 


 


 


 


 


 


 


 


 


 


 

“아이언 맨”이 돌아온다!!!

Iron Man 2

‘아이언맨 2’의 티저포스터

좀 안정됐나 하면 또 마약으로 잡혀 들어가고 하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일명 RDJ)가 완전히 정신을 차리더니만 이렇게 즐거운 눈요기거리를 계속 던져주고 있습니다. 전 이 사람의 출세작인 <채플린>(… 그 전에 출연했던 청춘물들은 잠시 제껴놉시다. 아직 ‘배우’로서의 확고한 위치를 보여주진 못했으니까)은 아직까지도 못 봤지만, 안토니오니 감독의 <구름 저 편에>의 한 에피소드에서 이렌느 야곱과 나왔을 때의 모습을 잊지 못합니다. 우연히 처음 본 여자한테 작업을 거는 거리의 소매치기인 그는 너무나 맑은 눈에 순정과 진심을 가득 담고 있으면서 쉬이 상처받을 연약함을 내비치곤 했습니다.

하지만 경력을 좀 쌓아나간다 싶으면 마약, 나와서 좀 정신차리고 다시 경력 쌓나 하면 또 마약, 해서 어느새 관심 밖으로 밀쳐놨었지요. 지금 다시 필모그래피를 찾아보니, 이런, 전 RDJ와 헤더 그레이엄을 보겠다고 <인 드림즈>나 <투 가이즈 앤 어 걸> 같은 영화도 찾아본 주제에 <숏컷>이나 <사랑의 동반자>, <내츄럴 본 킬러>, <원 나잇 스탠드>, <진저브레드맨> 출연 때의 모습은 기억이 안 나는군요. 그나마 인상깊었다면 <원더보이스> 때 정도.

<회색도시>는 케이블서 방영할 때 녹화도 떠놓고는 안보고 테입도 잃어버린 듯해요. 그 안타까움이 극에 달했던 건 아마도 TV시리즈 <앨리 맥빌> 때였을 겁니다. 시즌이 거듭될수록 시리즈 자체가 불안불안해진 가운데 갑자기 나타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그 시리즈를 구원하는 듯했지만, 웬걸, 또 마약으로 들어가더군요. 이쯤되면 거의 포기하라는 거죠.

그런데 그는 기적적으로 회생합니다. 단편영화 주연이나 장편의 조연으로 조금씩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고 <퍼>와 <조디악>, <찰리 바틀렛> 같은 영화에 출연을 하죠. 특히나 <찰리 바틀렛>에는 마치 <맥스군 사랑에 빠지다>의 맥스처럼 어린애 주제에 어른처럼 굴려는 찰리 바틀렛을 보고 안타까워하면서도 본인은 알콜중독으로 몸을 휘청대는 교장선생님 역을 하면서, 마약으로 휘청대던 젊은날의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해 보여주고 있는 듯했습니다. 사실 그는 지금도 자신의 불행했던 시절을 소재로 멋진 유머로 소화해내는 재미있는 사람이기도 하죠. 그리고 <아이언맨>으로 ‘스타’의 자리를 찾습니다.

사실 <아이언맨>에서 RDJ의 모습을 제대로 처음 본 젊은 관객들에게야 RDJ가 ‘새로운 발견’으로 보였겠으나, 저같은 사람들에겐 ‘눈물없이는 볼 수 없는 기적의 한 장면’이기도 했던 것입니다. 더우기 폭풍같은 시기를 지내고 나이가 든 그는 여전히 선하고 순수한 눈에 ‘그윽한 깊이’를 함께 담고 있었지요. 혹자들은 <아이언맨>이 역시나 팍스아메리카나를 외친다며 고까와했지만, 저는 아이언맨을 연기하던 RDJ의 연기톤이 매우 특수한 ‘냉소’와 ‘자조’를 띄고 있던 걸 또렷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젊은 날을 스스로 개그의 소재로 삼듯, <아이언맨>에서의 RDJ는 자신의 캐릭터를 스스로 놀려먹는 듯한 뉘앙스를 띄면서도 그 캐릭터를 더없이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듦으로써, 진부한 팍스아메리카나 히어로에 미묘하게 다른 옷을 입히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트로픽 썬더>에서의 연기는, 아… 정말 말이 필요없지요.

올 4월에 RDJ는 아이언맨으로 다시 돌아옵니다. 지금은 한창 셜록홈즈로 활약 중인데, 주먹질을 일삼고 자기과시와 허영기가 있으며 실수를 연발하고 왓슨의 수습에 의존하는 셜록 홈즈라니 어딘가 익숙하면서도 낯설지만, 그걸 RDJ가 하면 얘기가 달라지지요. 아마 셜록 홈즈를 광적으로 사랑하는 다수의 셜로키안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겠지만, RDJ라면 그런 셜로키안들조차 잠잠하게 만들 멋진 셜록 홈즈이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어쨌든 <아이언 맨 2>는 속편답게 규모나 물량도 커지겠지만, 스칼렛 요한슨이 등장해 귀네스 펠트로와 신경전을 벌인다니 그것도 무척 기대됩니다. 그나저나 미국개봉은 5월 7일이라면서 국내개봉은 4월이라니, 전세계 혹은 한미 동시개봉은 봤어도 이런 대작을 국내에서 먼저 개봉하는 게 과연 가능한 일인지도 궁금하네요 …

영진공 노바리

아이언맨 유감, 시대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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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뭘 그리 잘못했는데?

앞서 아이언맨에 대해서 투덜거린 바(http://0jin0.com/1350) 있는 짱가 입니다.
여러분의 좋은 지적 잘 봤습니다.  그래서 앞서 글의 2번째 버젼을 올립니다.  

지난 번 포스트에서 투덜거리긴 했어도, 영화 <아이언 맨>은 분명히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일단 CG를 적절히 사용한 화면빨이 끝내주고, 말 그대로 업그레이드 해가는 과정을 그럴듯하게 보여준데다, 카리스마 지수 매우 높은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씨가 주연을 맡고 기네스 펠트로양이 조연으로 활약해준 덕분에 그 만화같은 설정들이 정말 진짜 처럼 보여지기도 했지요. 그 덕분에 아직도 전세계 극장가에서 훌륭한 흥행성적을 거두고 있으니 이 영화의 미덕들에 많은 관객이 공감했다는 뜻일 겁니다.



다우니 주니어씨…

하지만 저는 여전히 이 영화에서 씁쓸한 뒷맛을 지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워지기는 커녕, 씁쓸함은 갈수록 더 커집니다.
그것은 아마도 오지랖과 주제파악에 관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 제가 보기에 <아이언맨>은 지나치게 넓은 오지랖을 자랑하면서 자기 주제파악에는 어설픈 존재입니다. 그는 영웅이라기 보다는 천덕꾸러기이고 문제아입니다.

무슨 만화원작 영화를 가지고 그렇게 따지냐고요?
게다가 수퍼 히어로물들이 대개 그렇지 않냐고요?

음, 몇 명의 다른 수퍼 히어로들의 오지랖과 주제파악을 분석해보죠.

1. 배트맨
우선 배트맨이 있습니다. ‘첨단테크닉으로 떡칠한 부자 수퍼히어로’라는 점에서 아이언맨과 매우 비슷한 컨셉을 가진 수퍼 히어로죠. 하지만 배트맨의 행동은 아이언맨과 많이 다릅니다. 그는 우선 자신의 신분을 철저히 감춥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저지르는 짓이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충분히 정당화되지 못할 것임을 알기 때문이죠. 그는 범죄자들을 체포하기 보다는 직접 처단하니까요. 배트맨 자신도 그게 별로 타당하지 않은 행동임을 알면서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은, 그 자신이 범죄자에 대한 복수심에서 탄생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 덜떨어진 경찰들만 가득한 도시 고담은 그런 배트맨에게 의지하니 둘은 짝짝궁이 잘 맞습니다. 그래서 배트맨은 자신의 도시를 떠난 적이 없습니다. 그는 적어도 자신의 영역은 고담 뿐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이 뭘 하는지 안다는 점에서 주제파악이 분명하고 자신의 한계를 지킨다는 점에서 오지랖도 적당합니다.


어둠의 간지 배트맨…

2. 스파이더맨
그럼 스파이더맨은 어떨까요? 그는 좀 오지랖이 넒은 것이 사실입니다. 단칸방 월세도 못내 쫒겨날 위기에 처해있으면서 뉴욕을 지키기 위해 맨날 거미줄을 쏘아대니까요. 하지만 그 역시 자기가 하고 싶어서 그러는 것은 아닙니다. 왜 그런지 모르지만 자꾸 악당들이 그를 찾아오거든요. 그는 단지 삼촌이 죽어가며 남긴 유언이 자신의 좌우명이 되어 그 원칙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할 뿐이죠. 오지랖은 약간 범위를 초과해도 워낙 주제파악이 겸손합니다. 그게 그의 매력이고, 덕분에 스파이더맨은 가장 서민적인 히어로로 공감을 얻습니다. 그 겸손함이 사라지자 얼마나 찌질스러워지는 지는 모두들 3편에서 보셨을 겁니다.


피터가 춤추는 장면 움짤을 못찾아서…

3. 수퍼맨
그럼 수퍼맨은 어떤가요? 음… 그는 맨 중의 맨입니다. 그는 애초에 인간이 아닙니다. 저 먼 별나라에서 내려오셔서 우리를 굽어 살피시는 천사의 상징이죠. 그가 아무리 엄청난 오지랖을 자랑하셔도 우리는 할 말이 없습니다. 그는 지구의 수호자이니까요. 물론 영화 속에서는 주로 미국 그것도 뉴욕에서만 그것도 자기 여친 주변만 돌아다니시는 것처럼 보이지만, 산타 할아버지가 단 24시간 만에 전 세계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시는(그것도 우는 아이는 빼고) 기적을 행하시듯, 수퍼맨 님 역시 그러실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믿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분의 오지랖은 애초부터 무한하며, 주제파악 역시 본인의 신분에 딱 맞습니다.


맨 중의 맨…

4. 아이언맨
이제 아이언맨의 순서입니다.
아이언 맨님의 직업은 방위산업체 사장입니다. 그것도 영화에서보니 소총에서부터 전투기를 거쳐 최첨단 미사일까지 안건드리는 게 없는 초거대 문어발 재벌 방위산업체 사장이죠. 그는 처음부터 최고의 테크놀러지를 집안 전체에 떡칠해 놓고 사시는 매우 럭셔리한 분입니다. 그런 그가 생사를 가르는 체험을 계기로 갑자기 마음이 바뀌었다고 하는데… 사실은 원래 하던 짓을 계속 하십니다. 지금까지 만든 그 어떤 무기보다도 강력한 무기를 만들어낸 것이죠. 바로 아이언맨 자신입니다. 그는 이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악당들을 찾아 부십니다…만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분탕질을 치는 미군에 대해서는 손끝하나 건드릴 생각이 없으십니다. 그의 가장 친한 친구도 바로 미군 장교인데다 그는 애초에 뼛속까지 미국인이거든요. 자 이제 문제입니다. 그런 그가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요? 저는 그가 미국 내에서 난장을 벌이는 것에 대해서는 뭐라 하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원래 모든 맨들이 자기 동네를 위해 봉사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까요. 하지만 그가 세계로 나가면 정치적인 공평성에 문제가 생깁니다. 미제 무기를 수입해 나쁜 짓을 하는 아프간 군벌은 작살내면서 왜 똑같이 미국 무기를 수입해서 팔레스타인을 들쑤시는 이스라엘은 건들지 않나요? 그는 과연 정의라 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그저 더 쎈 미군에 불과할까요?

더욱 큰 문제는 그의 주제파악 부분입니다. 그는 자기 하나를 강력한 존재로 만들어놓고는 혼자서 모든 일을 감당하려고 합니다. 그 결과, 주변의 모든 사람들은 그냥 들러리가 되고 말죠. 그가 단순히 돈 좀 있는 엔지니어였다면, 그런 행동을 이해해 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초거대 군산복합체의 사장입니다. 정말로 그러길 원한다면, 세상을 정의롭게 하기 위해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적어도 혼자서 수트입고 깝치는 것보다는 훨씬 많을 겁니다. 그에겐 엄청난 조직과 시스템이 있으니까요. 가슴에 달린 에너지원만 해도 그렇죠. 그것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많겠냐고요… 하지만 그는 그걸 전부 자기를 돋보이게 하는 용도로만 사용합니다. 아프간의 동굴에서 그를 살리기 위해 자기 목숨을 바친 홀애비 과학자 양반(제가 이 영화에서 거의 유일하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던 인물)이 과연 그가 이런 짓을 하고 다니는 걸 알면 참 좋아 하시겠습니다. 이런 이유로, 그의 모든 것은 저에겐 낭비로 보였습니다. 간단히 말해 그는 여전히 치기어린 어린애이고 자신의 장난감을 계속 업그레이드 해나갈 뿐입니다.


뭘.. 앞으로도 계속 업그레이드만 할거면서..

물론 바로 그런 모습이 남자들의 로망을 자극하기는 합니다.
게다가 원래 만화 주인공들이란 다 그런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그냥 넘어갔으면 좋겠는데, 그게 잘 안됩니다.
이 아이언맨이 자꾸 요즘 눈에 밟히는 누군가를 생각나게 하거든요.

5. 시대유감
그 분은 경제규모 13위 국가의 대통령입니다. 하지만 그 분이 대통령이 된 후 제일 처음 한 일은 전봇대를 하나 뽑는 것이었습니다. 그 다음에는 밀가루 대신 쌀로 국수를 만들어먹으라는 지시를 내리셨고, 그냥 마늘과 깐 마늘값의 차이를 모른다고 직원들에게 쿠사리를 먹이셨으며, 서민 물가품목 50개를 만들어놓으라는 교시를 내리셨죠. 뭐 그 중간에 자동차가 몇 대 안다니는 낭비성 톨게이트가 있다고 부득부득 우기셔서 결국 어떤 톨게이트의 직원들이 해고되는 일 같은 것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직접 일선 경찰서까지 달려가서 범인을 잡아내라고 야단 치셨을 때는 사람들이 꽤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만… 부지런한 거는 좋지만 대통령이 할 일과 동사무소 직원이 할 일은 따로 있는데 대통령이 그런 것을 하나 하나 다 챙기면 나머지 사람들은 권한이 사라져 버립니다. 그 결과 졸지에 한 국가의 운영패턴이 중소기업의 그것과 같아져 버리고요. 물론 그 분은 국내에서와는 달리 해외에 나가시자 통이 갑자기 커져서는 카트라이더 한판 땡긴 기분으로 미제소고기를 죄다 수입해주기로 하셨고, 갑자기 북한에게 말 몇 마디로 시비를 걸어서 통미봉남이니 뭐니 하는 국제정치 상황도 만들어내셨습니다. 게다가 토건업을 하시던 분이라 그런지 대통령이 되어서도 자꾸 나라 전체를 토건업장으로 만들고 싶으신 모양입니다. 운하도 파고 싶고, 공항도 옮기고 싶고, 뭐 그렇대요.

저는 이런 모습이 자꾸 <아이언 맨> 같습니다.


가운데 수줍게 앉아계시는 그 분….

뭐 아이들이 어떤 영화를 본다고 해서 그 영화에서 본대로 행동한다는 주장을 저는 별로 믿지 않습니다만, 이 분에 대해서만은 어릴 적에 너무 아이언맨 같은 소영웅주의 만화를 엄청 많이 보신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그렇게라도 그 분을 이해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도 할 수도 있고…

여튼 <아이언맨> 은 절라 싫군요.


영진공 짱가

아이언 맨! 나이롱 맨?


 

이 영화에 대해 많은 이들이 업그레이드해가는 과정을 보는 재미를 이야기하던데
저는 사실 … 계속 보면서 뭐하러 저러지? 라는 생각만 들더란 …

스타크 인더스트리는 자그마치 반물질(이건 번역 오류일수도)로 미사일(그 이름도 제리코…)을 만드는 거대 회사인데
동시에 이 회사는 나이트 아마먼트사에서 만듦직한(아, 실제로 나이트사 제품이죠..) 평범한 소총도 만들더군요.
비유하자면 F22만드는 맥도널 더글러스에서 권총도 만드는… 그럼 나머지 업체는 뭐 먹고 살라고?
이 초 거대 문어발 무기 재벌 같으니..

물론 전자석으로 파편을 밀어내준다는 설정도 참으로 묘하다는…
원래 자석은 금속을 끌어 당길 수는 있어도 밀어내지는 못하는데 말입니다.
제 생각엔 가슴팍에 전자석을 장착했으니 몸에 박힌 쪼마난 파편들이 심장으로 모여들어서,
일주일만에 죽을 거 딱 10분만에 죽을거 같던데, 영화는 정 반대라 주장하니 뭐 그렇다 치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게다가 아프간 오지에서야 파편을 못 찾아서 전자석을 장착하는 무지막지한 시술을 했다고 해도
그 최첨단 스타크 본사도 돌아와서도 계속 전자석이라니 … -_-;;;
그냥 수술해서 빼내지? 그것도 못하나?

그런 쇳덩이를 몸에 박아넣고 이리저리 몸을 굴리면
조직괴사와 온갖 합병증이 다발할텐데 말입니다.
영화 중간에 고름 어쩌고가 사실이 되겠죠.

사실 진짜 대단한거는 그 전자석에 달아놓은 소형 핵융합로입니다.
고만한 사이즈와 무게에 방사능도 없고 거의 반영구적인데다가
만들어내는 에너지는 뭐 여튼 엄청난 그런 장치라면
그의 적은 군산복합체가 아니라 전세계의 석유재벌들이 되겠지요.
그 융합로가 일반화되는 순간 석유재벌들은 폭삭 망할테니 말입니다.

게다가 그 수트는 에너지 만으로 적에게 충격도 가하고
심지어 분사체도 만들어내더란 … 만약 그렇다면 로켓 과학도 이제 새로운 시대로 진입하는거죠.
현재 로켓들은 일종의 아이러니에 빠져있습니다.
강력한 추진력을 대기권 돌파까지 유지하기 위해서 엄청난 양의 연료가 필요한데,
그 연료까지 들어올리려니 더 엄청난 추진력이 필요하고, 그러면 더 많은 연료가 필요해지고 …
하지만 아이언맨 같기만 하다면 뭐하러 그 거대한 연료탱크 달고 쇼를 하겠습니까.
핵융합로 하나만 있으면 그게 추진체도 만들어내고 에너지도 제공하는데 말입니다.

하긴 이 부분은 이 아이언맨 세계에서는 제리코미사일에서 실용화 된 셈이죠.
그 미사일은 내부에 연료탱크나 엔진은 눈을 씻고 찾아도 없고 죄다 자탄들로 가득차 있었거든요.
통상 폭탄 수준의 간단한 구조로 미사일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이미 최첨단이죠.

어쨌거나, 이 장치들의 타당성에 대해서 딴지를 거는건
만화 세계에서는 일종의 반칙이니 그렇다고 치죠.

나머지 문제는 이런 것들입니다.

세상에 게릴라들이 최첨단 무기를 사모을 돈이 어디있냐는 …
기껏해야 한다는게 인신매매 정도인 것 같더만.  참 비싼 무기들을 아까운 줄 모르고 쓰더만요.
뭐 이건 나중에 약간 설명이 제공되긴 합니다만, 그래도 역시 그 방법도 너무 위험해요.
그런 첨단 무기는 개념무탑재 미국이라도 분명히 수출을 규제할 것이며,
고유번호만 추적하면 누가 언제 팔았는지 다 나오게 되어 있는게 상식입니다.
차라리 그냥 돈을 주고 알아서 무기 사라고 해도 영화에서 게릴라들이 하던 짓은 충분히 할 수 있어요.
게다가 험한 동네에서 정비 좀 덜 하고 쓰기엔,
스타크 인더스트리제 고급무기 보다는 걍 유고제 AK 소총과 RPG가 훨 낫다고요.
(지금 아프간에서 미군을 괴롭히는 것도 그런 로우테크 무기들이고요)
수천불 짜리 소총이나 백불짜리 총이나 맞으면 죽는건 마찬가지인데다,
그 게릴라 아재들은 고급무기를 고급스럽게 쓸 줄도 모르던데 거의 개발에 편자죠.

그리고, 직접 날아가 게릴라들 패대기치면 문제가 해결되냐는 …
초거대 문어발 무기재벌께서 고작 하신다는게 혼자서 쇼하고 미디어에 스타로 등장하시는 것이냐는 …
걔 살리려고 자기 한 몸 희생한 아프간의 의공학자(전공도 참 애매) 선생이 하늘에서 통곡하시겠다는 …
여튼 딱 하는 짓이 2MB 수준이더라는 …
소영웅주의나 소통령이나 …

여튼 저는 차라리 <테이큰>이 더 깔끔했습니다.
그 아저씨는 행동에 걸맞게 목표도 아주 개인적이었고, 게다가 공평했거든요.
친구고 뭐고 가리지 않고 유통경로 모두를 싹쓸이 했으니 말이죠.

얘는 그렇게 무기니 전쟁이니 어쩌고 거창하게 굴면서
제일 친한 친구는 군바리,
하는 짓은 어린애….

영진공 짱가